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터 윔지경 시리즈의 신호탄 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편독을 많이 했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서스펜스나 스릴러물에는 약한 것을 어쩔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아가사 크리스티나 홈즈 시리즈의 작가 코난 도일 소설등 추리 소설들을 많이 봤었다.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이지만 추리소설계에선 "피터 윔지경 시리즈"로 유명한 세이어즈를 처음 만났다. 주인공인 피터 윔지경은 00경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초반에는 콧수염을 늘어뜨린 중년의 귀족 같은 느낌의 인물이라고 상상했었는데, 묘사되는 이미지는 젠틀한 젊은 청년이다. 책이나 명언, 시구들을 비유해서 표현 한다든지, 전쟁의 상처로 가끔 발작을 하기도 하는 피터 윔지는 다른 탐정들과는 달리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사물을 보는 시각은 날카롭고, 명랑하면서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비쳐진다.
어느 집 욕조에 황금코 안경을 낀 나체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추리소설의 백미는 범인이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이므로 스포일러 때문에 줄거리는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든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였던 사건이 뭔가 연결 고리를 찾으면서 관계성이 있는 사건으로 피터윔지경과 그의 비서이자 시종인 번터, 그리고 경찰 친구인 파커, 그리고 무능한 경찰 한명이 극을 이끌어 나간다. 윔지 경과 번터는 코난 도일의 홈즈 시리즈에서 홈즈와 의사친구 와슨이 연상된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범인을 빨리 맞추는 편인데, 이번에도 윔지의 힌트로 범인이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물론 윔지같은 대단한 추리력으로 맞춘 건 아니지만...
이 작품이 저자의 피터 윔지경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추리소설이 주는 호기심이나 긴장감이나 흡인력이 좀 약했다. 또 주인공이 가진 카리스마가 다른 여타 시리즈물에 비해 조금은 덜했다. 물론 이 부분은 아직 피터 윔지를 제대로 다 보여주지 못해서 이기도 할 것이다. 시리즈로서 각광을 받았다면 대중성도 겸비 했다는 건데, 첫 작품이라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다음 시리즈에선 내용과 더불어 점점 발전될 피터 윔지경의 활약상이 기대가 된다. 영국 BBC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는데 어떤 모습일지... |
|
대학에 들어가서 그동안 참았던 소설, 특히 추리소설을 죄다 읽어주리라 (그때부터 아가사 크리스티의 원서시리즈를 모으기 시작했으며, 몇년전에 다른 필명으로 쓴 책까지의 80여권의 대장정을 마쳤다) 시작해서, 먼저 아주 얇은 팜플렛본으로 만들어진 추리소설의 역사에 대한 책을 먼저 읽었다. 반 다인의 추리소설 십계명 등까지 아주 제대로 된 책으로, 번역서로 소개된 추리소설 개론에 대한 그 이름도 생각안나는 어떤 책 (심지어 번역자도 반다인의 그린살인사건을 초록살인사건이라고 번역을 했던)의 원저보다도 우수한 책이었는데..(저작권은 무시하고 바로 카피했는데, 책상정리하면 언젠가 찾을 수 있기를)
여하간, 대부분 추리소설팬들이 코난 도일의 홈즈에서 아가사 크리스티로 바로 뛰어넘기 전, 도로시 세이어즈 여사의 피터 윔지경이 얼마나 대단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그리고 피터 윔지경의 팬들이 얼마나 많으며 열광적인지에 대한 부분에서 새로움을 느꼈다. 동서추리시리즈에서 나온 피터윔지경 작품에선 이미 임자를 찾았기에, 그의 독신남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부터 시작해서 시공사가 시리즈로 소개를 해준다면 누구든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가능한 박현주씨가 계속 번역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톡톡 튀는 대화의 매력이 살아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나, 강력한 카리스마로 현실적인 모든영향요소를 배제한채 삼단논법은 선보이는 홈즈에 비해, 도로시 세이어즈의 작품은 원서로 읽다가도 삼천포로 빠지기 쉬운데 비해 번역된 이 책은 참으로 술술 읽혔기 때문이다.
피터 윔지경은 이전에도 국내엔 소개된 예가 무척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후에 나왔지만 먼저 소개된 반 다인의 파일로 번스와는 무척이나 비슷해보이지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무척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재력과 지력, 외모(는 조금 딸리는 것 같다만) 등등에서도 어디 하나 뒤지지 않음에도 겸손함은 눈씻고도 찾아볼 수도 없고 (오히려 그래서 탐정격인 그보다는 오히려 그의 추격을 받아야 하는 살인자 쪽에 점수가 간다), 살인이 발생하면 '난 이럴 줄 알고 있었다네'하는 재섭는 탐정, 비호감 탐정 1위에 손꼽이는 파일로 번스와 조금 비슷하게 잘났지만, 가끔은 부드러운 듯한 피터 윔지경은 강렬함은 떨어지지만 귀엽기 까지 하다. 가끔은 집사인 번터의 매력이 우월하기도 한다. 이렇듯 남-남 커플의 매력은 로맨스가 없음에도 참으로 귀여움 만점이다 (예: 홈즈-왓슨, 포아로-헤이스팅즈, 하우스-윌슨, 네로울프-아치 등등). 피터 윔지경이 남-남 커플을 깨고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하게 되면서 시리즈의 매력이 퇴색된게 아닌가..쿨럭.
...이제껏 알려진 동기에 관해서 말하자면, 어떤 범죄를 저지를 만한 동기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그런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서 어떤 실재 증거를 갖다 대로 눌리지 않을 정도인지 알아보는게 대단히 중요하다.....재판장 캠벨경..p.295
등이나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든 자세한 과거관찰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불성설임을 얘기한 바나, 도로시 세이어즈는 무척이나 추리소설에 대해 아카데믹하게 파악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재판기록을 읽거나 기존 소설 등에 대해 비판을 가함은, 이천여권의 추리소설을 읽고 한번 나도 써보리라 했던 반다인보다는 좀 더 스티븐 킹적 (그러니까 작가 개인적 취미이자 기쁨의 원천을 우선적으로 여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친근감을 느끼게 만든다.
모르는 이의 욕조에서 발견된 남자 나신 (여자 나신이었다면, 무척 자극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사용되었을지 모르는데..아니면 일본 추리물이었다면 남자 나신은 등장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쿨럭)이 외알 코안경만 걸치고 발견된다. 이를 발견한 중산층은 귀족탐정인 피터 윔지경의 등장에 황공해하며, 형사는 신분이 높으니 막을 수도 없지만 못마땅한 표정인데다가, 청력이 떨어진 노부인은 소리를 지르고... 정말로 재미있는 상황이다. 단, 대화가 그리 재미있게 이어지거나 장면의 묘사가 박진감이 있지는 않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신분제의 천천히 돌아가는 영국과 계층적 묘사가 십분 발휘되는 인물들, 그리고 혹세무민적 현학적 피터윔지경의 가벼운 읆음과 집사 지브스에 필적하는 번터 등 인물들이다. 참, 이 책에서 가장 즐겁게 읽었던 부분은 번터의 편지였다. 어찌나 즐거웠는지, 가장 비싼 와인과 시가를 주인없을때 즐기면서 이들을 뒷담화하고, 이를 묵인해주는 등...여하간, 정말 즐거운 시리즈의 시작이길 소망한다.
피터 윔지경 시리즈가 계속 소개되어서 그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나오기만 하면 후딱 사버릴 태세를 갖추고 기다릴터이다.
![]()
p.s: wikepedia중에서
Sayers began working out the plot of her first novel sometime in 1920–1921. The seeds of the plot for Whose Body? can be seen in a letter Sayers wrote on January 22, 1921:
세이어즈는 첫소설의 플롯에 대해 1920-1921년 경에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체는 누구?]의 시작인데, 이에 대해선 그녀가 1921년 1월 22일에 쓴 편지에서 읽을 수 있다.
"나의 탐정소설은 뚱뚱한 여인네가 코안경만 걸치고 나신으로 욕조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가볍게 시작된다. 왜 그녀가 욕조에서 코안경을 끼고 있었는지 당신이 추적을 하는 순간 살인자를 뒤좇게 된다. 그러나 살인자는 매우 냉정하고 교활한 사람이다...."
Lord Peter Wimsey burst upon the world of detective fiction with an explosive "Oh, damn!" and continued to engage readers in ten novels and two sets of short stories; the final novel ended with a very different "Oh, damn!". Sayers once commented that Lord Peter was a mixture of Fred Astaire and Bertie Wooster, which is most evident in the first five novels.
However, it is evident through Lord Peter's development as a round character that he existed in Sayers' mind as a living, breathing, fully human entity. Sayers introduced detective novelist Harriet Vane in Strong Poison. Sayers remarked more than once that she had developed the "husky voiced, dark-eyed" Harriet to put an end to Lord Peter via matrimony. But in the course of writing Gaudy Night, Sayers imbued Lord Peter and Harriet with so much life that she was never able to, as she put it, "see Lord Peter exit the stage." Sayers did not content herself with writing pure detective stories; she explored the toll on World War I veterans in The Unpleasantness at the Bellona Club and advocated for women's education (a then-controversial subject) in Gaudy Night. Sayers also wrote a number of short stories about Montague Egg, a wine salesman who solves mysteries.
피터 윔지경은 마치 폭탄처럼 "오, 젠장!"이라는 감탄사를 던지면서 자신의 탐정활약사의 첫장을 장식하며, 이어지는 10권의 소설과 2편의 단편으로 독자들을 이끌어간다. 이 소설은 맨처음의 "오, 젠장"과는 다른 어투로 끝맺게 되며, 세이어즈 여사는 피터 윔지경이 '프레드 아스테어와 버티 우스터 (우드하우스의 집사 지브스의 주인)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이는 처음 5작품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살아서 숨쉬는 온전한 인간으로서, 세이어즈 여사가 꿈꾸었던 캐릭터로서 피터 윔지경은 발전된다. [Strong poison]에서는 탐정소설가 해리엣 바인이 나오게 되고, 이 "허스키한 목소리에 짙은 색의 눈동자를 지닌 여인은 윔지 경과 결혼도 하게 된다. [Gaudy night]를 쓰는 중에, 세이어즈 여사는 이 커플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어준다 (무대를 퇴장했을지언정 죽이지는 않게)....이후 생략
|
|
젠장,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다니! 이렇게 책의 맨 앞에서 피터 윔지경이 내뱉는 귀족답지 않은 말에 대꾸하고 싶다. 그렇다고 그게 작가나 탐정탓은 아니지만 독자로서 누구에게든 하소연하고 싶을만큼 목빠지게 기다린 피터 윔지경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1923년에 출판된 이 작품은 그 시대를 감안하고 보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트릭을 쓴 점도 재치있고 범인을 잡는 방식도 좋았다. 거기에 1차 세계 대전에서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윔지경을 모습과 귀족과 평민의 생활, 시대상으로 러시아에서 망명온 사람들의 생활과 인도에서 온 사람과 인도인 하인, 영국인들만이 가진 독특한 생각이나 터부와 미국이나 호주인에 대한 생각, 미국인이 영국 귀족을 대하는 방식 등에 대한 묘사에서 1920년대의 영국을 느낄 수 있다. |
|
아주 어릴적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모리스 르블랑의 『기암성』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워낙 겁이 많았던지라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인물들에게 깜짝 놀라면서도 절대 놓지 않았던 책. 그날 이후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 그리고 포와로는 나의 멋진 친구들이 되어 주었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나는 깜찍한 소년 탐정 코난과 잠자는 유명한 탐정에 빠져 있었다.
어느날 아침, 한 수리공의 욕조에서 코걸이 안경만 쓴채 발거벗은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같은 시간, 중요한 약속을 앞둔 한 남자가 옷하나 걸치지 않고 감쪽같이 사라진다. 경찰에서는 사라진 사람과 발견된 시체가 동일인물이 아닐까라는 가정하에 수사를 시작한다. 피터 윔지 경, 공작 가문의 둘째 아들인 그는 장서 모으기와 탐정 놀이가 취미이다. 두 사건의 소식을 접한 그는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지만 담당 형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 나간다.
『나니아 연대기』의 C.S. 루이스, 『반지의 제왕』의 J.R.R. 톨킨, 뮤지컬 <캣츠>의 원작자 T.S. 엘리엇 등과 친분을 쌓으며 탐정소설을 쓰기 시작한 도로시 L. 세이어즈. 그녀는 상황을 정황하게 기억하는 목격자나 우연히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탐정 소설에나 나올법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윔지 경 또한 그런 식으로 사건의 열쇠를 찾게 된다.
셜록 홈즈나 포와로 형사는 한눈에 반해버렸다고나 할까. 그러나 윔지 경은 자꾸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너무나도 수다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윔지 경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수다스러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윔지 경에게는 콩깍지가 씌이지 않는가 보다. 윔지 경 뿐만이 아니라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수다스럽다. 사건의 실마리를 우연히 얻기 위해서는 수다스러움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수다스러움은 싫은 걸 어떡해.
"제가 요점만 간략하게 말하는 데는 별로 소질이 없지만요. 저희 형님께서는 제가 가문을 대표해서 나서는 걸 원치 않으실 겁니다. 제가 이야기를 할 때는 옆길로 새는 일이 너무 많아서 아무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거라고 하시지요." (p113)
이 작품은 피터 윔지 경이 등장하는 그녀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수다스럽기는 하지만 그의 다음 활약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다음 시리즈에서는 지긋지긋한 오탈자는 만나지 않기를.
2008/02/18 by 뒷북소녀. |
|
학창시절 조금은 우울했던 내게 괴도 루팽, 셜록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 등의 멋진 추리소설류는 범인과 경찰, 탐정이 풀어내는 심리적 긴장감과 스릴로 갑갑한 내 사춘기에 활력을 주었고 그 시절 읽은것은 아직도 내 뇌리에 박혀있다. 물런 살아가는 자체가 미스터리인 성인들의 세상에 나온 후 추리소설이나 그 모든 것을 멀리 했지만 세월과 함께 무뎌진 내 삶을 돌아보면서 다시금 찾게된 추리소설들은 예전의 긴장감을 되살려주고 좀더 거시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해줘 요즘 자주 찾는다. [Whose Body?]라는 원제의 이책? 도로시 L. 세이어즈라는 작가 자체가 너무 생소했지만 제목이 매력적이었다. 알고보니 이 작가가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영국 탐정소설 작가 클럽을 결성했다니 놀랬고 1923년 쓰여진 그녀의 처녀작이라는 것에 더 놀랬다. 그런데 왜 난 모르고 있지? 예전에 우리나라에 발표되었나? 왜 이제 나오는 거지? 온갖 의문을 가지고 보게 된 책이다. 85년전 쓰여진 이 작품은 당연히 영국이 배경이었고 고서수집과 탐정일을 취미로 하는 영국의 귀족 피터 윔지경이 어느날 자신의 어머니가 들려준 '팁스'씨 집안 목욕탕에서 발견된 코안경을 걸친 나체의 시체와 관련된 수사를 경찰인 그의 친구 '파커'와 그의 충복인 하인 '번터'의 멋진 활약으로 또 다른 실종사건까지 해결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의문의 시체와 똑똑한 탐정, 그에게 조금 따돌림받는 멍청한 경찰과 그 탐정을 돕는 친구와 충복,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 등 추리소설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책속에 나오는 인물 개개인의 특징이 잘 살아나 고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일지 않았다. 하인이기 보단 집사라고 불러야할 '번터'의 냉정하면서 놀라운 재치나 팁스 어머니의 엉뚱함, 융통성 없는 전형적 경찰의 모습의 '서그 경위'까지 그들이 나올땐 어떤 기대감까지 갖게 된다는 것과 1920년대 영국의 모습을 그렸지만 버스와 택시, 주식거래, 범죄학까지 다양한 내용을 읽으면서 그때가 그렇게 현대적이었는지 새삼 놀랬다. 과거에 쓰여진 책이지만 세련된 언어와 위트넘치는 주인공들의 대화, 빠른 추리의 전개로 다른 생각할 겨를없이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에 살인자가 남기려고 했던 편지부분은 친절한 작가가 독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하지 않았나 하며 아예 설명이 없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중요한것은 '피터 윔지경'의 탐정소설이 이 이후로 9권이나 더 있다는 것이며 그 이후의 책들이 분명히 출간될것이라는 것과 새로운 탐정시리즈에 내가 또 빠져들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빠른 출간을 기대해본다. 현재 생활이 너무 지루하거나 따분한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기운을 차릴것 같다는 생각과 항상 앞서간 영국은 역시 멋진나라이다. |
|
이 책은 추리소설의 황금기라고 불리었던 1920년대에 출간된 유명한 여성추리소설가 도로시 L. 세이어즈의 추리소설로 공작의 둘째아들이며 아마츄어 고서수집가이고 범죄 수사를 취미로 하고 있는 피터 윔지 경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많은 추리소설 애호가들이 추리소설을 계속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추리소설을 읽는 여러 즐거움 중 하나는 분명 개성강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짧게 생각해도 이름이 기억나는 수많은 추리소설속의 탐정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복잡한 사건들을 추리하며 얼마나 많은 밤을 보냈는지 모를 일이다. 어떤 책에서는 처음부터 탐정과 함께 행동했고, 어떤 책에서는 마지막까지 속내를 알수 없어 애를 태우기도 했었다. 이것이야말로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만난 피터 윔지 경도 그들의 대열에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체는 누구?>는 범죄수사가 취미인 피터 윔지경에게 어머니인 공작부인이 사건을 제보하면서 시작된다. 선량한 시민의 욕실 욕조에 갑자기 벌거벗은 시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유한 유태계 사업가가 사라지면서 두 사건이 연결된다. 극이 전개되면서 피터 윔지경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드러나고, 그를 도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두 조력자들의 존재도 든든했다.
앞서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를 개성이 강하고 입체적인 주인공이라고 했듯이 추리소설의 또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인간심리의 탐구라고 하겠다. 일반적인 소설보다 추리소설은 좀더 인간의 마음을 파헤쳐서 복잡한 이면을 보여준다. 추리소설 속에서는 일상의 친근한 이웃이 잔혹한 범죄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존경받는 명사가 살인범이기도 하다. 왜 그들은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일까. 잘쓴 소설은 읽는 독자를 범인의 심리까지 끌어당겨 때로는 이해하게 하고, 때로는 깜짝 놀라게 한다. 그리고, 기이하게만 여겨졌던 등장인물들이 실상 추리소설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추리소설의 독자들은 계속 다음 책을 찾고, 읽는지도 모를 일이다. 피터 윔지경과 이제 첫 사건으로 인사를 했으니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흥미진진하게 기대해 본다. |
|
# 시체는 발견이 되었는데, 용의자는 보이지 않는다.
자아도취적이며, 고전과 유명한 책에서 사용되었던 글을을 패러디해, 유머로 사용하는 피터경은 냉철한 분석력과 추리력은 매력적이지만, 귀족의 풍채에 어울리지 않게 수다스러워 보인다. 주인의 말에 충직하지만, 자기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는 번터경은 상하관계를 깨는 묘한 매력을 준다.
흔적을 알 수 없는 시체의 흔적,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단서, 단서들은 복선이 되고, 마지막에 자백서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시도는 신선했다. 시체의 얼굴에 얹어진 황금 코안경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되다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단서 둘과 용의자의 하인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통해 사건의 맥락에 접근해 가는 방식도 신선했다.
세계대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피터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전개에서 그 뒷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는 실마리를 남겨 둔 부분이 흥미로웠다. 9부작으로 이어지는 연속시리즈의 시작답게 캐릭터의 부각과 사건의 얼개가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었다.
단 재미가 없어 깊이 있게 빠지지 못했던 점은 늘 안타까운 점이다.
고전을 인용하는 패러디 역시, 고전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일까? 시대와 흐름을 패러디한 유머가 작품을 몰입하는데 오히려 방해를 주었다. 영국 문화를 좀 더 알고 있었다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처음보다, 두번째, 세번째로 읽을수록 더 재미있는 책.
|
|
소위 추리소설사의 황금기라고 불리웠던 1차와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작품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흥미롭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고전 추리소설들의 맹점인, 신선함의 부재는 어쩔수 없었다. 고전을 어느정도 읽은 독자는 신선함을 찾는다. 이런종류의 고전추리소설은 긴장감과 소재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어느정도 일반 독자들의 수준의 양극화되었고, 그중 매니아 층이 형성된 지금의 추리소설독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좀 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히지만, 그 시대를 풍미하던 당찬 여류소설가의 글은 기반적인 면에서와 심리적인면, 그리고 깊이있어 보이려는 지식과 풍미를 가득 담으려고 노력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광수의 '무정' 정도의 느낌을 주는 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를 자극하고하하는 목적이 아주 명확한 추리소설이기에 조금더 적극적은 글을 쓰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런 향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의 자극적인 소재들에 몰두하여, 많이 자르고, 숨기고, 탈 관습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묘사하는 그러한 추리소설이 아닌, 지금보기에는 많은 제한 요소들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는 묘사와 진행이 어느정도의 추리소설을 읽던 예전의 마음으로 돌이켜 준다. 마음 편하게 다음편을 기대하면서, 멈추었다. 다음편에서는 이렇게 등장한 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움직일지 기대된다. |
|
일본과 영국, 두 섬나라 하면 여러 이미지가 있겠지만 난 의뭉스런 사람들이란 생각이 떠오른다. 엉터리 같지만 이러한 생각의 근거로 두 나라가 초기 추리소설이 발달했고, 지금까지도 장르 문학이 일정 정도 수준을 유지하며 계속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은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지등의 작가를 배출했고, 영국은 그 유명한 코난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G. K. 체스터튼이 나왔다. 분명 두 섬나라 국민은 의뭉스럽고, 음모로 가득한 민족이란 생각이 든다. (악의 없는 농담일 뿐입니다). 앞에서 말한 영국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기 추리소설 황금기를 이끈 작가의 책을 이번에 접했다. 여류작가라는 이유로 애거사 크리스티와 비교 되곤 하는 도로시 L. 세이어즈의 데뷔작 [시체는 누구]는 작가가 종교서적 저술에 전념하기 전 남긴 추리소설이다. 내용과 트릭은 요즘의 관점으로 보자면 조금은 단순해 보인다. 어느 건축가의 집에서 욕조에 담긴 신분을 알 수 없는 시체가 발견되고, 우연히 귀족탐정 피터 윔지가 사건 해결에 뛰어들어 범인을 추리해 가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1920년대에 나온 소설이다 보니 트릭이나 범인의 등장이 긴장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진정한 매력은 반전과 트릭이 아니라 매력적인 등장인물에 있다. 주인공 피터 윔지는 덴버 공작가의 둘째 아들로 귀족 작위는 물려받지 않지만 유복한 탓에 고서적수집과 범죄 수사를 취미로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유머러스하며, 유쾌하고, 호기심 많고, 남자다우며, 잘생기진 않았지만 호감 가는 외모의 그이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가끔 발작을 일으키는 측은한 면도 있는 매우 입체적 성격의 인물이다. 거기에 왓슨과 헤이스팅스 격에 해당하는 지적인 하인 번터와 경찰 간부 파커가 등장해 사건 이외의 그들의 일상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또한 작가가 당시 여성 최초의 옥스퍼드 대학 문학 석사 학위 취득자인 만큼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인간 본성 심리에 대한 상당히 지적인 통찰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G. K. 체스터튼, SS 반다인 같은 지적인 추리작가를 만나게 돼서 반가웠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보여주는 피살자를 둘러싼 추악한 관계라던가, 요즘 소설에서 보는 충격적 반전도 보이지 않는 가볍고 유쾌한 소설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엿보인다. 이전에 번역돼 나와 있던 작가의 다른 책들보다 양장의 책표지가 고급스럽고, 그림도 뭐랄까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하다. 그리고 나에겐 번역이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필립말로 시리즈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으로 접했던 분이라 반가웠다. 거대한 음모와 충격적 반전이 보이진 않지만 유쾌한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적 이야기와 초기 추리소설의 살인과 추리를 만나고 싶다면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