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수는 일평생 수많은 작품을 쓰면서 어린이들에게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소중함을 이야기한 작가이자, 우리 민족의 증인이다. '골목대장'은 그가 쓴 단편 10편을 골라 묶은 책. 미미와 희수의 사랑 좋은 주인에게만 마음을 주는 고양이 미미와 자기를 구박하는 큰오빠에게까지 굴종하는 개 희수의 이야기. 큰오빠의 몸보신을 위해 죽은 희수의 죽음 앞에서 분노하며, 사랑했던 희수의 입을 물어뜯어 집을 나가는 미미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찾아 집을 나간 미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앵문조 문 열린 새장을 쳐다보며 영혜는 그제야 생각한다. "앵문조, 얼마나 밖이 그리웠을까? 얼마나 심심하고 답답했을까?" 어쩔 수 없이 남의 나라 지배만 받고 산 우리 민족처럼... 해볕이 찬란한 맑은 아침, 영혜는 자기가 아끼던 파랑새 앵문조가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모습을 본다. "우리 새는 살아있다. 해방되어도 죽지 않는다!" 영혜의 외침이 가슴에 남는다. 땅 속의 귀 4.19혁명 때 자유당 독재에 맞써 싸우다가 죽은 영혼들이 땅 위로 큰 귀를 꽃잎처럼 내어밀었다. 땅 위의 일이 궁금해서다. 아직도 땅 위에 나쁜 사람들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다. 아저씨들의 귀에 기쁜 소식을 들려주리라 결심하는 '나', 더 많이 공부하고 정의를 배우겠다고 말하는 '나'의 의지를 보니 기쁘다. 호수 속의 오두막집 '아버지 서진규의 집, 이 호수 속에 있음. - 장수리 국민학교 6년 서숙희 -' 숙희의 집이 있던 곳에 호수가 생겼다. 그래서 물 속에 잠긴 집과 아들을 기다리며 집에서 나오기 싫어하다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할머니를 기억하며 쓴 푯말이다. 6.25전쟁 때 공산군으로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평생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 아버지를 그리는 딸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강물과 소녀 길순이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그런데 자기 동네 근처에 38선이 생긴단다. 장사를 하는 아버지는 그 경계선을 넘어다닐 수밖에 없다. 스웨터를 짜면서 장사하러 간 아버지를 기다리던 길순이... 어느날 총소리가 들리고... 그 후부터 길순이는 주욱 혼자 살아야 했고, 6.25전쟁이 일어났다... '아빠, 아빠! 못 만나는 아빠! 저는 강물처럼, 아빠는 하늘처럼 그렇게 지내야죠.'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에 가슴이 미어졌다. 늙은 바위 이야기 장수들의 화살과 군인들의 총을 맞고 상처투성이가 된 채 오랜세월 서 있는 병풍바위와 삼 형제 소나무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할아버지와 어린이처럼... "아저씨는 이쪽 저쪽을 다 위한다고 대신 상처를 입었다지만 아저씨 옆에 있는 사람들만 좋았겠죠 뭐... 상처가 무슨 훈장이예요?" "전쟁이란 게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너희들은 모른다... 이 나라 사람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서로 싸우려 들지만 말아 준다면..." 늙은 바위의 이야기는 작가 이원수의 소망이다. 전쟁을 모르는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평화의 메세지인 것이다. 장미 101호 영원히 죽지 않도록 아름답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장미 101호가 진짜 장미의 생명력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비와 민들레의 모습을 통해 씨를 맺어야 영원한 생명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장미 101호. 마지막 장면에서 장미 101호는 주인에게 버려져 쓰레기통에서 울부짖는다. 지지도 시들지도 못한 채. 생명이란 태어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 것, 그리고 씨를 맺어 다시 태어나는 것이란 사실을 다시금 발견하게 하는 이야기다. 장미 101호를 의인화하여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한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골목 대장 작은 동물과 꽃들을 괴롭히던 개구쟁이 민수가 어느날 꿈 속에서 개구리로 변한다. 아이들은 고무총으로 민수 개구리를 쏘려고 하는데... 꿈에서 깨어난 민수은 앞으로 정말 나쁜 짓을 안하는 아이가 되리라 결심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 참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 생각으로 안되면 꿈에서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다. 우리 고양이 나비 어느날 영애의 소중한 친구인 새끼고양이 나비가 없어졌다. '놀고 먹는 귀족'이라며 늘 나비를 구박하던 오빠가 의심스럽지만 물증이 없다. 나비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온다... 오빠와 함께 나비를 찾아 건너 마을을 향해 가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오늘 못 찾으면 내일 다시, 내일 못 찾으면 모레도 글피도 나비를 찾으러 다닐 것이라면서... 하지만 나비가 자유를 찾아 나간 것이라면... 찾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 방랑의 소년 솔이의 아버지는 원님에게 불공한 말을 했다는 죄로 무서운 매를 맞았다. 솔이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싶다. 12살 소년 솔이는 외로운 나그네가 되어 고향을 떠난다. 괴나리봇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 솔이의 모습이 애처롭다... 솔이는 산 속 초가집에 사는 한 부부를 만나게 되고 곧 그들의 양자가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양아버지는 도둑의 누명을 쓰고 도망다니는 사람이란다. 관가에 가서 이 사실을 이야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소년에게 큰 고민이 생겼다... 결국 솔이는 관가에서 백성을 못살게 억압하고 무도한 세금을 걷고 죄 없는 자를 옥에 가운다는 말을 듣게 되고... 양부모를 잡으러 온 관원들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역적'이라는 말은 권력자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반드시 역적이 나쁜 사람들을 뜻하지는 않는다. 무작정 자기 가족, 자기 이웃이라고 죄를 은폐하고 감싸는 것은 잘못이겠지만, 이 동화를 통해 무엇이 정의인지, 무엇인 진실인지는 따져봐야 될 일이란 것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