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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온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함께 살아온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내용보기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이다. 이순(耳順)을 넘어선 시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 면면을 그려보면서 그리워하고 있다. 학창시절을 함께 했던 그리운 친구들, 시를 쓰던 시절에 만났던 재주 많은사람들, 평생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살아오면서 만났던 천진무구한 아이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소중한 얼굴들을 떠올리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추석이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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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이다. 이순(耳順)을 넘어선 시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 면면을 그려보면서 그리워하고 있다. 학창시절을 함께 했던 그리운 친구들, 시를 쓰던 시절에 만났던 재주 많은사람들, 평생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살아오면서 만났던 천진무구한 아이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소중한 얼굴들을 떠올리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추석이 다가오는 시점이라서인지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다.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가난한 시절의 추억도 수채화의 한폭처럼 모두 아름답게 채색되어 떠오르는 법이다. 당시의 분하고 힘들고 억울했던 사연도 시간이 한참 흐른 나중에 돌아보면 감정의 농도도 옅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겨 한번의 웃음으로 넘길 수 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지나온 시절의 삶을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삶, 삶은 이렇게 별 볼일 없이 몇 가지 웃음과 슬픔과 눈물과 아문 상처 자국을 두고 바람처럼 강물처럼 지나간다. 깊고 깊은 인생의 깊이는 산의 저 닿지 않는 깊은 골짜기보다 더 깊고, 흐르는 강물보다 더 깊은 것이다. 우리들은 산등성이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섬진강 물이 휘이 굽어 돌아가는 곳, 그곳에 우리들의 슬프고도 기쁜 인생이 있다. (48쪽)


김용택 시인의 가슴에 남은 지난날의 추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등학교 졸업후 오리를 키우다 망해 동생들 자취방에서 폐인처럼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그의 눈을 열어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귀를 열어 사람에 대한 너그러움을 알게 하고, 코를 열어 자연의 냄새를 맡게 해 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리움의 시 <그 여자네 집>을 쓰게 했던 이웃 동네 여자도 잊어지지 않고 떠오른다. 이 책 <사람>은 한 마디로 김용택 시인이 사랑했던 모두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만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구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애정이나 편견이 들어가기도 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한쪽 면만 부풀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이 소개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어떤 가식이나 과장을 위한 수사학적 장치도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담담하게 풀어갈 뿐이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c******4 2018.09.21. 신고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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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내용보기
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회사에 친한 누님이 계셨더랬다. 필자가 독립을 하던날 밥그릇이며 국그릇을 하나하나 신문지에 싸서 집들이 선물로 주시던 물심양면으로 본인을 아껴주던 분이셨다. 그 누나의 아들이 건강이 안 좋아졌단다. 일하는 엄마탓이라 생각했던 누나는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떠나던 날 난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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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회사에 친한 누님이 계셨더랬다. 필자가 독립을 하던날 밥그릇이며 국그릇을 하나하나 신문지에 싸서 집들이 선물로 주시던 물심양면으로 본인을 아껴주던 분이셨다. 그 누나의 아들이 건강이 안 좋아졌단다. 일하는 엄마탓이라 생각했던 누나는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떠나던 날 난 한권의 책을 선물했다. 시인들이 쓴 사랑 이야기를 엮은 책이었다. 그 때 누나가 하던말이 떠오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 김용택 시인이야 이 책에 김용택씨의 글이 있어 참 좋아라고.. 그런 종류의 책을 몇권 봤던지라 항상 그때마다 내 눈길을 끌던 시인이라 본인도 꽤 좋아하던 분이었는데 역시나 누나는 내 소울메이트였다며 그렇게 일찍 결혼만 안했더라면 운운하던 그 날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본인에게 있어 이런 책은 항상 50점은 바닥에 깔고 들어간다. 얼마나 좋은가.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이런 책들. 책 표지의 김용택 시인의 모습은 무척이나 정겹다. 동실동실한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지으시고 작달막한 키로 세벌에 3만 9천9백원 잭필드 3종 면바지 셋트로 추정되는 면바지를 입고 거니는 모습. 동네슈퍼에 담배사러 가다가 흔히 마주칠법한 동네 아저씨 모습 그대로다.

 


이 책은 그 김용택 시인이 만난 사람들에 관해 쓴 책이다. 어린 시절 고향의 친구들, 청년시절 문학하고 예술하던 친구들, 마암분교 선생님 시절 가르쳤던 어린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김용택 시인은 필자의 어머니와 동년배이신지라 이제 주위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하나 둘씩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많을법한 시기이다. 이 책에서도 유독 이젠 아스라한 구름의 저편으로 떠나간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고 있는 편이다. 그럴때마다 시인은 시를 썼다. 그 사람을 그리며 못다한 사람과의 정을 그리며 그렇게..

 


시인이 들려주는 고향의 이야기는 훈훈하다. 장롱밑에 들어가 있던 500원짜리 동전을 발견한듯한 기쁨을 가져다 준다. 짓궂은 장난으로 점철된 그 시절의 기억이라도 그것이 고향이었기에 따뜻하다. 비록 시인과는 다른 비오는날 아파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만들던 모래성과 지렁이, 화단의 사루비아, 간장만 쪽쪽 연신 빨아먹어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도 크기가 줄어들지 않았던 50원짜리 오뎅들.. 그런 필자의 도시스러움과 촌스러움이 공존하는 고향의 기억이지만 그것이 지금의 아이들처럼 피시방과 각종 학원에 얽매인 그런 추억이 아니었음에, 막차를 타고 늦게나마 그런 시대를 살아왔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나도 늙어간다. 머리에 흰머리가 나고 눈이 흐려진다. 이 글을 쓰다 말고 교실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

 

저쪽 강길로 책보를 어깨에 둘러메고 까만 머리통을 흔들며 뛰어가던 그 길에 우리들의 어린 날의 그 강에, 그 강변에 지금 봄이 오고 있다.
나는 늘 이렇게 여기 있을 것이다. 그들은 생각하리라. 용택이는 복 있는 놈이라고, 지금까지 서로가 그리운 그곳에서 살고있는 참 복 있는 놈이라고. 생각해보면 고향을 가진 우리들은 다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P.23)

 

 

김용택 시인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학교에서만 보낸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다. 2학년 짜리 어린 제자를 꾸중하는 일이 잦아졌던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김용택 선생님의 그 제자의 눈에서 평소에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과는 다른 겁먹은 눈을 보았다고 한다. 그제서야 선생님인 자신이 잘못했음을 깨닫고 그 눈빛을 다시 평화롭고 안정되게 돌이키기 위해 밤새 뒤척였다던 이야기에서는 참스승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특히나 좋았다.

 


흔히들 사람을 뜻하는 한자인 사람 人 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들 한다. 이 모진 세상 그렇게 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것은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란 생각을 새삼 해보았다.

 


요즘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술자리를 거의 안하다시피 했더니 필자를 둘러싼 인간관계가 차츰차츰 무너져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술을 안 마시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수도없이 많지만 너무 혼자 바쁜척 잘난척 유난떨었던것 같아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은 요즘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한권의 책은 내 주변의 '사람'을 다시보며 반성하는 기회를 얻게해준 책이었다.

 

 


 

 

t******4 2008.04.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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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사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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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을 다녀왔다. 일요일 오후 지친 몸을 이끌고 부산발 무궁화호에 오르자 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기차 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소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두들겨 맞은 것 처럼 아픈 몸을 주체 못하며 간신히 눈을 떠보니 옆 좌석에 싸움이 난게 아닌가... 방송엔 영동역을 지난다는 멘트가 흘러나오고, 싸움의 발단은 좌석 때문이였는데, 앞좌석에 앉은 50
"진정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사람]을 읽고" 내용보기
 지난 주말 서울을 다녀왔다.

일요일 오후 지친 몸을 이끌고 부산발 무궁화호에 오르자 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기차 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소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두들겨 맞은 것 처럼 아픈 몸을 주체 못하며

간신히 눈을 떠보니

옆 좌석에 싸움이 난게 아닌가...

방송엔 영동역을 지난다는 멘트가 흘러나오고,

싸움의 발단은 좌석 때문이였는데,

앞좌석에 앉은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의자 등받이를 너무 눕히는 바람에

뒷자석에 앉은 총각들이 일어나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게 되자

잠든 아저씨를 깨워 의자 등받이를 조금 세워줄 것을 부탁하자

이 아저씨는 넘어가는 만큼만 넘긴 것 이기 때문에

자신은 양보를 할 수 없노라 우겼고

뒤의 총각들은 오센티만 세워주면 될것을 안해주면

화장실도 못갈텐데 어떡할거냐고 세워달라고 언쟁을 하다보니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총각들이 계속 의자를 세워줄것을 요구하자

아저씨는 자신은 허리가 안좋아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노라고

담당자 불러서 이야기 하라고 하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

열받은 총각들이 그렇게 허리가 안좋으면 왜 무궁화를 타냐는 말을 했고

그 말에 옆자리의 부인으로 보이는 아줌마 까지 가세해 싸움이 커질듯 했다.

승무원들이 와서 총각들을 어디론가 데리고 가면서

소란은 간신히 해결이 되었고

기차 안의 공기는 다시 평화로워 졌는데

그 바람에 잠이 깬 나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김용택님의 '사람'

첫 장 부터 끝장 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아주 잘났거나 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가 그렇게 눈물 나도록 평범하고 인간미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 한권이 엮인 것도 신기했고

주변에서 만날 것만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감동적이라는게 신기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며

손톱끝 만큼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은

지금의 사람 향기 물씬 풍기는 시인  김용택님을 만들어준

그의 친구들과 형들과 후배들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는

서로 너무 잘나서 국회의원이 되시겠다고

머리 뜯고 싸우시는 '훌륭하신' 우리들을 짜증지수 만땅으로 만들어 주시는

그 분들과 어쩌면 그리도 다른 시각으로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지 실로

경이로운 마음이 들었다.

농고를 졸업하고 순전히 우연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서정적인 시와 훌륭한 교사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그는 책에서 단 한줄로 이렇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는

훈계도 하지 않지만

그의 어머님 말씀을 빌어 가슴 깊은 곳 까지 와닿는

삶에의 충고를 선물로 주었다.

"용택아...사람이 그라믄 못씬다이...."

그렇다.

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짓을 하면서 살면 안되는 것이다.

기찻간에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기 위해

뒷 좌석을 나몰라라 한

여섯시간 동안 아주아주 편하게 여행을 하신

그 아저씨의 얼굴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이기적인 마음으로 그는 자식들에게 무엇을 말할까?

'세상은 싸움판이다.

그 싸움판에서 어떤 식으로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라고 말하지는 않을까?

그 소란 덕분에 잠이 깨버려

부산까지 오는 긴 시간 동안

'사람'을 일독하게 되었고

차창에 흐르는 불빛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진정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김용택 님의 시 한편을 떠올려 보았다.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 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e*******t 2008.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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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서는 안된다
"사람은 혼자서는 안된다" 내용보기
내 핸드폰 전화번호부에는 김용택 시인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몇년 전 꾸려가던 모임에서 초청을 의뢰하려고 알아놓은 번호인데 막상 전화는 하지 못했다.책을 읽다보면 버튼을 눌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목소리로 받아주실것만 같다. 요즘 전국 구석구석 강의를 많이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사는 곳에도 한 번 오시기를.   김용택 시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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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핸드폰 전화번호부에는 김용택 시인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몇년 전 꾸려가던 모임에서 초청을 의뢰하려고 알아놓은 번호인데 막상 전화는 하지 못했다.책을 읽다보면 버튼을 눌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목소리로 받아주실것만 같다. 요즘 전국 구석구석 강의를 많이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사는 곳에도 한 번 오시기를.

 

김용택 시인이라고 흔히들 부르지만 나는 그의 시는 잘 알지 못한다.

교과서에 실린 동시 정도와 그가 아이들과 함께 쓴 시를 모은 동시집을 읽어본 정도이다. 그의 시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래 시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시는 쓰기도 힘들고 읽기도 수월하지 않다.

나에게 어려운 시는 난공불락이다. 요즘 시인들의 높은 시는 도저히 오를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니 몇 편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김용택 시인의 시는 읽기에 좋았다. 어렵지 않고 유난스럽지 않는 시어의 선택이 목에 가시처럼 걸리는 법이 없었다. 천천히 그러나 숨차지 않게 읽히는 그의 시를 나는 좋아하고 있었나보다.

 

나는 시인의 수필이 더욱 좋다.

<그리운 것들은 그 산 뒤에 있다>를 읽으면서 당장 그의 고향으로 달려가 그 산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 때부터 섬진강을 동경했던 것 같다. 지도에서 강 줄기를 손으로 따라가보면서 꼭 가봐야지 했다. 그리고 직접 다녀왔다.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그 곳을 다녀온 기억은 생생하다.

임실군 덕치초등학교를 찾아가는 길은 한마디로 첩첩 산중 꼬불꼬불 길이었다. 아담한 시골이었다. 그 앞에 흐르는 강을 보면서 여기서 아이들이 물놀이도 하고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도 직접 그 물에 들어가서 다슬기를 잡으면서 한나절을 놀았다. 정겁고 그리운 여행길이었다.

 

<사람>은 섬진강을 평생 떠나지 않은 시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학창 시절의 친구들도 핏줄들도 너나할 것 없이 고향을 떠나고 혹은 그 길로 다시 돌아 오기도 했지만 시인은 아직도 그 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자신이 나온 초등학교에서 평생을 선생님으로 지냈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그가 한 곳을 지키면 살아온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아름다운 시절의 동무들, 용광로처럼 들끓던 열정의 시간,가르치고 배우는 내 인생의 학교, 피붙이의 끈끈함으로 등 4부분으로 나누어 있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 젊은 시절 그를 문학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던 사람들, 평생을 함께 했던 아이들, 그리고 그의 피붙이까지 그의 삶의 흔적들이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에게 쓰는 글, 그는 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지만 정작 누군가에 대해 글로 쓰려고 보니, 자세히 쓸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고 한다. 그렇다. 나도 이 글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이 제목으로 글을 쓴다면 과연 몇 명이나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것은 분명히 복받은 일일 것이다. 당장 손 꼽을 만큼의 인연들이 많은가. 곰곰히 나와 나의 주변을 돌아보는 책읽기였다. 

 

사람들은, 적어도 나의 남편은 고향을 간직하고 싶어한다. 자신에게 고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자식들에게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을 만들어주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은 그 자신의 꿈이기도 하다. 지금 그는 그것이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남편과 세대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나 역시 딱히 고향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남편과 같은 상실감과 함께 그것을 메우려는 의지는 약할 수 있지만 그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옆에서 응원하고 있다. 남편과 나는 서로에게 사람이다.

아마 나의 사람 이야기는 남편에서부터 시작할 듯하다.



YES마니아 : 로얄 u******1 2010.05.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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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떤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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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과 같은 화려함은 없다. 가난이 죄인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예전의 삶은 돌아가기 두려운 것이 되어버렸고, 도시에서 태어나는 것이 축복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립다는 말은 하면서도 막상 지난 날에 대해 기억하려 들면 나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물게 된다. 그 시절에도 높디 높은 아파트에 사방은 가로막혀 있었고, 학원에 치이는 게 일상이었는지라 누군가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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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과 같은 화려함은 없다. 가난이 죄인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예전의 삶은 돌아가기 두려운 것이 되어버렸고, 도시에서 태어나는 것이 축복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립다는 말은 하면서도 막상 지난 날에 대해 기억하려 들면 나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물게 된다. 그 시절에도 높디 높은 아파트에 사방은 가로막혀 있었고, 학원에 치이는 게 일상이었는지라 누군가를 만나는 게 사치처럼 여겨졌었다곤 차마 말하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섬진강 기슭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며 몇 십 년을 살고 있는 시인 용택 님에게는 과연 어떤 기억들이 살아 숨쉬고 있을까? 48년에 태어났으니 내 아버지보다도 한 살 더 많은, 게다가 여전히 도심 아닌 곳에서 살고 있으니 그에겐 왠지 모르게 쏟아놓을 이야깃거리가 많을 듯해 보였다. 아니나다를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그 많고 많은 경험들이 참으로 무거웠을 텐데 어찌 그리도 고이 간직하며 살았나 싶을 정도로 그에겐 참 많은 추억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슴 아련했던 사실은 이야기의 전부가 사람에 얽힌 것이라는 점이었다.

 

학창시절, 부끄럽게도 난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편이었고, 겨우겨우 말을 붙일만한 사람을 만들 무렵이면 학년이 바뀌고 반이 갈리어 또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야만 했었다. 내가 기억하는 이름이 몇몇 있을 수는 있으나, 그들 역시 나를 기억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얕디 얕은 인간관계로 인해 어쩌면 내 영혼은 메말랐을 것이며, 오늘날 인생이 즐겁지 않은 이유도 다 그 때문일지 모른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이들, 하필이면 그 때 유쾌하게 방귀를 뽀옹!하고 끼어버려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만들었던 용덕이, 그렇게까지 좋을까 싶을 정도로 꼭 붙어 다니던 다희와 창우 등. 어떤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고였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비실비실 웃어대는 내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아마도 심각한 조울증을 앓고 있다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쪽이 되더라도 무표정 혹은 어딘가 모르게 화난 표정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유익하리란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을 단순히 표현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감정을 갖지 못하는 우리. 기쁘지도 슬프지도 못하니 기억하는 바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무엇을 가르치는가.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어떻게 살아가라고 우리들은 가르치는가. 무엇이 되라고 우리들은 지금 날마다 우리 아이들을 학교로 학원으로 외국으로 몰아대는가. 우리가 언제 한번이라도 제대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진정으로 걱정해주고 그리로 가는 길을 인도해준 적이 있었던가. 1등 하라고 몰아붙이고, 닦달하고, 새파란 아이들의 생각을 눌러 죽이는 짓만 되풀이해오지 않았던가. (p177 중에서)

 

그는 자신의 교육관에 대해서도 살짝 내비치고 있었는데, 이는 교사로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그의 평생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영어에 목을 메고 석차 몇 위 더 상승시키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에 뛰어드는 우리에게 그의 학교 아이들의 모습은 사치스러워보이기까지 한다. 어느 누가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에 관심을 보일 수 있을까? 잠시 숨을 고르는 찰나에 누군가가 나를 앞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우리는 멈추어서지도 못하지 않았던가. 괜실히 그의 제자들이 미워지는 까닭은 내가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여유의 가치를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다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기억할만한 인연을 만들어 왔던가 그리고 현재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이들에게 나는 기억될 수 있는 존재일까? 같은 사람이라는 주제를 들고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세상은 즐거운 곳이고 우리네 인생은 한 번 즈음 살아봄 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q*****2 2008.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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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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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연작시로 유명한 김용택. 어느 해인가 지리산에 관광해설사의 말을 듣자하니 강의료가 너무 비싸서 모시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명해지면 찾는 사람이 많아 질테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값이 오르겠지. 하지만 자연과 인간을 노래한 시인이 돈의 가치로 평가되는 점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었다. 그가 걸어온 길과 아이들과 함께 한 삶. 그리고 주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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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연작시로 유명한 김용택.


어느 해인가 지리산에 관광해설사의 말을 듣자하니 강의료가 너무 비싸서 모시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명해지면 찾는 사람이 많아 질테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값이 오르겠지. 하지만 자연과 인간을 노래한 시인이 돈의 가치로 평가되는 점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었다.


그가 걸어온 길과 아이들과 함께 한 삶. 그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


내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내 인생이 그이의 삶에 겹치는 것이 얼마나 될까.


시골에서 나고 자라고 생활하는 그가 그런 인생을 바탕으로 창조한 시들을 읽으면 그림을 보듯 펼쳐지는 풍경과 그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정겹다.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자연에 좀 더 가까워지기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관계에서 생기는 온갖 ‘사는 이야기’들을 구수하고 정겹게 풀어내는 그의 능력이 부럽다.


선생님. 오래 사세요.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 주시구요.

YES마니아 : 골드 s******e 2010.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풍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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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시에서만 생활할 때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었다. 김용택 시인이 노래하고 말하는 것들이. 내가 사는 동네에는 대형할인마트가 3개 있고 백화점도 있고 초등학교들이 잔뜩 있으니 지방이라도 도시는 도시인 것이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도시 속의 시골로 발령을 받아 흙냄새 맡고 마음껏 볕을 쬐는 생활을 시작했다.   도시에서만 생활할 때 읽었던 김용택 시인의 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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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도시에서만 생활할 때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었다. 김용택 시인이 노래하고 말하는 것들이. 내가 사는 동네에는 대형할인마트가 3개 있고 백화점도 있고 초등학교들이 잔뜩 있으니 지방이라도 도시는 도시인 것이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도시 속의 시골로 발령을 받아 흙냄새 맡고 마음껏 볕을 쬐는 생활을 시작했다. 


 도시에서만 생활할 때 읽었던 김용택 시인의 글과 전원생활에 익숙해진 후 읽은 김용택 시인의 글은 전혀 달랐다. 도시에서 읽었을 때에는 그의 말들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소박하기는 했는데 나와는 맞지 않은 단정함이었다. 그냥 나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도시 내기였을 적 느끼지 못한 시인의 세밀한 감성을 이제는 알 것 같다.

가을의 탄 냄새, 눈 발 내리는 추운 날 코끝을 쨍하게 만드는 언 공기 냄새, 풀이 나오려고 내뿜는 봄 냄새를 다 맡고 나니 시인이 사랑하는 섬진강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넉넉한 시인의 품성이 느껴졌다.


 『사람』에는 시인의 ‘사람’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사진이 가득 담긴 앨범 같다. 앨범 속의 사진을 보며 ‘이땐 이랬지’, ‘얘는 어디 살던 누구였지’하고 추억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에 실린 글을 읽으면 시인의 어릴 적 친구부터 학교 제자들까지 그의 사람들을 기억해낼 수 있다.


  이곳의 시골 냄새를 맡으며 나도 시인이 말하는 그 때로 돌아 가본다. 시인이 창우와 다희를 만날 때면 그 곁에 서서 함께 웃어보고, 시인의 친구가 죽어서 통곡할 때 나도 함께 눈물을 흘려본다.

그러다 문득 눈물이 핑 돌았다. 실체 없는 그 무엇을 그리워하게 된 것이다. 시인의 맑음이 때 묻은 나를 정화시켜 준 것일까? 잊고 지냈던 시절들을 떠올리게 된 걸 보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잃어버린 것 중의 하나가 ‘무엇을 바라보는 일’이다. 강길, 논길을 걸으며 우리들은 농사짓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그 느린 기다림을 우리는 보고 자란 것이다. 강물의 흐름과 산과 나무들, 새와 꽃들, 열매와 눈 오는 들을 보며 우린 길을 걸어 다녔다. 우리가 본 것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었다. 자연만큼 세상에 위대한 선생은 없다. p.170


  큰 깨달음을 얻거나 진한 감동이 있는 책은 아니다. 소박한 시인의 품성처럼 글 또한 그렇다. 그저 구수하고 편안하고 잔잔하다. 그렇지만 계속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풍요로움이 있다. 자연을 생각하게 한다. 산과 새와 꽃과 나무를 그리워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는 ‘진정으로 세상을 걱정 하는 큰 산 같은 사람,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시인이 한 말이다. (p.178)

h******6 2011.03.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