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삼창과 나무뿌리 뽑기, 하나님과 씨름하기로 대변되는 한국의 전통적인 기도 가치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봉교수는 기도는 우리의 요구 사항을 쏟아붓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사귐이라고 말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기도를 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런 식의 기도는 하나님을 협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런 식의 기도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이미 하나님이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셔야 한다고 결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사귐이 어떻게 기도를 통해 가능한지에 대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 침묵기도, 관상기도, 기도문을 이용하는 방법.
침묵기도는 우리의 생각과 요구 사항을 모두 버리고 완전한 침묵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정해진 시간내에 무엇인가를 마쳐야 하는 현대인에게는 어렵고 낯선 것이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도움이 된다. 의무나 죄책감에서 "하나님 이거이거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거 이거 필요하니까 들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금 이순간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그분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시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일방적으로 하나님께 내 요구사항을 데모하는 군중처럼 주창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사귐을 가지는 사람들끼리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다보면, 내것을 고집하지 않게 된다.
기도가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킨다는 말은 그래서 정말 맞는 말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책은 하나님과 사귐을 다시금 회복시키게 도왔다. 밤늦도록 사랑의교회 안성 수양관을 홀로 배회하면서 나는 나와 함께 걸으시는 하나님을 느꼈다. 너무 평화롭고 안심이 되는 시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처럼 주여 삼창에 왠지 모를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이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