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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역사적으로 읽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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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사람이 내적으로 단순해지면 단순해질수록 사물을 보다 폭넓고 깊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필사자는 문자 삽화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면서 그것을 통해 무한한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거기에서 영원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감상평 。。。。。。。                            그림을 ‘읽어가면서’ 그 그림이 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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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사람이 내적으로 단순해지면 단순해질수록

사물을 보다 폭넓고 깊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필사자는 문자 삽화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면서

그것을 통해 무한한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거기에서 영원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감상평 。。。。。。。                    

 

     그림을 ‘읽어가면서’ 그 그림이 담고 있는 당대의 역사적 현실을 설명하는 책이다. 역사학 교수이면서 아마추어 미술가이고 싶은 저자의 심리적 경향이 드러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흐름은 저자가 뽑은 각 시기를 반영하는 그림들을 실어 놓은 후, 그림의 작가가 처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식이다. 예를 들자면 황제 유스티아누스와 황후 테오도라의 거대한 그림에서 그들을 신성시하려는 당시의 분위기를 읽어내는 식이다.

 

 

     책 제목처럼, 그림은 역사가 남긴 자서전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그림 이외에도 인간이, 그리고 자연이 남겨놓은 수많은 유물, 유적, 기록, 생각이 모두 역사가 남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저자는 역사학자이면서도 미술에 관심이 많았기에 특별히 그림이라는 주제로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내려가고자 하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비단 그림이 아닌 다른 소재를 중심으로 역사적 흐름을 읽어 내려가는 책이 나올 법도 하다. 이를테면 ‘신발로 읽는 역사’ 등등..

 

     저자가 기독교인인지 책의 곳곳에 그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한 줄 글이나 성경의 한 절이 적혀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통상 역사책을 내면서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을 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책 자체가 엄격한 역사서라기보다는 저자가 본 그림들을 차근차근 그 자신의 소감을 적은 것(다만 저자의 전공은 속일 수 없기에 거기에 역사적 배경이 들어갔을 뿐)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정도의 내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면 저자의 의도를 엄청 왜곡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저자의 그런 시도 덕분에 역사상 남은 위대한(저자의 주관적 선택이지만) 그림들을 컬러 사진으로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p*********n 2009.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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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거울...
"역사의 거울..." 내용보기
참 좋은 서적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림에 관한 그 뒷배경과 읽는법을 모르고 지나쳤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그림들이 이젠 좀더 생생하게 마음 안으로 들어오며, 그림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만일 이 그림을 해외의 미술관에서 우연찮게라도 만나게 된다면, 좀더 자세히 천천히 감상할 수 있을것 같구요... 이러한 글을 쓸 수 있었던 작가는 분명 예술을 사랑하고,역사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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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서적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림에 관한 그 뒷배경과 읽는법을 모르고 지나쳤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그림들이 이젠 좀더 생생하게 마음 안으로 들어오며, 그림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만일 이 그림을 해외의 미술관에서 우연찮게라도 만나게 된다면, 좀더 자세히 천천히 감상할 수 있을것 같구요... 이러한 글을 쓸 수 있었던 작가는 분명 예술을 사랑하고,역사에 대해서도 상당한 안목을 지닌 분이것 같습니다. 책값이 결코 아깝지 않으며, 깔끔하면서도 좋은 화질의 명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분들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인상깊은구절]
"기요틴에 잘려 나간 루이16세의 두툼한 얼굴은 오히려 평화스러워 보이고 그의 목에서 뿜어 나오는 붉은 피는 마치 회오리처럼 화면 중앙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뿜어오르고 있다. (중략) 더불어 반 고흐가 영국의 강렬한 흑백 판화에 매료되었던 것도 이해 할 수 있었다.
YES마니아 : 골드 c******9 2003.03.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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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기 좋은 그림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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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역사의 표정이며,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자, 역사와 만나는 직접적인 통로이다. 그래서 나는 역사를 만나러 미술관에 간다" 는 저자의 말과 같이 이 책은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며 역사학자의 설명을 듣는 듯 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특정한 주제에 맞게 그림들은 책 속에 전시되어 있고 그에 따른 역사적 배경이나 저자의 생각이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다. 책에 나와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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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역사의 표정이며,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자, 역사와 만나는 직접적인 통로이다. 그래서 나는 역사를 만나러 미술관에 간다" 는 저자의 말과 같이 이 책은 마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며 역사학자의 설명을 듣는 듯 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특정한 주제에 맞게 그림들은 책 속에 전시되어 있고 그에 따른 역사적 배경이나 저자의 생각이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다. 책에 나와있는 그림들은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익숙한 그림들이 꽤 있는만큼 상당히 유명한 그림들인 것 같고 그에 따른 저자의 설명으로 미루어 보건데 저자는 신문화사나 포스트모더니즘을 전공하는 사학자가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사학 전공자 보다는 그림이나 역사의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 보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m*****0 2002.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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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짱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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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 미술에 관련된 책을 좀 보려고 하던 차에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베스트 셀러도 아니고 유명한 책도 아닌 것 같아 기대도 안하고 샀는데 음하하하~ 돈을 알차게 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저는 미술 관련 계통이 아니라 문과 계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과 역사를 관련시킨 것이 정말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이전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도 봤는데 물론 유익하지
"정말 정말 짱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보기
방학때 미술에 관련된 책을 좀 보려고 하던 차에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베스트 셀러도 아니고 유명한 책도 아닌 것 같아 기대도 안하고 샀는데 음하하하~ 돈을 알차게 쓴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저는 미술 관련 계통이 아니라 문과 계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과 역사를 관련시킨 것이 정말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이전에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도 봤는데 물론 유익하지만 좀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부담이 없으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역사와 미술을 함께 두루 섭렵할 수 있었답니다. 마치 이석우 선생님이 재미있는 강의를 해주시는 것처럼 느낄 만큼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이 되어있구요. 책에 실린 그림들도 알찹니다. 중고등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아무튼 적극 추천입니다.
f******a 2002.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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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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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았는데 읽는 재미뿐만아니라 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저는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역사학자가 쓴 미술사라서 그런지 기존의 미술사와는 전혀 다른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술이란 역사의 자서전이라는 말이 있다. 미술은 시간 속에서 형성되므로 거기에는 역사가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술과 역사의 만남을 명쾌하고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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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았는데 읽는 재미뿐만아니라 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저는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역사학자가 쓴 미술사라서 그런지 기존의 미술사와는 전혀 다른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술이란 역사의 자서전이라는 말이 있다. 미술은 시간 속에서 형성되므로 거기에는 역사가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술과 역사의 만남을 명쾌하고 사실적인 어투로 어루만지는 작가의 의도 또한 이 책을 빛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답적인 생각으로 써왔던 기존의 미술사에 싫증이 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j*****0 2002.07.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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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범죄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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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그로스의 <사회의 기둥이란 사람들> 혹은 <우울한 날>   얼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버지니아의 참사에서 나는 뭉크의 ‘절규’와 여러 점의 그림들을 떠올렸다. 당시의 인상들을 나는 독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불안과 고독을 생각해보고자 했다. 그런데 나는 또 몇 점의 그림과 만나야 한다. 그림도 잠지 잊고 쉬고 싶은데, 하수상한 세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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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그로스의 <사회의 기둥이란 사람들> 혹은 <우울한 날>

 

얼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버지니아의 참사에서 나는 뭉크의 ‘절규’와 여러 점의 그림들을 떠올렸다. 당시의 인상들을 나는 독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불안과 고독을 생각해보고자 했다. 그런데 나는 또 몇 점의 그림과 만나야 한다. 그림도 잠지 잊고 쉬고 싶은데, 하수상한 세상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나의 안식을 방해한다.

 

건국이래 가장 충격적인 방식으로, 그러나 그 효과에서만큼은 최고로 어글리 코리언을 알린 조승희 사건의 낯 뜨거운 홍조가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터진 재벌 회장과 그 아들의 엽기적인 행각은 분노라는 낱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정말이지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다. 사건의 주범인 것이 거의 확실한 한화 그룹 김승연 부자의 복수극과 자본권력의 눈치나 보며 사회정의를 내팽개친 공권력의 한심한 작태는 그 자체로 사회의 안정을 위협한다. 저들의 짓거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 사회의 구성원인 선량한 개인을 심각한 병증에 시달리게 한다.


게오르그 그로스의 그림 <사회의 기둥이란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로스는 이 그림에서 자신의 조국을 병들게 하는 다섯 부류의 악마적 존재를 그렸다. 맨 아래 나치 복장을 한 사람은 기업인으로 추측된다. 누구에겐가 잔뜩 적개심을 품은 표정으로 칼을 들고 있는 그의 뇌는 열려 있는데, 기마병의 모습에서 그의 생각을 읽은 것은 어렵지 않다.

 

한화의 역사에서 군부독재와 유신 시절의 그림자는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설립자 김종희는 쌍용의 김성곤과 함께 친유신정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즉 한화 그룹의 성장에는 정경유착의 더러운 자양분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말이다. 그 아들 김승연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공여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피해 외국에서 장기간 도피하며 파렴치한 범법을 저지른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워낙에 우리의 나랏법과 그 집행자들이 유전무죄의 법해석 신봉자인 덕분으로 죄수복을 입지 않았다뿐이지 그는 분명 실정범이었다. 그런 그가 젊은 사람들 사이에 행해진 다툼에 돈으로 산 폭력을 동원하여 ‘사적 제재’를 가한 이번의 범죄는,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과 그 오너들이 얼마나 황폐화 되어있고 안하무인의 귀족적 사고에 젖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림은 간이 변소를 뒤집어 쓴 언론인, 머릿속이 똥으로 가득찬 정치인, 신을 팔아 세속적 이권으로 욕심을 채우는 성직자, 호전성의 상징인 제복의 군인 등 파시즘(나치즘)의 태동을 경고하는 섬뜩한 메시지로 채워져 있다. 똥으로 가득한 공권력과 파시즘의 창궐에 뒷돈을 대며 기업을 키우는 기업가의 유착을 통렬히 고발한 그로스의 화필에서 나는 김승연 부자와 공권력의 추잡한 커넥션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이의 그림 <우울한 날>은 정경유착의 음험한 거래 속에서 신음하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풍자한다. 전후 독일의 황폐한 아침을 묘사한 이 그림에 등장하는 맨 앞의 사팔뜨기 인물은 연금을 관리하는 공무원이다. 마치 생김새가 좀 전의 그림 속에서 만난 정치인과 닮아있다. 그가 팔짱에 꼭 움켜진 채 열지 않는 가방은 연금을 지급하지 않는 정부의 비민주적인 처사를 은유한다.

 

뒤로 보이는 깡마른 참전 군인과 노동자 사이에는 단단한 담벼락이 그들 사이를 막고 있다. 연금 관리인의 얼굴에서 나는 노동자의 희생과 노동력의 착취로 거대해진 이 땅의 재벌들과 총수들의 얼굴을 본다. 그런 그들이 이 세상에 속죄하고 자숙하기는커녕 ‘짐이 법이라’도 되는 양 사적인 제재를 일삼다니 도저히 민주 시민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술이었다. 젊은이들이 카페에서 술을 마셨고 그 직접적 사유가 무엇이든 술은 분명 그 싸움의 한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다. 카라바조가 그린 바쿠스가 떠오른다. ‘바쿠스’ 혹은 바카스는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이자 술의 신이다. 어머니가 둘인 자라는 뜻이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는 세멜레를 질투한 헤라 여신의 술책에 의해 세멜레는 벼락(제우스신의 것이다)을 맞아 죽는다. 그러나 세멜레의 태중에 있던 디오니소스는 살아나 제우스의 넓적다리 속에 숨어서 달이 찰 때까지 자란 끝에 태어나게 된다. 그는 니사의 님프에게서 자라 각지를 떠돌게 되는데, 이는 헤라가 그에게 광기를 심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는 각지를 떠돌며 문명과 포도 재배 기술을 전하며 대지의 풍요를 관장하고 술의 신이 되기도 한다.

 

바쿠스를 그린 카라바조는 창작의 열정이 한참 불타오르던 시절, 테니스 경기 도중에 상대방과 다투다 그 사람을 죽인다. 아무리 사적인 결투의 관행이 내려오던 시기라 해도 운동 경기 중의 다툼에서 사람을 죽인 행위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자신이 그린 술 때문이었을까. 이번 사건의 회장님과 그 아들도 카라바조를 숭배해서인지, 엄연한 사회 규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제 맘대로 사람을 팼으니 이런 패악이 어디 있을까.

 


 

카페에서의 다툼이나 그 안의 아들을 짐작하게 하는 그림도 있다. 미국 화가로 재떨이파(하층 계급의 일상을 그린 데서 유래)의 일원인 조지 벨로우의 <클럽 나이트>는 그날의 싸움을 암시하는 것만 같고 18세기 화가 월리엄 호라스의 <탕아 연작> 세 번째 그림에 해당하는 ‘선술집’에서는 술에 취해 거만을 떠는 재벌가의 아들 이 보인다.

 


 

맞고 돌아온 아들의 복수를 위해 폭력배를 대동하고 카페를 찾아 눈물겨운 부정을 만천하에 떨친 회장님의 모습은 바로 아래 그림 속의 인물 같지 않았을까. 원래는 사랑의 열병에 걸린 <상사병>을 그린 것이지만 그로스의 범상치 않은 화법은 어쩐지 카페에서 사적 복수에 희열하고 있는 회장님의 엑스레이 사진처럼 보인다. 나만의 상상일까.

 


 

프랑스 화가 피에르 폴 프뤼동은 인간 사회가 어떻게 변하든 정의는 지켜져야 하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을 가졌던 화가인 모양이다. 그의 그림 <죄를 쫓는 정의와 신성한 복수>는 그런 신념을 인상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달이 구름에 걸터앉은 깊은 밤에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해하고 귀중품을 빼앗아 달아나고 있다. 한 손에 칼이 들려 있는 것이 좀도둑은 아닌 듯하다. 비록 목숨이 경각에 달렸어도 그의 몸에는 환한 빛이 비치고 있으니, 그의 선함은 의심할 바 없다. 물건을 훔친 자는 재물의 소유에도 불구하고 눈빛은 불안하고 컴컴한 어둠 속에서 길을 찾기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공중에는 그 범죄행위를 목격하고 그를 잡으려는 두 명의 여신이 떠 있다. 횃불을 든 왼쪽의 여신은 ‘정의의 여신’이고, 그 옆의 여신은 ‘신성한 복수의 여신’이다. 오른 손에 든 것이 검, 왼쪽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범죄자는 곧 잡힐 것이 분명하고 정의와 저울이 상징하는 공평한 처벌로 그 죗값을 받을 것이 틀림이 없다.

 

이 그림의 복수는 김회장 일가가 저지른 사적 제재는 결단코 아니다. 이는 오히려 법 이전의 정의와 양심 그리고 죄상에 따른 공정한 처벌을 상징한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지 결코 우리들 인간의 잣대로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법이란 공동체 사회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율을 신성의 역할에 기대어 만들어 놓은 인간들 사이의 약속에 불과하다. 그런데 하물며 제 맘대로 복수를 하다니, 김회장 일가는 스스로 신 인줄 알고 있는 것일까?

 

이 그림의 교훈은 정의와 양심의 절대 가치를 자식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지 복수를 흉내 내는 것에 있지 않다. 초등학생도 안다. 그런데 지체 높으신 회장님은 어찌된 것일까? 설마 한 기업집단의 총수가 초등생 수준의 판단력도 없다고 믿기에는 우리의 기업과 경제가, 그리고 한화 그룹의 직원들이 너무도 불쌍하다.

 


 

쿠엔틴 마시는 신대륙의 발견과 식민지의 개척, 그로 인한 무역이 번성하던 시기에 살았던 화가다. <환전업자와 그의 아내>는 정직한 상인과 그의 온화하고 기품 있는 아내가 그려진 그림이다. 금화를 재는 환전업자의 모습은 꼼꼼하고 정직해 보인다. 얄팍한 상술로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는 꼼수는 보이지 않는다.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는 성경을 즐겨 읽는 신심 깊은 여자다.

 

우린 언제나 이렇게 정직한 기업인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을까. 그들이 가진 부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공적으로 칭송되어야 함이 마땅한 세상은 언제나 오는 것일까. 투기와 편법과 불법 그리고 암거래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과 치밀한 계산, 앞서 내다보는 안목과 결단으로 튼튼한 기업을 일군 경영자를 흠모할 수 있는 세상은 정말이지 생전에는 보기 힘든 일일까. 열망만큼 한숨 또한 비례하여 커지기만 한다.

 

그림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서 시간이 성큼 현실로 걸어 나왔다. 얼마나 어처구니없으면 그랬을까. 그 그림들이 재구성해준 이 범죄의 씁쓸한 결론에는 막스 베크만이 그린 <턱시도를 입은 자화상>이 있다. 오늘 우리가 듣고 있는 그 범죄의 혐의를 입증해줄 책임과 열쇠를 모두 가진 그 사람의 얼굴이 묘하게도 그림의 남자와 무척 닮았다고 생각한다. 과연 저 혼자만의 착각일까요.


 

e******1 2007.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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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기 힘든 가벼움 - 역사가 그렇게 가벼운 것은 아닐진데...
"견디기 힘든 가벼움 - 역사가 그렇게 가벼운 것은 아닐진데..." 내용보기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페이지 수에 한 5,60개 정도의 작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작품 당은 평균 대여섯 페이지 정도가 됩니다. 이곳에 해당 화가의 자화상이나 관련되는 다른 그림을 한두점 올리면 실제로 작가의 코멘트 내용은 두어 쪽이면 끝입니다. 어떻게 이 짧은 길이로 그 작품의 역사성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길지 않다는 것은 읽기 부담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견디기 힘든 가벼움 - 역사가 그렇게 가벼운 것은 아닐진데..." 내용보기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페이지 수에 한 5,60개 정도의 작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작품 당은 평균 대여섯 페이지 정도가 됩니다. 이곳에 해당 화가의 자화상이나 관련되는 다른 그림을 한두점 올리면 실제로 작가의 코멘트 내용은 두어 쪽이면 끝입니다. 어떻게 이 짧은 길이로 그 작품의 역사성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길지 않다는 것은 읽기 부담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깊이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요. 읽다보면 사학자로서가 아니라 그냥 서양회화 쪽으로 관심이 있는 평범한 지식인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고 보여집니다. 사학자로의 독특한 해석이나, 나름대로의 시각이 부재하다는 뜻이지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그러한 시각이나 해석을 보여주기엔 너무 많은 작품을 다루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깊이는 없어도 좋다, 넓기만 하면 된다는 분에게는 권해 드릴만 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작가의 종교관이 너무나 작품 해석을 일정한 틀에 묶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글읽기는 아니였습니다.
d****x 2004.09.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