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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400여년전 왜국의 장수와 조선에서 전쟁포로로 끌려온 여인이 만난다. 그들의 사랑은 너무 힘들고 어렵고 고달프다. 하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가슴의 아릿함으로 남아 오래전 읽은 책장의 표지만 보아도 손끝으로 한번 보듬어 주게 된다.
그들이 아쉬운 보름을 보내고 돌아온 날 하루의 회임소식을 듣게된다. 모든것이 두쪽으로 쫙 갈라졌다. 하늘도 땅도. 온세상은 암흑으로 변했지만 렌은 소리칠 수 없었다. 류타카 역시 한발 다가온 렌이 이제 자신 때문에 다시 두발 물러날 것을 생각하니 미칠듯 했다. 또한 텅빈듯한 눈빛으로 자신을 원망하는 말 한마디, 속을 내비치는 울음하나 보이지 않는 렌에게 괜스레 화가 났다. 그 순간 칼을 들어 모든것을 끝내리라 결심하는 류타카에게 울음을 터뜨리며 렌이 매달린다. 사랑에 빠진 류타카는 울부짖는 렌을 보듬어 안으며 사과 대신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마음을 내보이는 렌이 마냥 고마워서. 하지만, 끝내 그는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삼켜 버린다.
다케 가문의 장녀 하루는 사실 사랑하는 정혼자가 있었다. 지난 전쟁터에서 죽지만 않았다면 그녀도 이런 취급을 받으며 히타치에 머물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혼자의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자리를 지켜야했다. 그러기 위해선 류타카의 마음을 다 차지하고 있는 렌을 치워야했다. 그래서 하루는 렌에게 제발 아이에게서 아버지를 뺏지 말아달라며 그의 곁을 떠나 달라고 말한다.
렌은 순간 갈등한다. 그때즈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지병 '궐심통'-흔히들, 사랑을 하면 죽게된다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기에 절대 그녀의 자리를 뺏을 수 없음을 알고 있었으므로 사실대로 말하고 매달려 볼까... 그냥 그의 곁에 이렇게 머무르게만 해달라고...하지만, 그녀는 소도(刀칼)까지 꺼내보이며 자해까지 언급하는 하루를 엄하게 나무라며 생각할 말미를 달라고 한다. 물러나오는 길에 그녀는 속울음을 울수 밖에 없었다. 자신은 죽어도 가질 수 없는 류타카의 아기를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려고 한다는것이 미치도록 화가나면서 서글펐다..
그리고 마침내 어렵게 자신을 찾아와 준 사촌오빠와 함께 탈출을 결심한다. 그를 떠날 날이 잡히자 그녀는 하루하루가 애틋했다. 류타카는 전에 없이 애정을 표현해주고 먼저 손 내밀어 주는 렌을 보며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여 준것에 한없이 기쁘고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다 마지막 밤.
하지만, 오라비와 같이 며칠을 감금된 채 물한모금 안 넘기던 렌이 쓰러지자 류타카는 심장이 무너짐을 느낀다. 그리고 그제서야 렌의 병을 알게된다. 류타카는 오라비를 조선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렌은 그의 곁에 남아야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욕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보낼 자신이 없었다. 렌은 류타카에게 자신의 결정으로 그의 곁에 남는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자신이 떠나려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성을 잃은 그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서, 죽더라도..가족과 조국을 버리더라도..그의 곁을 지키고 싶을만큼 그를 사랑한다는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류타카 역시 쏟아져 들어온 기름과 불방망이, 숨어들어온 자객과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다급히 렌을 찾지만, 어디에서도 그녀가 보이지 않자 불타는 집으로 뛰어들려한다. 말리는 수하들의 손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는 그의 맘속엔 그녀에게 사랑한단 말을 하지 못했다는 후회만이 가득했다.....
참,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멋있는 얘기다. 명성만큼이나 짜임새있고, 인물들의 캐릭터들도 확실하고, 곱고, 멋있다. 임진왜란 때의 일본이란 배경도 그렇고 자칫, 일본이란 나라의 선입관 때문에 남주의 이미지가 참 조심스러울법도 한데 전혀 거부감 없이 너무 멋있게 그려져 있다.
또 실존인물과 실재사건, 배경등에 아주 잘 어우러진 허구의 인물들과 스토리에서 지영님의 수고로움과 노력과 열성을 느낄 수 있었다.
렌과 비슷한 느낌의 '실존 역사'에 '적장 사랑하기' 라는 난제를 준 작품으로 김지혜님의 수작 <공녀>가 언뜻 생각난다.
현실적으로 봐서는 처,첩이 일곱이나 있는 사내의 두번째 부인 자리. 그게 로설 속 여주의 자리라니, 기막힐것 같은데도 이 이야기 속에서는 아름답게만 비쳐지니. 아무래도 나도 류타카처럼 '렌'에게 홀렸나보다...^^
아니, 난 사실 투박한 무장 류타카의 짧고 기교없는 문장 속 '밀어'들에 홀렸다...
반복되는 말…'피식' 웃었다. 라는 말이 '싱긋'이라는 서양식 웃음보다 정서에 맞아서 더 좋았다. 그리고, 이 소설의 시점이 여주도, 남주도 관찰자도 아닌 다소 복합적이라는 것이 참, 읽는 내내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로맨스소설에선 흔치않은 남주와 여주의 죽음.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으로 같이 죽어 해피엔딩이라고 주장하듯이 이 글 역시 둘이 미워해서 헤어진것이 아니니 새드엔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슴이 짠하고, 그렇게 서로를 사랑했는데, 사랑하는 여자를 먼저 보내고 남은 세월동안 어떻게 살았을지....류타카가 너무 가엾었다.
이제 같이 있는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다 싶고 기분이 좋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면 연못을 바라보며 렌을 그리워하는 류타카가 떠오를것 같다.
바람과 는개 가득한 靑山 아래 홀로 핀 매화꽃이
햇귀 드리운 못가에 곤히 잠든 연꽃을 보고는
꽃송이째 물위로 떨어진다.
볕 아래 꽃 피우는 계절이 다르기에 서로 닿을 연이 아니건만,
精은 그보다 깊은지라 꽃으로 하여금 제 철을 잊게 하니,
보는 이의 애를 긋는다.
하늘의 飛雪은 두 꽃의 설움인 양 눈물인 양 물위로 젖어들고
희미한 달빛 아래 남겨진 것은 닷오는 마음뿐이라.
사람의 한뉘 덧없다지만, 이내 눈물 드리워 기다린다.
빗속의 잘패향이 운무처럼 멀리 퍼져 아련해지면 오시는 님이여,
그대 닷오는가, 진정 닷오는가. -------------------------------------------------------- 오늘 밤 흰눈이 나리면 내 가슴이 두근거릴 것 같다.
400년전 렌과 류타카를 볼 수 있을것 같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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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구가 추천해줘서 읽었는데요..전 생각보다 별루였어요 제취향이 아니예요.. ..글구 새드앤딩이라서 끝에는 슬퍼요..ㅠㅠ
그래도 지루하진 않아요...읽을만 합니다. 감사 칭구가 추천해줘서 읽었는데요..전 생각보다 별루였어요 제취향이 아니예요.. ..글구 새드앤딩이라서 끝에는 슬퍼요..ㅠㅠ
그래도 지루하진 않아요...읽을만 합니다.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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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감동하고 울었는지... 너무 아름답고 깊이있는 이야기입니다. 문장 하나하나 작가의 정성을 느낄수 있었어요. 또 무조건 나쁘게 생각한 일본 사무라이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고 그 당시의 생활상을 마치 눈으로 보는듯 자세하게 그려져 있던데요. 작가의 창의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겨울에 읽는다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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