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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6 일기
1.
오늘은 광석이 형 13주기이다. 고2 겨울방학. 체질에 맞지 않는 이과공부를 새로 시작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던 그 해 1월, 여느 때와 같이 보충수업 후에 독서실에 처 박혀서 수학문제와 씨름하고 있었다.
그 시절 유일한 낙은 워크맨으로 듣던 음악 테이프와 FM 라디오 방송이었다. 수학문제를 풀던 나의 귀에 김광석의 죽음을 말하는 디제이의 조사가 들려왔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문제집을 집어던지고 평소 광석이 형 노래를 좋아하던 재수생 형의 자리로 뛰어갔다. 선배와 나는 이어폰을 꽂고 다시 광석이형의 죽음을 확인 한 뒤 독서실 옥상으로 올라갔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좋아하는 여학생을 보려고 기다리던 독서실 난간 너머에는 교회의 첨탑이 보였고, 겨울날씨는 차가웠으며. 담배를 피워물었던 선배의 애늙은이 같은 표정도 여전했다. 하긴, 광석이형과 개인적인 친분도 없던 내가 뭘 어찌하랴. (개인적으로 친했더라도 내가 막을 수는 없었겠지)
내 주머니 속에는 어느 여자에게 주려고 녹음한 김광석의 노래테이프가 그대로 담겨 있는데,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 우연이, 낯설었다.
"난 아직 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대 마음에 이르는 /그 길을 찾고 있어 / 그대의 슬픈 마음을 / 환히 비춰줄 수 있는 / 변하지 않을 사랑이 되는 길을 찾고 있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대 마음에 다가가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언제나 멀리 있는 그대" ('기다려줘')
고 3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이 될 때까지 나는 묘한 상실감에 시달렸고, 그 해 겨울은 무척 추웠다.
2.
지겨웠던 고3 시절이 끝나고 대학에 진학한 후, 90년대 초중반 학번 선배들과의 조우를 통해 나는 김광석을 다시 '발견'했다. 수업을 땡땡이 치고 동아리방에서 책을 읽을 때, 통기타를 치며 잔디밭에서 술을 먹을 때, 입대하는 친구를 보내던 술집에서, 소풍을 갔던 야외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쓸쓸히 맥주를 홀짝이던 바의 구석진 자리에서, 김광석은 늘 새롭게 다가왔다.
얼치기 같은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그는 나의 슬픔(이별)들을 예감한 듯 이렇게 위로했다. 열정은 왜 언제나 슬픔을 동반하고 있는가. 기억은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그날들')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새와 작별하듯 / 그대 떠나 보내고 /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나누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우울한 기분에 혼자 버스를 타고 낯선 동네에서 떠돌던 날에는 이어폰 속에서 이렇게 위로하곤 했다. 그리움과 상실감을 노래한 그의 노래는 하나의 시였다.
"바하의 선율에 젖는 날이면 / 잊었던 기억들이 피어나네요 / 바람에 날려간 나의 노래도 / 휘파람 소리로 돌아오네요 / 내 조그만 공간 속에 추억만 쌓이고 / 까닭모를 눈물만이 아른거리네 / 작은 가슴 모두 모두어 /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3.
군대 시절 발가락이 골절되는 바람에 깁스를 하고 며칠 훈련에서 열외되어 내무실에 홀로 누워 있을 때, 내무실의 고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그의 노래를 기억한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빈 방문을 닫은 채로 /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 내 텅빈 방안에 가득한데 / 이렇게 홀로누워 천정을 보니/ 눈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 말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
잊어야 한다는 마음과 싸우던 그 시절, 그의 노래는 슬픈 동일시의 도구였다. 그 마음과의 처절한 싸움이 끝나고 제대한 후, 캠퍼스의 운동장 스탠드 한구석에 앉아 다시 들은 그의 노래는 '희망'으로 다가왔다.
"비가 내리면 음 /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 비가 내리면 음 /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군대에서 미친듯이 써댔던 편지들. 답장이 없었던 수많은 활자들에 대하여 되묻지 않고 아프지 않게 된 것도 그의 노래를 통해서였다. 투박한 구호가 머리를 잠식하여 다시 글을 쓰지 못하리라는 느낌에 시달리던 내가 다시금 편지(글)을 쓸 수 있도록 그는 나에게 외쳤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
광석이 형의 노래를 수십번 듣고 도서관에 처박혀서 다시 소설책과 시집을 읽으며 나는 다시 활자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지금도 힘들 때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노래. 일어나.
4.
서른이 되던 해 겨울, 막막한 심정에 단골술집 <애니>에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답답한 인간들에 대한 분노는 나를 잠식했고 하루하루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명박이는 대통령이 되기 직전이었으며, 문학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 해 겨울, 나의 심정을 어떻게 그토록 잘 (대신) 표현했을까.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서른 즈음에')
가소롭게도 죽음을 기획 하던 그 시간에, 고등학교 시절의 독서실과 워크맨과 이어폰, 그리고 통기타를 들고 그의 노래를 부르던 선배들의 모습과 군대 시절의 내무실이 떠올랐으며, 제대하고 맥주를 마시며 홀로 자축했던 운동장의 스탠드와 어느 낯선 거리에서 혼자 떠돌던 몇몇 날들이 떠올랐다. 그 때문이었다. 죽지 않고 살아보자고 결심한 것은. 단지 그런 사소한 기억들 때문에.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서른즈음에')
이 모든 것들은 사라져가기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썼던 어느 소설가(김연수)의 작품에 대해 평론을 쓰면서 나는 서른의 문턱을 힘겹게 넘었다. 그의 노래가 없었다면, 그의 노래가 담고 있는 느낌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나의 서른은 얼마나 더 아팠을까.
5.
지나고 나면 기억들의 대부분은 슬픔이라는 사실을 긍정하면서 나이를 먹어간다. 물론 다시 사랑하고 방황하겠지.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무얼 찾고 있는지 뭐라 말하려 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거리에서') 오는 날들이 다시 찾아 올 것이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기억하면서도 다시 누군가에게 기다려줘 라고 말하고, 다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고, 상처 받지 않고 웃었던 '그날들'을 떠올리며 고비를 넘기겠지.
오늘은, 나의 방황의 동료였던, 철없던 열정의 대변자였던, 그리고 우연이 주는 상실감을 알게 해 주었던 광석이 형의 13주기이다. 오늘은 그의 노래만을 듣고 싶다. 김광석이 아니라 광석이 형이라고 그를 부르는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사소한 위로이자 예의이다. 내년 1월에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술을 마시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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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이었나? 그가 요절하기 전의 마지막 콘서트에 당시 여자친구와 갔다. 게스트로 박학기가 나왔었고. 둘은 호흡을 맞춰 감미로운 통기타 음악을 들려줬다. 그리고 좀 있다가 충격적인 그의 죽음.
추모콘서트를 그의 모습을 그리며 다녔었고. 노래방에선 분위기를 죽이며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다. 당시 함께 부르던 이들과 그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지금 난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많은 사진 속에서 찾는 그의 생전의 모습. 그리고 끄적임들을 읽으며 그를 그린다. 아니 기린다.
요샌 추모 콘서트도 잘 안 한다.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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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에 학교를 다니고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시대를 공유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끈을 잡고 있는 느낌이다. 유행처럼 번지던 개인 미니홈피를 만들며 배경음악으로 맨처음 내가 선택한 노래는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어떤 그리움의 표출이었는지 모른다. 노래방에 가면 불러댔던 수많은 노래들 중에 김광석의 노래는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렇게 그의 노래에 취해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 목마름에 끝내는 그의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그것이 그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이다.
그를 기억하고 그를 아꼈던 사진작가 임종진이 이렇게 책을 통해 그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을 때 반색했던 것은 대놓고 그 시절의 추억을 꺼내볼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그를 아는 모든 이는 기뻐할 것이다. 흑백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그는 참으로 해맑게 웃는 어린 아이와도 같았다. 해마다 1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가 남긴 노래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역할을 하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편지를 쓰듯 담담하게 감정을 털어내는 작가의 글과 김광석이 쓴 노랫말이 무척 닮아있었음을 느낀다. 그를 추억하는 그와의 인연을 기억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어디선가 그의 노래가 들려오는듯 하다. 여전하게 그의 노래는 이렇게 우리 곁에 존재하는데 정작 그의 부재는 너무도 크다.
단지, 유명 가수였기에 그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그를 노래를 흥얼거리던 그 시간, 그 공간, 그 기억을 꺼내본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기억한다. 잊혀진 사람들, 여전하게 나와 손을 잡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나를 기억할까? 기억한다면 어떻게 기억할까? 이 책, 낡은 수첩속 볼펜으로 꾹꾹 놀러 적은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보게 한다. 그리고 순간, 그들을 만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이제 세상 속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 하루 자신의 삶에 열심을 내고 있을 친구들을 만나는 날, 다 같이 그의 노래를 모두 같이 한 목소리를 내어 부르는 소망을 가져본다.
음유 시인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많은 말은 또 다른 이에 의해 재생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하게 그가 그립다. 그 선한 웃음 짓으며 하모니카 불며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다. 얼마 전 작곡가 ’이영훈’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는 또 삶의 허무함을 겪게 되었다. 그의 노래와 연결되었던 고리 하나가 끊어져버린 느낌. 이 시간, 그들이 남기고 간 음악이 그리고 추억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고 있다. 여전하게 그들의 음악을 볼륨을 높여 듣는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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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72 그리운 사람을 보여주는 사진 ―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임종진 글·사진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2008.2.15. 신문사 사진기자로 일하기도 하다가, ‘달팽이사진골방’을 열어 사진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임종진 님이 2008년에 내놓은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랜덤하우스코리아,2008)를 읽습니다. 떠난 김광석 님을 담은 사진과 함께 김광석 님을 그리는 글을 엮은 책입니다. 떠난 이를 놓고 이렇게 사진과 글을 엮을 수 있구나 하고 느끼는 한편, 책이 너무 무겁다고 느낍니다. 300쪽을 조금 넘는 책인데 많이 무겁습니다. 펼쳐서 보기에도 그리 안 좋습니다. 노래하던 김광석 님이 이렇게 ‘무거운’ 사람이었던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엮음새도 그리 내키지 않습니다. 사진 사이사이에 글을 넣은 엮음새라 할 수 있는데, 사진만 앞에 따로 그러모은 뒤, 노래하던 김광석 님을 그리는 글은 뒤쪽에 잔글씨로 묶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느낍니다. 떠난 이를 그리는 사진은 ‘초점도 잘 맞추고 흔들리지 않고 빛도 잘 맞추어’야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그저 사진 한 장이 있어 고마우면서 반갑습니다. 그예 사진 한 장을 바라보면서 애틋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글을 붙이는 사람이 만들어 주지 않아요. 이야기는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이 스스로 길어올립니다. 노래하던 김광석 님은 사진하는 임종진 님한테도 애틋하겠지요. 그런데, 이 애틋함을 책으로 묶는다고 한다면, 임종진 님 혼자 품은 애틋함을 보여주기만 할 수 없어요. 임종진 님이 늘 말하듯이 ‘소통’이란, ‘내 것을 보여주기’에 앞서 ‘너와 내가 한 자리에서 같은 눈길로 따순 사랑을 속삭일’ 때에 이룬다고 느낍니다. 책을 ‘무겁게’ 만들려 했다면 판을 키우는 쪽이 나았을 테고, 여느 판짜임으로 사진을 앉히려 했으면 종이를 가볍게 하는 쪽이 나았으리라 느낍니다. 이도저도 아닌 판짜임으로 무겁기만 하다 보니,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임종진 님은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를 내놓으면서 “함께 나눈 작은 소통의 근거물이기도 한 필름들은 형이 삶을 멈춘 지난 1996년 1월 이후 오래도록 벽장에 들어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의 노래들은 보낼 일이야 없지만, 그즈음 필름 안에 담긴 형의 얼굴을 다시 마주한다는 게 작지 않은 슬픔이기 때문입니다(5쪽).” 하고 말합니다. 아마 김광석 님 노래를 듣는 이들도 마음으로 슬픈 울림을 늘 느낄는지 몰라요. 그런데,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달라요. 김광석 님이 살아서 노래하던 때 노래를 듣던 어른이 아니라, 1990년대에 태어나거나 200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달라요. 2010년대에 태어나거나 2020년대에 태어날 아이들도 달라요. 이 아이들한테 김광석 님은 ‘꽤 먼 데 있는’ 사람입니다. 그저 노래로 만나는 이웃입니다. 그리운 사람을 보여주는 사진은 어떤 빛이 될까요. 그리운 사람은 우리한테 어떤 넋이 될까요. 슬픔? 눈물? 기쁨? 웃음? 서운함? 고마움? 사랑? 미움? 무엇이 될까요. 임종진 님은 “사진은 어떤 즐거움의 행위이고 또한 어떤 나눔의 형식을 통해 대상 자체와 소통의 기운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 첫 모델이 바로 광석이 형이었음을 이젠 스스로 인정합니다(6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김광석 님 사진을 꺼내어 책으로 묶는 동안 슬픔을 말하지만, 어느덧 즐거움을 다시 말합니다. 그래요. 슬픔과 즐거움은 남남이 아닙니다. 한몸입니다. 낮과 밤은 한몸입니다. 꽃과 열매는 한몸입니다. 풀과 나무는 한몸입니다. 비와 바람은 한몸입니다. 흙과 모래는 한몸입니다. 사람과 벌레는 한몸입니다. 하늘과 땅은 한몸입니다. 해와 달은 한몸입니다. 모든 숨결은 서로 한몸입니다. 남남이란 없어요. 파리가 없으면 지구별이 어떻게 될까요. 개미가 없으면 지구별이 어떻게 될까요. 새가 없거나 개구리가 없으면 지구별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없으면 지구별이 무너질 일이 없다고들 하는데, 사람만 있기를 바라는 현대문명은 지구별을 어떻게 하는가요. 사람도 지구별에서 아름다운 숨결 가운데 하나로 있으면서, 다른 숨결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어야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김광석 님이 부르는 노래가 슬프거나 아프다 하더라도 슬픔과 아픔이지만은 않습니다. 슬픔과 아픔이면서 기쁨과 즐거움입니다. 눈물이면서 웃음입니다. 거꾸로, 웃음이면서 눈물이에요. 언제나 한몸으로 움직이는 삶을 노래합니다. 늘 한마음이 되어 사랑하는 숨결을 노래합니다. 임종진 님은 “그는 공연 때마다 자주 하늘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무엇을 보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종종 하늘 향한 그의 눈빛이 어느 곳으로 고이는지 궁금했습니다(7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임종진 님은 김광석 님을 사진으로 담으며 어떤 눈빛이거나 눈길이거나 눈높이가 되었을까 궁금합니다. 어디를 바라보면서 임종진 님 마음자리에 아름다운 빛을 담으려 했을까 궁금합니다. 그냥 김광석이니까 찍은 사진인가요. 여러모로 자주 만나기에 찍은 사진인가요. 마음 깊은 데에서 우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찍은 사진인가요. 따사로이 사랑하며 어깨동무하는 숨결로 찍은 사진인가요. 노래하는 사람을 노래하듯이 찍은 사진인가요. 노래가 들려주는 눈물과 웃음을 고루 섞으면서 찍은 사진인가요. 노래로 어루만지는 삶을 포근히 보듬으면서 찍은 사진인가요. 김광석 님 몸뚱이는 이 땅에 없습니다. 그러나 김광석 님 노래는 언제나 이 땅에 있습니다. 김광석 님은 돈이라든지 이름이라든지 힘 따위를 남겼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김광석 님은 맑고 밝으면서 고운 노랫가락과 함께 이야기 한 자락을 남겼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김광석 님을 찍은 사진은 무엇을 책으로 갈무리해서 남긴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움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을 그리는 사진이고, 어떤 삶과 사랑을 그리는 노래일까요. 4347.5.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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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의 노래를 듣는다.
너무도 순수한 사랑의 노래 <널 사랑하겠어>는 나의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했으며, - 본문 119쪽
그의 알 수 없는 죽음은 나의 젊은 시절의 큰 아픔이었다.
이 책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는 그저 흑백 사진이다.
너무도 무방비한 상태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의 사진들이 참으로 마음에 닿는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던 그.
"언제 죽을지 알수 없는 인생 뭔가 새로운 일이 있겠거니 하고 기다리면서 행복해하련다" - 본문 74쪽 그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서 떠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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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김광석’이란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상에 잠기는 듯하다. 혹은 눈물 짓거나 그리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의 노래는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지만, 정작 그는 볼 수도, 만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매년 그의 노래를 베스트앨범 형식으로 묶어 시디로 재생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의 LP를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사진하는 임종진이 오래 묻어두었던 '나의 광석이 형 이야기”이다. 이 책은 고 김광석에 대해 임종진 작가가 그에 대한 넋두리를 써놓은 것이다. 물론 그가 찍은 김광석의 사진도 함께 실려 있다. 그에게 있어 김광석은 사진의 시작이었다. 사진을 배우고 찍기 시작하면서부터 김광석을 찍으러 다녔으니, 그에게 사진과 김광석을 떼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김광석의 다양한 표정, 모습들을 담아낸 그에게 있어 김광석은 편하게 부르고 싶은 ‘형’일 것이다. 비록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살갑게 하지는 못했을 지라도 그에게 있어 김광석은 동경? 혹은 이상향 이였던 것 같다.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는 그와 김광석의 인연에 대해 썼고, 두 번째는 김광석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주위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글은 저자의 성격답게 차분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써내려가고 있다. 김광석의 다양한 표정, 옛 추억이 그리운 이들에게 적절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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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그에 대한 모든 걸 모으고 있지만 막상 손에 넣으면 웬일인지 보거나 들어지지 않는다. 일상에 치여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노래를 듣기만 해도 가슴이 아련해지고 곧잘 눈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도 막상 받아들고.. 몇번을 넘기다 말다 했다.
해서 정확한 판단은 내리기 어렵지만, 그에 관해, 그토록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록했다는 것 만으로도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그의 목소리, 그 감성, 그 노래...가 마음에 가득 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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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 임종진 지음 / 랜덤하우스 펴냄.
누군가가 없다라는 존재감의 부재는 아무 예고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항상 내 곁에 존재할것만 같은 그 어느것도 ,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가기 마련이다. 내가 먼저 떠나갈 것인지, 아니면 그 대상이 먼저 떠나갈 것인가 하는 시간적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존재감의 부재는 아무런 예고없이 찾아오기에 우리는 그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준비도 할수 없다. 그저 무방비로 그 허전함에 휩싸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들은 후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배려심과 잔임함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이 남긴 작품은 하나의 커다란 위안이 될수도 있는 반면에,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배가시키는 잔인한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내게 커다란 위안과 기쁨을 주었던 가수 김광석.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은 행복한 일상이었다. 분명히 대중가수라는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그였지만, 유독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가 넘쳐나는 그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의 일상은 타인과는 차별화된 고귀함을 느끼게 했다. 그의 바로 직전 행보가 민초들의 아픔을 노래하던 민중가수라는 것과도 무관하지만을 않을 듯하다.
비록 그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눈앞에서 보고 듣지는 못했지만,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어눌한 목소리는 지금도 내 귓가에 선명하다. 나이 40이 되면 할리데이비스를 타고 세계를 일주하고 싶다던 그의 꿈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짧은 다리를 걱정하던 소박함도 이제는 더이상 그러지 못하기에 진한 아쉬움으로만 남을 뿐이다. 그의 새로운 노래를 듣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그의 현재의 삶에 대한 깊은 속내를 엿볼수 없다는 짙은 절망감으로 전이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읊조렸기에, 그의 노래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퍼졌던 것은 아닐까. 김목경의 노랫소리를 듣고 버스에서 펑펑 울었다는 짙은 감수성이, 지금도 60대 노부부를 보면 가슴찡한 애틋함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듯 하다.
김광석을 사랑했던 인간 임종진의 글과 사진들. 한 인간의 ,또 다른 인간에 대한 짙은 애정과 넋두리를 듣고 있자니. 지금 나에게 간절한 것은 김광석이라는 가수의 목소리 였다. 그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타는 목마름처럼 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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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앞뒤 생각할 것 없이 책을 주문했습니다. 다른 책들과 같이 담았다가 조금이라도 더 잘 주문해야지 하는 생각따위 없이 그저 어서 빨리 보고만 싶었습니다. 그가 그리웠습니다. 항상 그가 그리운 오후가 있었고 그 때문인지 책제목은 그에 대한 그런 나의 그리움을 부채질 하더군요. 책은 속페이지까지 두껍고 질 좋은 종이에 담겨진 그의 사진들과 그를 쫓는 심경의 사진들로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충분히 닿았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의 공연중간 중간 그가 해주는 말들을 들으면서 공감하고 가슴에 담아두던 그런 맘들 말입니다. 그와 친분이 없었어도 그는 충분히 오빠같고 좋은 동네 아저씨같고 아빠같기도 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해야하는 일상인데도 밤마다 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듣곤 했습니다. 거리가 좀 멀어도 힘들고 마음이 위축될때는 그의 공연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한때 그가 없는 대학로가 어찌나 썰렁하게 느껴지던지 아예 발걸음도 안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공연을 좋아해서 여러 공연장을 찾지만 혹여라도 그가 공연을 했던 공연장에서 다른 공연을 볼때면 입장할때마다 그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아직도 그대로 있는 몇 곳을 빼고는 공연장들도 많이 없어졌고 그 공연장에서의 공연들도 차분히 앉아 그의 두런거리는 듯한 목소리를 듣는 공연이 아니라 미친듯이 맘껏 뛰면서 노는 그런 공연들이 많아졌지만 그 간간히 생각나곤 했습니다. 그의 공연역시 함께 호흡하는 공연이었구나 하는 그런 것들이 말이죠. CD가 있어도 CD를 듣기보다는 MP3로 듣는 당여한 지금이지만 그의 노래만은 MP3에 담겨지질 않습니다. LP는 아니더라도 CD로 들어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러질 못하겠더라구요. 생전의 그의 모습을 그리는 것도 좋았지만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습니다. 나는 모르던 그의 모습들 그의 추억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요. 아직도 그가 죽었다 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면서 다시끔 그가 죽었구나 라는 것이 새삼 살아나 한편으로는 맘이 아픕니다. 그의 노래가 아니라 그의 육성을 못듣는 슬픔이 새삼 기억납니다. 그래서 임종진씨의 좋은 사진들과 더불어 그를 추억하는 그의 맘이 가득한 이 책이 와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