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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세우기란 정신분석, 게슈탈트 이론, 교류 분석과 가족 치료를 통합한 심리 치료 기법이다. 가족 세우기는 독일 출신의 버트 헬링거가 계발한 치유 방법론으로, 세계 4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상담가, 심리치료자들이 개인의 심리, 신체적 문제, 대인관계의 어려움, 가족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원인을 치유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한다.
가족 세우기에 참여하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볼 수 있는 놀라운 기회,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서 반사된 나를 볼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인류라고 하는 더 큰 가족의 구성원이며 우리는 모두, 단 한 사람의 예외나 제외도 없이,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아름답고 소중한 이해가 새벽의 여명처럼 피어난다.
존 페인의 <가족 세우기>는 그가 다룬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쓴 것으로, 그는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영혼의 언어’를 일상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가족 세우기 세션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한 인터뷰 과정에서 치료사는 의뢰인에게 가족 구성원들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물으면서, 다음에 열거된 것처럼 가족에게 발생한 특별한 사건에 대해서 묻게 된다. · 부모나 조부모의 이른 죽음, 유산, 사산, 그리고 낙태, 살해, 비극적 죽음과 사고로 인한 죽음, 배우자 혹은 약혼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입양, 파혼과 이혼, 전쟁의 경험, 범죄와 부당한 사건의 희생자와 가해자, 가족적 비밀, 가족으로부터 소속될 권리를 박탈당하거나 존중받지 못함
가족 세우기 작업에서는 대리인들이 사이코드라마나 역할극에서처럼 가족 구성원들에 관해 의뢰인이 설명하거나 묘사한 대로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지 않는다. 의뢰인이 일단 가족을 세우고 나면 치료사는 침묵 속에서 가족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의뢰인이 몸짓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나 가족을 세운 형태를 주의 깊게 살펴본다. 대개 치료사는 대리인들 사이의 거리나 바라보고 있는 방향 등을 관찰함으로써 가족 내에 있었음직한 특정 사건에 대한 암시를 읽을 수 있다. 설사 의뢰인이 특정한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리인들이 배치된 모습에서 그들 사이의 관계성과 서로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다. 이제 초기 관찰 단계를 거친 치료사는 대리인들 각자에게 그들의 느낌이 어떤지 물어본다.
일단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얽혀 있는지 구체적인 이해를 얻고 나면, 치료사는 그것들을 해결해 줄 치유의 문구를 사용한다. 치유의 문구란 곧 ‘영혼의 언어’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들의 손을 잡고 영혼의 언어로 영혼의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그리하여 영혼의 언어가 우리의 온 존재 안에서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영혼의 언어가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영혼의 언어가 가진 힘을 일상 속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치유의 언어로 알려져 있기도 한 영혼의 언어는 모든 불순물을 걸러낸 진실만을 보여준다. 장황한 설명이나 스토리 대신 사실을 간결한 언어로 표현할 때 우리의 마음도 명료해진다.
언어는 외로움을 치유할 수도 있고, 한 사람의 가슴을 산산이 부숴놓을 수도 있다. 언어는 치유를 일으킬 수도 있고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언어는 자유를 창조해 낼 수도 있고 억압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언어, 글로 씌어졌든 말로 표현되었든 수백만 명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운명을 창조할 수도 있다.
불필요하게 지고 있는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우리는 맨 먼저 자신과 무관한 일에 얽혀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죽은 사람들은 산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희생하려고 들 때 부담감과 슬픔을 느낀다.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온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가족 세우기 세션을 통해서 드러난 사실은 죽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온전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죽은 사람들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입양된 아이는 내적으로는 친부모에 의해서 버려졌다는 상처를 안고, 외적으로는 양부모의 행복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진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입양아들이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모는 주고 자녀는 받는다. 양부모와의 관계에서 입양된 아이들은 받기보다 주는 사람의 역할을 강요받는다.
국제 입양뿐 아니라 모든 입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친부모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존중하는 태도이다. 가족 세우기 작업은 양부모가 입양아의 친부모 또는 모국과 모국의 문화 앞에서 절을 할 때, 입양된 자녀가 자아와의 교류감과 함께 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약물 중독이든 하나같이 던져 보아야 할 질문이 있다. 바로 “가족 안에서 제외당한 사람은 누구인가?”하는 것이다. 가족적 영혼 한복판에 생긴 구멍을 치유해 나아가기 시작하면 우리 영혼에 뚫린 구멍에서도 치유가 함께 시작된다. 가족적 영혼이 치유되면 개인의 영혼에도 똑같은 치유의 힘이 작용하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에게 “내가 당신에게 저지른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가장 좋다. 당신이 그대로 남겨두면 그가 당신을 용서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당신이 상황을 바꾸려 들거나 용서를 구하려 든다면, 그에게 너무나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도 당신이 지고 가야 할 죄책감을 거두어 갈 수 없다. 당신에게 합당한 그 짐을 스스로 지고 가려고 할 때, 비로소 짐을 지는 데 필요한 힘을 얻게 된다.
영혼에 씨앗을 심는 일이 바로 가족 세우기 작업이다. 이제 농부가 할 일은 의문이 날 때마다 흙을 파헤쳐서 뿌리가 얼마만큼 내렸는지 살피는 게 아니라 그저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의 씨앗이 꽃으로 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다.
가족 세우기 작업을 해오면서 알게 된 것 가운데 하나는, “남보다 훨씬 무거운 짐(혹은 깊은 상처)을 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내적인 오만함을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문제를 가진 보통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풀기 어려운 숙제로 여겨지던 문제를 평범하고 정직한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
영혼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우월감을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죄책감은 그러한 우월감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오직 동등함을 전제로 할 때 우리는 안도감 혹은 완전한 해결점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특정한 문제에 대한 우리의 느낌과 그릇된 믿음의 체계뿐이다. 더 큰 힘을 향해서 혹은 운명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것보다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동의하는 것, 이보다 더 분명한 자존감의 표현은 없다. 그리고 겸손함만이 내적인 평화를 향해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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