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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CO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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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종종 야마 돈다라는 말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야마가 일본어로 산과 들이라는 것을 몰랐을 때였습니다. 알았을 땐 아아, 산과 들이 도니까 뚜껑이 열리는 거구나, 하고 이해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오야마 같은 곳에서 회와 정종을 즐기기도 했었지요. 그러더니 드디어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까지 읽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야마다 하지 않습니까? 과연 이런 얘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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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종종 야마 돈다라는 말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야마가 일본어로 산과 들이라는 것을 몰랐을 때였습니다. 알았을 땐 아아, 산과 들이 도니까 뚜껑이 열리는 거구나, 하고 이해했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오야마 같은 곳에서 회와 정종을 즐기기도 했었지요. 그러더니 드디어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까지 읽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야마다 하지 않습니까? 과연 이런 얘기들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멋대로 지껼여 봤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들으면 그럴듯 한 거 같아 흠칫 만족스럽습니다. 뭔가 야마다스럽지 않습니까? 

 

      이 작품은 단편집이고요, 200쪽 남짓한 두께임에도 9편이나 실렸으므로 일반적인 단편보다는 각각 좀더 짧은 편에 속하는 단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 단편들, 걸작이라는 수식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힘껏 동의할만했습니다. 멋지고 섹시하며 세련되었습니다.

      야마다 언니의 작품은 이제까지 한 다섯 편 정도 본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본 얄팍한 수준에서의 견해를 좀 말씀드리자면 야마다 언니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풍장의 교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수준 높은 묘사로, 일반적인 문학의 범주에서도 아주 밀도 높은 내용과 문장과 전개를 보여주는 수준급 파트가 하나 있고요,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문학의 범주, 말하자면 모범생 같은 느낌이 드는 착실한 형태의 소설이 아니라 다소 독특한, 약간은 어긋난 것 같으면서도 몹시 자유 분방하고 너무 솔직해서 때론 이게 뭘까 싶기도 한 보헤미안 타입의 성향이 있습니다. 언니의 데뷔작인 <베드타임 아이스>가 그런 과였죠. 그런데 이 베드타임 아이스는 그런 독특한 분위기가 좋았음에도 뭔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 작품집에 실린 단편들이 바로 그 아쉬움들을 싸악, 몰아내고는 뚜둥, 하고 등장하신 겁니다. 알맞게 정제되어 예쁜 빨간 캅셀에 잘 넣어져 배달되었다고나 할까요? 물 한 모금 마시고 꼴깍 삼키니, 이야, 바로 이것이로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저쪽 면에 걸작으로 정장 차림의 풍장의 교실이 서 있다면 이쪽 면에 톱 클라스로 검정 미니스커트에 빨간 하이힐 차림의 늘씬한 다리가 서 있습니다. 120 퍼센트 쿨하게 말이죠.

 

      이것이 바로 야마다의 작품이다, 하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색깔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작품집이었고요, 거기에 풍장의 교실에서 발휘되었던 내면 묘사까지 디테일되어 아홉 편의 단편 중에 버릴 작품이 단 한 작품도 없더군요. 정말이지 마치 흑염소 엑기스만 뽑아놓은 것처럼 활력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영희 철이 크로스 혹은 마루치 아라치 같았달까, 뭔가 앞서 말씀드린 두 성향의 장점만 추출하여 뽑아낸 고농축 감각 소설. 

      눈 부시게 아름다운 묘사가 있는가 하면 오오, 감정을 이런 식의 문장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거구나, 싶을 만큼 생동감이 느껴지는 섬세함. 그리고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예리한 통찰력까지 과연 읽으면서도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드는 이 느낌은 말이죠, 야마다 언니가 일본의 대표 여류 작가라고 해도 전혀 과장됨이 없을 뿐더러 야마 돌 일도 없는 확실한 공력의 소유자임을 이 작품집은 잘 보여줍니다.

      단발 머리 아가씨의 경쾌한 발걸음 같은 이 작품들, 언닌 좀 짱인 듯. 

      야마다 에이미 알고 싶으십니까? 잠들기 삼십 분전에 이 작품을 복용하세요. 뭔가 확실히 색다른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잠들 수 있다면 말이죠. 



b******k 2011.04.04.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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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가만히 내버려 둘 것, 그뿐이다. - 120% coool
"[연애소설] 가만히 내버려 둘 것, 그뿐이다. - 120% coool" 내용보기
알지 못했던 새로운 책들을 읽어간다는건, 책을 읽는 자들만이 알 수 있는... 그리고 누릴수 있는 특권인 것 같습니다.   야마다 에이미의 작품은 처음읽지 싶어요.  작가의 이름은 어디선가 몇 번 들었던것 같은데 '5월 봄에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소개' 라는 제목으로 알게 된 비토님의  추천글을 읽고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9편의 단편.   글의 시작부터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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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했던 새로운 책들을 읽어간다는건, 책을 읽는 자들만이 알 수 있는... 그리고 누릴수 있는 특권인 것 같습니다.   야마다 에이미의 작품은 처음읽지 싶어요.  작가의 이름은 어디선가 몇 번 들었던것 같은데 '5월 봄에 읽으면 좋을것 같은 책소개' 라는 제목으로 알게 된 비토님의  추천글을 읽고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9편의 단편.   글의 시작부터 약간 몽환적? 상상력을 발휘하게 해서 글이 다 이럴까? 라는 생각에 시작은 조금 거부감이 들었던 책이었어요.   

 

 

하루미 씨, 서로 좋아하는 남녀 관계는 밖에서 보아서는 알 수 없지 않을까요.  계산이 가능한 거래와는 종류가 다를 겁니다.  한편으로 당신은 그가 당신에게 아무것도 줄 게 없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당신은 아마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받고 있을 겁니다.  마치 그가 당신에게서 많은 것을 받고 있듯이요.  지금 당신이 주는 건 눈에 보이지만, 그가 주는 건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그렇지만 눈에 보인다고 해서 대단하다는 법은 없잖습니까./p52 <그녀의 등식>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갈수록,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모습들을 만나게 됩니다.   '사랑' 뭐라 정의하기엔 막연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뭔가 19금 스러우면서도 섬세하고 톡톡튀면서도 두근거립니다.  필력의 내공이 느껴진달까요?  초반에 약간 SF스러웠던 분위기는 다른 이야기들로 충분히 커버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F 취향이 아니라는걸 여기서 확인을..)  220여페이지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녀들의 사랑은 때론 계산적이고, 맹목적이며, 막연한 기대를 갖기도 하며, 때론 대책없이 폭주하기도 합니다.  이 즈음 되면 궁금해지죠?  읽고 있는 도중 친구가 "그 책은 어때?" 하고 물었을땐...그냥 그런것 같아.. 그랬는데... 괜찮네요.  야마다 에이미의 다른 책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단편으로 이만큼 좋은 인상을 받은 책도 드물었기에 좋은 평을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진실한 사랑이란 정말로 존재할까.   열병과도 같은 집착, 그리고 관능.  그다음은 신뢰.  사람들은 연애란 모름지기 그런 순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관념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모든 사람이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꿈이나 미래가 내 사랑에 힘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내일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나와 남자의 관계를 만든다.  그렇지만 그것이 결코 찰나적인 인생 게임이 되지 않는 것은, 그 독감이 회복기의 나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요시키와의 일은 내 가슴속에 진부한 사랑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처음 만난 순간 나는 '진부'라는 말의 의미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옆에서 보면 너무나 진부한 일이라도 당사자에게는 몸이 떨릴 정도로 충격적일 수 있다/p156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늘 궤도에서 벗어나는 것이니까 수정한들 소용이 없다.  가만 내버려 둘 것, 그것뿐이다.  누구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을 때면 아픔을 어루만져 줄 어떤 일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p167

 

 

 '사랑'이 어려운건 그것을 어찌하지 못하는 '나'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되요.  사랑앞에 솔직하고 진실한 그녀들의 이야기.말하진 못했지만 한번쯤, 또는 여러번 생각해보았음직한 소소하고 자질구레한, 그렇지만 톡톡튀는 문장들과 마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잠들기전 하나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5월에서 6월로 넘어오는 사이...여름이 훌쩍 다가왔네요.  그대들의 여름도, 사랑도 안녕하길 바래요.  

 



d******7 2013.06.05.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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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머리 속에 이야기를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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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국 작가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런데 이 작가분 이 옮긴 분의 이야기는 어쩌면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내 머리속을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나게 하는 지 신기할 뿐이다.   작년까지도 그러했을까? 유독 올해 부터 나는 내 나이에 혼자인 것에 대해서 두려움 한편과 그러면서도 혼자임을 타당하게 말하려고 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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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국 작가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 것이다.

그런데 이 작가분 이 옮긴 분의 이야기는 어쩌면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내 머리속을 이렇게 글로 잘 나타나게 하는 지 신기할 뿐이다.

 

작년까지도 그러했을까? 유독 올해 부터 나는 내 나이에 혼자인 것에 대해서 두려움 한편과 그러면서도 혼자임을 타당하게 말하려고 몸부림 치고 있다.

그래서 혼자 늙어 가는 이에 대한 이야기에는 내 자신을 오버랩 시키면서 또 한번 두려워 하고, 사랑을 진부하다라고 하거나 상처 입는 사람들에게서는 내가 이래서 사랑을 안하려는 거야 라고 핑계 삼기를 하고 있다.

 

본문 페이지 156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나에게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다. 매달 찾아오는 생리에 비유할 수야 없겠지만 일 년에 한번 쯤 거릴는 독감에 비유할 수는 있을 것이다. 딱히 내가 쿨해서가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고 한다. 그런데 진실한 사랑이란 정말로 존재할까. 열병과는 같은 집착, 그리고 관능, 그 다음은 신뢰. 사람들은 연애란 모름지기 그런 순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관념적으로 이애하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모든 사람이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사람들은 나에게 '네가 아직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마음이 있는거야' 라고들 한다. 그래 나는 아직도 내게 사랑이란 감정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이성간에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나?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사귀었던 사람은 있지만 그들을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작가는 독감에 비유했지만, 나는 독감은 아니지만 감기에 자주 걸린다. 나도 그 가끔 걸리는 감기처럼 누군가에게 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열정은 너무 쉽게나 식어 버려서 과연 내가 사랑이라는 것을 한 적이 있는 것일까? 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가끔은 그런 감정 없는 나와 만났던 사람들에게 미안하기 까지 하다.

아니 만나면서도 좋아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사랑 한다고는 할수는 없어서 그들과의 만남을 정리하게 되는 그런 반복을 겪었던 것 같다.

분명 시작은 보기만 해도 두근 거리는 감정이 있었는데 말이지..

단편을 읽으면서 나랑은 다른 상황에 있는 주인공들인데도 그들의 감정이 나랑 비슷한 면들이 있어서 이 작가~ 내머리 속을 정리해 주고 있어~ 란 생각이 들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l 2010.05.16.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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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아주 coool한 사랑과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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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늘 어떤 경향과 대책을 마음속에 마련해 두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이라 부르면서 도취에 빠진다. 그렇지만 사실 그것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익숙한 거라야 마음이 놓인다. 그것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미각이 기억하는 것은 안심하고 입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음식을 혀에 올려놓았는데 만에 하나 그것이 충격적인 맛이라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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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늘 어떤 경향과 대책을 마음속에 마련해 두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이라 부르면서 도취에 빠진다. 그렇지만 사실 그것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익숙한 거라야 마음이 놓인다. 그것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미각이 기억하는 것은 안심하고 입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음식을 혀에 올려놓았는데 만에 하나 그것이 충격적인 맛이라면, 여태 먹었던 음식들은 대체 뭐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갈릴레오의 먹이 中

 

*

우리는 늘 그랬다.

익숙한 것들로 주변을 가득 채워 놓고는 낯선 것들이 다가올 때면 늘 덜컥 겁부터 냈다.

언제나 익숙한 것들이라야 마음을 놓는 이에게는 딱 그만큼의 날들만이 그정도의 인생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을 읽게 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나는 단박에 그녀가 좋아졌다. 돌아보면 그때의 나 그리고 내 주변은 온통 짝사랑과 연애 실연과 배신 이어지는 음주 혹은 가무(^^;) 그리고 또다시 시작되는 사랑 그리고 연애로 가득했다. 마치 발정난 동물들처럼 이제껏 막아두었던 둑이 터진 것처럼 누구나 연애와 사랑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우리들은 모두 사랑의 초보자들이었다.

그래서 소모적인 연애와 진실한 사랑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눈앞에 벌어지는 마음의 흔들림에 추체할 수 없이 흔들리곤 했다. 처음으로 발견한 세계에 당도한 이들처럼, 자신의 마음과 몸에 새겨지는 사랑과 연애에 흠뻑 취해 비틀거리던 시기였던 것이다. 사랑을 하는 이는 사랑을 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지 않는 이는 사람은 사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사랑을 찾아 헤매고, 사랑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사랑에 가슴을 졸이며,

모두들 사랑을 앓던 시기였다.

 

내가 <120%의 COOOL>을 읽었던 것은 3학년 때였다. 스물 두살. 또 하나의 사랑이 아프게

많이 아프게 나를 스쳐 지나가버리고 난 직후였다. 그 때 야마다 에이미의 책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란, 야마다 에이미의 말처럼 여태껏 내가 읽었던 책들은 뭐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서도 그 어떤 책에서도 그녀처럼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이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에 자신의 욕망에 자신의 사랑에 그리고 자신의 몸에 솔직했다. 때론 너무나 지나칠 만큼.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마음과 욕망과 사랑과 섹스는 솔직함에 비례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가 여자임에 얽매이지 않으며 오히려 여자임을 즐기며 세상의 그 누구의 눈도 이야기도 의식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의 마음으로만 자신의 눈으로만 자신의 욕망으로만 자신이 누구인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처럼 솔직할수는 없었지만 내 마음이 내 사랑이 내 욕망이 그려내는 그림을

외면하거나 거짓말로 지우지 않고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창을 얻게 되었다.

그러자 이제껏 솔직할 수 없어서 손댈 수 없이 엉켜버렸던 지나간 사랑들이 수많은 생각들이

미련들이 조금씩이지만 스스륵 풀리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책은 <풍장의 교실>이지만 잊을만하면 한 번씩 다시 읽게 되는 책은 <120%의 COOOL>이다. 이번에 다시 나왔다고 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양억관씨 번역이라

다시 읽어보았다. 많이 다르고 또 비슷했다. (양억관씨는 이땅에서 최적의 야마다 에이미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후기를 썼다. 하지만 나는 김난주씨가 번역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슬쩍 해봤다^^;) 자신의 몸에는 켜녕 마음에도 솔직하지 않은 이들이 읽기에 이 책은 너무나 불편하다. 그리고 어린애들이 읽기에도 마찬가지고 불편하다.

그러나 사랑을 하고 사랑을 나누며 사랑을 만들어가는 어른들이라면 어떨까 싶다.

- 다락방에서 허뭄

g*****6 2008.02.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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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솔직하고 단단한 그녀의 이야기 《120%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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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COOL 야마다 에이미│ 민음사 │2008.01.25│p.227       '내 아내의 입술은 애벌레다.' 처음 만난 야먀다 에이미의 소설은 <120% COOL>은 그렇게 첫 문장부터 강한 호기심으로 나를 매혹합니다. 빨간색 표지의 얇은 양장본은 읽어야지 했다가 잊고 있던 책입니다. 지난 해 말 민음사 북패밀리 세일에서 만나 반갑게 모셔왔는데 이제야 들추어 봅니다. 커다란 포부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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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COOL

야마다 에이미│ 민음사 │2008.01.25│p.227

 

 

 

'내 아내의 입술은 애벌레다.' 처음 만난 야먀다 에이미의 소설은 <120% COOL>은 그렇게 첫 문장부터 강한 호기심으로 나를 매혹합니다. 빨간색 표지의 얇은 양장본은 읽어야지 했다가 잊고 있던 책입니다. 지난 해 말 민음사 북패밀리 세일에서 만나 반갑게 모셔왔는데 이제야 들추어 봅니다. 커다란 포부에 오히려 주눅이 든, 지지부진한 책 읽기에 지쳐 있던 나에게 마치 뜨거운 여름날 숨이 턱까지 차올랐을 때 머리카락을 살며시 흐트러트리는 작은 바람, 냉수 한 모금의 반가움이랄까. 아니 아니 얼음을 아그작아그작 깨물어 삼키는 그런 청량감! 그렇게 <120% COOL>은 나의 갈증을 잠재웁니다.

 

사실 그녀의 솔직함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나는 솔직한 것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 그녀들이 사랑 또한 내게는 낯선 방식입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그런 것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야하다'는 단어로 이 소설을 옭아매기에 그녀는 너무 당당합니다. 새삼 '쿨하다'가 어떤 뜻일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털털하다? 시원시원하다? 뒤끝이 없다?

 

 

p. 135

"추억이 달콤하면 진짜 사랑이 아니에요. 당신처럼 젊은 남자는 잘 모르겠지만." 

 

 

풉, 하고 웃음을 터져 버렸습니다. 내 달콤한 추억들이 그녀의 한마디에 가짜 사랑이 되고 말았는데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하며 나도 모르게 수긍하는 내가 바보같아서 웃음이 터져 버렸습니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말만이 위로가 아님을 나는 그녀를 통해 배웁니다. p. 172 쉽게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바로 어른의 불행이다. 9편의 짧은 이야기는 사랑이 시작되는 연인에게, 눈 먼 사랑에게, 눈물 나는 늦은 사랑에게 모두 조금 더 단단한 120% COOL을 선물할 것입니다.

 

 

 

p. 206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냥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난 아직 모른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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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 2012.02.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