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만났는데 참 기쁜 책이다. 우리나라 아동도서도 이만하면 참 좋구나, 싶다. 외국에도 팔렸을까? 우리나라 출판사들, 외국 책만 들여오지 말고 우리 책도 외국에 부지런히 팔았으면. 외국 아동 도서들의 유명한 작가들을 어느새 줄줄이 꿰게 되면서 어느 순간 참 속상하기도 하다.외국에서 무슨 상을 받은 것만 홍보하지 말고 우리 책이 어느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출간되고 팔렸다는 것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풍토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일본 아동물들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은근히 아이들의 의식 속에 그려지게 될 다다미방과 일본식 창호, 집의 모습....우리 것들도 그렇게 다른 나라의 아이들에게 읽혀지고 사랑받아야 공평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림이나 글이나 모두 재미있고 좋았다. 야구공 그중에서도 홈런공이 되고 싶었던 동그라미 하나. 그런데 왜 마지막 순간 왜 홈런공이 되기를 포기했을까? 정답은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사랑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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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황금도깨비상을 받은 작품이다. 황금도깨비상은 1992년에 비룡소가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만든 어린이 문학상이다. 해마다 그림책과 장편동화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는데 제8회 그림책 부문에 당선되었다. 지금까지 당선된 작품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작품이 많지만 이 작품은 황금도깨비상 이상의 작품이다. 글과 그림 모두 뛰어나다. 표제지부터 글을 시작한다. 제목 야구공의 ‘공’에 들어가는 받침 동그라미를 연필로 그리며 “동그라미가 하나 있었어.”로 시작하는 것이다. 2002년에 책이 나왔으니 당시에는 파격이 아닐 수 없다. 다음 장으로 넘기면 동그라미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세상에 많은 동그라미가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주인공도 그 중 하나의 동그라미라고 소개하고 있다. 동그라미들은 모두 꿈을 가지고 있는데 이 동그라미에게도 꿈이 있다. 그건 바로 홈런볼이 되는 것이다.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며 환히 웃는 야구공. 하지만 이 동그라미는 그저 평범한 동그라미이다. 우리와 같은, 우리 아이들과 같은 평범한 동그라미이다. 공은 예쁘고 멋진 여자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한다. 홈런볼이 되면 더욱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공이 만난 사람은 먹는 걸 좋아하는 뚱보 아저씨다. 아저씨는 공을 선물로 받았지만 먹을 수 없는 공 따위는 관심도 없다. 그래서 공은 강아지에게로, 쌍둥이 남매에게로, 쓰레기통으로, 하수구를 거쳐 밖으로 버려지는 신세가 된다. 몸도 찢기고 마음도 지친 공은 무척 슬프다. 그때 멀리서 한 아이가 공을 바라본다. 아이는 공을 집에 데려가 깨끗이 씻어 주고, 한 올 한 올 터진 곳도 정성스레 꿰매 준다. 그러고는 아이와 공은 야구 경기에 참가한다. 이제 홈런볼이 되려는 공의 꿈은 이루어지는 것일까. 마침내 아이가 공을 배트로 힘껏 친다. 정확하게 맞은 공은 멀리 아주 멀리 날아간다. 날고 날아 더 높이 날아간다. 그런데 그만 아웃이 되고 만다. 아웃!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공에게 물었어. “넌 왜 홈런볼이 되지 않았니?” 공이 대답했어. “그건…… 홈런볼이 되는 것보다 네 친구로 남는 게 더 좋아.” 야구공은 꿈 대신 동무를 선택했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순간에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공이 곧바로 아이랑 동무가 되었으면 꿈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야구공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저씨도, 강아지도, 쌍둥이 남매의 엄마도, 쓰레기통도, 하수구도 겪었기에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동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 그렇기에 기꺼이 꿈보다 동무를 먼저 선택했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동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아이들은 그 무엇보다 동무들이 먼저인 것이다. |
| 우리나라에는 그림과 글을 함께 쓰는 작가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그런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가를 만났다. 황금도깨비상이 어떤 상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상도 받은 우수한 작가다. 야구공이라는 평범한 대상의 운명을 따라가다보면 상당히 철학적인 물음에 도달한다. 존재론적인 선문답처럼 깊이 있는 사유가 들어있는 그림책이라니.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저 야구공을 따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어느 순간 감동이 물결쳐 오는 것이다. 글의 수준이 이 정도면 그림의 수준이 따라 오기 힘들텐데 놀랍게도 그림은 더 인상적이었다. 처음 이 책을 주목하게 된 것도 한장 한장 넘기며 보았던 그림때문이었다. 독자적인 화풍을 가지고 있는 화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전에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그림 스타일이었다. 내가 그렇게 그림을 많이 본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조그만 책이 이렇게 알차게 묶여있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작가 책으로 강추! |
| 이 책을 다 본 후 제 감탄사 "와우~" 길지 않은 내용에 이렇게 통쾌하고 멋진 내용이 담겨져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책의 소개를 보니까 황금도깨비상, 어린이 도서연구회 권장도서, 책교실 추천도서, 열린 어린이 추천도서, 어린이동아 추천도서...... 상을 받고 여러 곳에서 추천받을만 하더라구요. 짧은 동화에 이렇게 힘이 싣을 수 있는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홈런볼을 꿈꾸는 평범한 노란색 야구공의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인데 뚱보 아저씨는 먹지도 못하는 선물이라며 귀찮아 합니다. 그러다 개한테 물어 뜯기며 도망다니고 공을 갈기갈기 찢어대는 쌍둥이 남매에게 시달리고 달려드는 하수구 쥐들을 피하다가 한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볼품없는 야구공을 소년은 매우 소중히 다룹니다. 소년이 야구공에게 어떤 사랑을 주는지 본문에 아주 잘 나와있습니다. ''몸은 찟기고 마음도 지친 공은 무척 슬펐어. 친구도 없이 버려진 자기 모습 때문이었지. 공은 참 외로웠어. 그 때, 멀리서 한 아이가 버려진 공을 보았어. 아이는 공을 집에 데려와서, 빡빡 깨끗이 씻어 주고, 한 올 한 올 터진 곳도 정성스레 꿰매어 주었어.'' 소년의 손에 들려 야구 경기에 참가하게 된 야구공. 드디어 야구공은 홈런볼의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를 맞습니다. 야구공은 정말 홈런볼이 되었을까요? 배트에 맞아 하늘을 멋지게 날던 공은 아쉽게도 아-웃-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가 공에게 묻습니다. "넌 왜 홈런볼이 되지 않았니?" 공이 대답했죠. "홈런볼이 되는 것 보다 네 친구로 남는게 더 좋아." 홈런볼 그 이상의 소중한 의미를 찾은 야구공. 소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건 인생 최대의 행운인거 같습니다. 야구공과 아이는 그래서 행운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