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일이다. 우리애가 공부는 안 하려고 하고, 맨 언니니 오빠니 하는 순 날라리 것들 하고만 어울리려고만 하는데 어쩌면 좋으니. 내가 동네 창피해서 진짜……. 그래도 널 좀 많이 따랐으니까 네가 한번 얘기 좀 해봐라. 고민도 들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설득해봐. 내가 아무리 말해도……."
삼촌의 목소리에서 고단함과 절박함이 느껴졌다.
내가 누구를 지도할 만한 그릇이나 될까……. 잠시 망설였다. 예민한 사춘기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줘 본 적 없기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내 얘기 해주면 되는 건가. "표리부동한 어른들이 싫었어. 그래서 반항심에 공부도 안 했고.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어. 근데 이제 와보니 내가 왜 그랬나 싶어. 진짜 공부 안했던 거 너무 후회되더라. 그래서 나이 먹고 이 고생을 하는 거잖니. 너 아직 안 늦었다. 이제 시작이야." 과연……. 이런 식의 얘기가 먹힐까? 결국 잔소리에 지나지 않는 구닥다리스러운 얘기인 것을.
도서관을 찾았다. 10대의 생각을 읽고 싶었고 당장 실천할 방법을 전해주고 싶었다. 교육코너에 가보니 청소년들의 진로와 공부 법에 관한 책이 쭉 진열되어 있었다. '난 왜 학창시절에 이런 책들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나. 나 다시 돌아갈래! -_-;;'
그 중에서도 눈에 띈 책이 있으니, 바로 <성공하는 10대의 시간 관리와 공부 방법. 유성은 유미현. 평단> '개정 증보판'이란 활자에 눈이 쏠렸다. 시간 관리와 공부에 대한 How to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있고, 중간 중간 스스로 생각해 볼만한 문제가 하나씩 던져져 있다. 오호 그래 요거야. '10대 눈높이에 맞춰 공부의 신이 되는 신간관리와 학습 방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터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경복궁을 거닐었고,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예쁜 빈티지 까페 <데미타스>에도 갔다. 다행이 예쁜 동생은 좋아했고, 연신 폰카를 찍어댔다. 고양이 맘마와 영양 떡볶이로 이쁜 동생의 환심 사는데도 성공!
슬슬 책을 피면서 꿈과 비전, 희망에 대해서 나열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추상적인 것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목표 세우기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근데 아뿔싸. 예쁜 동생은 슬슬 몸을 베베 꼬기 시작하더니, 금세 지루해 하는 게 아닌가. 최대한 고리타분하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헐~ 나도 이젠 늙었나 보다. 뭐 어디 첫술에 배부르랴. 자주 만나는 방법 밖에는 모……. -_-;;
학창시절 후회로 가득한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 우리 예쁜 동생에게 힘을 주고 싶다. 네 자신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하지 말라고. 어느 곳에 있던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수처작주(隨處作主)는 사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동생이 닮고 싶어하는 올바른 언니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야겠다. No brain, no headach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