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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그녀의 일기.
1944년 37세였던 프리다 칼로, 그녀는 죽기 전 10년 동안 몸이 망가져 누워있는 중에도 일기를 썼다. 그녀의 일기는 독특하다. 군데군데 문장이 정갈하지 않고, 마치 단어 놀이를 하듯 두서없는 단어의 나열만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두서 없어 보이는 단어의 나열은 사실 그녀의 삶과 긴밀하게 얽혀져 있다. 어릴 적 소아마비와 저주스러운 교통사고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디에고에 대한 애증, 세 번의 유산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기까지, 삶 자체가 고통스러웠던 프리다 칼로의 삶이 단어하나 하나에 묻어져 있다.
이 외에도 53페이지와 54페이지에 '쇼콜라틀(Xocolatl)'이라는 글자의 잉크가 뒷장에서 부터 베어나오는 잉크 번짐과 같은 다양한 우연들을 일기 작성에 자주이용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리고 그녀의 잉크 번짐은 그녀의 감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잉크 이외에 66페이지~67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물감 번짐은 마치 의도한 듯 자연스럽게 이용한 부분이 있는데, 프리다는 이렇게 우연히 생긴 얼룩을 이용하여 야수를 표현한다거나 74~75페이지에는 번진 얼룩을 이용하여, 야누스 얼굴이 있던 자리에 황소의 얼굴을 그리고 여성의 몸을 그려넣기도 하고. 데칼코마니기법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도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그녀의 일기는 삶의 연대에 맞게 순차적으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 먼저 쓴 글에 대해 추후에 첨언을 하기도 했다는 점이 일기에 독특함을 더한다.
프리다의 일기의 주된 테마는 사랑, 병마로 인한 좌절, 희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들이 단편적인 단어나 문장, 편지, 그림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 표현된다. 따라서 그녀의 일기는 그 의미에서나 가치에서나 통상적인 일기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일기를 톨해 마주한 프리다 칼로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연약함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틈을 비집고 아무리 고통이 스며들어도, 그녀는 나아가려했다. 하지만 강인해보이려 해도 그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자살을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일까? 일기를 통해 본 그녀는 늘 외줄 위에 서있는 것 같았다. 외줄 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프리다에게 디에고는 어쩌면 단단한 땅으로 안전하게 착지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프리다 칼로가 일기에서 남편 디에고에 대한 애증이 곳곳에 드러나있기 때문이다.
디에고에 대한 사랑.
프리다가 디에고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프리다 일기 곳곳에서 묻어난다. 나는 그 중에서도 40페이지에서 50페이지까지 이르는 연서를 통해 프리다에게 디에고가 어떤 존재인지 다윽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떤 것도 당신의 손과 비교할 수 없어요. 그 무엇도 당신의 녹색 눈빛과 비교할 수 없죠. 내 육체는 매일 당신으로 인해 충만합니다. 당신은 밤의 거울, 맹렬한 섬광, 비옥한 땅입니다. 당신의 품은 나의 쉼터이지요. 내 손끝은 당신의 피를 만집니다. 당신이라는 원천으로 부터 움트는 생명을 느끼는 것은 나의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입니다. 그것은 당신으로 채워진 내 모든 신경의 길목에 핀 꽃입니다.(p40) … 당신은 나의 방 한 켠에 만들어진 온 우주입니다. (p50)"
뿐만아니라 43페이지에 나오는 '조색단(색을 흡수하는원자단)' 과 '발색단(색을 방출하는 원자단)'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프리다가 디에고와의 관계를 단순한 사랑을 넘어 예술로 연결된 관계라고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60페이지에 <네페루니코의 초상화>의 이마에있는 눈은 디에고를 의미하고, 직관의 힘을 나타낸다. 프리다의 그림에는 디에고가 지혜의 상징인 "제3의 눈"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는 점에 있어 프리다 칼로에게 디에고는 어떤 존재였을지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하지만 프리다는 자신의 우주였고, 자신에게 건강함이 있다면 그 건강을 주고 싶었던 디에고로부터 상처를 받게 된다. 다른 사람도 아닌 프리다 자신의 여동생과 바람을 핀 디에고, 여기서 우리는 디에고의 속사정을 한번 쯤 들어 볼 필요가 과연 있을까?
프리다 칼로, 그녀를 만난 후
세상 모든일에는 정말 이유가 있는 것일까? 최악의 경험에서 우리는 한 조각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모든 조각을 찾는다면 우리는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일까? 프리다 칼로에게 상실은 어떤 의미 였을까?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를 읽으며 나는, 프리다 칼로, 그녀의 상실의 무게가 너무도 고독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누군가 프리다 칼로의 한계를 시험하듯, 그녀가 얼머나 버틸 수 있을지 끊임없이 시험하려는 것 같았다. 세상은 그녀를 완전하게 두려하지 않고, 그녀를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끝이 좋으면 모든게 좋은거라고 애써 위로를 전할 수도 없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고통이 그녀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천국에서 그녀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기를...바라본다.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일기>는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누군가의 일기를 본다는 것에 있어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누군가의 삶이 담겨있어 더 귀중하게 느껴지는 도서다.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일기>는 내게 칼날과도 같은 환희에 찬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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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도 작품의 제목도 모르면서 그림을 보면 어? 이 그림! 하는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프리다 칼로지 않을까 싶다. 그녀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알고 싶어 책을 구입했고 결과는 당연히 만족. 그렇게나 힘겨운 삶을 살았으리라고는 미처 몰랐었다. 육체적으로 또 심적으로 두 번의 큰 사고를 겪는다. 육체적 사고는 교통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었던 그녀는 이 사고로 철재 난간이 옆구리를 관통해 골반뼈를 부순 뒤 음부로 삐져나오는 끔찍한 부상을 입는다. 그의 나이 불과 17살. 그럼에도 씩씩했던 그는 21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는데 이것이 또 한번의 심적 사고가 된다. 상대 이름은 디에고. 이미 마흔이 넘었던 나이였고 무엇보다 바람둥이로 유명했었음에도 결혼을 감행했고, 결과는 어쩌면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말과 글로 표현이 다 힘들었을 고통을 그는 미술로 승화시켰다. 그가 남긴 전체 작품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가 바로 자화상인데 무려 55점이나 된다고. 이 책에서 언급되어 있듯이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는 "좋은 이야기는 그림과 관념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림과 관념이 많이 혼재되어 있을수록 이해하기가 쉽다"고 했다는데 이를 프리다 칼로와 그의 자화상이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교통사고 후유증만으로도 참 힘들었을텐데 오른발에 생긴 괴저병으로 인해 결국 다리마저 절단해야 했을 때, 그는 이런 말과 함께 절단된 발의 그림을 남긴다. "발이 왜 필요하지? 내겐 날개가 있는데" 볼 때마다 숙연해지는 마음마저 드는 작품과 그의 삶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