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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풍경을 포착하고, 특유의 존재를 부여하기까지... 놀라운 인식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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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풍경을 포착하고, 특유의 존재를 부여하기까지... 놀라운 인식의 과정.   인식의 대상과 그 본질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물음은 새삼스럽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본질과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은 철학의 역사와 함께해왔으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주류하는 사상은 있어도, 어디에도 정
"특정 풍경을 포착하고, 특유의 존재를 부여하기까지... 놀라운 인식의 과정. " 내용보기
 


특정 풍경을 포착하고, 특유의 존재를 부여하기까지... 놀라운 인식의 과정.

 


인식의 대상과 그 본질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물음은 새삼스럽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본질과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은 철학의 역사와 함께해왔으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주류하는 사상은 있어도,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는 것처럼’


주체는 인식에 의해 형성되는 것일까?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일까? 오랫동안 주체는 자율성을 지닌 실체로써 존재해왔으나, 오늘날 주체는 사유의 발생으로 인하여 존재하는 인식의 대상으로 생각되어 진다. 즉 인식의 주체인 인간의 사유 행위로 말미암아 존재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학 혹은 시의 주체 또한 행위하는 작가에 의해 그 정체성을 드러내게 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을 너무 돌아서 온 감이 없지 않으나,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라는 시집 제목의 의도를 이야기하기 위해 뜬구름 좀 잡아 보았다.


이윤학의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에는 객관적 상관물이 많이 등장한다. 시인은 주로 감정을 직접 이야기 하지 않고, 특정 사물을 묘사하거나 하나의 풍경으로 포착하여 보여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즉 인식의 주체인 시인에 의해 특정 풍경이 포착되고, 시인 특유의 방법으로 정체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낮아지는 수면,

연못 근방 벤치에서 바삭거리는 잠자리 날개를 집어 들었지.

자신에게 집중하는 자세로

한참 동안 절하던 잠자리였지. 그동안

나는 나일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지.

그걸 잊고 살았지. 잠자리 날개가 움찔할 때마다

내 몸으로 떨림이 증폭되어 퍼졌지.

이제는 오지 않아도 될 애인을 기다렸지.

오래전에 요절한 추억을 기다렸지. 먼지들이

더러운 물에 끌려가는 여름 한낮, 그늘이었지.

                                       - 먼지는 왜 물에 끌리는가 (p.29)-


이 시의 사유는 바삭거리는 잠자리 날개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파닥거리는 잠자리의 행위가 손끝의 떨림을 가져오고, 그 떨림은 주체의 떨림으로 증폭되어 생의 감각을 깨운다. 그리고 ‘오지 않아도 될’ ‘오래전에 요절한 추억’에 대한 성찰은 ‘나는 나일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깨달음으로 발전하면서, 진정한 주체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날개를 파닥거리는 잠자리의 작은 몸짓에서 비롯된 작은 떨림의 파장이 이리도 클 줄이야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시인의 예민한 시선과 그것에 존재를 부여하는 시인의 인식 방법이 놀랍기만 하다.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깍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p.30) -


손톱을 깎다가 살점을 뜯겨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리 대단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은 경험이다. 그냥 눈 한번 찔끔 감게하는 작은 사건으로 지나갈 법하다. 그러나 이런 일상의 소소한 사건 또한 시인에게는 생의 감각을 깨우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또 한번 시인의 예민한 시선과 인식의 방법에 감탄하게 된다.

  손가락의 작은 상처가 한참이나 욱신거리는 것처럼, 금방 끝이 날줄 알았던 삶의 오래된 시린 기억들이 있다. 정말이지 위성 안테나라도 달린 것처럼, 삶의 어느 순간에 불쑥 연결되어서 그 기억의 순간에 다시금 나를 놓이게 한다. 특히 시가 그렇다. 내 추억의 위성 안테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곤 한다. 구체적 실체로써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나, 유한한 인식의 대상으로써 언제나 있음으로서 때론 찔끔하게, 뜨끔하게, 나를 깨운다.


대상을 인식하는 이윤학 시인의 예민하고 독특한 시선에 덕분에, 오랜만에 생의 감각이 되살아난다. “나는 나일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라는 한 구절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삶의 즐거움’을 끄집어내었다. 바쁘다는 핑계와 삶에 치여서 방치되었던 것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오랜만에 독서일기를 끄적거리게 하는 것이다. 고요한 새벽 빗소리가 적막을 깨우고, 굳어있었던 감정들이 녹아 찰랑거린다. 지금 내 위성 안테나에서 나온 전파가 새벽거리를 헤집고 다니고 있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나는 살아있었던 것이다.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는 너로 하여금,


c******3 2008.07.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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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언제나 있는데--- [시집-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시도 언제나 있는데--- [시집-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내용보기
시집을 읽다가 슬퍼졌다. 갑자기 이 시집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이 시집이 아니더라도, 시를 읽어 주는 사람들이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아무 근거도 없으면서, 확인도 전혀 안 되는 일이면서 꼭 나 혼자서 이 시집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외로움이 느껴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읽었다. 한 시간
"시도 언제나 있는데--- [시집-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내용보기

시집을 읽다가 슬퍼졌다. 갑자기 이 시집을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이 시집이 아니더라도, 시를 읽어 주는 사람들이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아무 근거도 없으면서, 확인도 전혀 안 되는 일이면서 꼭 나 혼자서 이 시집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외로움이 느껴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읽었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기차 안에서. 한 편 보고 기차 창밖 한 번 보고 다시 한 편 넘기고 또 창밖 보고. 기차 밖 풍경이 시 속의 풍경과 제법 많이 겹쳐서 그랬던가, 마음이 서늘해졌다. 시들어가는 우리네 농촌이, 고단한 삶이, 어느 하나 좀더 나을 것도 없는 봄여름가을겨울이 시집 곳곳에서 옹그리고 있었다. 

 

이전에도 이 시인의 시집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 시인의 이름은 확실하게 알고 있을 뿐 작품의 내용에 대한 것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어렴풋이 남아 있는 시인의 작품에 대한 내 인상은 좀 더 도시쪽이었던 것 같은데 이 시집을 보니 예전에도 이런 내용의 시를 썼던가 좀 의아스러워지기도 했다. 시를 쓰다 보면 도시보다 시골로, 문명보다 자연으로 돌아오는 게 더 자연스러워질 것 같다는 주제넘은 생각도 들고. 

 

 

"해가 떨어지는 서해에서 보는 물결

모서리마다 일렁이는 부스러기 빛

내 몸으로는 더 이상 들어올 곳이 없지

일렁이다 반짝이다 물결이 되는 부스러기 빛"(28쪽에서)

 

시 한 편으로 단 5분만이라도 삶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나는 아직도 꿈꾸며 산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8.05.12.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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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긴장, 그의 시선들
"감정과 긴장, 그의 시선들" 내용보기
너무나도 읽고 싶었던 시집.가을에 읽으면 더 좋을 시집이다.내가 과연 사소한 것들에 이토록 집중했던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멀었다. 이 세상을 이해하고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풋옥수수옥수수 여물었나옥수수 껍질을살짝 찢고 보았다살짝 찢고 본 옥수수아직 여물지 않았다너의 비밀을 캤다네가 웃을 때마다자잘하던 치아들네가 웃을 때마다옥수수 껍질을 찢었다
"감정과 긴장, 그의 시선들" 내용보기
너무나도 읽고 싶었던 시집.
가을에 읽으면 더 좋을 시집이다.
내가 과연 사소한 것들에 이토록 집중했던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멀었다. 이 세상을 이해하고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풋옥수수

옥수수 여물었나
옥수수 껍질을
살짝 찢고 보았다

살짝 찢고 본 옥수수
아직 여물지 않았다

너의 비밀을 캤다

네가 웃을 때마다
자잘하던 치아들

네가 웃을 때마다
옥수수 껍질을 찢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중-

당신의 웃음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더 바라보고 나도 따라 웃어볼 수 있는 날들을 소중히 마주해야겠다.
s************4 2016.07.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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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내용보기
오늘의 시집은, -이라고 하지만 매일 읽는 것은 아니고 그저 오늘 읽었던 시집은- 이윤학 시인의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이다. 역시, 제목에 한번 잠깐 살핀 시집 안의 내용에 두번 짧은 심의를 거쳐 손 안에 들어온 책이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언어 사용의 감각적임은 어느 부분에서 어떤 부분까지 가능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같은 표현을 살짝 바꿔놓은 작은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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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집은, -이라고 하지만 매일 읽는 것은 아니고 그저 오늘 읽었던 시집은- 이윤학 시인의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이다. 역시, 제목에 한번 잠깐 살핀 시집 안의 내용에 두번 짧은 심의를 거쳐 손 안에 들어온 책이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언어 사용의 감각적임은 어느 부분에서 어떤 부분까지 가능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같은 표현을 살짝 바꿔놓은 작은 움직임에도 전혀 다른 것으로 되어버리는 말의- 혹은 글의, '아 다르고 어 다른' 사용법을 시집 안에서 단단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표제작인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였다. 나는 뭐든지 주인공 격인 인물을 좋아하는 히로인 타입이었지. 그래서 늘 표제작이 마음에 드는 축에 드는건지, 아니면 역시 좋은 시여서 표제작이 되었던 것인지 잘 구분을 못하겠다. 어쩌면 누구나 듣고 아, 이 노래 괜찮네. 하고 생각하는 보편적 기호를 반영하는 노래가 있듯이, 내가 꼽는 시들이 다 그런 보편적 기호 아래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시의 전문이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그 뒤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황혼의 아스팔트' 중 일부 [아는 사람들 해마다 줄어든다/ 아는 사람 없는 세상을 살지 모른다]는 부분이었다. 작년부터 올해 겨울까지 두번의 장례를 치렀다. 십년 전만해도 대문밖을 나가면 익숙한 어르신들 고개숙여 인사드리기 바빴는데, 해가 지나면서 시나브로 인사할 일이 없어졌다. 장례를 치르면서 이렇게 점점 다들 돌아가시는 구나 혼자 생각했었는데 시인의 시를 보면서 섬뜩한 익숙함을 느꼈다. 나이들어 홀로 남겨진 세상을 적막해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하는.

 

 

아직은 버찌가 연분홍일 때

 

 

조약돌을 더듬는 시냇물이 흘러갔지.

 

유채꽃밭은 목욕탕에서 방금 나온

젖은 머릿결 샴푸 냄새를 흘렸지.

 

내 마음 샴푸 냄새로 후끈 달았지.

 

더는 길이 나오지 않는 길을 걸었지.

 

피아노를 치는 너의

가느다란 손가락

솜털 끄트머리를

나는 바람으로 매만졌지.

 

 

이 시는 그냥, 느낌이 좋아서 꼽아놓았다. 곧 다가올 봄이 먼저 기다려지는 느낌.

 

시집을 읽으면서는 거의 꼭꼭 마음에 들었던 시들을 꼽아놓곤 하는데, 글쎄 어떤 시집은 몇 편이나 전문을 꼽기도 하지만 이윤학 시인의 시집에서는 다수의 편이 꼽히는 것은 아니었다. 근데 또 시집을 읽고 난 뒤에 느낌이 어땠는가 돌이켜 생각해보면 썩 마음에 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요상했다. 이거다! 하고 꼽히는 시는 많지 않았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시들이 많았겠지 하고 혼자 납득한다.

즐겁게 읽었다.

 

이달의 사락 m******j 2013.0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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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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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이 시를 어디에선가 보고

이 시인의 시는 꼭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시집 한장 한장을 넘기는데 너무 잔잔하고 일상적인

아픔들이 속삭이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 느껴지는 시들이었다.

l******l 2015.10.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