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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콜린 메컬로/강선재 외 3인 교유서가/2016.6.2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라를 경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치가는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동원한다. 평상시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혼란기엔 강제로 자금을 마련하면서 복잡한 관계들이 형성된다. 지배층들이 자기편과 자기 재산을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은 지금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불법정치자금이 문제가 되어 구속되는 사람이 생기고, 대기업이 공중 분해되어 사라지기도 하며, 때로는 서슬 퍼런 검찰의 조사가 지배자들의 영향으로 사막에 물 스며들 듯 자취를 감추는 일이 흔하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에서도 정국의 주도권 다툼으로 분열되면서 망하는 자와 흥하는 자로 재편되는 역사적 과정을 소설화 한 것이 콜린 매컬로의 <포르투나의 선택>이다.
콜린 매컬로는 국내에서는 3천만부가 넘게 팔린<가시나무새>의 작가로 유명하지만 영미권에서는 역사소설가로 명성이 높다. 로마 시리즈의 첫 책<로마의 일인자>를1990년 세상에 내놓은 뒤 <마스터스오부 로마> 7부작을 연달아 발표했다. 또 다른 역사소설<트로이의 노래> <모건의 길>등 총 25종의작품을 썼고 데뷔작 <팀>과 <가시나무새>등은 영화화 되었다. 교유서가에서 국내 최초로 <마스터오부 로마>를 완간한다니 기대가 된다.
<포르투나의 선택>은 기원전 83년부터 81년까지 지배자 로마와 독립하려는 이탈리아 시들의 패권다툼의 내용이다. 1부 첫머리엔 스물두 살의 젊은 폼페이우스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기존 지배세력에 맞서는 술라를 만나는 과정과 활약상이 펼쳐진다. 한편 카이사르의 고종4촌 마리우스2세가 죽은 아버지의 후광으로 수석집정관이 되어 술라의 군대와 싸우다 죽는다. 술라의 반대편 로마의 장군들은 전사하거나 도망친 후 잡혀 죽는 과정이 그려지고 술라가 로마의 독재관이 된다. 2부, 술라가 정권을 장악한 후 반대파 원로원 의원과 백인조 상급 기사의 공권을 박탈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하여 국고로 환수 한다. 이렇게 정국을 안정시키는 과정과 18세의 카이사르가 술라의 칼날을 피해 달아났다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술라의 지지를 받고 마리우스에 의해 임명되었던 유피테르 대제관에서 풀려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로마의 원로원을 장악한 카르보 세력과 그에 반발하는 술라를 지지하는 세력 간의 다툼으로 전개되는 “이탈리아 전쟁은 로마로부터 독립하려는 이탈리아 동맹시들과, 이탈리아 국가들이 계속 어느 정도의 종속 상태에 있기를 원한 로마의 싸움이었다. 한데 이 새로운 갈등의 주제는 대체 무엇인가?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느 쪽이 로마를 지배하고 소유하게 될 것이냐이다. 그것은 술라와 카르보 두 사람의 주도권 싸움이었다.(p.160)” 카르보 세력은 컷지만 결속력이 약하고 리더가 확실한 역할을 못한 반면, 술라는 약한 세력을 결속력으로 지탱하면서 주변의지지 세력을 키워서 결국은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술라는 독재관이 되었다. 술라의 반대편에 섰던 세력들의 우두머리들은 비밀명령에 의하여 로마, 또는 이탈리아 곳곳에서 처형되고 사라졌다. 12월의 칼렌다이에 술라는 원로원 회의를 소집했다. 거기서 집정관을 비롯한 모든 관리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오펠라가 집정관에서 탈락하자 술라의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다가 목이 잘렸다. 그 뒤로 공포정치가 계속되었다. “공마를 받는 18개 백인조의 상급 기사들을. 그들 대다수는 마리우스, 칸나, 카르보의 행정부 때 재산을 불렸다. 바로 이들이 술라가 로마의 경제 회복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겠다고 결심한 표적이었다. 완벽한 해법이야! 독재관은 들뜨고 만족스러워하며 생각했다. 국고도 가득차고 그의 적들도 모조리 제거할 수 있을 터였다.(p.281)” 이렇게 반대파를 몰락시키며 정국을 짧은 시간에 안정시켰다.
카이사르는 술라의 허락으로 유피테르 대제관에서 벗어나는 연회에서 낭비벽이 심하다는 술라의 지적을 받지만, “… 이제부터 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제 공직 진출을 위해 쓸 겁니다.”라고 말한다. “파산하기 딱 좋겠군.” “항상 어떻게든 될 겁니다.”카이사르가 개의치 않고 말했다. “그걸 자네가 어찌 아나?” “왜냐하면 저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으니까요. 운은 저를 따라다닙니다.” 술라는 몸을 떨었다.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은 건 나지! 내게는 늘 운이 따랐어! 하지만 거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게. 포르투나는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은 애인이야.”(p.426)
마지막 부분에서 카이사르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술라는 포르투나 여신은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다고 충고를 한다. 군에 입대하기 위해 작별인사를 하며 1권의 이야기는 끝난다. 2편에서 카이사르의 영웅적인 활약상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딱딱하고 복잡한 로마사의 한 부분을 재미있게 사건전개의 스릴을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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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가 드디어 로마 최고의 자리에 서게되기까지의 숱한 전쟁과 로마 입성, 그리고 겨우 아이티를 벗어난 열여덟의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가 천천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의 격동하던 로마 공화정 말기가 배경이다. 이제까지 나온 로마의 일인자 세 개의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몰입도가 높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부분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주인공은 술라다. 풀잎관의 2부와 3부를 아직 읽지 않은 탓으로 왜서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그토록 잘생기고 저돌적이고 매력적인 술라가 늙고 이빨은 다 빠지고 머리털도 빠져 가발은 삐딱하게 쓴 채로 변방의 군사들을 지휘하는 모습은 이만저만 실망스러 게 아니다. 게다가 얼굴에는 피부병과 햇빛에 의한 화상으로 말이 아니다. 게다가 그 가려움증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술라는 술에 쩔어있다. 술라의 편에 가담하기로 한 어린 폼페이우스는 그 모습에 실망하지만 곧 그 추한 겉모습과 지병으로도 희석되지 않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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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은 기원전 83년부터 81년까지 지배자 로마와 독립하려는 이탈리아 시들의 패권다툼의 내용이다. 1부 첫머리엔 스물두 살의 젊은 폼페이우스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기존 지배세력에 맞서는 술라를 만나는 과정과 활약상이 펼쳐진다. 한편 카이사르의 고종4촌 마리우스2세가 죽은 아버지의 후광으로 수석집정관이 되어 술라의 군대와 싸우다 죽는다. 술라의 반대편 로마의 장군들은 전사하거나 도망친 후 잡혀 죽는 과정이 그려지고 술라가 로마의 독재관이 된다. 2부, 술라가 정권을 장악한 후 반대파 원로원 의원과 백인조 상급 기사의 공권을 박탈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하여 국고로 환수 한다. 이렇게 정국을 안정시키는 과정과 18세의 카이사르가 술라의 칼날을 피해 달아났다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술라의 지지를 받고 마리우스에 의해 임명되었던 유피테르 대제관에서 풀려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로마의 원로원을 장악한 카르보 세력과 그에 반발하는 술라를 지지하는 세력 간의 다툼으로 전개되는 “이탈리아 전쟁은 로마로부터 독립하려는 이탈리아 동맹시들과, 이탈리아 국가들이 계속 어느 정도의 종속 상태에 있기를 원한 로마의 싸움이었다. 한데 이 새로운 갈등의 주제는 대체 무엇인가?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느 쪽이 로마를 지배하고 소유하게 될 것이냐이다. 그것은 술라와 카르보 두 사람의 주도권 싸움이었다.(p.160)” 카르보 세력은 컷지만 결속력이 약하고 리더가 확실한 역할을 못한 반면, 술라는 약한 세력을 결속력으로 지탱하면서 주변의지지 세력을 키워서 결국은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술라는 독재관이 되었다. 술라의 반대편에 섰던 세력들의 우두머리들은 비밀명령에 의하여 로마, 또는 이탈리아 곳곳에서 처형되고 사라졌다. 12월의 칼렌다이에 술라는 원로원 회의를 소집했다. 거기서 집정관을 비롯한 모든 관리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오펠라가 집정관에서 탈락하자 술라의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다가 목이 잘렸다. 그 뒤로 공포정치가 계속되었다. “공마를 받는 18개 백인조의 상급 기사들을. 그들 대다수는 마리우스, 칸나, 카르보의 행정부 때 재산을 불렸다. 바로 이들이 술라가 로마의 경제 회복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겠다고 결심한 표적이었다. 완벽한 해법이야! 독재관은 들뜨고 만족스러워하며 생각했다. 국고도 가득차고 그의 적들도 모조리 제거할 수 있을 터였다.(p.281)” 이렇게 반대파를 몰락시키며 정국을 짧은 시간에 안정시켰다. 카이사르는 술라의 허락으로 유피테르 대제관에서 벗어나는 연회에서 낭비벽이 심하다는 술라의 지적을 받지만, “… 이제부터 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제 공직 진출을 위해 쓸 겁니다.”라고 말한다. “파산하기 딱 좋겠군.” “항상 어떻게든 될 겁니다.”카이사르가 개의치 않고 말했다. “그걸 자네가 어찌 아나?” “왜냐하면 저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으니까요. 운은 저를 따라다닙니다.” 술라는 몸을 떨었다.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은 건 나지! 내게는 늘 운이 따랐어! 하지만 거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게. 포르투나는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은 애인이야.”(p.426) 마지막 부분에서 카이사르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술라는 포르투나 여신은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다고 충고를 한다. 군에 입대하기 위해 작별인사를 하며 1권의 이야기는 끝난다. 2편에서 카이사르의 영웅적인 활약상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딱딱하고 복잡한 로마사의 한 부분을 재미있게 사건전개의 스릴을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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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로마〉 3부, 《포르투나의 선택》은 젊은 폼페이우스를 깨우는 등불로부터 시작된다. 촌놈, 사팔뜨기 도살자 스트라보의 아들인 젊은 폼페이우스는 다소 경박하지만 순수한 열망을 지닌 인물이다. 스스로를 위대한 마그누스라고 부르는 그는 전작에서 아버지를 가슴 깊이 존경하지만 부족한 지략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키케로에게 보여준 의리(안타깝게도 3부 1권에서 키케로는 이름으로만 등장한다)를 통해 다가올 활약을 예상할 수 있었다. ‘로마의 일인자’가 시작되는 기원전 110년 기준,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아버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1세대로 한다면 3부는 2세대가 장년층을 이루며 3세대들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킨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는 깊은 병을 얻어 예전 같지 않다. 고통을 잊기 위해 마신 포도주는 그를 주정뱅이로, 참지 못해 긁은 피부는 얼룩덜룩하며 자제하지 못해 찌운 살이 병마로 인해 내리면서 급격하게 늙어버렸다. 가지런한 치아는 물론이고 탐스럽던 머리칼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가! 콜린 매컬로가 그린 장년의 술라는 예전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는 늙은이 그 자체다. 그럼에도 그가 지닌 특유의 야수성을 담은 눈빛은 여전하다. 집정관 카르보를 비롯하여 로마에 남은 이들은 그의 귀환을 두려워하며, 라티움의 삼니움 족을 비롯하여 여러 세력들이 그를 저지하기 위해 뭉친다. 젊은 폼페이우스는 아버지의 피호민들, 퇴역군인들을 모아 술라 세력에 가담한다. 술라의 사위 마메르쿠스, 새끼 똥돼지 메텔루스 피우스, 루쿨루스 등은 여전히 그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다. 젊은 폼페이우스는 치기어림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술라의 흥미를 끈다. 술라와 함께 게르만족 행세를 했던 세르토리우스. 그는 마리우스를 배신한 술라를 용서하지 않았으나 그의 능력을 알고 있기에 무능한 지휘관을 등진다. 로마에서는 마리우스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이들을 동원하여 마리우스 2세를 집정관으로 선출한다. 아우렐리아는 그를 말리며 술라를 꿰뚫어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모든 것은 술라에게 있어 하나의 연극이니, 네가 집정관이 된다면 하나의 징조가 되고 그로 인해 술라가 만들어낼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어리석은 마리우스 2세는 자신의 능력을 적시하지 못하고 로마에 남은 의원들은 물론 자신도 죽게 만든다. 이는 술라에 반대하는 세력의 몰락을 가져왔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고귀하게 태어났으나 고귀함을 유지할 그 무엇도 소유하지 못했던 그는 58년만에 로마의 주인이 되었다. 값싼 가발, 초라한 발걸음. 홀로 걷는 술라를 조롱했던 로마는 곧 그가 가진 권력, 로마의 독재관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술라가 통치하는 것은 두려움이었다. 아름다웠던 도시, 숙녀 로마를 이 꼴로 만든 이들을 용서치 않겠다. 술라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젊은 폼페이우스는 말한다. ‘존엄’. 코르넬리우스 일족으로서, 파트리키로서 술라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말이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예언을 저지하기 위해, 신관의 아펙스로 묶어버린 운명의 아이 카이사르. 수부라와 에스퀼리누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매혹적인 아이. 마리우스의 족쇄 부르군두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며, 유피테르 대신관이지만 동시에 데쿠미우스의 아들이 될 수 있는 그 인물을 자유롭게 한 것은 놀랍게도 술라였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어린 카이사르를 억압했기에,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그를 자유롭게 한 것이다. 이제 그는 쇠붙이를 몸에 대면 안 되는 제약에서 벗어나, 쇠붙이가 몸에서 떨어지면 안 되는 전장으로 향한다. 술라는 아이에게서 마리우스를 느끼노라 하지만, 자신의 야수성을 발견한다.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가 선택한 진정한 펠릭스는 누가 될 것인가. 다가올 로마의 마지막 황금기를 더욱 기대한다. -잔혹한 세르빌리아(리비아 드루사의 딸), 루키우스 무틸루스의 아내 바스티아, 애정을 잃지 않는 아름다운 달마티카, 술라를 제대로 판단하는 아우렐리아의 출연은 반갑고도 즐거운 장면들이었다. -아우렐리아가 연기하는 연극은 무언가를 이룩하면 술라가 느끼고 하는 허전함을 채워주는데, 초반에 등장했던 메트로비오스가 상징하는 술라의 욕망, 그들이 벌였던 향락을 연상하게 하는 명장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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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부분에는 시리즈의 3부인『포르투나의 선택』부터 시작하는 독자들을 위해 1,2부의 줄거리가 붙어있다. 그 중 「연대순으로 쓴 기원전 86년부터 기원전 83년까지의 주요사건」은 2부의 끝과 3부의 시작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처음부터 읽었던 독자들도 읽고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술라는 동방전쟁을 통해 미트리다테스를 폰토스로 몰아넣고 이탈리아로 돌아와서 마리우스 일파들인 킨나와 카르보 등과 또 다시 내전을 벌였다. 그 사이에 서로의 반대파들을 향해 반복되는 무자비한 숙청과 보복살인 등은 입에 담기 조차 괴롭다. 전쟁은 결국 술라의 승리로 귀결되고, 카르보에게 이용당한 마리우스 2세와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삼니움족의 영웅 무틸루스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마침내 마리우스와의 지난한 경쟁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된 술라지만 그에게 승리는 너무 늦게 찾아왔다. 독재관으로 권력을 독점하고 있지만 그는 존엄하기는 커녕 인기없는 배우처럼 우스꽝스러울 지경이다. 질병과 노화로 육체는 시들고, 마음은 더욱 비뚤어져 버린 그에게 승리는 전혀 환희를 가져다 주지 못했고, 사랑하는 로마는 황폐해져버렸다. 로마의 재건 비용을 충당한다는 핑계로 벌어지는 공권박탈과 재산압류로 로마인들은 마리우스 치하 못지않은 공포정치를 경험하고 있다. 마리우스와 마찬가지로 늙어가며 추해지고 사악해지는 술라의 그늘 아래 젊고 아름다운 두 청년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가 자라고 있다. 마리우스와 술라처럼 지고는 못사는 남자들의 권력투쟁은 다음 세대에도 숨막히게 이어질 것이다. 운명의 여신의 선택을 받은 자가 누구인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말이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이 우습지만 마리우스가 노욕을 부리지 않고 술라를 선선히 인정하고, 카이사르의 존경을 받으며 곱게 늙었더라면 모두에게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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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81년부터 83년까지 로마와 이탈리아의 패권다툼의 내용이다. 1부 첫머리엔 젊은 폼페이우스 이야기로 시작되어 그가 술라를 만나는 과정과 카이사르의 4촌 마리우스2세가 집정관이 되어 싸우다 죽고 로마의 장군들은 전사하거나 도망친 후 잡혀 죽는 과정이 그려지고 술라가 로마의 독재관이 된다. 2부 술라가 정권을 장악하여 정국을 안정시키는 과정과 18세의 카이사르가 술라의 칼날을 피해 달아났다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술라의 지지를 받고 마리우스에 의해 임명되었던 유피테르 대제관에서 풀려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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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과 『풀잎관』을 거치며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시대가 저물고, 술라의 시대가 서서히 다가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포르투나의 선택 1』에서는 술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공포 정치를 펼치던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카이사르의 앞길을 막기 위해 대제관의 자리에 앉히고 세상을 뜬 후, 술라는 그리스 망명 생활을 거치며 동방 원정을 불완전한 승리로 마무리 짓고 군대를 이끌고 이탈리아 반도에 상륙한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포르투나의 선택 1』은 술라가 전쟁을 통하여 로마의 일인자, 즉 독재관이 되는 과정과 독재관이 된 이후 로마를 통치하는 시기를 보여준다. 술라는 젊었을 때의 잘 생긴 얼굴을 잃고,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망가진 얼굴로 변했지만, 그는 경험을 쌓았고, 지력은 이전보다 훨씬 훌륭해졌다. 여전히 그는 포르투나 여신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전의 로마 진군처럼 군대를 이끌고 로마로 진입하여 무자비한 살육을 벌어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그 때보다 더 잔혹한 면을 가진 지배자로서 로마로 진입했으며, 가이우스 마리우스 등의 신진세력이 파괴한 모스 마이오룸(mos maiorum)이라는 기성 질서를 되살리기 위한 공포 정치를 펼친다. 그의 명령 하나면 시민권이 박탈되며, 누구든 살해할 수 있었으며, 그에 대해 상금을 받았다. 물론 재산까지 몰수되었다. 원로원이며, 기사 계급이며, 일반 로마 시민들까지 숨을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술라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 포르투나 여신이 자신의 편이라 여기는 이가 둘이나 등장한다. 한 명은 젊은 장군 폼페이우스였고, 또 한 명은 대제관의 굴레에서 좌절에 빠져 있던 카이사르였다. 폼페이수스는 아버지만큼 잔인했지만, 그보다 더 활달했고, 자신의 능력과 운을 믿었다. 술라의 편에서 공을 세우며 로마의 중심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카이사르는 천신만고 끝에 대제관의 굴레를 벗게 된다. 그의 굴레가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채운 것이어서, 술라의 공포 정치의 정책이 만든 좁은 틈새를 이용하여, 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탄원에 의해, 그리고 그의 용기에 의해 그는 이제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술라의 전쟁은 그다지 흥미롭지가 않다. 어차피 그의 승리가 기록되어 있었고, 그가 어느 도시를 파괴하고, 어디 가도를 통해 로마로 진군하고 등등이 2000년을 넘어서 지구 반대편의 도시에서 읽는 이에게 큰 감흥을 주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 과정에 새 시대의 영웅이 어떻게 등장하는가를 엿보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 서로 포르투나 여신이 자신의 편이라고 여기는 영웅들이다.
그러나 포르투나 여신은 모두를 선택할 수 없다. 모두 자신을 선택한다고 여기고, 어느 순간에는 분명 자신을 선택하고 있음을 믿는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 받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여신의 미소는 다른 이를 향하게 될 것이다. 그게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Fortuna)의 본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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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3부가 드디어 나왔다. 3부의 제목은 '포르투나의 선택'. 첫 느낌은 감격이다. 결코 우리말로 만나지 못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맞다. '포르투나의 선택'은 초역이다. 이제야 술라의 말년과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부상을, 늘 그렇듯이 뛰어난 콜린 매컬로의 필치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포르투나의 선택' 1권은 모두 2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기원전 83년 4월부터 81년 5월까지 담는다. 기원전 88년. 로마의 일인자 자리를 놓고 용호상박으로 다투고 있었던 마리우스와 술라. 그 때,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의 손길은 술라에게로 향했다. 폰투스의 미트라다테스 6세가 아시아를 침략하여 로마의 속국들을 해방시키자 결국 그리스와 소아시아가 로마의 총독들을 살해하고 로마에 반기를 들었는데, 이 일로 인해 술라가 그것을 진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여겨져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집정관이 되었던 것이다. 가장 밑바닥 계층에서,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로마의 일인자가 된 술라는 그리스와 소아시아의 반란을 진압하러 로마의 동부로 떠난다. 하지만 포르투나의 손길은 변덕스러웠으니, 말년의 뇌졸증으로 이성의 힘이 약해진 마리우스가 그런 술라를 질투하여, 술라가 로마를 비운 사이에 로마를 다시 장악하여 끝내 집정관을 자신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어차피 자신의 기량과 대중의 인기로 인해 하늘 아래 같이 존재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던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결국 술라는 그 때까지 로마 역사상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군대를 거느리고서 아피우스 가도를 따라 로마의 수도로 진격하는 일을 선택한다. 기원전 83년. 다시 로마를 장악한 술라는 여전히 로마의 안전을 위협하는 동쪽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원정을 떠나 이탈리아 남부에 있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포르투나의 손길은 또 다시 변덕을 부려 반대쪽을 향한다. 당시 다른 한 명의 집정관(아시다시피 로마는 집정관을 두 명 선출한다.)은 킨나였는데, 그는 술라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킨나는 술라가 로마에 없는 사이, 그를 몰아내기 위해 아프리카에 피해 있었던 마리우스를 로마에 오도록 한다. 마리우스는 로마에 오자마자 술라를 국가의 적으로 선포하고 집정관 자리에서 축출한다. 그리고 자신이 다시 집정관으로 선출되어, 드디어 집정관 자리에 일곱번째 오른다. 그의 삶을 오래도록 지배하고 있었던 예언은 그렇게 성취된다. 포르투나 여신의 손길이 이번에는 마리우스를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집정관에 오르고 얼마있지 않아 지병인 뇌졸증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만 것이다. 마리우스의 죽음과 함께 그 때까지 승기를 잡고 있었던 킨나의 운도 다하여 결국 부하에게 피살당하고 만다. 결국 포르투나는 술라의 손을 들어준 것일까? 외견은 그렇게 보였다. 일단 마리우스가 죽은 현재 로마에는 더이상 술라의 라이벌이 될만한 인물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3부의 1권은 포르투나가 다시 한 번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독재관까지 되어 가장 정점의 권력을 누리고 있는 술라의 라이벌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만큼 오만하고, 그만큼 야심이 크며 세상을 그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놀이터로 여기는 이들을. '들'이라고? 맞다. 복수(複數)다. 두 명이니까. 그들이 바로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다. 그들이 점차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훗날 '삼두 정치'로 같이 로마를 지배할 그들이. 그리고 마치 로마가 전제정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과도 같이, 원로원과 1인 통치를 두고 전면전을 펼칠 그들이 말이다. 이렇게 바야흐로 로마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흥미로운 시간의 막이 올라가는 것이다. '로마의 일인자'를 선택하는 포르투나의 손길은 누구에게로 향하게 될까? 물론 우리는 결말을 알고 있다. 다들 인정한다. 카이사르가 없었다면 폼페이우스가 로마 최고의 인물이 되었을 것이라고. 그리고 폼페이우스마저 없었다면 술라가 그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우리는 콜린 매컬로의 손 끝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로마의 묘사를 통해 분명히 보게 된다. 포르투나는 언제, 어디서든 반전을 은밀히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마리우스는 알고 있었다. 예언을 통해 카이사르가 자신보다 더 위대한 인물이 되리라는 것을. 그것을 막기 위해 마리우스는 카이사르에게 절대 집정관에 오를 수 없게끔 무거운 굴레를 씌워버렸다. 현실 정치에 도저히 발을 내밀 수 없는 종교인, 즉 신관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로마 권력에 대한 야심이 컸던 카이사르에겐 오롯이 절망일 수밖에 없는 존재로 말이다. 카이사르가 거기서 헤어날 방법은 없었다. 당시 로마의 절차상 신관에서 해방되는 것은 지극히 어려웠다. 신처럼 커다란 권력이 아니면 풀어줄 수 없는 사슬이었다. 하지만 정말 포르투나의 손길이 이 때부터 카이사르에게 있었던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목숨이 절체절명에 다다른 순간에. 사람의 일이란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이 모인 집합으로써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 불가다. 술라의 권태가 낳은 변덕이 아니었다면 로마의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어쩌면 황제마저 존재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기억하는 카이사르라는 위상은 폼페이우스가 되었을 것이며 로마도 언제까지나 원로원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포르투나의 우연한 손짓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로마의 역사가 흘러가는 물줄기를 크게 바꿔버렸다. 누구도 볼품없는 노새를 타고 로마를 떠난 카이사르 앞에 그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도대체 포르투나가 무엇이기에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는가? 포르투나가 자신과 함께 한다고 생각했던 술라는 포르투나를 이렇게 생각했다.
"로마인인 술라는 신들이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형적이라고 생각했다.(...) 신이 구체적인 사건들에 영향을 자신보다 열등한 다른 힘을 통제하는 구체적인 힘이라고 생각했다.(...) 신들은 자기들의 세계에서만큼 산 자들의 세계에서도 질서와 체계성을 원했다. 산 자의 세계가 질서 있고 체계적이면 힘들의 세계에서 질서와 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행운과 복을 주고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덜 주며, 또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 힘은 포르투나였다. 그리고 유피테르 옵티무스 막시무스라 불리는 힘은 다른 모든 힘들의 총합이자, 사람들에게는 불가사의하나 힘들에게는 논리적인 방식으로 그 힘들을 한데 묶는 결합조직이었다.(p. 291 ~ 292) 이제 독재관이 된 술라는 포르투나에서 막시무스로 옮기려 한다. 만인지상의 권력을 차지했으니,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그 힘마저 가지려는 것이다. 마치 그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술라는 이 말을 한 뒤에 로마 최고 신관을 선거 없이 자신이 직접 뽑겠다고 하면서 그 전에 지금 특별 신관으로 있는 카이사르를 처형하겠다고 선언한다. 자신만큼 포르투나의 총애를 받는 존재를 제거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포르투나와 막시무스의 힘은 대비된다. 그리고 이런 대비를 통해 포르투나가 가진 의미가 진정 무엇인지도 드러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 마리우스와 술라. 술라와 폼페이우스 그리고 카이사르. 포르투나의 손길이 한 인물에 머물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녔던 것은 모두 모든 힘이 어디 하나로 결집되지 않게 하려는, 그렇게 다들 분담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견제를 통해 균형을 가져오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술라는 포르투나를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그는 포르투나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말하는 카이사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은 건 나지! 내게는 늘 운이 따랐어. 하지만 거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게. 포르투나는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은 애인이야."(p. 426) 자신의 원수인 킨나의 딸과 결혼한 카이사르에게 이혼하라고 명령하는 술라 앞에서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며 당당하게 외쳐, 온전히 술라의 반대편에 서겠다고 선언한 카이사르는 이번에도 포르투나에 대해 다른 견해로 반박한다. "무릇 애인이란 그래야 제맛이죠!"(p. 426) 그는 질투와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태연히 선언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역사적인 인물의 최후 만남이 끝났다. 한 쪽은 막시무스의 대변자가 되어, 다른 한 쪽은 포르투나의 대변자가 되어. 이 장면을 보면서 문득 소설에서 폼페이우스를 보며 바로가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혼란이 시작되기 전에는 누구나 그렇게 바람직한 모습을 보인다. 폼페이우스의 군사행동이 시작되고 적들이 그의 주위로 모여들 때, (카르보나 세르토리우스가 아닌) 술라와 대면할 때 폼페이우스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그것이 진정한 시험일 것이다! 같은 편이든 아니든,늙은 황소와의 관계가 젊은 황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폼페이우스는 굽힐 것인가? 그는 굽힐 수 있는가?(p. 39) 카이사르도, 폼페이우스도 진정한 시험을 치뤘다. 폼페이우스는 굽혔고, 카이사르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많은 것을 가졌던 폼페이우스는 더 많은 것을 가진 술라에게 굴복했고, 가진 것이 거의 없었던 카이사르는 대항했다. 그들의 운명을 가른 것은 바로 그것이었을지도 모른다. 1권은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술라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반기를 든 세력을 물리치며 로마로 입성하는 과정과 독재관이 되어 최고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 그리고 그런 술라에게 가담한 폼페이우스와 반대 편에 선 카이사르의 태동을 그린다. 더하여 앞에서 인용한 누구는 술라 최고의 실수라고 부르는 카이사르의 사면이라는 역사상 아주 중요한 장면까지. 단 한 순간도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더구나 1부와 2부에서 이미 넘치게 보여준 현란한 필력은 여기서도 여전히 빛을 발해 한층 더 그랬다. 하물며 로마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들까지 등장해 생생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으니 어떻게 도중에 관둘 수 있을 것인가! 빛의 속도로 페이지를 넘겼고 결국 얼른 2권을 읽고 싶다는 바람만 한가득 안은 채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술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바로에게 폼페이우스는 '술라 자신의 존엄'이라고 대답한다. 물질 만능주의였던 로마에서 술라는 유일하게 무형의 가치를 쫓는 사람이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의 존엄은 무력을 통해 지켜졌다. 그는 다른 로마의 일인자와 다르게 말년에 그 어떤 신변의 위험도 걱정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가 자신을 암살할만한 인물들을 모조리 죽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독재관이 되자마자 자기 눈에 가시 같았던 원로원과 기사 계급 사람들을 모두 2,600명 처형했다. 대부분은 원로원 보다 민회의 권위를 더 우위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민중파 사람들이었다. 그 자신도 밑바닥 생활을 했지만, 그는 오히려 타고난 혈통을 더 중시했다. 그는 귀족 중심의 공화정을 만들려 했고 그래서 많은 귀족들의 지지를 얻었다. 어쩌면 그가 귀족정을 원했던 것은 마리우스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이었는 지도 모른다. 마리우스는 자신의 출신 문제도 있어서 민중파 쪽이었다. 술라를 지지했던 귀족들은 그의 권력을 등에 업고 로마와 이탈리아에 있는 마리우스 지지자들을 4,700명이나 살해했다. 술라의 존엄은 그렇게 지켜졌고 유지되었다. 수많은 반대자들의 피로써. 그가 추구하는 막시무스가 과연 어떻게 이뤄지는 힘인지 잘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사실 3부의 여정은 자신의 존엄을 쫓는 이들의 여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술라에 맞서서 포르투나를 따르는 카이사르는 어떻게 자신의 존엄을 만들어 갈 것인가? 카이사르 역시 술라처럼 최고 권력에 오른다. 하지만 그가 그런 자리에 올랐던 것은 마리우스를 따라 원로원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이렇게 말하면 너무 거친 표현일 수 있지만, 막시무스가 아닌 포르투나적인 힘의 실천이었다. 이제 거기에 이르는 여정이 2권 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빨리 만나고픈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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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권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이하 술라)가 집정관 나이우스 파피리우스 카르보(이하 카르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독재관의 지위에 등극하여 로마의 전반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차지하는, 다시 말해, 로마의 일인자의 자리에 다시 오르는 과정을 대단히 긴박하게 묘사한다. 내가 여기서 ‘대단히 긴박하게’라는 수식어를 사용한 이유는 1권 대부분의 내용이 술라와 카르보 사이의 군사적 전략과 대치와 충돌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렇게 줄거리를 매우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포르투나의 선택』 1권에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격랑의 소용돌이가 예견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까닭은 제목에 나타난 것처럼 “포르투나”의 의중 때문이다. 포르투나는 로마 종교에서 운명의 여신을 가리키는데, 로마 종교에서 누군가가 포르투나의 총애를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옹호하는 것들이 정당하다는 뜻으로 간주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로마인들에게 포르투나란 자신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대의와 명분에 대한 지지자인 셈이다. 즉 포르투나의 호의만 확보할 수 있다면 자신의 행보에 거칠 것이 전혀 없다.
『포르투나의 선택』 1권에서는 스스로가 포르투나의 호의를 입고 있다고 자부하는 주인공이 세 명이나 등장한다. 그중 한 명은 앞서 언급한 술라이며, 나머지는 나이우스 폼페이우스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지금 당장은 술라가 독재관의 지위에 오른 탓에 포르투나가 술라를 총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술라 곁에서 술라를 도우면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도 모두 속으로는 포르투나가 자신을 선택했다는 확신으로 가득하기에 포르투나의 은총을 입어서 자신에게 주어질 호기를 고대한다.
이런 사실 때문에, 『포르투나의 선택』 1권은 겉으로 드러나는 긴박한 교전이나 전략과 전술에 대한 서술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정작 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렇게 로마에 대한 헤게모니를 놓고 포르투나의 선택과 총애를 최종적으로 차지하고자 하는 세 주인공들 사이에서 은밀히 전개되는 투쟁과 갈등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 투쟁과 갈등에서 결국 포르투나의 최종적인 총아로 등장할 인물이 누가 되느냐는 것이다. 포르투나의 선택은 과연 누구일까? 『포르투나의 선택』 2, 3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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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을 읽기 전 나는 술라의 피비린내를 떠올렸다. 잔인한 술라의 보복이 뒤따른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풀잎관을 읽으면서 마리우스의 숙청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독서가 진행되면서 내 생각과 달리 책의 서술은 교묘하게 잔인함을 피해가고 있었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피로 물든 로마로 인해 술라는 로마를 이전하고 싶어했다고. 이 책의 말미에 가서야 술라가 독재관으로 집권하지만 그런 묘사는 없었다.
이 책은 전 시리즈에서부터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카이사르에게 조금 더 많은 존재감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비록 카이사르가 등장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할지라도. 이 책의 가제본 서평단 참여를 제안받았을 때 약간 망설임이 있었는데 그것은 로마에 대한 내 기억들이 모순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로마사와 책의 내용도 조금씩 엇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책은 소설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느 정도 감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콜린 매컬로가 만들어가는 로마는 그가 다시 창조한 익히 잘 아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의 선입견 덕분인지 나는 마리우스보다 술라에게서 피냄새를 더 느낀다. 술라라는 이름이 내게 가져다주는 것은 피가 흐르는 포도와 잔인함이다. 어린 내게 공포와 함께 다가온 이름이 바로 술라였고 그래서 나는 술라의 마수에서 벗어난 카이사르를 좋아했었다. 나이가 들면서 카이사르의 모순과 야망, 그리고 로마의 민낯을 느끼면서 어느 정도 편파적인 내 선호도에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의 각인된 감정은 오래도록 내게 남아있다.
희미해져가는 로마사 덕분에 인터넷으로 역사를 뒤져보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었다. 아쉽게도 로마사 관련 책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마제국흥망사조차 서가에 남아있지 않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역사서로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덕분에 역사를 찾아보는 것은 가끔 소설 속으로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야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다른 면들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을 때가 있다. 처음 내가 이 시리즈에서 카이사르의 등장을 읽었을 때 나는 카이사르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느꼈었고 술라와 마리우스에 대해서는 인색함과 냉정함을 읽었었다. 시리즈가 점점 진행하면서부터 그 생각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하나의 시리즈가 끝나고 다른 시리즈가 시작될 때면 약간이 시차가 있어서 그 사이에 작가의 심경에 변화가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묘하게 다른 인물이 되어 서 있는 등장인물들을 느낀 것이다.
야망에 불타던 마리우스는 고집장이 늙은이가 되어버렸고, 마찬가지로 야망에 불타는 술라 또한 비열함을 감추지 않는 고집스러운 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마리우스와 술라 두 인물을 플타르크 영웅전을 통해 접했던 나로서는 영웅전과 조금은 다른 묘사들에 가끔 책 속에서 시선을 뗄 때가 있었다. 영웅전이란 항상 위인의 장점을 주로 부각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두 인물에 대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콜린 매컬로가 그린 인물들은 내게 낯설었다. 그래서 나는 카이사르 또한 내 생각고 다른 모습으로 내 앞에 서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카이사르의 구명이 이뤄진 과정이 무척이나 생경한 형태로 책 말미에 나타났고 또 폼페이우스에 대한 묘사 또한 내 예상과 많이 벗어났기 때문에 나는 알쏭달쏭한 느낌을 받으면서 앞으로의 인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서게 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조만간 1차 삼두정치를 담당하게 될 인물들의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비록 그들이 1차 삼두정치를 하게 되는 시점은 너무나 머나먼 뒷날의 일이며 카이사르가 지닌 군사적 비범함이 포르투나의 선택을 통해 보여주게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전에 카이사르의 청춘기가 어쩌면 이 시리즈 전체를 다 휘어감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또한 한다. 마리우스 이후 로마를 공화정으로 완전히 되돌리고 과거를 복구하려는 술라의 집권은 잠시동안 이어질 것이고 술라가 퇴임하여 낙향하는 모습 이후 술라와 꼭 닮았으면서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카이사르는 수없이 많은 일화를 거느리면서 이제 본 모습을 드러낼 것이 분명하므로.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술라의 고집스러운 선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가 복원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마지막으로 남은 공화정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것이었으며 그가 간직한 존엄과 타인의 존경은 그래서 그의 낙향 이후 이어지지만 카이사르만큼 절대적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역사의 긴 시간 아래 살아남은 것은 카이사르의 영광이다. 비록 카이사르 자신은 마지막까지 왕의 권한도 그 무엇도 가지지 않았고 로마의 형태는 제정이면서도 제정이 아닌 것처럼 굴러갔을지라도.
포르투나는 이제 자신의 앞에 공화정의 모든 것을 지켜내려는 냉막한 위인 한 명과 공화정의 모든 것을 전복시킬 한 위인을 서로 대면하게 했다. 포르투나는 둘 모두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은 그 선택 속에 황혼을 맞이했고 한 사람은 이제 선택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포르투나에게 선택받은 자들. 행운의 총아들은 서로의 갈 길을 가게 될 것이고 부딪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카이사르와 얽혀있는 여러 루머들을 컬린 매컬로가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 유피테르 대제관의 속박을 벗어던진 카이사르의 행보는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내가 아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의 그가 서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교유서가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