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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윌리스와 함께하는 매듭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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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듯한 한줄평 (사실 아무말): 매듭 공예. 처음에는 무슨 모양인지 예상조차 안 가지만 마지막 끈을 잡아당겨 모든 것이 한 곳으로 귀결될 때의 쾌감은 비할 곳이 없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거미줄.주의사항: 3부부터는 책 읽을 시간을 두고 읽기 바람. 진짜 놓을 수가 없음.그래서 저는 밤 새고 책 읽고 이 영업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말 대잔치이니 너무 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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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듯한 한줄평 (사실 아무말)

: 매듭 공예. 처음에는 무슨 모양인지 예상조차 안 가지만 마지막 끈을 잡아당겨 모든 것이 한 곳으로 귀결될 때의 쾌감은 비할 곳이 없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거미줄.


주의사항: 3부부터는 책 읽을 시간을 두고 읽기 바람. 진짜 놓을 수가 없음.

그래서 저는 밤 새고 책 읽고 이 영업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말 대잔치이니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일단 영업글을 먼저 쓰고 리뷰를 써야겠다 진짜 모든 서점에 이것을 올리고 말 것이다

 

*** 이 책을 읽을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에게 빠른 요약


저는 제가 코니 윌리스를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다 엉터리였습니다 저는 회개합니다

너무나도 코니 윌리스 스타일인데 그걸 다 살리면서도 너무 좋다 아아

삶이 엉망진창처럼 느껴질 때라면 이 책을 읽으십시오 다 읽은 후에 왜 제가 그렇게 말하게 되었는지 이해하실 것임

직장 동료 기타 등등이 당신을 빡치게 할 때 어 약간 고민되네.. 아냐 나중에 너무 유능한 사람 나옴 보세요

-----

리알토에서> 가 생각났던 글인데... 그거 좋아하셨으면 일단 보시고요

리알토에서> <- 무슨 소리지 ㅠㅠㅠ 너무 아무말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인 분들도 이건 괜찮아 

이거 상쾌하고 매우 이해 잘 된다... 일단 잡숴봐 제발.. 

저는 세상의 총 행복량을 늘려야 한다는 약간의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약간 너무 좋아서 좀 죽고싶고...


 5개 만점★★★★★으로 빠른 이해

 

갑갑함 : 3 ★★★

(이해가 안 되어서 갑갑하기보다는 우리의 주인공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 태도가 너무 현실의 불친절한 사람들 같아서... 

아아 현실감 넘치는 갑갑함 이입 진짜 잘 되는데..

 대신 아 여사님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렇게 말을 늘어놓으시는 거죠 제발 나도 따라가게 해줘 <- 이 마음은 안 든다 서술은 친절하다)

대난장판력 : 4 ★★★★

 (이것도 상동... 계속 어지르는 사람이 있고요 그걸 정리하려는 사람이 있음)

친절함 : 5 ★★★★★ (코니 윌리스 기준)

재미있음 : ★★★★★55555555555555555555

아름다움 : ★★★★★5

상쾌함 : ★★★★★★★★★★★★★★★★★★★★124156346364344121

(아 별 5개로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 결국 못 참고 터져버림 아름다움 항목에도 이렇게 하고 싶다)

 (지방종 짜내는 영상 좋아하시는 분이나 그런 영상의 상쾌함은 좋아하는데 징그러워서 못 보시겠는 분들

아니면 보도블럭 아귀 맞는 순간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건 꼭 봐야 한다...

 

1. 코니 윌리스를 좋아하는가? -> 그럼 이 고민도 안 했겠지사세요..

           ->사놓고 여러 번 읽어도 새 재미가 샘솟는 책이니까 안심하고 사줘...

 저는 이 책을 영업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빠졌다... 

진짜 세계의 아름다움력 좋음력을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더 늘리려고 나는 아무도 안 보겠지만 이 글을 쓴다 

마치 노래하는 피파처럼...

2. 재미있는가? -> 나는 밤을 새었다... 지금 글이 좀 이상하지요그래서 그렇습니다

진짜 아 배구만화 덕질이나 하고싶네 하면서 책을 들었는데요 아 그래 역시 이건 사랑의 힘이다

3. 정신없는가? -> .... 여사님 책이 그렇지요... 근데 이해하기는 다른 단편보다 더 조아..

           복선 잘 줍는거야 여사님 특기니까 말할 필요도 없지만 아...

그 모든 게 한 방에 해결되는 여사님 특유의 마치 인그로운 헤어 뽑는 그 과정이 특히 아름답고 상쾌하고요 진짜 아 뽕찬다...

 

그런데 그것이 해소되는 게 다른 책들보다 정말 아...뽕이 차오른다................

           -> 이 책 마치 지방종 제거하는 영상이나 여드름 짜는 것처럼 아....상쾌해... 쾌감주의...

개인적으로는 저 쾌감 정말 여사님 책 중에서 최고였고요

나는 코니 윌리스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다 개는 말할 필요도 없이의 기존판 책 줄간격이 너무 좁았기 때문이었다....아작 빨리 새로 내주세요

정말..너무...너무..좋고요......



--------------------------여기부터는 내 감상 (조금 차분해지려고 노력해서 쓴 부분) ---------------------------



아 제발 내가 그만 흥분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작은 친절을 건넨다거나, 하는 식으로 내가 피파의 역할을 했으면 하고 종종 바라곤 한다.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고, 나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인 말들.

 사실 요 근래에는, 어떤 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암묵적인 룰이 사람들을 가둬 놓아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 다 곪아 터지고 마는. 얼마 전에도 사건이 하나 터졌고, 그걸 보면서 나는 안타까웠다. 나도 그런 피해를 입은 적이 있어서 더. 딱 한 개의 밝은 점만, 단 한 마리의 벨웨더가 있으면 어떻게 풀릴 수 있을 듯한, 그런 관행. 덧없는 희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아니까. 원리도 알고 이유도 알고 환경상 그런 결과로 갈 확률이 높겠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작은 변화로 그 세계를 좋은 방향으로 뒤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포기할 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읽었다. 하필 그 시점에 이런 책이라서, 나는 조금 울 것 같았다. 피파의 노래는 무의미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고. 물론 피파여야겠지만.


아 흥분을 덜 할 수가 없네.. 그래도 좀 진정한 상태에서 쓴 이 글을 위쪽으로 올리고 앓이글을 아래쪽으로 적겠습니다... ... 여러분 진짜 이 글 너무 아름답고 황홀한 글이에요 진짜 읽어줘 제발....



 -----------------------존잘님 대 앓이 폭발 감상 아무말 대잔치 -----------




 사람들이 어떻게 유행을 타는지 관찰하는 것은, 사실 나도 좋아하는 일이다. 나는 선도해 보고 싶지만 사실 평범한 양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또 다른 사람이랑 다 겹치는 건 싫고, 그래도 새롭고 재미있는 건 해보고 싶으니까. 최근 트위터의 하피 유행도 그렇고. 아마 제일 처음은 무인양품 수원점의 물품 트윗이었던 것 같다. (내가 관찰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것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나왔고, 아마 뭐 그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이 있었겠지. 동양풍 하피 공구가 한 번 뜨고 - 무산되었다 - 나는 내 하피를 따로 골라서 사고 (결국 못 산 스카쟌 대신이었는데 유행의 연관성 그럴듯해 보인다) - 파도 하피 열풍이 불고... 음 이 다음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세 벌의 하피가 있고 매우 만족하며 한 벌 더 만들까 고민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 아 그래 유행의 원리.. 그거 찾아가는 과정 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 휴 (추리소설 취향은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결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내 현실 및 관심사도 겹치고..



   아 사실 위에 적은 것이 전부 감상이긴 하지만 제가 보가에도 저건 너무 흥분해서 미쳐 날뛰는 사람이 쓴 글이지요... 솔직히 책 읽으면서도 흥분을 주체를 못해서 - 재밌으니까! - 트위터에다 미친 듯이 떠들었고 읽자마자 서평 쓰고 싶었지만 저도 제가 흥분했다는 것을 알기에 한소끔 자고 쓰기로 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아아 쓸 내용 잊어버림 너무 안타깝네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보자면.

일단 코니 윌리스의 글은 전부터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접한 것은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였으나 장렬하게 읽기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 쓰는 것을 보면 나도 상당한 수준의 아무말러임에도 코니 윌리스의 정신없음은 따라가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이었다


 솔직히 그냥 자간이 빡빡한데 말이 정신없어서 힘들었던 거였다

 그 후 거울에서여왕마저도를 읽었고 오 이거 좀 웃긴데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님)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아작이 생기고... 굿즈를 내고... 나는 책을 살 수밖에 없었고.. 그래도 탐라의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파는 훌륭한 작가인데 제대로  그런데 뭐 아작에서 책을 낸다니 사야죠 하고 샀는데 읽었는데 어... 생각보다 괜찮았다.. 거기다 제대로 각 잡고 읽으니 으아 너무 좋고 화재감시원 아 ㅠㅠㅠㅠ 아 ㅠㅠㅠㅠ 이ㅏ이아아아아ㅏ ㅠㅠㅠㅠㅠ

 그래도 여전히 난 코니 윌리스식 문체는 취향이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리알토에서 <- 이거 좋아하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고 이러면서 난 광광 울고 남의 리뷰 찾아보면서 해석하고... 그건 나의 멍청함 때문이지만 일단 그건 둘째치고

 

읽을 때 정신력이 너무 많이 들어... 힘들어... 뭐 어쩌라는 거야.. 난 깔끔한 글이 좋아...

이랬었지만 그럼에도 코니 윌리스 글은 읽을 수밖에 없다. 사실 사람들이 보통 제일로 치는 것은 그 모든 엉망진창 대난장판이 하나로 수렴할 때의 쾌감인데, 나는 그건 잘 못 느끼는 편이다.

 하지만 그것을 빼더라도 코니 윌리스의 글은 너무나 아름답다. 문장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글이. 그 구조와 사고와 그 기저에 깔린 모든 것들이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다 (이 추상적인 형용사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다니!) 마블아치에서 부는 바람을 읽을 때는 어쩐지 아, 이 사람 정말 인간을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 그렇다고 그 인간을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그렇고 그런 자들의 끈적끈적하고 지루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정말.. 정말 이 사람의 글은 너무나 선하고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을 굳이 빗대자면 처음 아이폰 발표되는 것을 때 사람들이 받은 감동 같은 것이다 난 팬텍 쓰지만..)

 

 

어 이 책은 일단 코니 윌리스 작품 중에서 제일 내 취향이다. 제일 이해하기 쉽고 취향이면서도 발암이지만 그 모든 것을 다 용서하게 하는 셜...아아........그리고 베넷이 너무 귀엽다.....아아ㅣ.....너무 약간 모에를 자극하는 그런 것이 있고요..... ............선생님...아아아아아ㅏㅇ.....코니 윌리스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 책 내준 아작 출판사 너무 감사해요

진짜 이 책은 원서로 읽으라 그랬으면 울면서 집어던졌을 것이다 ㅠㅠㅠㅠ 아 이것은 내가 한국어로밖에 읽는 것을 버틸 수 없는 책인데 (아니 역자분은 대체 이걸 어떻게 했을까 너무 대단하다) 아작 출판사님 책 너무 감사하고요.... 이 영광 한국의 SF팬들이 (아 나는 SF 독자는 아닌 것 같아) .. 그리고 이 책 너무 현실적으로 그럴듯하고 아 제발... 아.... 

개는 말할 것도 없고가 줄간격 넓혀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너무 기다려집니다...

아작은...내게..돈을 묻게 해 달라...


그렇게 저는 너무 좋아서 죽었다고 합니다.. 나 이런 리뷰 써도 되는 것인가요...음..모르겠지만...몰라..


 ---끗---

y********7 2016.06.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함께 숨 쉬며 생각하는 이야기
"함께 숨 쉬며 생각하는 이야기" 내용보기
나는 책 읽는 게 느리다. 학생 때도 느렸고 학교를 벗어나자 더 느려졌다. 그나마 예전에는 집중력이 좋아서 한 번 책을 펼치면 마지막 장을 보기 전에는 손을 떼지 않았는데 요즘은 중간중간 쉬어줘야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덜 재밌어진 것 같아 아쉽다. 손에 땀을 쥐고 끝까지 읽었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되는 그 느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는데.
"함께 숨 쉬며 생각하는 이야기" 내용보기

 나는 책 읽는 게 느리다. 학생 때도 느렸고 학교를 벗어나자 더 느려졌다. 그나마 예전에는 집중력이 좋아서 한 번 책을 펼치면 마지막 장을 보기 전에는 손을 떼지 않았는데 요즘은 중간중간 쉬어줘야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덜 재밌어진 것 같아 아쉽다. 손에 땀을 쥐고 끝까지 읽었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되는 그 느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는데.

 양 목에 방울달기도 참 느리게 읽었다. 한 챕터 읽고 쉬고, 한 챕터 읽고 쉬었다. 며칠씩 텀을 둬서 앞 내용이 가물거려 두어쪽을 되돌아가 읽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처음 이 책에 받은 느낌은 잔잔한 이야기라는 점이었다. 느릿느릿 읽어도 괜찮았다. 어차피 포스터 박사도 연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장르는 SF인데 고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 뿐이라 이게 왜 SF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포스터 박사와 함께 어째서 사람들은 다들 비슷하게 보이기를 좋아하는지, 왜 불쾌한 유행은 빠르게 퍼지는지 고민했다. 베넷 박사의 혼돈계도, 주인공의 유행도 관련 지식이 없는 내게는 그저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일 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꼭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지나,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는 연인 때문에 고민하는 새라, 기회주의자 턴불 박사, 가여운 베넷과 말썽쟁이 플립까지 느긋하게 즐길만한 이야깃거리가 여기저기 널려있었으니까. 주인공과 빌리 레이의 오묘한 관계도 상상의 여지가 있어 재밌었다.

 주인공이 나열하는 우연한 과학적 발견에 대한 이야기도, 챕터 시작마다 나오는 다양한 유행도 모두 즐거운 볼거리였다. 나는 주인공과 함께 베넷 박사의 연구비는 해결될지, 지나는 과연 브리타니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오래 대여되지 않은 책을 폐기하기로 한 도서관 정책에서 과연 오래된 책들은 살아남을지 고민했다. 계속해서 실마리는 이미 옆에 있었다고 언급하는 독백에 대체 단발머리의 힌트는 무엇일까 하는 화두도 잊을 수 없었다.

 베넷 박사는 이야기한다. '혼돈계는 비선형적인데, 비선형이란 너무나 많은 요소가 너무나 상호 연결된 방식으로 작동해서 예측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양 목에 방울달기 속에 펼쳐진 세계는 그 자체로 하나의 혼돈계였다. 베넷 박사와 포스터 박사는 혼돈계의 원인을 찾는 과학자다. 두 사람이 함께 찾아낸 결론이 결국 이 책 전체의 시작점이라는 것은 물론이다. 결말을 읽고 한대 얻어 맞은 느낌에 웃어버린 내 경험을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 허무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법 같은 이야기다.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노래 부르는 소녀 피파처럼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오는 나비의 이야기. 무턱대고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지만 어쩌면 그 뒤를 따르는 건 꽤 즐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s***y 2016.06.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양 목에 방울 달기》 내게도 멋진 일들이 생기리라.
"《양 목에 방울 달기》 내게도 멋진 일들이 생기리라." 내용보기
먼저, 내가 이 책을 만났을 당시의 상황부터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평일 내내 아기와 전쟁을 치르느라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토요일 아침부터 기차를 타고 울산에 내려가 결혼식에 참석하고 당일 밤 기차로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당연히 체력은 방전되고, 눈도 피곤하고, 졸리기 시작하는 즈음이었다. 옆에서 남편은 자기 시작했고, 나는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양 목에 방울 달기》 내게도 멋진 일들이 생기리라." 내용보기

먼저, 내가 이 책을 만났을 당시의 상황부터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평일 내내 아기와 전쟁을 치르느라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토요일 아침부터 기차를 타고 울산에 내려가 결혼식에 참석하고 당일 밤 기차로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당연히 체력은 방전되고, 눈도 피곤하고, 졸리기 시작하는 즈음이었다. 옆에서 남편은 자기 시작했고, 나는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왜냐하면 집에 도착하면 다시 육아 전쟁에 뛰어 들어야 하므로, 기차 안에서의 두 시간이 유일하게 책을 볼 수 있는 틈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 눈꺼풀은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었고, 어깨는 뭉쳐 있었고, 피곤으로 두통도 약간씩 오는 중이었다. 말하자면 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셈인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은 단 세 장 만에 내게서 잠과 피로를 확 가져가 버렸다. 그리고 삐딱하게 고개를 젖히고 최대한 허리를 눕히고 좌석에 기댄 상태로 책을 읽던 내가 자세를 다시 고쳐 앉고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다.

,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궁금한가?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인지 들어보시라.

이렌느 캐슬이 골프 클럽과 한 일이라고는 헤지테이션 왈츠뿐이었고, 나는 잠시 후에 불을 켜고 브라우닝의 책을 펼쳤다.

브라우닝은 플립을 알았던 게 분명했다. 플립에 대한 시라고밖에 볼 수 없는 '스페인 회랑의 독백'을 썼으니 말이다. 그는 확실히 플립이 시를 다 구겨버린 뒤에 나왔을 법한 "으아아, 이 골칫거리야"라는 구절을 썼고, "저기 내 심장의 혐오가 가네"라고도 썼다. 나는 다음에 플립이 계산서를 나에게 떠맡기면 그 구절을 읊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 작품의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하이텍의 연구 개발부에서 1920년대 미국의 단발머리 유행의 기원을 찾는 사회학자 샌드라 포스터는 부서간 연락 보조원 플립의 실수로 잘못 배달된 소포를 전해주러 생물학부로 내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혼돈이론을 전공한 생물학자 턴블 박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다 해진 코르덴 바지에 두꺼운 뿔테 안경, 발가락에 구멍이 난 캔버스 등... 도저히 무언가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독특한 스타일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오랜 시간 유행과 패션을 분석하며 보냈기에, 대부분 첫눈에 상대를 파악하는 편이었는데도, 유행과 전혀 무관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그의 스타일은 정의 내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샌드라는 유행에 대한 그의 면역능력이, 어쩌면 유행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풀어낼 열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플립이 턴블 박사의 연구비 신청서를 잃어버리는 덕분에 그를 도와주려는 샌드라의 제안으로 그들은 원숭이 대신 양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해보기로 한다. 마침 그녀에겐 양 목장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커다란 플롯은 문서 작업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회사 내에서 단발머리 유행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와 혼돈 이론 학자가 만나 새로운 연구를 하게 과정이 전부이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의 진정한 재미는 주요한 플롯이 아니라 이들의 자질구레한 일상에 있다. 애초에 셜록 홈즈도 그러지 않았던가. '사소한 것이야말로 두말할 나위 없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일상사만큼이나 기이한 것도 또 없다고 말이다. 이들이 하고 있는 연구도, 매일같이 바뀌는 유행도, 문서 작업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회사 하이텍도,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하게 만드는 엉뚱한 플립의 만행들도, 사실 그 내용만 보자면 그렇게 사소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작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이 한데 모여서 한 개인에게 몰고 오는 '혼돈'은 절대 사소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사건이 다른 모든 사건에 영향을 주면서 반복과 재 반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란 사실 어마 어마(?)하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코니 윌리스의 정신 없는 수다에 취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결론이 시종일관 떠들어대던 유행의 기원과 그 동기가 아니라 전혀 다른 곳으로 다다른 게 된다는 것 또한 독특한 재미를 더해 주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내 말 잘 들어." 나는 암양의 턱을 잡은 채로 말했다. "난 하루에 감당할 만큼은 다 겪었어. 직장을 잃었고, 평생 만난 사람 중에 양처럼 행동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도 잃었고, 유행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모르겠고 영영 알아내지 못할 거고, 이젠 질렸어. 순순히 날 따라왔으면 좋겠다. 당장 날 따라왔으면 좋겠어." 나는 디스크 조각을 바닥에 던지고 돌아서서 내 연구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양이 방울양 이었다. 내 뒤를 따라 총총히 생물학부까지 두 층을 내려가고, 연구실을 통과해서 방목장까지 갔으니 말이다. 마치 메리와 메리의 작은 양처럼. 그리고 나머지 양떼도 꼬리를 흔들며 뒤따라왔다.

유행의 기원을 연구한다는 발상 자체도 재미있는데, 사실 그것을 몸소 실행하고 있는 캐릭터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샌드라 박사는 근무 시간 외에는 카페에서 디저트나 음료의 유행을 파악하거나, 도서관에 주기적으로 들러 베스트셀러와 도서관 운영 유행을 관찰한다. 그 주에는 어떤 예약 목록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서가 어떤 의상을 입었는지 체크하는데, 그 중에서도 그녀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도서관 운영 방침 중 하나에 온몸으로 대항한다는 점이다. 매년 출간되는 신간들로 인해 서가 자리가 언제나 부족하기에, 최근에 대출된 적이 없는 책들은 판매 전을 통해 숙청하게 된다. 작년 판매 전에서 그녀는 디킨스의 황폐한 집이 판매되는 것을 보고는 대체 왜 디킨스 책을 버리는 거냐며, 황폐한 집은 훌륭한 책이라고 소리쳤다. 그 후로는 그렇게 방출되는 책들을 막기 위해 책들을 직접 대출하기 시작했다. 집에 있어서 대출한 적이 없던 작품들이나, 모든 고전 작품들,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 읽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 낡은 책들 모두를 말이다. 그렇게 거의 1년 동안 대출이 없었던, 인기가 없는 책들이 그녀에 의해 구제된다.

다들 알다시피 찰스 디킨스는 '대놓고' 매우 장황한 작가이다. 그에 비해 코니 윌리스는 작품 전체의 페이지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특유의 수다 덕분에 '장황하게' 느껴지는 작가이다. 디킨스의황폐한 집은 범죄 및 공포 장르의 모든 형태가 존재하고 있는 엄청난 대작이지 않은가. 사실 나는 디킨스를 대하는 샌드라의 태도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을 마구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정말 특이하고, 이상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이들 과학자들의 일상을 가장 '평범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등장인물인 바로 부서간 연락 보조원인 플립이다. 그녀는 코걸이를 하고 흰올빼미 문신을 새겼으며, 무슨 일이든 해달라고 하기만 하면 한숨을 내쉬고 눈을 굴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일을 부탁하든 자신은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없다며 투덜대고, 정리하지 않아야 할 서류들은 청소한다는 명목으로 쓰레기통으로 넣어 버리고, 헤어 스타일이며, 의상이며 기괴한 유행을 쫓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샌드라에게 자신의 계산서를 떠맡기고 가버리는, 기본적으로 무례하고, 배려심 없고, 무능력하고, 지극히 개인주의에 입각해 있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아무데서나 불쑥불쑥 등장해, 지나치며 가는 곳마다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재능을 가진 이 인물은 극중 수많은 사람들의 골칫거리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돈으로 빠뜨리는,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아주 엄청난 캐릭터이다. 이런 캐릭터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일상이라니, 평범할래야 평범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의미 있는 과학적 돌파구가 현저히 많이 나타날 테고, 늘 그렇듯 혼돈이 군림할 것이다. 나는 멋진 일들이 일어나리라 예측한다.

과학적인 돌파구는 대개 사소한 사건들이 촉발했다. 욕조 물이 넘치는 광경, 산들바람의 움직임, 계단 위에 놓인 발의 압력. 길고 고생스러운 연구만큼이나 행운과 우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기서 코니 윌리스는 우리에게 '이전에는 아무도 연관시킬 생각을 하지 못한 발상들을 합치고, 전에는 아무도 보지 못했던 관련성을 보는 것'이 비단 과학적인 돌파구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우리의 진부한 일상, 그 속의 따분한 반복과 관습 너머에 있는 무의미해 보이는 변수들에게 선을 그어 연결해보자.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혼돈이 평화롭고 고요한 일상을 벗어나 당신의 삶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지 누가 알겠는가.

멋진 일들이 생기리라.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의 이야기들은 그렇게 내게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코니 윌리스는 나의 평범한 일상을 다른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그냥 보는 대신 관찰하도록, 듣는 대신 경청하도록, 평범한 속에서 특별한 것을 주목하도록 이끌었다. 이러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나는 그냥 이 작품과 한 눈에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2016.06.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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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연구가_양목에 방울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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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이 소설은 로코다. 로맨틱 코미디. 그런데 주인공들이 잘나가는 의사 변호사가 아니라 유행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와 혼돈계 예측 이론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라는게 다를 뿐. 아니지.. 진정한 주인공은 주변에 혼돈을 전파하고 다니는 플립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심각하거나 진지한 내용은 별로 없다. 얼굴을 찡그릴 일도 별로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맘편하게 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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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이 소설은 로코다. 로맨틱 코미디. 그런데 주인공들이 잘나가는 의사 변호사가 아니라 유행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와 혼돈계 예측 이론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라는게 다를 뿐. 아니지.. 진정한 주인공은 주변에 혼돈을 전파하고 다니는 플립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심각하거나 진지한 내용은 별로 없다. 얼굴을 찡그릴 일도 별로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맘편하게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단발머리의 유행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샌드라 박사가 우연히 잘못 배달된 소포 때문에 유행에 면역이 있어 보이는 베넷 박사를 만나고 연구를 계속하는 와중에 자신의 감정이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게 소설의 내용이다. 


그와중에 체계적으로 각종 유행에 대해 익살맞은 설명이 꼭지마다 붙고 양들의 행동을 선도하면서 조종하는 방울양의 존재와 관련된 한바탕 소동극이 벌어진다.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무해하다. 코니 윌리스는 어두운 면과 밝고 유쾌한 면이 섞여 있는 작품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어두운 부분을 거의 덜어냈다. 좋다. 

d***n 2019.03.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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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목에 방울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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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경우, 제가 SF를 읽을 때 기대하게 되는 것은 눈이 돌아가는 새로운 세계랄지, 상상못할 신기술이랄지, 드넓은 우주에서 벌어지는 모험이랄지 하는 것들입니다.​반면, 이 책은 SF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정된 장소에서 소박하게 진행됩니다.작가인 코니 윌리스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책의 중반까지도 해소가 안될 정도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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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경우, 제가 SF를 읽을 때 기대하게 되는 것은 눈이 돌아가는 새로운 세계랄지, 상상못할 신기술이랄지, 드넓은 우주에서 벌어지는 모험이랄지 하는 것들입니다.

반면, 이 책은 SF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정된 장소에서 소박하게 진행됩니다.
작가인 코니 윌리스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책의 중반까지도 해소가 안될 정도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재미있게, 그것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읽게되는 것은 역시 수다쟁이 작가 코니 윌리스의 힘이라 생각됩니다. 장편들에서는 하도 수다가 많아서 단편을 더 찾아보게 되는 작가입니다만, 이 책은 적당한 수다와 개그로 시종일관 즐겁게 읽었습니다.

매 장의 시작마다 소설의 진행과는 관련없이 그간 유행했던 많은 트렌드들의 시작과 끝을 백과사전 식으로 언급을 해주는데 그 내용들이 여간 재밌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현실은 개그보다 더 개그같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죠.

 

뭐, 생각해보니 소설의 진행과 아주 관련이 없지는 않네요.
결국 유행은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대한 코니 윌리스 식의 대답을 카오스 이론과 짬뽕하여 빚어낸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한참 웃다가 보면, 어느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건 덤으로 얻는 보너스고 말이죠.

내가 했던 행동이, 또는 하지 않았던 행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아니, 거창하게 세상까지는 안가더라도 나와 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 오늘의 내가 있게 된 걸까를 반추할 수 있게 해주는 재밌는 -고마운- 소설이었습니다. 

c****y 2016.06.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