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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서, 가벼워 보이는 책을 골랐다. 제목도 그렇고, 분홍색의 표지도 그렇고 킬링타임용으로 매우 적합한 책 같았다. 저자만 빼고. 사실 내용은 현대 판타지 소설 혹은 NT 노벨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저자만 현대문학의 범주에 들어 있어서 솔직히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물론, 책은 기대 이상으로 매우 재밌었다. 먼저 필력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었고, 심리묘사도 훌륭하고, 제일 중요한 액션 씬도 매우 인상 깊었다. 대관람차에서의 사격씬은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신나는 액션 씬이었다.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요코를 사랑하던 할아버지가 사실은 저격수였고, 누구나 이정도는 하겠거니 하고 배웠던 기술들이 사실 암살자의 기술이었다니, 할아버지의 임종 앞에 요코는 그제서야 할아버지의 미스터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향인 일본에 돌아와 적응을 하지 못하고 헤매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나름 평범한 가정주부의 생활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난데 없이 걸려온 암살을 의뢰하는 전화 한 통에 요코는 혼란에 빠지고, 때맞춰 남편의 직장을 때려치웠다는 고백을 듣게 된다. 이미 40대가 된 요코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가정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을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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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는 회사원 신랑과 딸, 중1 과 5살짜리 아들과 살아가는 보통 주부이다. 얼마전 식구의 보금자리인 아파트도 구입하고 단란하게 살아간다. 원래 요코는 아버지가 외국인, 미국에서 외할아버지 손에 컸다. 외할아버지 에드는 참전용사왕, 한국전도 참전햇고. 요코는 에드한테 전문적으로 총과 사격에 대해 배운다. 평범한 농장주같던 에드의 본면면은 청부살인업자이다. 에드가 죽고 요코는 일본으로 돌아오는 데 , 행복한 일상중 k로부터 청부살인의뢰를 받고 라이플로 저격,살인을 한다. 이 와중에 남편은 회사를 관두고 친구와 회사를 하던 중 혼자 빛을 뒤집어 쓰고 돈이 더 필요한 요코는 k의 제의로 한번 더 살인을 하고 자기도 자살을 시도하는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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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내내 안타까운 맘이 한가득이었던 '엄마는 저격수' 아이들의 위해서라면, 가족을 위해서라면 나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여자야 라고 말하는 요코 무슨짓을 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집. 가정. 식구들. 그녀에게 이 가정이 어떤 의미인지는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을정도다. 마음속에 넣고 자물쇠로 꼭 채워두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지내고 싶어하는 요코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안타깝고 그렇게되지 않는 현실이 넘 안타까워 자꾸만 다음장을 재촉하게 되는 책이었다.
다마키나 슈타에게는 사실적인 무기가 등장하는 게임을 사준 적이 없었다. 남자아이라면 한 번쯤은 갖고 싶어 하는 총이나 칼 장난감도. 지금까지 요코는 그 이유를 옛날의 자신을 떠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건 아닌 듯 했다. 이제야 알았다. 슈타나 다마키에게 자신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이다. 엄마가 된 요코의 마음이 너무나 그대로 느껴지는 부분이 아닌가
"규칙이란 다른 사람들이 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정하는 거야." [p.20]
"긴장은 필요하지. 하지만 지나친 긴장은 금물이다. 긴장과 이완. 중요한 점은 양쪽을 잘 컨트롤 하는 것이지. 특히 긴장과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만 해" [p34]
잊고 싶은 과거에도 그리운 추억은 있는 법이다. [p.277]
"지금 너에게는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엄마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나중에는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할거야. 뭣 때문에 그렇게 사소한 일로 고민했을까라고. 엄마가 보장할게. 이는 어른이 유일하게 자신감을 갖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야." [p.312]
타인의 마음을 가지고 장난친 사람은,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 장난이었다는 말은 안 통한다. 장난은 곧 진심이 되는 법이다. 자신이 한 짓에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가르쳐줘야지. [p.321]
다마키가 사용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알아뒀으면 했다. 자신도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울기만 하는 것과 싸우고 난 뒤에 우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p.324]
살인이라는, 저격수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비 일상적이고 어두운 무거움 속 우리가 반복하고 반복되어질 일상의 평범함, 경쾌함과 잘 버무려 즐거움을 가져다 준 책. 이것은 오기와라 히로시 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지난번에 읽은 유랑극장 세이타로와 비교하긴 좀 그렇지만 훨씬 긴장감 넘치고 빠르게 읽어내려간 작품이다. 정말 그 어떤 작품보다 흥미롭고 흡입력 짱 !!! 그의 포스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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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을 읽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재미있었던 책들도 기대에 못미치는 책들도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가정주부와 저격수라는 상반된 인생,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생부가 밝혀지는 결말만은 조금은 허탈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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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마음에 들었던 작가의 작품들을 쭉 훑어보고 있다.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한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그 작가의 다른 작품 역시 마음에 들리라는 생각은 대개 배신당한다.
물론 그 작가의 기본적인 작풍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독자의 취향이 그러하듯 작가의 작풍 역시 일관성을 유지하니까. 예를 들어 미미여사는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리면서 정의를 추구하되 범인을 심판하지 않는 평범한 서민 주인공을 내세우고, 이사카 코타로는 언뜻 상관없는 듯 보였던 많은 고리들을 마지막에 하나로 연결시킨다. 이 작품의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어딘가 남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
물론 여기서도 전체적인 작풍은 여전히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공감이 가지도, 그렇다고 스릴있지도 않은 이 소설을 보면서 이것이 작가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게 된다. 킬러가 등장하는 소설이 이렇게까지 긴장감과 재미가 없을 수 있다니, 놀라운 발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