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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통역의 뒷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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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체코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났던 책 중의 하나로 <프라하의 소녀시대> 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 역시 다른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책인데, 동유럽 여행기를 하나 읽다가 저자가 베오그라드나 프라하를 가게 되면서부터 하도 본문 중에서 이 책 얘기를 하면서 감격스러워 하길래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 깊은 인상을 주었나 싶어 기억해 두었다가 읽었다.   일본 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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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체코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났던 책 중의 하나로 <프라하의 소녀시대> 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 역시 다른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책인데,

동유럽 여행기를 하나 읽다가 저자가 베오그라드나 프라하를 가게 되면서부터

하도 본문 중에서 이 책 얘기를 하면서 감격스러워 하길래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 깊은 인상을 주었나 싶어 기억해 두었다가 읽었다.

 

일본 공산당 소속의 아버지가 공산권 국가인 체코로 떠나면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다양한 배경과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러시아 국제학교에서 공부했던

특이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저자 요네하라 마리.

그때 배웠던 러시아 어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통역가로 살아오다가

그 사춘기 시절 친구들 중 세명을 수십 년 만에 다시 찾아 떠나서 만나고 돌아오는 이야기의 책이었다.

 

독특한 소녀 시절을 보낸 경험과 사춘기의 감수성.

서로가 연륜과 세월이 쌓여 장년이 된 이후 다시 만났을 때의 감정이 어우러짐을 생생하게 풀어낸 이 책이

나에게 또한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여행 준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요네하라 마리는 곶감처럼 생각날 때마다 한권씩 빼먹는 작가가 되었다.

 

통역가 일을 하면서,

취미이기도 하지만 전문적인 영역들을 알아야 통역을 할 수 있기에

이십 년 동안 하루에 몇권씩의 책을 읽어내는 생활을 했다는 저자.

러시아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을 다니면서 얻은 문화 인류학적 성찰을 가진 그녀는

흔치 않은 인생 역정을 통해 얻은 생각과 경험을

일본인 특유의 발랄하고 귀여운 문체와 함께 전지구적인 보편성과 중립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써내려 왔고 이는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국내에서도 마음산책 출판사가 얼마 전에 전작 번역 출간을 완료했다고 하니

꾸준한 독자층을 형성한 모양이다.

 

그 중 이 책은 그녀의 최고 전문 분야라 할 수 있는 통역에 관한 이야기다.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통역의 방법론부터 노하우 등을 풀어내고 있는데

다소 지엽적인 주제가 될 수도 있고

일본어나 러시아어 양쪽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기도 하여

구문론에 이르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게을러 터진데다 재능도 없어 그저 영어 몇 줄 할 뿐이만서도

외국어에 대한 흥미만은 놓지 않고 있는 나에게는

재미있고 공감가는 이야기도 상당히 많아 전체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그녀와의 네번째 만남이었을 이 책을 마치고

다섯 번째 만남을 위한 책을 서가에서 찾아 꺼내와야겠다.

l*****4 2013.12.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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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요네하라 마리의 통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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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저서 총 16권 중에 10번째로 읽은 책. 그러나 이 책은 저자의 첫 책이다. 그전까지는 러일 동시통역사로만 유명하던 저자는 이 책을 쓴 이후 본격적으로 에세이스트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인지 이 첫 책은 저자가 겪은 통역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통역과 번역, 모국어와 언어 감각, 외국어 수련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풍부한 경험에 근거한 저자의 견해를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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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저서 총 16권 중에 10번째로 읽은 책. 그러나 이 책은 저자의 첫 책이다. 그전까지는 러일 동시통역사로만 유명하던 저자는 이 책을 쓴 이후 본격적으로 에세이스트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인지 이 첫 책은 저자가 겪은 통역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통역과 번역, 모국어와 언어 감각, 외국어 수련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풍부한 경험에 근거한 저자의 견해를 읽는 맛은 이 책의 기본. 게다가 요네하라 마리 전작을 읽으며 저자만의 글쓰기 방식과 개성표현을 "공부"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저자의 글쓰기 과정의 초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말하자면 통역사에서 에세이스트로, 그 과정에 있는 마리 여사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 (사실, 이 책은 구성이라든가 문장, 에피소드 사용하는 방식 같은 점이 이후 에세이보다 좀 거친 편이다. 그 점도 좋다!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용기를 주니까!)

 

또 하나의 수확. 그동안 이 저자의 책을 10권 읽으면서 박학잡학스런 저자의 지식과 호기심의 원동력이 궁금했다. 이 책을 보니, 저자는 자신에게 통역 의뢰가 오면 그 분야의 러,일 용어를 외우고 관련 책을 찾아 읽고,,, 엄청나게 공부한다고 한다. 아아, 기한이 있는, 이런 공부가 비록 벼락치기라도 평생 긴장감있게 쌓인다면,,, 대단한 재산이 될 것이다. 혼자 읽고 글쓰며 마냥 늘어지는 전업작가들보다 스트레스는 훨씬 많이 받겠지만.


책 제목이 좀 특이하다.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와 더불어 괜히 읽기도 전에 책 내용에 편견을 갖게 만들수도 있는 제목이다. 원제는  ‘부정한 미녀인가 정숙한 추녀인가’라고 한다. 이 제목 관련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원문에 충실한지 아닌지, 원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아닌지 하는 좌표축으로 정숙함을 측정하고, 원문을 잘못 전달하고 있거나 원문에 어긋난 경우에는 부정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역문의 좋은 정도, 역문이 얼마나 정돈되어 있는지, 편안하게 들리는지를 여자의 용모에 비유하여, 정돈된 경우에는 미녀, 아무리 봐도 번역한 티가 나면서 어색한 역문일 경우에는 추녀라고 분류하면 네 가지 조합이 생기는데 다음과 같다. 정숙한 미녀, 부정한 미녀, 정숙한 추녀, 부정한 추녀.

- 143 ~144쪽에서 인용

 

여성혐오적 냄새가 솔솔 풍겨서 의외이지만, 마리 여사가 그렇게 쓴 이유에도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에  ‘번역은 여자와 비슷하다. 충실할 때에는 살림 내를 풍기고 아름다울 때에는 부정하다’라는 격언이 있다고 한다. 또 17세기 프랑스의 학자인 메나주가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았던 저명한 번역가의 문장을 가리켜  “내가 투르에서 깊이 사랑했던 여인을 연상시킨다. 아름답지만 부정한 여인이었다”라고 비평한 사실도 있다고 한다. 

 

이후, 부정한 미녀Belles Infieles라는 프랑스어는 ‘아름답지만 원문에 충실하지 못한 번역’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 145쪽에서 인용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책의 윗 부분 역시 '부정한 미녀'이다. 책에 있는 'Infieles'는 d가 빠져있다. ' infidèles'가 맞다. 정확한 표기는 프랑스어 정관사와 악상그라브까지 넣어서  'Les belles infidèles' 여야 한다. 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런 지적하는 내가 좀 별나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지 않은가, 부정한 미녀에다가 번역 통역 오역 말하는 부분에 잘못된 표기가 있다는 게! )

 

m******n 2015.06.29.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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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두 번째 데이트,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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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복학한 뒤, 열심히 학점 따기에 매진하고 있을 무렵, 고르바초프가 학교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강연장으로 달려간 기억이 있다. 이미 강연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당시 고르비는 세계 순회 강연을 다니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아마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런 그를 ‘역시 개혁과 개방의 선구자답군!’하고 감탄하진 않았던 것 같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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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복학한 뒤, 열심히 학점 따기에 매진하고 있을 무렵, 고르바초프가 학교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강연장으로 달려간 기억이 있다. 이미 강연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당시 고르비는 세계 순회 강연을 다니며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고, 아마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런 그를 ‘역시 개혁과 개방의 선구자답군!’하고 감탄하진 않았던 것 같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허세부리기 좋아하는 나라들이나 고르비처럼 ‘같이 사진 찍기 좋은 사람’ 모시기에 바빴을 따름이지.

 

아무튼 그는 30분 정도의 강연을 했다. 후에 요네하라 씨의 글을 보면 고르비가 현역에 있을 때는 어마어마한 장시간 강연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이미 그때는 끈 떨어진 권력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혹은 다른 스케줄이 또 있는지 달랑 30분을 이야기하고 말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일화가 있다. 동시통역 하시는 분의 매우 불성실해 보이는 통역! 고르비는 나름 긴 호흡으로 말을 했는데, 정작 우리에게 전달되는 문장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것도 상당히 진부하고도 빤한 표현들.

 

음, 고르비가 달변가라고 했던 것도 다 옛날 이야기였군.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 청중 틈에 끼어 있던 내 옆에, 우연히 러시아어에 식견이 있는 분이 있었던 것. 그리고 그의 혼잣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아, 정말 통역 뭐같이 하네~”

 

아하, 통역이 문제였군. 고르비는 자신의 말이 100% 우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믿고 있었을까. 혹은 어차피 와서 돈을 받고 몇 십 분 떠들다 가는 것이니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때 처음 깨달을 수 있었다. 통역이란 직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러시아 통신》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요네하라 마리 씨와의 두 번째 데이트는 그녀의 첫 작품인 바로 이 책이다. 일본 러시아어 통역계의 한 획을 그은 사람으로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요네하라 씨 역시 처음 ‘햇병아리’시절이 있었음을, 또한 무수히 많은 실수와 좌절을 거듭하며 통역사의 길을 걸어왔음을 보여주는 즐겁고도 유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책은 통역과 번역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과 동료들이 겪었던 수많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통번역의 중요성, 즉 서로 다른 나라의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하지만 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말하고 있다. 아울러 철저한 프로정신, 장인정신으로 정말 좋은 번역, 통역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모든 갈등과 비극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저마다 제멋대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그 결과가 어떤 파국으로 치달을 것인지 모르면서, 혹은 이미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한다. 상대방 역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란 착각이 전제된 무모함이다.

 

요네하라 씨는 바로 그러한 소통의 현장에서 양측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때론 미녀가 되어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고 바른 통역을 해야 했고, 때론 추녀가 되어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양측의 소통을 돕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살짝 보태기도 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순간순간마다 미녀와 추녀를 오갈 수밖에 없는 통역사들의 애환을 일반인들은 쉽사리 짐작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녀는 평등주의자였다. 모든 언어는 평등하고, 따라서 그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민족, 국가는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약소국의 언어가 후진적이고, 강대국의 언어만이 우수할 수 없다. 저마다의 문화, 역사를 담고 있는 언어는 모두 소중한 것이다. 때문에 세계에 현존하는 6000여개의 언어 중 90% 이상이 장차 모두 사라질 위험에 있음에 그녀는 가슴 아파 했다.

 

아울러 지나친 영어 몰입교육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일본의 영어 편중 풍토에 그녀는 “일본도 미국 문화권 속에 있다. 그것을 절대시하지 않기 위해서 영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하나 더 배워야 한다”“미국의 역사적 시점을 무시한 언어의 규제는 성공하지 못한다. 영어 편중은 다양한 시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어 편중 현상이야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정신분열증적인 광기에 가까운 영어 조기교육 열풍을 보고 있자면, 여기가 과연 어디인가 궁금할 정도다. 또 일본 아이돌, 가수들이 했던 것 그대로 우리 가수들도 노래에 영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이름들도 죄다 정체불명의 영어들이다.

 

언어의 달인, 요네하라 씨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경계한 것이었다. 갓난아이가 모국어가 아닌 영어부터 배우는 희한한 상황. 그것이 그 아이의 인지구조와 삶의 미래를 어떻게 규정지을지 과연 부모들은 상상이나 하고 있을까. 자신들은 자녀들을 위해 최대한의 사랑을 베풀고 있다고 믿지는 않을까.

 

언어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것,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그녀에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을 것이다.

 

진정한 언어의 달인, 소통의 마법사 그리고 아름다운 글을 많이 남긴 요네하라 마리. 그녀와 같은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어서 오길 바란다. 일본이나 바로 이 땅이나 전 세계 모두 말이다.

 

마리 씨와의 다음 데이트는 또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리적으로 떨어지고 서로 다른 역사를 걸어온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문화와 발상법을 배경으로 한 각각의 언어로 표현하면서도 서로 통하는 일… 다른 민족에게 자국 언어를 강요하거나 반대로 강대국에 영합하여 자국어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YES마니아 : 로얄 w*******7 2012.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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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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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은 나의 취향 상 제목만으로는 절대 선택하지 않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특히 <마녀의 한 다스>라든지 <미녀냐 추녀냐> 등의 제목은 내게 매력적이지 않았다.하지만 이번 책도 ‘요네하라 마리’의 저서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선택을 했고,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제목 때문에 읽지 않았으면 참으로 아쉬움이 가득 했을 것이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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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은 나의 취향 상 제목만으로는 절대 선택하지 않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마녀의 한 다스>라든지 <미녀냐 추녀냐> 등의 제목은 내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책도 ‘요네하라 마리’의 저서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선택을 했고,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제목 때문에 읽지 않았으면 참으로 아쉬움이 가득 했을 것이다.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다보면, 그 책의 역자가 요네하라 마리의 <헤픈 미녀냐, 정숙한 추녀냐>를 보며 통역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은 그 책을 인상적으로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책이 <미녀냐 추녀냐>라고 번역된 이 책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제목보다도 일단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데다가,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라는 부수적인 설명이 붙어있는 이 책을 보니,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내가 궁금증을 가지고 읽게 되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녀냐 추녀냐’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는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이야기에 대해 나온다.
‘부정한 미녀인가 정숙한 추녀인가’
“상당히 이상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번 장에서는 좋은 통역과 번역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라며 운을 뗀다.
원문에 충실한지 아닌지, 원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아닌지 하는 좌표축으로 정숙함을 측정하고, 원문을 잘못 전달하고 있거나 원문에 어긋난 경우에는 부정하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역문의 좋은 정도, 역문이 얼마나 정돈되어 있는지, 편안하게 들리는지를 여자의 용모에 비유하여, 정돈된 경우에는 미녀, 아무리 봐도 번역한 티가 나면서 어색한 역문일 경우에는 추녀라고 분류하면 네 가지 조합이 생기는데 다음과 같다. 

정숙한 미녀, 부정한 미녀, 정숙한 추녀, 부정한 추녀. (143p)

역문이 여자의 용모나 남자에 대한 충성도에 비유되는 것이 유럽의 전통이지만 다소 거슬린다면서, 남자로 바꾸어서 표현해보는 부분에서는 귀여운 반항처럼 느껴져 웃음이 난다.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처럼 다른 언어를 접하기 힘든 환경에 있으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실수담이나 통번역을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더 눈길이 갔다.
연사에게 문장별로 발언을 끊어달라고 부탁해도 한 시간을 그냥 강연해버려 노트테이킹을 수십장 하며 당황한 어느 통역사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자신이 적은 노트테이킹을 알아보지 못해 식은땀을 흘린 경험이 열 손가락 발가락으로도 다 셋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요네하라 마리의 솔직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순간의 기억력’을 최대한 발휘해야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면, 정말 순간 스트레스 최대일 듯한 직업이 맞나보다. 
어학을 하는 사람들, 통번역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 통번역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s*****a 2010.07.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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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요네하라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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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요. 통역사는 매춘부 같은 겁니다. 필요할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필요해요.잘하지 못하더라도 얼굴이 못생겼더라도 무조건 갖고 싶고 필요하죠. 아무리 돈을 퍼주더라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필요한 존재예요. 그런데 용무가 끝나면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사라져라, 돈을 줄 수 없다는 기분이 드는 거죠.' 도쿄 출생으로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며 번역가이고 작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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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요. 통역사는 매춘부 같은 겁니다. 필요할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필요해요.잘하지 못하더라도 얼굴이 못생겼더라도 무조건 갖고 싶고 필요하죠. 아무리 돈을 퍼주더라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필요한 존재예요. 그런데 용무가 끝나면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사라져라, 돈을 줄 수 없다는 기분이 드는 거죠.' 도쿄 출생으로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며 번역가이고 작가인 그녀, 많은 일들을 해낸 그녀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 한때는 내 아이들에게 '동시통역사 는 어때?' 라고 딸이 커서 할 수 있는 직업 가운데 한가지를 추천하기도 했다. 티브이 뉴스를 보다 보면 유명인의 곁에서 동시통역을 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질문을 하기에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해 주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동시통역사' 나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무척 그림이 좋은데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감추어진 그들만의 에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가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통역과 번역의 다른점에 대하여 설명해 나가면서 통역에서 있었던 들어나지 않은 통역사만의 고충을 재밌는 일화들을 들어가면서 그녀만의 유머로 잘 그려냈다. 통역은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시간을 다투는 직업이며 자료가 남지 않아 그때만 잘 넘긴다면, 말하자면 그때 그때만 잘 견디어 내면 자신의 내공을 키우고 발전시켜 나가면 좋은 직업이 될 수 있는 소지를 가지고 있고 이과계열보다는 문과계열 사람들이 더 많이 도전을 하고 그들에게 맞는 직업군이라 했다. 단기암기력이 좋아야 하는 통역은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이과계열의 일들을 통역해야 해야 하지만 통역을 일례로 들어 놓은 것을 보면 잘모르는 부분이라도 남들이 자세한 부분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에 위기대처하는 능력으로도 넘길 수 있는 부분들이 다분했다. 그런가 하면 번역이란 자료에 대한 수집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고 길이길이 남겨지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 둘다 멋진 직업이지만 장단점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어느것이 더 좋다라는 말보다는 현재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순발력을 지니고 있다면 통역사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을듯 하다. 

통역에 감추어진 내막을 들여다보니 재밌는 일들도 많고 어처구니 없는 일들도 많고 어떤 일에나 고생이 따르지 않은 일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통역을 하면서 자신이 기억하고 재생하기 쉬운 형태로 '노트테이킹' 을 한다고 했는데 통역뿐만이 아니라 '노트테이킹' 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치매예방을 위해서도 '메모' 하는 습관을 갖는다 하는데 갈수록 쓰는 것보다는 눈으로 읽고 마는, 혹은 귀로 듣기만 하고 마는 그런 오디오와 비디오형으로 바뀌고 있어 손글씨며 손으로 직접 하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자신의 뇌를 살리기 위하여서 글쓰기와 메모는 중요한 것일듯 하여 밑줄 짝 그으며 읽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언어라도 지방마다 차이가 있어 받아 들이는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우리말에도 표준어가 있고 지방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일본이든 러시아이든 지방색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과 문화적인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고충을 읽다보니 '동시통역' 이라는 직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예를 들면 상식의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는 당연한 일이 상대국가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에게는 상식적인 일이 일본 측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이럴 때 의사소통에 차질이 생긴다.' 직접 일선에서의 경험에 의한 글이라 그런지 더욱 와 닿는 부분들이 많고 동시통역이나 번역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혹은 언어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읽는다면 좋은 책이다. 그녀는 스승인 '도쿠나가 하루미' 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긴 문장을 모두 통역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만을 통역한다든지 어떤 단어가 떠 오르지 않을 때는 비슷한 것으로 대체한다든지, 그들이 통역을 하기 위하여 망설이는 3초나 4초라는 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통역을 하는 동안 받을 스트레스 또한 만만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마리씨,전부 통역을 하려고 하니까 힘이 들죠. 이해한 부분만 통역하면 되요.' ' 그렇구나. 전부 통역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어차피 아는 부분밖에 통역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잖아.' 하지만 이렇게 줄인다고 해서 단어의 양은 줄여도 '정보량' 을 줄여서는 안된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통역, 가는 곳마다 암초가 있다. 라고 말을 하죠. 통역을 하다가 가끔 '아아,잘하고 있어 좋은데. 어쩌면 난 천재일지도 몰라' 라고 우쭐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대로 끝까지 자만심에 빠져 있던 적은 없어요. 반드시 예기치 않은 표현이나 익숙하지 않은 말투에 허를 찔려서 추락하죠. 뭐 오래하다 보면 추락도 잘하게 되지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 의 다리 역할을 하는 통역사, '통하거나 통하지 않거나' 이겠지만 그들이 자신의 분야가 아닌 지식을 단기암기라고 해도 그때만큼은 전문적인 지식에 충실해야 하며 자신들이 어떻게 통역을 하느냐에 따라 소통이 달라진다는 것과 암초가 있긴 하지만 대단한 매력을 가진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녀냐 추녀냐이기 보다는 그녀가 보여주고 들려준 또 다른 직업세계를 생생한 경험담과 유머로 그녀와 함께 간접적 경험을 해 본 듯 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인듯 하다.그녀의 책은 처음이지만 다른 책인 <대단한 책> 을 가지고 있어 얼른 읽어 보고 싶은 생각 뿐이다. 

y******2 2010.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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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어가 벌이는 치열한 싸움터, [미녀냐 추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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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자 작가로 알려진 요네하라 마리, 그녀에게 '작가'라는 직함을 가져다 준 첫 책이 <미녀냐 추녀냐>이다. 통역이라는 싸움터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통역사가 쓴 책이라 평소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높았던 사람이라면 읽어보라고 내밀고 싶은 책이다.     <미녀냐 추녀냐>는 '통역'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통역 현장에서 벌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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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자 작가로 알려진 요네하라 마리, 그녀에게 '작가'라는 직함을 가져다 준 첫 책이 <미녀냐 추녀냐>이다. 통역이라는 싸움터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통역사가 쓴 책이라 평소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높았던 사람이라면 읽어보라고 내밀고 싶은 책이다.

 

 

<미녀냐 추녀냐>는 '통역'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통역 현장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이야기들, 통역에 관한 방법론까지 그녀만의 유머가 버물어져 어느 순간 미소가 그려지는 그런 책이다. 마리는 스승의 입을 빌어 통역사란 '2명의 주인을 받들어야 하는 하인'이라 말하면서도 말하는 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중심을 끄집어내 듣는 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명의 주인을 받드는 하인이지만, 이 하인이 없다면 2명의 주인은 결코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두 사람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힘을 가진 통역사는 고용된 입장에서도 자신만의 기준과 중심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결국 통역이라는 건 강대국이 약소국에 자신의 언어를 강요할 때, 약소국이 자신의 언어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때는 결코 성립할 수 없는 일이다. 강대국이 강요한 언어에 약소국의 언어가 흡수해 버리면 세상에 '통역사'라는 직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리는 '모국어는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공기처럼 평소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막상 사라지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불편함을 느끼는 그런 존재 말이다. 영어로 연설하고 싶은 총리대신에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언어에는 민족성과 문화가 스며들어 있기에 각각의 국민이 평등하게 자신의 모국어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281p)고 말한다. 이는 영어 몰입 교육이네 조기 교육이네 하면서 영어에만 열을 올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다면 먼저 모국어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분히 일상생활에서 쓰고 읽는 정도의 모국어가 아니라 주어는 무엇인지 술어는 무엇인지 모국어도 외국어처럼 객관화해 외국어처럼 바라보며 공부를 하란 것이다. 이런 과정은 모국어의 소중함을 느끼는 동시에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결국 외국어를 잘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미녀냐 추녀냐>는 '부정한 미녀냐 정숙한 추녀냐'라는 원제를 줄인 제목이다. 여기에 나오는 부정, 미녀, 정숙, 추녀는 통역사들이 자주 쓰는 인용문에 나오는 단어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문장이 아름답다면 '정숙한 미녀'가 될 수 있지만 이처럼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완벽하게 옮기는 건 통역에 있어 이상향에 가깝다. 대부분의 통역사는 '정숙한 추녀'나 '부정한 미녀'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부정한 추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단순히 외국인과 말을 하기 위해 배우는 외국어라면 학원에 열심히 다니는 것으로 가능할 지 모른다. 하지만 통역은 화자의 언어를 청자의 언어로 바꾸는 일이다. 모든 언어에 대응하는 단어가 존재한다면 다행이지만 이런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언어는 한 나라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서사이자 민족의 개성을 드러내는 존재이다. 단순히 말을 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나라를 이해하는 도구로서 언어를 대한다면 모국어를 대하는 자세 뿐 아니라 외국어를 배우는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문화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쟁의 선봉에 있었던 마리의 언어와 문화 이야기,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마리가 이럴 지도 모른다. "이봐, 이제서야 내 첫 책을 본거야." 라고 말이다.

 

 

 

h**********9 2010.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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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읽고나면 이게 왜 제목인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책, 미녀냐 추녀냐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읽고나면 이게 왜 제목인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책, 미녀냐 추녀냐" 내용보기
동시통역가인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에세이집인데, 동시통역을 하는 일의 어려움을 유머와 같이 풀어놓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세계 각지를 누비면서 일어난 해프닝들을 통해 한 번도 가지 못한 땅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텔레비전에서 동시통역사를 보면서, 어떻게 말하는 동시에 그 말을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할 수 있을까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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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통역가인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에세이집인데, 동시통역을 하는 일의 어려움을 유머와 같이 풀어놓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세계 각지를 누비면서 일어난 해프닝들을 통해 한 번도 가지 못한 땅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텔레비전에서 동시통역사를 보면서, 어떻게 말하는 동시에 그 말을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할 수 있을까 감탄한 적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화자와 동시에 말하면 엇갈리지 않을까,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초조하게 브라운관 안을 들여다보곤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 모양이다. 동시통역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태연한 표정과 튼튼한 심장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려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다면 동시통역사도 꽤나 괜찮은 직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복병처럼 파고 드는 통역사의 고충이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꽤나 흥미로운 책이였다. 멀리가지 않고 한국어로 발표하면 과학기술계의 세미나만 생각해봐도 모르는 단어 투성인데, 그걸 외국어로도 다 외워야 한다니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점에 대해 저자는 끊임없이 시험을 치고, 벼락치기로 공부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미녀나 추녀냐의 진의를 밝히는 것은 독자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비슷한 예로 번역은 매춘과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하는 일은 같으나, 손님이 늘 바뀌는 직업이라는 의미에서. 그래서 매춘부를 본받아 통역료는 선불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요네하라 씨는 이 말을 스승님으로부터 듣고는 통역료 지급시기를 흥정하는 방송프로듀서에게 운을 띄운다. "통역은 매춘과 비슷하-." "그렇게 기분 좋지 않잖아요." 라고 말을 중간에서 끊어버린 프로듀서에게 말문이 막히고 만 에피소드도 있다. 업계 관련자라면 다 아는 비유라고 하더라도, 외부인이 받을땐 혼란스러울 뿐인 것이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문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읽는 내내 통역사들의 실수를 보면서 맘편히 웃을 수 있는걸 보면, 역시 최고의 유머는 남의 실수담인가 보다. 가볍지만, 가볍게만은 볼 수 없는 일화들이 가득한 책이다. 쉽게 읽히는 것에 비해서 확실히 가치가 있다.



a***a 2010.05.13.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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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 현장의 생생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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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님의 작품을 접할때마다 새삼 그녀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에 나도 모르게 상당히 공감하고, 공명하는 자신에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래서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일본이란 나라의 이 낯선 작가에게서 느끼는 묘한 동질감과 공감들이 새삼 그녀의 죽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녀의 감각적인 혹은 폭발적인 감성들과 뛰어난 순발력, 그리고 지난 실수에 대한 뼈아픈 후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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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님의 작품을 접할때마다 새삼 그녀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에 나도 모르게 상당히 공감하고, 공명하는 자신에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그래서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일본이란 나라의 이 낯선 작가에게서 느끼는 묘한 동질감과 공감들이 새삼 그녀의 죽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녀의 감각적인 혹은 폭발적인 감성들과 뛰어난 순발력, 그리고 지난 실수에 대한 뼈아픈 후회와 얼굴이 화끈거리는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끈기있게 자신의 직역에관한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언어'라고 하는 것은 퍽 섬세한 대상인데, 가령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해도 가치관과 감정상태 그리고 여러 정황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수도 있음에 비춰봤을때 외국의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한다는 것은 사실 상상만 해도 등에 식은땀이 나는 일이 아닐수 없다. 다른 문화적 정서적 배경을 가진 이들의 중개자가 되어 양쪽에게 이해와 공감과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때론 허술하지만, 그럴듯한 통역(미녀)을 하기도 하고, 때론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달하기 위해 다소 딱딱하고 뻣뻣하게 들리는 통역(추녀)을 하기도 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때로 우왕좌왕하기도하고, 때로 매끄러운 통역을 하기도 한다는 모습은 상당히 박진감있는 문장으로 소개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녀가 소개한 많은 실수담들이 여간 흥미진진한게 아니었다. 방언을 접해서 곤혹스러운 것이나, 발음이 부정확해서, 혹은 착각으로 때로는 미처 기억하지 못해서 하게되는 많은 실수들을 밑거름으로 여러 언어의 통시통역사들이 노련하게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언어란 것은 참 어렵고도 흥미로운 것이다. 그 세계의 일부에서 신나게 자신의 재능을 풀어내고, 인정받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보족함을 자각하며 노력한 그녀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동시통역사들의 숨은 세계를 엿보는 멋진 경험을 선물하는 이 작품이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b***i 2009.10.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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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의 세계, 정상 없는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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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에서 재기 발랄한 문체를 뽐냈던 요네하라 마리의 <미녀냐 추녀냐>는 통역의 세계에 관한 내용이다. 언뜻 보기에 제목이 왜 저리 생뚱맞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미녀'와 '추녀'가 어떤 의미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군가의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갖게 되는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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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에서 재기 발랄한 문체를 뽐냈던 요네하라 마리의 <미녀냐 추녀냐>는 통역의 세계에 관한 내용이다. 언뜻 보기에 제목이 왜 저리 생뚱맞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미녀'와 '추녀'가 어떤 의미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군가의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갖게 되는 직업은 몇 개나 될까? 수십 년 동안 같은 일을 하며 쌓은 노하우로 승승장구 하는 사람도 있고, 이것저것 직업을 바꾸다 보니 처음에 하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직업은 모두 다를 테고,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생활하게 되니,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 범주에는 통역사도 포함된다.

요네하라 마리는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였다. 그녀가 주로 한 일은 러시아어 동시통역. 어릴 때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를 다녔고, 도쿄로 와서도 러시아어학과를 졸업했다. 그녀의 성장 환경은 그녀가 러시아어를 동시통역하기 좋은 조건이 아니었나 싶다. <미녀냐 추녀냐>에는 그녀가 현장을 뛰면서 쌓은 지식과 어려움 재미있는 에피소드, 방법론 등이 어렵지 않게 쓰여 있다.

옐친 대통령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담대했던 그녀는, 간결하고 정갈한 통역으로도 유명했다. 한 기자는 요네하라 마리가 통역 부스에 앉아 있으면, 안심을 했다고 하며, 옐친 대통령이 일본 사람들을 욕하다가도 그녀가 나타나면 '마리, 마리'라고 부르며 반가워했다고 하니 그녀는 단순히 통역사만으로 존재한 것은 아닌 듯싶다.

그녀는 통역과 번역을 들어, 통역에 대해서 설명한다. 언어를 바꿔 사람이 알아듣게 하는 것은 번역과 통역이 있지만, 시간적 조건이나 환경이 너무도 달라 통역과 번역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을 할 때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자료를 찾아 해결할 수 있지만, 초를 다투는 통역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이 생겨나고,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사람들은 통역사가 완벽하게 누군가의 말을 전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연설을 하거나 강연을 할 때 용어적인 말이 많이 첨가된다. 용어적인 말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음, 그렇다면 말이지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말인데요, 말하자면 말이지요, 저, 그게" 등 요점을 전달하는 데 방해되는 얼버무림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 말을 다 통역하자고 들면, 결국은 요점은 모호해지고 듣는 사람은 도대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어떤 사람은 통역사를 무시한 채 자기 할 말만 하기도 하고, 한 구절 말하고는 통역사를 바라보고, 또 한 구절 말하고는 통역사를 바라보며 통역해주길 원하는 사람도 있단다.
통역사는 자기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통역해야 할 일도 생기기 때문에, 의학, 과학, 공학 등 전혀 알지 못하는 전문 분야의 용어를 공부해야 할 때도 있다. 어쨌든,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야 하며, 기지와 재치도 발휘해야 한다.

통역사들은 자기들끼리 통역사를 '미녀와 추녀'로 분류하는데, 원문에 충실하고 원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좌표축으로 정숙함을 측정하고, 원문을 잘못 전달하고 있거나 원문에 어긋난 경우에는 부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문의 좋은 정도, 역문이 정돈된 정도, 편안하게 들리는 정도에 따라 여자의 용모에 비유하여 정돈된 경우에는 '미녀', 아무리 봐도 번역한 티가 나면서 어색한 역문일 때는 ;추녀'라고 분류해 '정숙한 미녀, 부정한 미녀, 정숙한 추녀, 부정한 추녀'로 분류한다.
다들 '정숙한 미녀'를 선호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황에 따라 '부정한 미녀'가 선호되기도 하고, '정숙한 추녀'가 선호가 된다고 하니 말이다. 지나친 '정숙'도 상황에 따라서는 큰 죄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어떤 분야나 '정도(正道)'만 걷는다고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녀는 다른 통역사들의 에피소드와 조언을 받아들일 줄 알았으며, 경험을 통해 배워나갔다. 그리고, 이 책이 통역이란 세계를 모르는 사람은 물론, 통역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말하는 통역은 말만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두 자기만의 문화와 생활이 있으니, 그것을 잘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하는 게 통역사가 가져야 할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국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통역을 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나라 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야말로 통역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통역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니 그 '현장'은 매번 바뀌고, 어떤 '현장'에서 통역을 해야 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는 통역사는 매춘부와 같다는 이상하지만, 설득력 있는 이론을 펼치기도 했지만, 자신이 일하는 곳은 항상 다른 '현장'이기에 통역사는 일을 그만둘 때까지 정상을 정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결론도 내어 놓는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곤두세워야 하고, '연사'가 매번 달라 그들의 말투나 발언 습관에 적응해야 할 때도 있고, 난감한 상황에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통역사라는 직업에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그 매력에 압도되어 있었다. 분, 초를 다투는 일이지만, 언제나 즐겁게 일을 해냈고, 알아주는 통역사였지만 통역 전날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거나, 긴장의 고통에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통역사라는 직업을 놓지 않았다. 아마도 행복했던 것 같다.

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일, 애환, 노하우에 대해 차곡차곡 정리한 <미녀냐 추녀냐>는 단순한 에세이라고만 보기는 곤란하다. 그녀는 이 책에서 통역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을 다독이고 있으며, 돌파구를 찾아낼 방법들을 속삭이고 있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에게 통역사라는 직업 뒤에 숨겨진 진솔한 이야기들을 털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종종 읽는 이가 통역사라도 된 것처럼 한숨을 쉬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손뼉을 치기도 할 것이다. 그녀의 글에는 그런

YES마니아 : 플래티넘 j******e 2010.09.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