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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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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수플레 라는 요리를 처음 알았다.전혀 다른데 이미 알고 있는 요플레 라고 자꾸 발음이 되는걸 어쩌누! ㅎ <이책은>서평 의뢰를 받음. <저자는> 저자 : 애슬리 페커---발췌하다197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태어났다.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뒤 문학가로 전향해 현재 오르한 파묵, 엘리프 샤팍 이후로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는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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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수플레 라는 요리를 처음 알았다.

전혀 다른데 이미 알고 있는 요플레 라고 자꾸 발음이 되는걸 어쩌누! ㅎ

 

<이책은>

서평 의뢰를 받음.

 

<저자는>

 저자 : 애슬리 페커---발췌하다

197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태어났다.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뒤 문학가로 전향해 현재 오르한 파묵, 엘리프 샤팍 이후로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는 터키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첫 작품인 《The Scent of the Others》부터 《Executioner's Graveyard》 최신작 《Help Me》까지 섬세하고 세련된 필치를 바탕으로 인생의 가치를 고찰하는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 중 세 번째 작품인 《수플레》는 이스탄불, 뉴욕, 파리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좌절과 회복을 프랑스 디저트인 수플레에 은유적으로 풀어낸 소설로, 유럽, 미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 아시아까지 약 23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책읽은 소감>

  터키 소설을 읽었던가? 터키 라는 발음때문인지 딱딱할 것 같은 선입견을 갖었다. 수플레 라는 요리를 들은 적도 먹어 본 적도 없지만 책을 만난 기쁨이 크다. 즐거운 소설은 분명 아니다. 수플레는 많은 종류가 있으며 완성된 요리가 주저앉지 않아야 성공한 거라는데 인생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고 그렇게 주저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수플레를 다시 만들듯 인생 역시 다시 살아갈, 살아낼 힘을 돋워주는 것 같다.

 

외면 당한 여자, 릴리아

  뉴욕에 살며 한때는 미녀 화가로 기쁜 관심을 받았었다. 젊은 날엔 고향인 필리핀에서 고모를 이을 주술사의 제자로까지 점찍은 능력도 있었다. 자신보다 연하인 남편을 만나 그래도 비교적 잘 지냈고 미국식 이름 릴리아로 바꿨다. 방이 여러 개인 집에서 입양 첫 세대로 베트남 남매를 키웠다. 자신의 미래도 접으면서 헌신한 양육은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는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다들 떠난 집에 객식구 1명만 하숙을 치며 덩그라니 남겨진 부부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각자의 영역을 갖는다. 2층에서 지내는 남편이 인기척이 없더니 쓰러져 있다. 부랴부랴 옮겼지만 반신불수나 마찬가지인 삶이 펼쳐진다. 남편의 뜻을 존중하던 그녀였지만 소란스러움과 음식 냄새를 싫어해도 주방 옆방으로 거처를 옮겨야만했다.  의무만이 남은 릴리아의 인생은 우울하다.

 

  경제적 여유도 없었지만 인간적인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하숙생을 받는다. 식사포함하여 낮은 가격을 책정하니 다국적 객이 북적인다. 삶의 활력을 찾기위한 릴리아의 몸부림은 처절하다. 가여워서 마음이 아리다. 점차 의무적인 대화도 없는 부부. 닫힌 문 안의 남편은 청각으로만 가늠하는 시간들이 흘러가고 요지부동 고집쟁이 남편은 또 한번 쓰러진다. 부자연스런 몸을 의탁해야는 삶이라고.

 

  20살을 기점으로 한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은 굳어진다고 한다. 보통 노력으로는 고쳐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릴리아와 남편은 평생을 살다시피했지만 둘은 평행선 상태다. 그 평행선도 나란한 정도라면 괜찮은데 더욱 벌어지는 간격이라니. 그녀는 수플레 요리를 반복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을 했다. 고향에 갈 예약까지 몰래한다. 그나마 만신창이가 된 고독한 여인이 자신을 추스르는 방법이었다.

 

사랑을 잃은 남자, 마크

  오베라는 남자는 아내가 세상이었다. 그런 아내가 먼저 세상을 뜬 후 오베라는 남자는 자살 시도를 여러 번 하다가 결국은 아내 없는 삶에 서서히 적응해간다. 파리의 마크 역시 아내로 인해 불편함을 모르는 삶을 산다. 아내가 해주는 요리는 다 맛있고 아내가 다 커버해주는 인간 관계다. 금욜에는 케이크를 사갖고 돌아오는데 문앞에 서면 커피향이 먼저 반기는 일상. 이상타 어째 커피향기가 안나네, 이상타 아내가 좋아하는 테레비젼 프론데 아내가 없네. 아내는 부엌에 쓰러져 있었고 이미 맥이 없었다.

 

  세상을 잃은 남자. 마크의 깊은 슬픔에 저절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그 막막함을 어쩌누. 아무것도 못하는 다 큰 어린애를 두고서 아내는 어찌 그렇게 황망히 떠났을까.  이 남자가 젤 먼저 한 것은 아내가 젤 많이 머문 부엌의 요리 도구를 중고가게에 판 것. 그렇게 함으로써 아내의 기억을 조금이라도 덜 생각하려 했다. 호텔에서 자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마주침이 싫어서 우회도로로 다니고, 모르는 곳에 가 식사를 하고. 죽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 자리하나 생목숨을 끊을 정도로 자존감이 낮지는 않아.

 

  아내를 아는 사람들과의 마주침은 이중삼중의 괴로움인지라 자신이 먹을 음식을 손수하기 시작한다.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일일이 부딪쳐 체득해야는 삶. 아내의 빈 자리도 크지만 이 어려운 걸 군소리없이 해낸 아내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아내가 요리책에 메모하던 이유를 알게 된다. 손을 데고, 음식을 태워 화재경보기가 울리고...그런 일상을 통해 아주 작지만 큰 성취감을 맛보게 되면서 마크는 삶의 활력을 조금씩 찾기 시작한다. 백화점 요리 도구 매장의 직원의 도움이 컸음이라.

 

삶에 지친 여자, 페르다

  요리를 통해 인생의 참행복을 느끼고, 남편의 사랑을 담뿍 받으며 남매를 둔 주부 페르다. 외국에 있는 딸과 정해진 시간에 통화함도 행복중 하나이다. 가까이 사는 병든 엄마는 뜨거운 감자. 모른체하자니 내 엄마요 알은체 하다 혼자인 엄마를 모시고 살게 된다. 우는 아이 젖준다던가. 세상에나 이런 캐릭터 엄마는 보기가 첨이다. 마찬가지로 이런 주부이자 딸도 첨이다. 읽는 독자가 어찌나 지치는지. 그나마 요리가 있어서 숨통이 트인다. 요리 이야기가 나올 때는 나도 맛있는 요리에 모든 걸 걸어보고픈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실린 세 사람의 주인공은 장년, 노년층이다. 공통적인 건 셋 다 부엌을 사랑한다는 것. 부엌에서 만드는 요리를 좋아하고, 그 요리를 나누는걸 좋아하고, 요리 재료와 관계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소중히 여긴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심성이 착하다.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이 착해야 그 요리도 정직한 맛이 난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호기심도 많다. 요리에 다른 재료를 가미시켜 맛을 낼 줄도 알고 접목시켜 새로운 맛도 낸다. 요리를 통해 상당 부분 마음의 치유를 받는다. 셋 다 공교롭게도 들른 서점에서 대실망 이라는 책을 산다. 즉 수플레다.

 

  수플레는 악명 높은 디저트라는데 그게 성공확률이 높지 않아서란다. 수플레 레시피도 아주 많은데 일단은 봉긋한 모양이 탐스러운데 오븐에서 꺼내어 얼마나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하느냐가 성공이란다. 꺼내면 가운데 부분이 푹 꺼진다고. 맛이 좋다고 해도. 릴리아도 수플레를 만들며 시간을 재고, 마크는 시도해 보려다 보류하고, 페르다는 결국 성공을 한다. 수플레 성공이 쉽지 않듯 세 주인공의 삶도 녹록치 않다. 릴리아의 인간적인 고독은 가슴이 아리다. 늙으막에 말벗조차 없는 삶. 이국에서의 그녀의 삶은 가엾기만 하다. 마크는 빠르게 적응해 가고(아내를 잊었다는게 아니고) 페르다 역시 마침표는 찍는다. 장년 노년의 삶은 다가올 미래이자 내 부모님들의 현 삶이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k******5 2016.06.22. 신고 공감 11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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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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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보니 알겠다. 하루 세끼의 음식을 챙기고 먹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특히나 나처럼 반찬투정이 심하고, 먹는 것보다 안 먹는 게 더 많은 내게 아이들의 음식을 책임지는 건 생각보다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엄마라는 자리는 참 묘하다. 먹지 않고 만지지 못하는 식재료를 가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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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보니 알겠다. 하루 세끼의 음식을 챙기고 먹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특히나 나처럼 반찬투정이 심하고, 먹는 것보다 안 먹는 게 더 많은 내게 아이들의 음식을 책임지는 건 생각보다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엄마라는 자리는 참 묘하다. 먹지 않고 만지지 못하는 식재료를 가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부엌이 내게 휴식이나 마음의 안정을 주는 건 아니지만 부엌은 엄마라는 자리의 또 다른 이름 같다. 오늘도 엄마들은 다양한 요리를 하기 위해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일 것이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처음 수플레라는 제목을 봤을 때 이게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래서 수플레를 검색했더니 달걀흰자를 거품 낸 것에 그 밖의 재료를 섞어서 부풀려 오븐에 구워낸 요리 또는 과자다. 수플레란 부풀다 라는 뜻의 프랑스어다.’라고 되어 있다. 이 수플레란 요리는 악명 놓은 디저트라고 한다. 오븐에서 꺼내는 순간엔 예쁜 모양이지만 이후 주저앉아버려 만든 사람의 마음을 허탈하게 한다나? 요리 방법으로 치자면 결코 어렵지 않지만 내공이 실리지 않으면 도전하기 힘든 디저트기에 우리의 인생과 비교한 것 같다.

 

수플레의 주인공은 모두 셋이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은 뉴욕에 사는 필리핀계 여성 릴리아. 그녀는 화가였으나 결혼과 동시에 입양한 두 아이를 정성껏 키웠다. 이후 노년이 되어 남편과 살고 있지만 남편과 자식들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쓰러지게 되고 그 수발을 릴리아가 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마음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과 아이들만 알았던 릴리아는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하숙생들에게 먹이면서 외로움을 잊어가기 시작하는데... 두 번째 등장하는 사람은 파리에 사는 마크. 마크는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를 잃고 슬픔에 빠진다. 세상과의 소통은 모두 클라라를 통해 이뤄졌었기에 마크는 혼자가 된 것을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혼자 들어가게 된 클라라의 부엌. 혼자 요리를 시작하면서 마크는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하는데... 세 번째 주인공은 이스탄불에 사는 페르다. 평소 허언증에 말을 함부로 하는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일찍 결혼하고 평범하게 살았지만 어느 날 엄마가 다치면서 페르다의 집에 머물게 된다. 엄마가 점점 괴팍해지고, 점점 정신을 놓는 일이 많아지면서 페르다의 삶은 엉망이 된다. 그 삶 속에서도 페르다는 부엌에서 가족들이 먹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며 행복을 느끼곤 하는데...

 

전혀 다른 공간에 살고 있지만 이들은 크고 작은 아픔을 견디며 살아간다. 그들이 유일하게 위로 받을 수 있는 공간은 부엌. 그 안에서 이들은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알아간다. 나는 음식도 좋아하지 않지만 음식을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아이들이 맛나게 먹어주면 기분 좋고, 아이들이 조금이라고 남기면 신경이 쓰이는. 그런 엄마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인생 역시 그런 것 같다.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어떤 날은 맛있고 행복하지만 어떤 날은 그 맛이 아닌 것 같은.. 수플레라는 디저트도 마찬가지 아닐까?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찰나의 순간에 오븐에서 빼야 하는 것. 어떤 날은 부풀어 오른 것이 지속되지만 어떤 날은 금방 꺼지게 되는 날도 있는 것처럼 인생이 주는 희로애락과 다양한 포물선의 영향을 받는. 인생을 살다보니 대단히 행복한 것도 한 시간이고, 대단히 슬픈 것도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어 진다. 영원히 행복한 것도, 영원히 슬픈 것도 없다. 결국 자잘한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게 소소한 재미란 생각이 든다. 릴리아의 결말이 사실 조금은 아프고, 페르다의 결말도 아쉽지만 페르다는 결국 화해를 한 것 같아 다행이다. 마크는... 요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문화가 다르고 사는 나라가 다르지만 사람들은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힘을 얻고 위로 받는다. 훗날... 내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엄마가 해준 무엇. 그것을 먹고 싶어 하고 그것을 그리워할 수 있으니까. 나 역시 특정 계절이 되면 엄마가 해 주신 그 무엇이 먹고 싶어지니까. 그걸 먹고 나면 행복해지고 기운이 나니까. 엄마하면 생각나는 요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중심은 거대한 쇠공이 아니라 모든 집의 부엌이다. (132)’,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이다. (145)’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6.06.10.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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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파리, 터키 삼인삼색의 불행과 마주하고 치유하는 방식-수플레
"뉴욕, 파리, 터키 삼인삼색의 불행과 마주하고 치유하는 방식-수플레" 내용보기
행복과 불행은 모두 한뿌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는 행불행 모두를 안겨주는 법이다.'수플레'에서도 그렇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불행과 마주하게 되는 세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뉴욕, 파리, 이스탄불에서 살아가고 있는  릴리아,마크, 그리고 페르다가 삼인 삼색의 삶을 드러내고 보여주고 있다. 뉴욕에서 살아가는 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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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은 모두 한뿌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는 행불행 모두를 안겨주는 법이다.

'수플레'에서도 그렇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불행과 마주하게 되는 세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뉴욕, 파리, 이스탄불에서 살아가고 있는  릴리아,마크, 그리고 페르다가 삼인 삼색의 삶을 드러내고 보여주고 있다.

 

뉴욕에서 살아가는 릴리아는 필리핀계로 화가로서의 삶을 접고 가정에 충실했지만, 입양했던 자녀에게나 남편에게나 외면당하고 남편과는 무늬만 부부라는 관계를 갖고 있을 뿐, 서로에게  떠도는 섬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릴리아는 밀려드는 허망함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파리의 마크는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었던 아내 클라라를 잃은 뒤 삶 전체가 휘청거리게 된다. 공황상태에 빠진 그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어린 관심도 외면한 책 아내와의 삶을 되새기며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스탄불의 페르다는 어린시절부터 자신에게 의존해 왔던 여든 두살 노모가 다치게 되자 집으로 모셔와 간호하게 된다. 괴팍하기 이를데 없는 노모는 페르다의  일상전체를 휘두르게 되고, 페르다는 점점 지쳐가게 된다. 

 

이 세사람은 모두 혈기 왕성한 청춘이 아닌 노년기에 접어든 인물이라 더 애잔해 보였다. 자식 다 키우고, 손주보면서 여생을 누릴 나이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하게 된 불행에 갈팡질팡하고 허허로움에 혹은 애증에 시달리게 됐으니. 인생이란 이렇게 잔인한 면이 있다.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불행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그 심리적 방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그 오랜 결혼생활 끝에 남겨진 것이라고는 허울뿐인 남편과 주름진 육신의 껍데기만 남겨진 릴리아의 불행 앞에서는 분노가 일었다. 입양한 자녀 둘과 남편, 그 누구도 그녀를 가족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녀를 밀어내고 있었다. 자신에게 남겨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패닉 상태가 빠져버린 그녀.진심으로 혼자가 되고 싶어하는 릴리아옆에는 수발을 들어야 하는 환자 남편이 짐처럼 남겨졌으니, 운명의 여신은 릴리아에게 너무 가혹하기만 했다.

 

'수플레'에서는 유난히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커피와 케이크, 감자와 양배추 스프는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던 음식이었고, 조리법을 알려주면서 딸과 교감을 이어갔고, 음식을 함께 하면서 지인들과 소통하고, 정감을 키워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마크에게는 커피의 향을 음미하며 케이크를 먹던 평화로움은 사라졌고, 그는 텅빈 부엌에서 아내의 부재를 더더욱이 실감하게 된다.

 

r그렇지만 언제까지 난파선처럼 가라앉은 채 여생을 보낼 수 없는 법, 이들은 서서히 자신을 일으켜세우려하는데, 모두 그 돌파구를 음식에서, 부엌에서 발견한다.

세사람 모두 '수플레-가장 큰 실망'이라는 요리책을 사면서, 그 조리법대로 만들면서 삶의 생기를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플레는 만만치가 않은 음식이었다. 성찬도 아니고 디저트 요리라 간단해 보였겠지만 애써 모양을 만들어내도 순식간에 가운데가 폭삭 주저앉는 고난도의 음식이었던 것이다. 마치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언제 훅 주저앉을 줄 모르는 인생처럼, 그래서 수플레가 꺼지지 않게 잘 만드는 것은 이들이 삶을 다시 온전하게 세워가는 것처럼 여겨졌다.

 

릴리아의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남편 치료비로 경제적으로 압박이 오자, 하숙을 받는다. 그리고 하숙생들에게 음식을 차려주면서 또 하숙생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껴도 보았지만, 그  활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숙생들이 뉴욕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또 자신의 처지를 깨달으면서 필리아는 더더욱이 자신의 내부로 숨어 들어갔다. 필리핀으로 돌아갈 생각만 품고 있었다.

 

반면 마크는 요리를 하게 되면서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수플레는 그에게 작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페르다는 임신한 딸을 위해 음식을, 수플레를 만들어줄 생각을 하고, 모정을 다시 깨우치게 된다. 그리고 순간순간 과거로 돌아가는 어머니의 말 속에서, 새삼 어머니의 과거 힘겨웠던 삶을 들여다보게된다. 비로소 괴팍하고, 뾰루퉁했던 어머니를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결국 불행의 극복은 자잘한 일상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거대한 만찬이 아니라, 가족 혹은 친구와 이웃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대화를 건네며 소소하게 삶을 나누고, 교감을 나누는 것이라고. 인생 뭘 별거 없다고, 그것이 불행의 치료책이라고 말하고 싶었나보다.

물론 인생이 모두 해피 엔딩으로만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모두 행복하게 끝나진 않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소소한 일상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크가 지인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대목에서는 영화 '바베트의 만찬'이 연상되기도 했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마크가 아내 없이 다시 사람 속으로 들어갔다. 그가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것을 모두 응원하게 될 것이다.

페르다는 출산을 앞둔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궁리할 때, 페르다를 지치게 했던 노모는 이런 말을 한다.

" 페르다, 모든 게 다 미안하구나.내가 저지른  모든 일이 다 미안해. 부디 용서해다오. 얘야, 정신이 흐릿해지면 나도 더 이상 내가 누군지 모른단다. 내가 뭐라고 하니? 대체 뭐라고 하던? 난 이제 그것도 모르겠다. 내가 네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제발 용서해주렴."

이 한마디에 페르다는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가 눈 녹듯이 사라졌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엄마에 대한 애증의 감정에서 증오는 사라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엄마로 인해 받은 상처가 깨끗이 치유된 것이었다.

 

'수플레'라는 음식이 낯설기도 하고, 터키작가 작품이라 생소하거나 이질감 느껴지지 않을까 살짝 염려했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뉴욕의 릴리아,파리의 마크, 이스탄불의 페르다를 오가며 목격한 그들의 좌절과 심리적 반응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문득 돌이 던져지고, 그렇게 불행과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일테니. 그리고  다시 좌절하거나 극복하거나.

 

수플레 자체가 아니라, 정성스레, 신경을 집중해서 수플레를 만드는 마음이 사랑이고 의지인 것이다. 그것은 좌절의 순간, 다시 삶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펼쳐가는 사랑과 의지라는 말에 다름아니다.

 

 

 

 

e****0 2016.06.15.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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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수플레를 만드는 것처럼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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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끔찍한 일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옆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습니다만, 당사자에게는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헤어날 구멍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어려움을 헤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수플레>에서는
"제대로 된 수플레를 만드는 것처럼 살아가기" 내용보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끔찍한 일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옆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습니다만, 당사자에게는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헤어날 구멍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어려움을 헤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수플레>에서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고 헤쳐 나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뉴욕에서 그리고 파리에서, 세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고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다만 무너진 삶을 추스르는 계기를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찾아낸다는 것과 거의 동시에 수플레를 만드는 요리책을 사게 된다는 점이 유일한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사람이 부딪히는 충격적인 상황은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내가 당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작가가 서로 떨어져 살고 있는 세 사람의 인생을 돌아가면서 설명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구촌 어디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등장하는 뉴욕의 릴리아는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촉망받는 여성 화가였는데 두 살 아래 아니와 결혼해서 37년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사랑이라 생각했던 릴리아는 어느 날 갑자기 아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남편과 아이들이 자신을 그저 가정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으로 생각해왔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됩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파리의 마크는 역시 아이가 없지만 아내와 알콩달콩 살아가다가 어느 날 아내가 부엌에 쓰려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을 모두 아내가 맡아서 해주었기 때문에 마크는 당장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세 번째 등장하는 이스탄불의 페르다는 아이들이 장성해서 집을 떠나고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다리가 부러진 친정어머니를 집에서 모셔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특히 페르다를 못살게 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입니다. 수술을 받고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아 걸을 생각은 아예 접고 침대에 드러 누워버린 것입니다. 나중에는 치매 증세까지 생겨서 페르다의 삶을 구렁텅이에 몰아넣게 됩니다.


세 사람이 맞은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끔찍한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세 사람이 찾아낸 해결방법은 모두 부엌에 있었습니다. 릴리아는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하숙을 쳐서 충당하려 합니다. 하숙생들을 들여 그들에게 식사를 만들어주기 위하여, 그리고 음식냄새를 싫어하는 남편 아니를 괴롭히기(?) 위하여 다양한 요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마크 역시 아내의 죽음을 딛고 일어서기 위하여 음식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부엌을 먼저 만들고 할 수 있는 요리법을 늘려나갑니다. 마크의 아내를 잘 아는 친구들은 그런 마크를 소리없이 응원하구요. 페르다 역시 쓰러진 어머니를 비롯해서 남편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요리하기는 페르다가 잘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니 마크만 부엌일이 처음인 셈입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수플레(Soufflé)는 거품을 낸 계란 흰자에 치즈나 감자 등을 섞어 틀에 넣고 오븐에 넣어 구워 낸 과자입니다. 그런데 거품을 내는 과정이나 오븐에서 굽는 시간에 따라서 볼록하게 솟아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잘나가던 삶이 폭삭 망하는 꼴에 비유하고 싶어서였을까요? 작가는 수플레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무너진 하늘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아내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삶이 모두 제각각이듯이 다양한 결말을 보여줍니다. 그 결말이 반드시 해피엔딩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는 오랜 악연의 끈을 잘라내고 화해하는 모습을 누구는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는 반면에 누구는 그저 주저앉는 모습으로 마무리를 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또한 하나의 마무리가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슬픈 결말을 맞은 주인공은 잘못된 과거에 복수하듯 살다가 폭삭 가라앉는 수플레처럼 자신도 무너지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풀어내기 위하여 노력한 주인공들은 제대로 된 수플레에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역시 부엌은 우주의 중심이고 주저앉아버린 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인생의 레시피입니다.

y*****2 2016.06.10.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 모두를 위해 cheers! [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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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전화를 이용해 서로의 안부를 겸한 긴 수다를 이어가는 친구가 가끔 SNS를 통해 나의 근황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묻는다. “맨날 일 바쁘다면서 부엌에 들어가 요리하고 싶은 생각이 나냐  집에 들어가면 쉬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던데,,,”음,,, 종종 지인들에게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곤 한다.“뭐,,, 별로,,, 난 요리를 좋아하니까,,,” 사실,,, 나에게 부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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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전화를 이용해 서로의 안부를 겸한 긴 수다를 이어가는 친구가

가끔 SNS를 통해 나의 근황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묻는다.

 

맨날 일 바쁘다면서 부엌에 들어가 요리하고 싶은 생각이 나냐 

집에 들어가면 쉬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던데,,,”

,,, 종종 지인들에게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곤 한다.

,,, 별로,,, 난 요리를 좋아하니까,,,”

 

사실,,, 나에게 부엌이라는 공간은 일하는 곳이 아니라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니까, 시간이니까,

지겹다, 힘들다, 귀찮다,,,라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 곳이니까,,,

어쩌면 소설 수플레속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위안을 얻는 공간인

그 곳의 부엌에 더 공감할 수밖에 없었음이다.

 


 

새벽 빗소리에 잠이 깬 휴일 아침, 촉촉한 빗방울들이 창문을 토닥토닥 두드리기에

마이클 부블레를 틀어놓고 수플레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는 전화를 끊은 후에도 계속 울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고통이 그의 몸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피곤했다. 마치 그가 몇 년 동안 걸어왔던 길들과 자지 않고 보냈던 시간들이 마침내 그를 따라잡아서 그의 위에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눈물은 바윗덩어리처럼 묵직했고 몸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다. 그는 키슈 로렌이 든 상자를 냉장고에 넣고 침실로 갔다. 그리고 서늘한 시트 속으로 들어가서 클라라가 남기고 간 텅 빈 공간을 등지고 누웠다. 심장은 찢어질 듯 아팠지만 눈이 그냥 감겨버렸다. 잠이 들기 직전에 그는 다음 날 아침에도 일어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은 그럼에도 계속될 것이다.” - <수플레> 63쪽 마크,,,

 

클라라의 품에서, 일상에서, 그녀의 삶이 둘러준 포근한 담요 안에서만 살아온 마크는

한 순간에 클라라를 잃고, 모든 일상이 멈춰버렸다.

무기력한 시간들이 지나고 일상이 느껴진 그 순간,,,

그는 클라라를 잃고 흘렸던 눈물과는 또 다른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그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삶을 살아가야,,,

혼자 살아가야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눈물이었겠지.

삶은 그렇게 계속될 것이니 말이다.

 

수플레는 3명의 주인공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가정에 헌신해왔지만 남편인 아나와 입양한 자식들인 덩과 창에게 무시당하는

중년의 주부 릴리아, 삶의 전부인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를 잃은 마크,

병든 엄마에게 매여 한 순간도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페르다,,,

이들이 부엌이란 공간에서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발산하고, 이별하고,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아 가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재능을 타고 난 사람만이 마법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음식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구의 중심은 거대한 쇠공이 아니라 모든 집의 부엌이다.”-<수플레> 132쪽 릴리아,,,

 

필리핀 미녀 화가였지만 캐나다 남자인 아나와 결혼해 미국으로 온 릴리아,

입양한 자식들은 남보다 못하고, 한 집에서 각 방을 쓰며 남처럼 살아가는 남편은

뇌출혈로 쓰러져 릴리아의 보살핌을 받아야한다.

그런 그녀에게 가장 위안을 주는 공간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엌이었다.

그녀만의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사실,, 부엌은 병든 엄마에게 매여 있는 페르다에게도,

클라라의 향취를 지우기 위해 부엌의 모든 살림을 처분하고

새로운 부엌으로 만들어가며 요리에 심취하는 마크에게도,,,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었음이다.

그리고 뉴욕, 파리, 이스탄불 세 도시의 부엌에 공통적으로 도전했던 것이 수플레였다.

 

수플레,,,

왜 이들은 수플레였을까 

 

이건 그녀에게 요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수플레는 하나의 인생 경험이고, 다른 경험들처럼 처음에는 넘어지기도 했다가 서서히 실력이 늘면서 좋아질 것이다. 이런 경험에 운명이 아니도 포함시키기로 결심한 듯 보였다. 릴리아는 한 번도 자신의 운명에 저항한 적이 없었다.”-<수플레> 160쪽 릴리아,,,

수플레의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매번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계속 살고 있는 것처럼,”- <수플레> 203쪽 마크,,,

매번 수플레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릴리아는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걸 봤다. 아무리 살아가려고 계속 노력해도 영혼의 중심이 갑자기 허물어지면서 그녀의 삶은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그녀의 인생은 이 전설적인 디저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제든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만하면 또다시 슬픔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절망할 때면 다시 싸워봐야겠다는 기운이 솟구치곤 했다. 아주 작은 일 하나에 하루에도 수십 가지 감정이 스쳤다...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이 그 누구보다 더 파란만장하다고 생각했다.”-<수플레> 236쪽 릴리아,,,

 

수플레라는 요리에 도전하다보면 요리와 밀당하는 묘한 기류가 느껴진다.

고수들도 그 푹 꺼짐에 가끔 절망하는 요리가 바로 수플레니 말이다.

삶의 끈을 어디에서 찾아야할까,,,란 의구심이 든 주인공들에게 다가온 요리 수플레,,

그들은 수플레라는 요리를 도전하면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의 공허함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기댈 곳 없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들에게 삶은 또 어떻게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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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녀석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상대인 듯싶다.

그럴 땐 치유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 필요하다.

수플레의 주인공들처럼 나 역시 부엌은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곳이자,

세상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기 위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공간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나를 위해 cheers!

n****5 2016.06.0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생도 요리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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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에게 최대의 미덕은 아내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다. 아내가 해 주는 요리를 불평하는 사람은 흔히 이야기하는 '간 큰 남자'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멸종해 가는 '간 큰 남자'의 마지막 종이다. 물론 매 번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의 요리가 입맛에 맞을 때는 너무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한껏 기대하던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을 때는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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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에게 최대의 미덕은 아내의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다. 아내가 해 주는 요리를 불평하는 사람은 흔히 이야기하는 '간 큰 남자'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멸종해 가는 '간 큰 남자'의 마지막 종이다. 물론 매 번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의 요리가 입맛에 맞을 때는 너무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한껏 기대하던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을 때는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그러면 하루 종일 집안의 냉기가 돈다. 나도 진화에서 살아남은 현대의 남성들처럼 아내의 요리를 맛보며 '당신이 해 준 음식이 최고!'라고 말하고 싶지만, 유전적으로 그런 변죽은 타고나지 못 했다. 

개인적인 생각을 변명처럼 이야기하자면 음식이란 건 항상 맛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도 있고, 맛없는 음식도 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맛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음식이란 오히려 맛없을 때가 더 많지 않을까? 그리고 그 맛없는 요리도 요리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생이란 어떨까? 인생도 항상 해피엔딩일까? 썸을 타던 남녀는 항상 달콤한 사랑에 빠지고, 갈등에 빠져 있던 가족은 항상 서로를 용서하고, 고생을 하던 삶은 나중에 항상 성공으로 결론이 날까? 아쉽지만 사랑에 실패도 하고, 가정이 깨어지기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고, 그렇게 맛없는 인생도 인생이 아닐까?



흔히 음식에 관련된 소설을 읽게 되면, 음식처럼 달콤하고 맛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썸을 타던 남녀가 달콤한 디저트로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던 가족들이 따스한 밥 한 끼로 하나가 되고, 실패를 경험하던 인생이 구수한 된장찌개를 먹고 새 힘을 내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오르한 파묵 이후 최고의 기대작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애슬리 페커의 장편소설 [수플레] 역시 음식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하고, 가장 어렵다는 수플레라는 디저트를 요리하는 과정을 매개로 뉴욕과 파리, 이스탄불에 사는 세 명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의 삶은 모두 해피엔딩은 아니다. 한 명의 삶은 지독히 불행하고, 한 명은 어정쩡한 해피엔딩이고, 마지막 한 명의 삶은 불행도 행복도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삶으로 결론 난다.

먼저 지독한 불행을 맛보는 뉴욕의 '릴리아'라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60세가 넘은 필리핀계 이민 여성이다. 필리핀에서는 촉망받는 화가로서 젊은 시절에 미국에 이민을 와서 미국에 동화된 여성이다. 그녀는 '아니'라는 남성과 결혼을 하고, 베트남 고아인 '장'과 '덩'이란 아이를 입양했다. 그녀는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하기 위해 시골로 이사를 하고 오로지 가정에 헌신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자 남편은 그녀와 최소한의 대화만을 하고, 아이들은 그녀를 외면한다. 심지어 아이들은 그녀가 자신들을 이용해 정부의 돈을 타내 부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에 아니까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그녀는 아니의 치료비를 유지하기 위해 하숙생들을 들인다. 일본, 스위스, 스페인 등 다양한 곳에서 온 하숙생들을 위해 요리하며 그녀는 잠시 인생의 행복을 맛본다. 특히 수플레라는 요리를 연구하며 삶의 의욕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하숙생들은 모두 떠나고, 아이들과는 의절하고, 끊임없는 남편의 요구에 그녀는 지쳐간다. 그렇게 그녀의 인생은 쉽게 꺼져버리는 수플레 요리의 거품처럼 가라앉게 된다.

나름 해피앤딩 끝나는 두 번째 삶은 파리에 사는 '마크'이다. 그는 항상 자신에게 따스하고 맛있는 요리를 해 주는 '클라라'라는 아내와 살고 있다. 마크에게 있어 클라라는 그의 삶의 전부이다. 그런 클라라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 마크는 도저히 그 절망에서 해어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아내를 연상하는 주방의 모든 물품을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 서툴레 요리도구를 사고, 요리책을 사서 요리를 한다. 그 과정에서 수플레도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서서히 회복을 경험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마크가 주방도구를 사러 백화점에 가서 '사비나'라는 여성 점원을 만나는 과정이다. 난생처음 주방 도구를 사러 온 마크는 도무지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른다. 특히 아내가 죽은 뒤 얼마 되지 않아 그의 모습에 고독과 절망이 배어있다. 그런 그에게 사비나가 다가와 친절히 주방도구를 설명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사비나의 도움으로 주방도구를 장만하며, 둘은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마크가 사비나를 자신이 처음 여는 파티에 초대하며서 끝난다. 나름 해피엔딩이라고 해도 될까?

마지막 삶은 이스탄불에 사는 '페르다'라는 여성의 삶이다. 페르다는 어머니는 거칠고 욕을 달고 산다. 페르다는 그런 어머니에게 떨어지기 위해 일찌감치 시난이라는 남성을 만나 결혼을 했다. 그녀의 행복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커피와 함께 파리에서 사는 딸과 통화를 하고, 가끔씩 찾아오는 아들의 손자들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소박한 행복은 그녀의 어머니 '네시베 부인'이 넘어져 걸을 수 없게 되면서부터 깨어지게 된다. 어머니를 자시의 집에서 돌보게 된 페르다는 하루 종일 어머니의 시중을 든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계속해서 불평을 해대고, 곳 치매가 와서 페르다에게 귀에 담지 못할 욕들을 해댄다. 결국 페르다의 모든 삶은 무너지게 된다. 페르다는 요리를 통해, 쉽게 거품이 꺼지는 수플레 요리를 하며 잠시나마 위안을 받는다. 소설의 끝에서는 잠시 제정신이 돌아온 어머니는 페르다에게 자신이 정신이 들지 않았을 때 했던 행동들을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페르다가 잠시 딸과 통화하러 간 사이에 스스로 삶을 끝낸다. 이건 행복일까? 불행일까? 아니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삶일까? 

 

 

 

 

이 책에서 등장하는 '수플레'란 요리는 쉽게 거품이 꺼지는 최악의 난이도의 디저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그 수플레라는 요리에 도전하고, 그 거품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소설에는 끝내 그 요리에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 인생이 마치 이 수플레란 요리와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항상 성공할 수는 없는 요리, 쉽게 거품이 꺼져버리고, 그 거품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해야 하는, 그럼에도 그 요리를 하는 과정 속에서 위안과 행복을 누리는... 있는 그대로의 요리와 인생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소설을 따라가며 삶의 씁쓸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맛보는 소설이었다.

i*******3 2016.06.17.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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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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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소설의 시작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세 명이다. 먼저, 릴리아. 필리핀에서 이민 온 여인, 남편 아니와 입양한 아이들이 있다. 어느날 남편 아니가 쓰러져 침대에만 누워있게 되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경제적 곤란에 처하게 되자 남아도는 방을 하숙생을 들인다, 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그 다음 마크, 아내 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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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소설의 시작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세 명이다.

먼저, 릴리아. 필리핀에서 이민 온 여인, 남편 아니와 입양한 아이들이 있다.

어느날 남편 아니가 쓰러져 침대에만 누워있게 되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경제적 곤란에 처하게 되자 남아도는 방을 하숙생을 들인다, 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그 다음 마크, 아내 클라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음식을 비롯한 모든 가사를 아내에게 의지했던 마크,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으로 먹는 것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 다음, 페르다. 어머니인 네시베 부인이 뼈가 부러져, 집으로 모셔와 돌보게 된다. 어머니는 엄살로 조그만 아픔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등, 페르다의 일상적인 삶에 균열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그러한 주인공 세 명이 각각의 장소에서 갑자기 변화된 일상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 그게 이 소설의 주요 얼개이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은 따로 있다

 

그런 사람들이 주인공이지만,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음식이다.

여러 음식이 등장하지만, 음식 중에서도 수플레가 주인공이다.

 

수플레 

요즈음 넘쳐나는 음식 프로그램 덕분에 TV를 통하여 수플레를 만드는 과정을 본 적이 있다.그래서 이런 장면이 활자로 다가올 때 눈에 익었다.

 

그녀가 그릇을 가슴에 바짝 댄 채 지켜보고 있는 하숙생들에게 눈을 돌렸을 때 수플레의 한가운데가 푹 꺼져버렸다.>(161)

 

수플레(Soufflé) 

 

거품을 낸 흰자에 치즈나 감자 등을 섞어 틀에 넣고 오븐에 넣어 구워 낸 과자나 요리.

오븐에서 가열한 뒤 나오게 되면, 매우 부풀려져 있게 마련인데 보통 5 - 10분이면 다시 알아서 수축된다. 일반적으로 완전히 수축되기 전 따뜻한 상태의 수플레에 초콜릿이나 잼 등을 바른 후에 먹는다.> (인터넷에서 갈무리)

 

한 가운데가 부풀어지고, 꺼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책의 제목은 수플레이고, 부제는 주저앉아버린 영혼을 다시 일으키는 인생 레시피이다. 그런 장면을 몇 군데만 살펴보자.

 

그녀는 자신이 산 수플레 책의 초판이 1841년에 인쇄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 요리가 그렇게 오래 됐는지도 몰랐고, 그걸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시내 음식점에서) 수플레를 몇 번 먹어봤지만 그 수플레들이 식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 가운데가 꺼져 있었기 때문에 그게 다 실패작이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179)

 

(주인공인 페르다)

하지만 수플레는 오븐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한가운데가 푹 꺼져 버렸다.> (182)

 

(주인공 마크)

마크는 첫 번째 수플레를 시도해봤다. ....수플레의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매번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감을 느끼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살고 있는 것처럼.>(203)

 

(주인공 릴리아)

매번 수플레의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릴리아는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걸 봤다.> (236)

 

왜 수플레인가 

 

주인공들이 갑자기 맞닥뜨린 위기의 순간, 그들은 좌절하고 쓰러진다.

가족과 죽음으로 이별하고, 질병으로 환경이 바뀐다. 그러한 상처들을 하나씩 안고 살아가게 되는 그들에게, 어느 날 음식이 구원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음식으로 좌절을 이겨낸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방법이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데서 그들은 역경을 이겨낼 탈출구를 찾아낸다.

음식을 만드는 공간인 부엌은 이렇게 묘사된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는 자신의 새로운 뮤즈인 부엌이 누군가의 삶을 지배할 수 있다는 걸 조금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이다.> (144-145)

 

왜 부엌은 그런 역할을 하는가 

부엌에서 이루어지는 음식만들기가 그렇게 작동한다.

 

요리를 할 때는 음식 외에 다른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항상 경이로웠다. 다른 일을 할 때에는 항상 딴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매사 모든 게 골치가 아팠다. 하지만 부엌에 있을 땐 달랐다. 그야말로 그녀는 요리와 혼연일체가 됐다. > (342)

 

수플레와 인생

 

수플레는 만들기 쉽지 않다.

오죽하면 페르다가 서점에서 사게 된 요리책 수플레, 그 밑에 이렇게 써있겠는가 

가장 큰 실망” (153)

   

여기서는 음식이 주인공이다.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음식이 갈등을 해소하고 사람들을 맺어준다.

 

그런 역할을 하는 음식, 그리고 수플레. 그들은 드디어 수플레를 완성한다.

 

페르다는 수플레 틀을 꺼내서 식탁 위에 하나씩 놓았다. .. 여러 개의 수플레를 지켜보고 5분이 지난 후에도 가운데가 여전히 꺼지지 않았을 때 둘 다 놀랐다.> (267)

 

수플레가 꺼질 때까지 기다리는 그 흥분된 순간과 그에 따른 실망이나 행복한 감정은 그녀의 의미없는 일상에서 가장 달콤한 부분이 됐다. ... 릴리아는 그런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위로를 받았다. >(283)

 

그렇게 수플레가 부풀어 올라있는 시간은 길어야 5.

수플레가 부풀어 올라있는 동안에 맛있게 먹어야 하는데, 인생은 그렇지 못한가 보다.

사람 주인공들, 그런 수플레를 맛보긴 했지만, 인생에서 그 시간은 수플레가 부풀어 있는 시간보다 짧기만 하다. 인생이 그렇게 수플레라면, 누군가 수플레 부풀어 있는 시간을 영원으로 되게끔 만들어 주면 좋겠다.

s***h 2016.06.17.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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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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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를 먹어본 적만 있지, 만들어본 적은 없기 때문에 그게 이정도로 만들기 힘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프랑스어로 ‘부풀다’라는 뜻을 가진 수플레를 우리의 인생에 빗대어 이 소설을 탄생시켰다. 오븐을 열었을 때 잘 부풀어 있던 것이 한순간 폭삭 꺼져버리는 수플레를 우리 인생에 비유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약간 우울한데.... 여기서 끝은 아니고, 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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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를 먹어본 적만 있지, 만들어본 적은 없기 때문에 그게 이정도로 만들기 힘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프랑스어로 ‘부풀다’라는 뜻을 가진 수플레를 우리의 인생에 빗대어 이 소설을 탄생시켰다. 오븐을 열었을 때 잘 부풀어 있던 것이 한순간 폭삭 꺼져버리는 수플레를 우리 인생에 비유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약간 우울한데.... 여기서 끝은 아니고, 한순간 폭삭 꺼져버리지만 그래도 다시 수플레를 만들 듯이 우리 인생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소설에는 세 주인공이 등장한다. 뉴욕의 릴리아, 파리의 마크, 이스탄불의 페르다... 그들의 삶은 외롭고, 힘들어 보였다. 62세의 릴리아는 평생을 남편과 입양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그녀에게 지금 남겨진 건 남편과 아이들의 차가운 태도, 외면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된 남편, 그녀는 모든 것이 버겁다. 55세의 마크는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를 잃고 절망한다. 마크에게 클라라는 이 세상 전부였다. 미처 준비할 틈도 없었던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이었기에 홀로서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이스탄불에 살고 있는 페르다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 잠시도 페르다를 가만히 두지 않고 폭언을 일삼기도 하는 엄마를 자식 된 도리로써 보살펴야만 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자신의 일상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느낄 때면 모든 게 버겁고, 나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읽으면서 세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다 너무 안쓰러워서 내가 다 마음이 아팠다.

 

그런 그들이 ‘수플레’ 요리책을 펼치면서 외로움과 삶의 고단함을 털어내기 시작한다. 음식을 만들면서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 사람에게 부엌이라는 장소는 버거운 삶에서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피난처였다. 최근에 읽은 책들의 등장인물들이 내 또래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세 주인공 다 중년의 인물들이어서 색달랐고, 그 인물들에게 닥친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도 제법 있을 법한 일이라는 점이 현실적이어서 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결말 또한 현실적이라 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세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부엌에서 요리에 집중함으로써 치유 받는다는 점은 같았다.

 

처음에는 페르다의 이야기가 가장 신경 쓰였다. 아픈 가족을 돌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하게 되고,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에서 또 다시 죄책감을 느끼는 페르다를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마크의 이야기는 그저 많이 응원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결말 때문일까, 릴리아의 이야기가 가장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w******8 2016.06.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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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 애슬리 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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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부엌'이라는 공간, 어쩔 수 없이 이제는 익숙해져야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는데 그 공간이 나에게 주는 느낌은 부담이 아니라 친근함이었다. 무엇인가를 먹지 않으면 안 되기에 솜씨가 있건 없건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함께 먹고.. 그렇게 시작했는데 점점 더 맛있는 것도 만들어보고 싶고, 색다른 것도 해 보고 싶고.. 그런 맘이 생기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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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부엌'이라는 공간, 어쩔 수 없이 이제는 익숙해져야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는데 그 공간이 나에게 주는 느낌은 부담이 아니라 친근함이었다. 무엇인가를 먹지 않으면 안 되기에 솜씨가 있건 없건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함께 먹고.. 그렇게 시작했는데 점점 더 맛있는 것도 만들어보고 싶고, 색다른 것도 해 보고 싶고.. 그런 맘이 생기게 된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먹으며 공감하는 그 시간을 좋아해서 인 듯 하다. 그래서 혼자 먹는 음식은 잘 안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들어와 한 끼 식사와 더불어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부엌은 그렇게 나에게 행복을 선사해주는 공간이 되버렸다.

 

이 이야기는 서로 다른 곳 뉴욕, 파리. 이스탄불에서 살아가고 있는 3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삶의 과정속에서 고통을 맞이하게 되고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수플레를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지친 삶에 대한 위로를 얻는다.

 

필리핀에서 이민을 온 후  자신의 꿈은 뒤로 한 채 남편과 입양한 아이들을 돌보는 삶을 살고 있던 릴리아. 남편의 몸이 불편해지면서 남편의 병수발로 지쳐가고 아이들에게도 외면을 당한다. 하숙생들을 들여 외로움도 잊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그들과의 소통도 꾀해보지만 결국 그들은 남이었다. 우연히 보게 된 수플레 요리의 레시피.. 그대로 수플레를 만들면서 오늘의 수플레는 좀 더 많은 시간 가운데가 부풀어 있기를 바래본다.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부불어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인생의 단 한순간도 낭비되는 순간은 없다. 힌두교 신자들이 믿는 것처럼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은 다른 일들과 연결되어 있고, 인간의 영혼은 여러 번 스스로 새로워진다. 하지만 힌두교 신자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영혼은 내세에서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현세에서 새로워진다. 릴리아가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했다면 아주 오래전부터 인생에 실망해 몇 년 전에 목숩을 끊었을지도 모른다. (p189)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으로 삶의 균형을 완전히 잃어버린 마크.

아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집안의 곳곳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 중에서도 아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제일 좋아했던 장소인 부엌을.. 마크는 결심을 한다, 아내가 사용하던 모든 조리 도구를 없앤 후 자신만의 조리 도구로 바꾸고 스스로의 삶을 잘 살아나가겠다고..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요리뿐만이 아니라 그 요리를 위해 관계를 맺었던 많은 이웃들과의 관계도 무척 중요한 것이었음을 알아간다.

엄마가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 간 페르다.. 조금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는 엄마의 엄포(?)로 결국 엄마를 모시게 된다. 엄마는 조금도 움직이려하지 않으면서 심한 말을 쏟아 내며 페르다를 괴롭힌다. 조금도 자신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페르다. 엄마의 모진 말도, 힘겨운 노둥과도 같은 병수발도 그녀만의 공간인 부엌에서의 시간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파리에서 온 딸의 임신과 결혼 사길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지만 그 손녀딸로 인해 점점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는 엄마와 화해의 시간을 갖으며 이별을 준비한다.

 

이 세명의 인물은 각각 우연한 기회에 서점에 들렀다가 수풀레를 만드는 책을 구입하게 된다. 수플레는 가운데를 봉긋하게 만들기가 무척 까다로운 디저트라고 한다. 그들이 수플레를 레시피대로 만들어 오븐에 넣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을 꺼낼때마다 과연.. 하는 맘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꺼지는 수플레를 보면서 실망을 느끼지만 다시 또 한번.. 이번에는.. 하는 맘으로 다시 도전을 한다.

그렇게 점점 꺼져가는 듯한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봉긋하게 부풀려 보기 위해 노력을 해 보는 거다.

그들의 각각의 이야기이지만 어찌보면 우리 삶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는 허탈과 공허함들일 수 있다.

남편과 자식과 함께 바쁘게 살아낼때는 잘 몰랐지만 지나고 난 후 그들과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지고 나는 과연 뭔가.. 내가 과연 해 놓은 것은 뭘까.. 하는 맘,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후에 오는 고통, 그리고 점점 건강을 잃어가는 부모님과의 화해..

이들은 그러한 삶 속의 굴곡진 부분들을  달콤하지만 만들기 어렵다는 수플레를 통해 채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릴리아의 마지막은 많이 아쉬웠다. 그녀가 계획했던대로 필리핀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가방속에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었던 것 만으로도 희망이 있었기에 그녀는 마지막에는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이 함께 들었다.

마크와  페르다는 봉긋한 수플레를 만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함께 하고  플 때 "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자"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맛있고 따뜻한 음식은 이렇든 우리를 위로하면서 서로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음식을 소재로하는 이야기들이 간간히 많이 보이곤 한다.

이 이야기는 어떤 특정 음식보다는 수플레의 특성에 우리의 삶을 투영시켜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히 보여주었던 이야기였다.

달달한 디저트가 생각나는 오후의 한 가운데에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6.06.1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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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소설]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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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30여 년을 보내고 자식들은 장성하여 출가해 딸랑 부부만 남은 집에는 어떠한 그림들이 그려질까.지난 온 삶의 여정 속에서 부부라는 원칙을 잊지 않고 살아 왔다고 해도 삶의 종착역이 멀지 않은 노년에겐 또 다른 무늬의 풍파가 대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만큼 인생의 갈래갈래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그래서 순간 순간 서로에게 어깃장 놓지 않고,모나지 않게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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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생활 30여 년을 보내고 자식들은 장성하여 출가해 딸랑 부부만 남은 집에는 어떠한 그림들이 그려질까.지난 온 삶의 여정 속에서 부부라는 원칙을 잊지 않고 살아 왔다고 해도 삶의 종착역이 멀지 않은 노년에겐 또 다른 무늬의 풍파가 대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만큼 인생의 갈래갈래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그래서 순간 순간 서로에게 어깃장 놓지 않고,모나지 않게 삶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기나 긴 인생 가운데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날들은 핑크빛보다는 짙은 회색과 암청색이 드리운 대기(大氣)가 더 많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나도 어느덧 중년을 훌쩍 넘어 장년으로 가는 언덕에 서 있다.언덕 위에서 바라 본 지난 온 삶의 이력은 좋았던 일보다는 후회와 미련,죄책감,미욱함을 더 느끼곤 한다.인생이란 사고팔고(四苦八苦)의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나라,터키의 문학을 오랜만에 접하게 되었다.특히 글감이 삶의 고단함을 치유하는 것이어서 더욱 마음이 끌리고 말았다.내 삶의 여정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울퉁불퉁하고 비 온 뒤 진흙탕길과 같은 모습이다.결혼 생활 20여 년이 좀 넘은 이 시기에 건강하고 경제적 수입이 안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주행하고 있는 것과 같아 아내의 심산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결혼 전에는 서로의 세세한 기질과 성격이 알게 되고,궂이 말을 하지 않더라고 가족과 부부라는 명제를 잊지 않으려 힘을 쓰지만 대개는 외부적인 환경의 요인에 의해 생각과 감정에 변화가 생기곤 한다.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아내는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싶어한다.생각과 감정의 표현도 마찬가지다.그래서인지 어느 순간 서로가 갖고 있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분란이 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째째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명절 무렵 금전 지출 면에서 본가와 처가로 나가는 돈의 규모에 대해 아내는 매우 민감하게 느낀다.형편이 좋을 때엔 하자는 대로 따라가지만 그렇지 못할 때엔 할 도리만 하는 게 내 신조인데 아내는 내 입장과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동등하게 해 주어야 한다면서 순간 얼굴을 붉히고 큰소리를 칠 때가 있다.내 자신이 자정(自淨)하여 돈 문제,부부 간의 화기(和氣)에 금이 가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이 글은 세 부부의 얘기가 나온다.사는 곳,하는 일,처해 있는 입장과 형편 등이 각양각색이다.공통점은 등장인물이 초로의 부부이면서 알콩달콩 사는 모습이 아닌 길을 걷가 한 쪽 다리를 접지른 느낌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부부라는 관계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지만  이 글에선 내내 혈관이 좁아지고 막혀 버린 상황과 흡사할 정도로 마음의 통증이 느껴진다.세 부부는 바로 릴리아,마크,페르다 부부를 가리킨다.필리핀 태생으로 미국 생활 37년 된 릴리아와 아니 부부는 결혼 생활의 지겨움 또는 갱년기를 맞이한 탓일까.서로에게 최소한의 애정만을 표하면서 각방을 쓰는 부부다.그런데 남편 아니에게 뇌 혈전증이 찾아오면서 릴리아는 하숙생들을 두면서 마음의 변화를 보이는 듯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은 필리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또한 그들에겐 베트남 출생의 두 아이를 입양해서 양육하지만 그들이 성장하여 '기른 정'을 잊은 듯 배은망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두 번째 부부는 만화 화랑을 운영하는 마크라는 남자는 아내 클라라의 우울증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방황하는 마음을 다독이고 치유하고자 요리 공부에 전념한다.

 

 끝으로 세 번째는 페르다 부부다.페르다 부부 얘기는 '부부'의 얘기를 늘어 놓기보다는 페르다의 친정 엄마 네시베 부인 및 딸 오이쿠의 얘기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치매에 걸린 친정 엄마 네시베 부인의 예측불허의 언동으로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기만 한데,페르다는 이것을 내색하지 않고 이겨 나간다.네시베 부인은 먼저 떠난 페르다의 언니 이름을 자주 들먹이면서 과거에 집착한다.자주 기절하고 항우울제를 장기 복용하면서 알콜 도수가 높은 양주도 빠지지 않은 그녀의 친구였으니 뇌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닐런지.이렇게 세 부부가 처해 있는 입장과 형편이 음울하다 보니 뭔가 마음의 치유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애슬리 패커 작가는 수플레(달걀 흰자 위에 우유를 섞어 구운 요리)를 소개하면서 릴리아,마크,페르다가 겪는 음울하고 고단한 삶에 치유의 힘을 불어 넣고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특히 아내 클라라를 먼저 앞세운 마크는 요리의 전도사로 자처할 만큼 수플레 요리에 적극적이다.《엄마의 부엌》을 앞에 두고 열심히 요리 공부하는 마크는 요리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클라라를 그리워한다.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우주의 중심이다. -p145

 

 각종 도구를 이용하여 계란 흰자,우유,밀가루,설탕 등을 잘 배합하여 원하는 모양과 빛깔을 만들어 낸 후 엄마의 넓은 가슴,사랑의 의미,인간의 삶이 무엇인가 등을 체현해 갈 것이다.수플레 종류도 다양하기만 하다.새우.치즈.랍스터.치즈와 베이컨.캐러멜.아이스크림.호박.복숭아.모카.시금치.커피.무화과 수플레 등인데 나는 아직 이것을 입에 대보지를 못했다.과연 어떤 맛이 나고,고단한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을까를 머리 속에 그려 본다.수플레를 만들면서 이에 집중하고 완성된 수플레 작품을 보면서 마음 든든함과 상처난 영혼을 아물게 한다면 이보다 더 큰 인생의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하나의 음식을 만들어 가면서 느끼는 기쁨과 환희,치유의 힘을 얻어 간다면 또 다른 세상을 얻은 것과 별반 다를게 없을 것이다.또한 잠시나마 좋지 않은 일,생각하기 싫은 것들을 잊어 본다면 세상은 그래도 살아 갈 가치가 있지 않을까.

j******6 2016.06.08.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