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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가 이야기하는 조선시대 '괴력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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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괴력난신’. 공자께서는 괴력난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인간이라면 괴이하고 엽기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법이다. 어릴 때 현대과학으로도 해명이 불가능한 세계 7대 불가사의나 UFO와 설인의 존재와 같은 괴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보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나 ‘믿거나 말거나’와 같은 기담괴담들은 언제나 우리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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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괴력난신’. 공자께서는 괴력난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인간이라면 괴이하고 엽기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법이다. 어릴 때 현대과학으로도 해명이 불가능한 세계 7대 불가사의나 UFO와 설인의 존재와 같은 괴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보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나 ‘믿거나 말거나’와 같은 기담괴담들은 언제나 우리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나이를 먹어도 괴담과 기담은 여전히 인기 있는 레퍼토리다. 19세기초 조수삼趙秀三(1762-1849)이 지은 18세기 조선의 기인열전 [추재기이秋齋紀異](서해문집, 2008)를 읽었다. ‘추재’는 조수삼의 호이고, ‘기이’는 기이한 인물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뜻이다. 저자는 칠언절구 한시를 통하여 조선시대 아웃사이더 71명의 행적을 압축 소개한다. 아쉬운 점은 추재가 서문에서 밝히듯, “남의 시비나 나랏일에 저촉될 만한 이야기는 하나도 싣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길거리와 뒷골목을 떠들썩하게 만든 여러 폭로적인 성격의 ‘위항 X파일’이 연기처럼 사라진 게 안타깝다.

 

[추재기이]에는 중인 이하 계층의 비주류 기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거리의 예능인들이 특히 많이 소개된다. 길거리 시인 송 생원과 밤새도록 맹자만을 읊는 복홍, 돌 깨는 거리의 차력사, 나무 파는 몰락한 양반, 손가락으로 서화를 그리는 예술가 장생, 안경알 가는 절름발이, 나무꾼 시인 정 초부, 상여꾼 강씨, 서당 선생 정학수, 골동품 좋아하는 노인, 연암 박지원의 [광문자전]의 주인공 광대 달문, 책 읽어주는 전기수, 건곤낭 조석중, 의적 일지매, 이야깃주머니 김 옹(김중진), 성대모사에 뛰어난 박 뱁새, 거간꾼 최씨(벙어리 방한)와 이중배, 노처녀 삼월이, ‘19금’ 개그맨 의영, 깡패 강석기, 장애인 노래꾼 통영동이, 점쟁이 유운태 등이 나온다.

 

길거리 스타들은 거개가 신분이 불확실하고 자취가 홀연하다. 그래도 그나마 완전하게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인물로 금사 김성기, 전주 기생 한섬, 중국어 통역관 임희지, 제주 기생 김만덕이 있다. 뇌연雷淵 남유용(1698-1773)이 [뇌연집]에 김성기의 전기를 남겼고, 채제공(1720-1799)이 [만덕전]을 남겼고, 심노숭(1762-1837)이 [계섬전]이라는 한섬의 전기를, 조희룡이 [호산외기]에 임희지의 전기를 남겼기 때문이다. [호산외기]에는 저자인 조수삼의 전기도 실려 있다. 전기와 평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z***a 2011.03.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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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기이 - 18세기 조선의 기인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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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을 읽는 가운데, 『추재기이』란 책이 있음을 알고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추재는 지은이 조수삼의 호다. 18세기를 살다간 분(1762-1849)으로 당시대에 알려진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그래서 제목이 『추제기이(秋齊紀異)』다. 부제로는 「18세기 조선의 기인 열전」이라 붙어 있다.   스스로 자신을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말한 추재가 18세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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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을 읽는 가운데, 추재기이란 책이 있음을 알고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추재는 지은이 조수삼의 호다. 18세기를 살다간 분(1762-1849)으로 당시대에 알려진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그래서 제목이 추제기이(秋齊紀異). 부제로는 18세기 조선의 기인 열전이라 붙어 있다.

 

스스로 자신을 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말한 추재가 18세기 조선의 기인들에 대해 기록해 놓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지매나 김만덕과 같은 인물들도 만나게 되고, 다양한 당시대의 기인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주로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뒷골목 인생들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건, 추재 역시 중인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안경알을 갈아 주는 전문직업인이었던 사람. 마을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재미나게 이야기를 읽어주고 돈을 받던 전기수. 돌을 깨는 차력을 보여주며 벌어먹던 사람.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며 술을 팔고, 자신도 그만큼의 술을 마시던 술장수. 원숭이를 구경시켜주고 돈을 받던 거지. 입으로 온갖 악기소리를 내던 성대모사의 달인 이야기. 하룻밤에 먼 거리를 달려와 호랑이를 때려잡은 사람. 사재기를 잘 못 해서 패가망신한 사람. 등 매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기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이야기를 모아 놓음으로 우리로 하여금 당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도록 해준 추재 조수삼, 그야말로 기인일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각 인물들에 대한 짧은 소개뿐이지만, 어떤 인물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지고, 그런 직업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은 인물들도 적지 않다. 괜스레 그네들의 삶을 상상해보게도 되고. 18세기 조선을 살다 간 71명의 이야기를 만나게 해주는 특별한 책이다.

h***r 2018.0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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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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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대로 추재 조수삼이 18세기 조선 저잣거리의 중인 이하의 계층의 사람들 중에서 기이한 인물들을 모아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책 자체는 얇은데다가 텍스트도 많지 않아서, 하루 한나절 집중해서 읽으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읽으면서 정신이 좀 산만해질때 잠시 쉬고 이걸 읽었다. ㅎㅎㅎㅎ 내용은 민간에 떠도는 여러 잡다한 재밌는 이야기를 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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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대로 추재 조수삼이 18세기 조선 저잣거리의 중인 이하의 계층의 사람들 중에서 기이한 인물들을 모아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책 자체는 얇은데다가 텍스트도 많지 않아서, 하루 한나절 집중해서 읽으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읽으면서 정신이 좀 산만해질때 잠시 쉬고 이걸 읽었다. ㅎㅎㅎㅎ 내용은 민간에 떠도는 여러 잡다한 재밌는 이야기를 모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일상에서 '내 친구의 아버지가 성격이 희안한 사람이 있더라' 뭐 이런 류의 잡담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크게 재미있는 구석은 적지만 평민들의 생활/문화상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아래 인용한 내용은 본문 속에 있는 일지매 고사에 관한 내용인데, 처음 보는 내용이고 '일지매'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려주는 보기 드문 내용인 듯 하여 올려본다.

 


일지매 고사는 명나라 작가 능몽초가 지은 화본(중국 당나라 때 생겨 송나라ㆍ원나라에서 널리 퍼진 백화, 즉 구어체 소설이다.) <이각박안경기> 제 39집의 나룡 이야기에서 시작되는데 '신비로운 도둑은 흥에 넘쳐 매화 한 가지를 남기고, 협객 같은 도둑은 삼매경에 빠져 곧잘 장난을 치네'라는 회목(장이나 회로 나뉘는 회장체 소설의 작은 제목으로서 흔히 일곱 글자 두 구로 표현했다.)에 일지매라는 이름을 썼다. 나룡이 태어난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나라 가정(명나라 세종때의 연호다) 연간(1522-1566)에 쑤저우에 신출귀몰하는 나룡이라는 도적이 있었는데, 이룩한 사적이 상당히 많았다. 비록 도적이었으나 의로운 정신이 넘치고 장난기가 많아 수많은 웃음거리와 들을만한 얘깃거리를 남겼다.
    (.....)
    각설하고 쑤저우 성과 동쪽의 현모관 앞 첫째 골목 안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의 본 이름은 알 수가 없었다. 훗날 그 자신이 스스로 나룡이라고 불렀다. 사람들도 그를 나룡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의 어미는 원래 시골에 살고 있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비를 만나 낡은 사당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사당은 알고 보니 초혜삼랑묘였다. 그의 어미는 오래 앉아 기다려도 비가 그치지 않자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꿈에 신도(귀신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가 나타나 그녀와 교감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임신이었다. 만 열 달이 되어 바로 나룡을 낳았다.
나룡의 도둑질 솜씨를 칭찬하는 노래는 이렇다.
(중략)
이 도둑을 나룡, 또는 일지매라고 부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종일이라도 잠잘 수 있고 변화무쌍하게 변신하기가 용과 같기에 사람들은 그를 나룡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물건을 손에 넣기만 하면 벽에 매화 한 가지를 그려 두고 나왔다. 검은 벽에는 햐얀 분으로 흰 글자를 쓰고 분이 칠해진 벽에는 숯으로 검은 글자를 썼다. 결코 비워 두고 나오는 법이 없었으니, 사람들은 그를 일지매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일지매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흔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762년에 완산 이씨가 만든 <중국소설회모본>에 보이는 그림이다. 궁중 화원 김덕성(1729-1797)이 그린 128쪽의 그림 가운데 <벽화지매>가 바로 중국 소설의 일지매 삽화를 보고 그린 증거다. 조수삼의 <기이>뒤로는 홍길주(1786-1841)의 <수여연필>에 일지매 이야기가 실렸는데, 그 역시 중국 백화소설에 실린 이야기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거리에서 주고받는 상말이나 어린아이나 부녀자들이 전하는 <어면순>(연산군ㆍ중종 대에 송세림이 음란하고 방탕한 이야기와 우스운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으로 제목에는 '졸음을 막는 방패'라는 뜻이 있다)은 어느 것 하나 중국 사람이 편찬한 패서 가운데 실리지 않은 것이 없다. (...) 큰 도적 중에 일지매라는 자를 두고 어떤 이는 정익공 이완(1602-1674, 효종 때의 군의 요직을 두루지낸 무관이다)이 포도대장을 하던 때의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장봉익(1646-1735, 이인좌의 난을 진압할 때 공을 세운 무관이다)이 대장 노릇 할 때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중국의) <환희원가>라는 책에서 그 이름을 보았다.
    (최용철, <의적 일지매 고사의 연원과 전파> 발췌ㆍ인용.)

z*****i 2008.04.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