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D 장에 꽂혀 있는 존 바에즈의 CD 들을 보다 보면 제일 눈에 띄는 앨범이 있는데 바로 존 바에즈의 Recently 앨범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 이유는 제일 못생겨서 이다.... CD 옆 면에는 그냥 굵은 글씨체로 JOAN BAEZ 라고만 쓰여져 있고 앨범 쟈켓을 봐도 그냥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존 바에즈의 흑백사진 하나 덩그러니 있을 뿐 도무지 디자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작품 같아 보인다. 겉으로만 보면 아주 '싸구려틱'하고 '정성없음직한' 볼품없는 모습이다. 존 바에즈의 초창기 음반사였던 뱅가드, A&M, Epic 을 거쳐서 1987년 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내에서 내는 정규앨범이 Recently 인데 Gold Castle 음반사에서 나온 앨범이다. 겨우 9개의 곡 밖에 들어 있지 않아서 혹시 앨범 겉 표지와 마찬가지로 속 알멩이도 형편 없는거 아닌가 의심 할 수 있지만 들어보면 6, 70 년대 그녀의 앨범과는 확연하게 다른 변화된 존 바에즈의 음악들을 듣게 되는데 역시 사람이나 음악이나 겉만 보고 평가하는거 아니란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Recently 앨범에서 새로운 점은 존 바에즈의 초창기 음악을 들으며 자랐을 후배들인 다이어 스트레이츠, 자니 클레그, U2, 피터 가브리엘 등의 노래를 존 바에즈가 불렀다는 점이다. 또 시기적으로도 반전이나 냉전 등의 정치적 단어가 갖는 느낌이 희미해져 가던 80년대 후반 이란 시기적 특성 그리고 8년 만에 내는 정규앨범이란 의미 등이 복합적으로 어울어져 있는Recently 앨범은 존 바에즈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 갔을 것 같다. 이 앨범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곡은 자니 클레그의 곡인 ASIMBONANGA (아심보낭가). - 아프리카 줄루어로 'We haven't seen him' 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 아프리카 민속 리듬 느낌이 물씬 나는 이 곡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주의로 인해 살행 당했거나 감옥에 있던 넬슨 만델라, 스티븐 비코, 빅토리아 멕켄지 등의 이름을 후렴 부분에서 반복해서 부르며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다. 곡 전체에 아프리카 민속리듬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듣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남아프리카 인종문제를 다뤘던 영화 'The Power of One' 이 떠오른다. 인종차별에 관한 주제를 다룬 영화라 괜히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쉽게 하겠지만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었던 영화다. 이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특히 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PK 가 감옥소에서 지휘를 하며 흑인죄수들이 합창을 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을 텐데 그때 나오던 음악인 Southern Concerto 란 곡을 만든 사람이 바로 ASIMBONANGA 를 만든 자니 클레그이다. 자니 클레그는 넬슨 만델라가 석방 되었을 때 ASIMBONANGA 를 축가로 부르기도 하였을 만큼 남아프리카 흑인권익 신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음악인이었다. 존 바에즈의 ASIMBONANGA 역시 1988년 그래미 시상식의 Best Contemporary Folk Recording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ASIMBONANGA 가사에 등장하기도 하는 Steven Biko 는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Biko (비코)란 곡에서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 이 곡은 피터 가브리엘의 곡으로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한 스티븐 비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곡이다.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마크 노플러 곡인 Brothers in Arms 는 첫 번째 트랙에 실려 있고 흑인영가 풍의 곡인 Let us break bread together/freedom 은 유일하게 라이브 버젼으로 실려 있다. 전에 Carry It on 앨범에서 제프리 셔틀리프와 함께 불렀던 Do Right Woman, Do Right Man 이 이 앨범에선 존 바에즈 혼자서 다시 불렀다. 이 앨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곡들이 존 바에즈의 자작곡들인 Recently 와 James & The Gang인데 이전의 앨범에서는 존 바에즈의 자작곡들이 다른 곡들에 비해서 항상 빛을 발하지 못하곤 했었는데 Recently 앨범에서 존 바에즈의 자작곡들인 Recently 와 James & The Gang 두 곡 모두 뛰어난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두 곡 모두 아주 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곡들이다. Recently 앨범에서 이전 앨범과의 가장 큰 차이는 아마도 기교가 풍성해졌다는 것인 것 같다. 마흔을 훌쩍 넘어선 그 당시 존 바에즈는 힘으로 몰아 부치는 대신 풍부한 기교를 아주 아름답게 포장해서 노래를 부른다. Recently 앨범은 존 바에즈가 오랜만에 내는 정규앨범 이었음에도 생각 했던 것 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앨범으로 남고 말았는데 1980년대 후반 당시 미국에서도 포크 음악의 쇠퇴가 역력했던 시기적 특성 탓도 많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앨범의 대중적 성공 여부를 떠나 앨범 쟈켓의 형편 없는 디자인 문제를 떠나서 Recently 앨범은 새로이 변화하던 존 바에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주 괜찮은 앨범 같다. 후니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