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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폼나게 살고 싶다...[태양은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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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성 그룹에서 일어난 일들과 이건희 회장 집안의 잘못을 세상에 드러내고 알린 김용철 변호사의 말이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은 돈의 값어치를 몰라서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이 생겼을 때 아랫사람들한테 주어야 할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할지를 몰라요. 그래서 가르쳐주어야 해요..."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사는 게 너무 다른 사람들이 있다. 번듯한 집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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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성 그룹에서 일어난 일들과 이건희 회장 집안의 잘못을 세상에 드러내고 알린 김용철 변호사의 말이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은 돈의 값어치를 몰라서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이 생겼을 때

아랫사람들한테 주어야 할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할지를 몰라요. 그래서 가르쳐주어야 해요..."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사는 게 너무 다른 사람들이 있다.

번듯한 집에 살면서 값비싼 차를 타고, 이름나고 때깔나는 옷을 입으며, 기름지고 맛난 먹을거리를 먹고,

어딜 가나 임금처럼 떠받들어지고, 말 한 마디면 무슨 일이든 제 하고 싶은 대로 이루어지는 사람들.

 

이들을 안 보고 살면 모를까, 가까이에서 보면서 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저들과 내가 다른 게 뭘까, 키가 적나, 얼굴이 못 생겼나, 머리가 모자라나...

저들은 그저 어버이를 잘 만나서 저렇게 됐을 뿐인데...'

'나도 저런 집안에 타고났으면 저들같이 살 수 있어...나도 저렇게 떵떵거리고 살고 싶어...'

 

그래서 아예 못 올라갈 나무가 없다는 듯이 큰 꿈(?)을 꾸어보는 사람도 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이 1960년에 만든 영화 <태양은 가득히 Plein soleil / Purple Noon>는

번듯하게 살고 싶고 아름다운 이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사내가 꾸는 잘못된 꿈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제 자리가 아닌데도 억지로 끌어들이는 삶은 제 것이 되기 어렵다. 꿈으로만 끝날 뿐.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 1999년에 만들고 맷 데이먼과 주드 로, 기네스 펠트로가 나온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는 이 영화를 다시 만든 영화다.

 

2.

그림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이탈리아에 건너가 돈만 펑펑 쓰면서 놀기만 하는

아들 필립 그린리프(모리스 로네)를 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여느 아버지나 다를 바가 없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탱자탱자 놀기만 하고...샌프란시스코로 빨리 데려 와야지..."

필립의 고등학교 동창인 톰 리플리(알랑 들롱)한테 일을 맡긴다. 아들을 데려오면 5,000 달러를 주겠다며.

 

로마에서 필립을 만난 톰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아버지 말도 안 듣는 필립이 제 눈 아래로 보는 동무의 말을 들을 까닭이 없다.

"난 로마가 좋아. 다른 데는 따분해...같이 놀 수 있는 프레디가 있어 좋고..."

오히려 한 술을 더 떠서 제가 사랑하는 마르쥬(마리 라포레)와 톰까지 싣고 배를 타고 놀러 다닌다.

 

필립을 데려가야 하므로 할 수 없이 따라 다니지만, 잘난 어버이도 없고 돈도 없는 톰의 속은 문드러진다.

'세상 참 고르지 않네. 누구는 실컷 놀아도 먹고 살 길이 따로 있고, 누구는 뼈빠지게 일해도 돈이 없고...'

 

일이 이렇게 꼬여가자 필립의 아버지는 일이 어긋났다며 톰한테 맡긴 일을 끝낸다.

'내 돈 5,000달러는 어디로...' 돈을 벌겠다고 나선 일이 물거품이 돼버린 톰.

필립은 제 마음대로 해서 톰이 어쩔 수가 없고, 아리따운 마르쥬는 임자가 있어 톰이 넘볼 수도 없고... 

 

3.

톰에게 잘못된 꿈을 꾸게 만드는 건 바로 필립이다.

톰을 배에서 마구 부려먹거나, 물고기를 먹을 때 그렇게 먹으면 안 된다면서 나무라거나,

작은 배에 타도록 꼬신 다음에 그냥 내버려둬 나중에 톰의 등짝이 햇볕에 벌겋게 타버리게 된다든지... 

 

그러면서도 만만하게 생각하는 톰에게 깐죽거린다.

"지난 번에 보니까 거울 앞에서 나처럼 얘기하던데, 내가 되고 싶어? 나를 죽이고 싶겠지. 그래 죽여봐..."

필립의 말투를 흉내내고 글씨를 베낄 수 있어 필립처럼 살고 싶어하던 톰에게 할 말이 아니었다.

톰은 안 그래도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예쁘고 마음에 드는 마르쥬와 사귀는 필립이 부러웠는데...

 

톰 때문에 싸운 마르쥬가 배에서 내리고 필립과 톰 둘만 남았을 때, 톰은 해서는 안될 짓을 해버린다.  

나쁜 짓도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하면 그 다음부터는 쉽다고 했던가.

필립의 옷을 입고 필립의 글씨를 베껴 은행에서 돈을 찾고, 마르쥬의 사랑까지 빼앗으려 하는 톰.

 

그런데 엉뚱하게 끼어든 프레디 탓에 일은 꼬이고, 필립이 안 보이자 경찰이 냄새를 맡고 다가온다.

이탈리아 경찰이 바보가 아니지만, 톰도 머리가 나쁘지 않다. 셜록 홈즈가 와도 쉽지 않다. 

 

바닷가 레스토랑 밖에서 "뭘 마시겠어요?" 하는 소리에 눈을 감고 말한다. "가장 좋은 것으로" 

햇살을 가득 받으며 누운 톰은 다 이룬 사람의 모습이다.

필립의 삶을 빼앗아 이제 돈도 사랑도 내 것으로 만들었으니 세상이 내 것으로 여겨진다.

 

4.

톰이 필립의 삶을 보면서 배가 아파거나 괴로워서 속을 끓이는 모습은 누구든 보일 수 있는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꿈을 꾸는 건, 필립이 지나치게 톰을 괴롭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끝이 좋을 수 없다.

 

같이 갔지만 혼자 배를 몰고 돌아올 때, 거센 파도와 바람에 배가 뒤흔들려서 톰은 안간힘을 다 쓴다.

톰의 앞날이 쉽지 않음을 감독이 보여주는 대목인 듯하다. 

 

"마르쥬도 너를 사랑할 거야. 나는 끝까지 필립을 따라다닐 테고...넌 마르쥬한테 눈이 멀었어..."

혼자 거울을 보면서 입맞춤을 하며 "내 사랑, 우리 이쁜이" 하며 필립의 말투를 흉내내서

마르쥬한테 쏠리는 제 속마음을 쏟아내는 톰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하다.

 

필립과 마르쥬가 톰이 떨어져 있든 말든 스스럼없이 배 위에서 사랑을 나눌 때, 칼로 빵을 베어물며

썩은 웃음을 짓는 톰. 그런데 톰의 뒤로 보이는 짙푸른 바다와 돛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같은 배 위에서 한 사내는 즐기고, 다른 사내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풍경은 미칠 듯 아름답고...

세상은 울툴불퉁 하기만 하다. 누구에게나 같은 세상이 아니다.

 

필립과 톰, 마르쥬가 돌아다닌 로마야 잘 알고 있는 곳이지만,

프레디와 만나기로 한 타오르미나와 마르쥬가 머물던 몽지벨로는 프랑스인지, 이탈리아인지 모르겠다.

마르쥬가 필립이 마음에 안 들 때는 프랑스 파리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이탈리아일 거라 생각하지만. 

 

5.

오르지 못할 헛된 꿈을 꾸어보는 톰을 맡은 알랑 들롱의 영화다.

필립과 마르쥬는 톰을 돋보이게 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못나고 어리숙해 보이는 사람이 맡지 않고 잘 생기고 말쑥한 알랑 들롱이 맡은 건

어딘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의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알랑 들롱은 웃고 즐기는 영화보다는 말없이 차갑고 싸늘하게 나오는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

그렇게 쿨한 모습이 오히려 한쪽으로만 나아가게 했는지도 모르고.

앤소니 퀸과 같이 나온 <로스트 코맨드>와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영화에서도 한결같다.

 

니노 로타의 가락이 좋다. 영화 알맹이와 잘 어울린다. <대부>를 볼 때 나오는 가락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1972년과 1974년에 <대부>와 <대부2>에서도 맡아 가락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쩐지...

 

영국 사람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추리소설(The Talented Mr Ripley / Monsieur Ripley)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글쓴이는 나중에 "영화의 끝이 너무 도덕적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투덜거렸다 한다.

 

쉰 해나 더 지난 영화지만 디브이디는 괜찮다.

화면이나 소리도 괜찮다. 예고편은 없지만, 보너스로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감독과 알랑 들롱이 어떤 사람인지를 한글로 풀어 놓은 소개가 있다. 

아무 것도 없는 디브이디에 견주면 이만 해도 어딜까? 2,900원이면 언제 사도 좋다.



b******g 2011.01.16. 신고 공감 7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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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컷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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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취향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감독이 르네 클레망 인데.... 누벨바그(사실 누벨바그도 엄밀한 의미에서 내 취향이 아니다)에 반기를 든 그 개념자체로도.... 이미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체계적인 이론가를 우상숭배하는 것도 역시 결코 아니지만.... L.말, J.L.고다르, F.트뤼포....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시물라크르적 잔재가 워낙에 거대했던 탓도 있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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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취향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감독이 르네 클레망 인데....

누벨바그(사실 누벨바그도 엄밀한 의미에서 내 취향이 아니다)에 반기를 든 그 개념자체로도....

이미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체계적인 이론가를 우상숭배하는 것도 역시 결코 아니지만....

L.말, J.L.고다르, F.트뤼포....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시물라크르적 잔재가 워낙에 거대했던 탓도 있으렸다....

인간의 조건을 다시 한번 되내어 봐야만 하는것인가....

....

그럼에도 Private Index 에서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영화가 있으니....

Plein Soleil (1959)....태양은 가득히....

....

가히 충격적인 영화이다....

....

원작(각본과 각색도 부분적 포함)을 중요시하는 본인으로선....

그다지 대단할 영화일 수가 없게 마련인데....

....

P.하이스미스의 원작을 본 사람이면 수긍이 갈지도 모를 일이다....

특유의 심리묘사와 상황설정....

고도의 전술속에 녹아드는 허무주의적 인생관....

간간히 눈에 띄는 키치적 멜랑콜리....

....

그런데 히트작이었던 The Talented Mr. Ripley 에서는....

그 특유의 번뜩임(레인지가 어떻든간에)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심리묘사에 있어서 그 심리의 무쌍한 변화 과정이나....

그러한 묘사 속에 스며든 작가적 철학세계의 깊이....에의 강요....

다양한 상황설정 내에서 은연중 드러나는 경험의 광범위함....

물론 작품내에서의 그 형성 인자와 추이를 살피는 것은 용이하다....

그런데 이런건 소위 유명작가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에....

바로 이런 관점에서 이 원작의 가치는 상당 부분 그 메리트를 상실한 상태이다....

....

반대급부로 현상 또는 사물의 인식과정에서 일어나는 시간상의 문제점이 존재하기는 하다....

언제나 모든 사유에 있어서 백지상태라는 현실은 무엇보다 좋은 조건이기 때문....

....

그럼 이런 복합적인 문제의 카오스적 상황을 일거에 해결하는....

태양은 가득히 라는 샘플링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

태양이 가득히 내려쬐는 지중해의 설명할 길 없는 애잔함....

알랭 들롱 의 도대체가 거부할 수 없는 그 눈빛....

니노 로타 의 (사유의 해석 중추인 가사가 빠지고도)그 곡일 수 밖에 없다는 숙명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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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어떤 시퀀스건 스틸컷이건 간에....

그 자체로도 완벽한 인상파 작품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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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강렬한 노란 빛과 지중해의 강렬하다못해 공포스럽기까지한 푸른 빛....

차갑고 냉정하지만 기저에 숨어있는 불안함과 두려움의 눈빛....

인생의 너그러움(어리석음)을 만끽하는 순간 스쳐지나가는 냉철한 현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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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심리 및 상황에 있어서의 색채에 관한 편집증적인 대비....

거기서 드러나는 작가의 철두철미한 프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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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단 하나로도 이 영화는 모든 사유적 반론을 잠재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는다....

이런 영화는 많지 않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Se7en, Fargo, Delicatessen, Blade Runner, Batman....

물론 태양은 가득히는 이러한 관점에서의 최상위....

....

이성의 판단보단 감성의 방황을 찾기 위한 영화이지만....

결과적으로 지독한 이성의 연계고리를 찾아야만 혼돈이 해소되는 다차원적 영화....

l**********n 2007.10.23.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