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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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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쇠퇴해가는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만들어졌다’는 엮은이의 말을 보며 한참은 ‘농업’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온 민족으로서 우리는 농업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살아온 듯 하다. 아니, 무언가를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자연과 얽힌 존재로서의 인간, 자연과 가장 친근한 작업(?)으로서의 농업. 언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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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쇠퇴해가는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만들어졌다’는 엮은이의 말을 보며 한참은 ‘농업’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온 민족으로서 우리는 농업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살아온 듯 하다. 아니, 무언가를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자연과 얽힌 존재로서의 인간, 자연과 가장 친근한 작업(?)으로서의 농업. 언젠가부터 우린 우리 스스로 농업을 죽여왔던 것 같다. 근대화,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말이다. 굳이 이러한 말이 아닐지라도 책 속의 흑백사진들은 오래전 농업과 함께 했던 우리네 삶을 생각케 만든다. 쌀이 나무에서 열리는 줄 알고 살았다는 우리 세대. 한 번도 서울을 떠나본적 없는 서울 토박이로서의 내가 사진을 보고 느끼는 친근감, 그 이유는 무엇일지. 아마 내 안엔 나도 모르는 농경민족으로서의 무언가가 있나 보다. 늘 함께 했던 것이기에 그만큼 소중함을 몰랐던 걸지도 모른다. 조선 시대 몇몇 농서가 존재하긴 했으나 역사책에서나 그 이름을 접할 따름, 지금 이 순간 농업에 대해서는 그다지 말하지 않는 듯 하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마침내 농수산물 조차도 ‘개방’을 접하게 되었지만, 수많은 농가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채 속에서 허덕이게 되었지만,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우리는 묻지 않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이 사진들은 농업에 대해 다시 한번 묻게 만든다. 다카하시 노보루의 조사 작업은 형식적이지 아니하였다. 한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의 관리로서가 아닌, 조선의 현실에 가장 적합한 농업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그는 끊임없이 전국을 누볐다. 그리고 그가 남긴 사진들은 엮은이들의 노고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단순히 사진들이 오래된 흑백사진으로서 지니는 가치 이상의 사회학적 민속학적 가치를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직접 그 사진이 찍혔으리라 추측되는 장소를 찾아가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해간 엮은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한 일본인이 찍어나간 사진 속에선 우리와 무척이나 닮은 사람들이 조금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고달퍼 보인다. 몇몇 이들은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며 부인했노란다. 그리고 몇몇 이들은 오래전 다카하시가 방문했을 때와 같은 따스함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었단다. 하지만 사진 속 어린 아이가 이제는 주름진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존재하는 사실, 40여년의 세월 속에서 몇몇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치 않음으로 인해 기억 속에서 지워졌지만 그 시절의 역사는 언제까지나 우리에게서 잊혀질 수 없다는 사실 등은 쓸쓸한 사진을 조금더 씁쓸하게 만드는 듯 하다. 웃고 있는 사진 조차도.. 그것은 식민지 민족으로서 그들이 지녀야 했던 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의 농업의 현실에 대한 예측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각 지역별 특색있는 농업의 모습들이 이 책 속에 살아있다. 특정 기후 속에서 이루어졌던 특정 농법들, 특정 지방에서 이용되었던 특정 농기구들의 오래된 모습 속에서 난 알 수 없는 흥미로움에 빠져든다. 이제는 기기를 통한 대량화로 인해 더 이상 이러한 기구들을 볼 수 없을텐데, 몇몇 나라에선 사람 아닌 기기가 이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을텐데, 왠지 모르게 그러한 현실이 과거와의 단절인 듯 싶어 아쉽다. 땅으로부터 가까웠던 이들이 흙의 기운과 멀어지면서 그 소중함을 잊게 된 듯 싶어 조금은 씁쓸해진다.
q*****2 2003.01.2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