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HLER: Symphony No. 1, "Titan" Symphony No. 1 in D major, "Titan"
말러 1번 교향곡 연주를 듣게 되면 통상 말러 1번은 강렬하고 화려한 사운드의 분출과 격렬함이 그 특징이라고 말하게 되고 또 청자로의 기본적인 감상적 기대는 그러한 사운드를 듣게 되는 상상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곡들도 그렇겠지만 간혹 그러한 기대를 깨버리는 연주들과 사운드 때문에 음악 감상의 묘미가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차분하고 간결한 모차르트 교향곡에서 느끼게 되는 대편성악기군의 화려한 사운드 청취시 느끼게 되는 사운드의 충격, 혹은 강력한 사운드의 협주곡의 아다지오에서 느끼게 되는 미세한 선율과 미묘한 감성으로 인한 감정적 동요가 그러한 것들입니다.
슬로박 필하모닉(Slovak Philharmonic Orchestra) 연주, 즈데넥 코슬러(Kosler, Zdenek)지휘의 말러 1번도 이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격렬하지 않고 무척 부드럽고도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곡 해석이 이 음반의 특징입니다.
무척 부드럽게 흘러가는 1악장 초반 도입부 마디와 마디 사이에, 곡전체적으로 부분 부분이 끊어지는 이음새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며 연주가 진행되는데, 무척 수려한 연주 스타일 입니다. 현악도 미끌미끌한 얼음판위를 흘러가는 듯 한 느낌입니다.
때문에 사운드의 강렬함은 터지지 않고 부드럽게 사운드를 고조시키는 모습입니다. 마치 수상스키를 타고 물살을 가로지르는 말러 1번 교향곡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상 말러 교향곡이 연주자들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힘들다고 하는데 이 음반의 연주자들과 지휘자는 이곡을 어렵지 않게 자신들만의 스타일 데로 자신감 있게 연주하는 듯 합니다. 노련함이 느껴진다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합니다.
2악장 중간부분의 곡 끝맺음 마디 연주에서도 너무 강렬하지 않게 정상적인 종료와 다시 시작함을 들려주는데 연주단체의 노련함이라고 생각됩니다.
3악장도 시작부터 무척 차분하고 부드럽게 여성스런 연주를 들려줍니다. 이 음반이 강력한 남성적 연주가 아닌 여성미 넘치는 부드럽고 푸근한 연주스타일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악장입니다.
4악장의 화려한 진행도 이곡에서는 너무 강렬하거나 과도하지 않습니다. 베토벤 교향곡의 규칙성정도라고 할 까요, 너무 낭만적이지 않고 고전주의 시대 곡들의 특징인 듯 한 규칙과 통제와 절제가 묻어나는 독특한 말러 1번의 4악장 해석을 들려줍니다. 때문에 너무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곡진행에 청자를 빠져들게 하고 같이 흘러가게 해줍니다. 고전고향곡 감상의 정취와 규칙, 박자, 리듬의 맛을 이 음반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4악장 중반 이후에도 이 음반은 격렬하지 않고 차분하고 자제력 있고 안정적으로 곡을 해석해나갑니다. 너무 격렬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고전적이면서도 말러의 향취를 느낄 수 있고, 이곡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연주가 이 음반입니다.
이 음반이 유일하게 격렬해지고 파괴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4악장 종료지점입니다. 하지만 그 파괴도 한 순간 뿐이고 곡의 종료 3분여 동안 통제되고 과하지 않은 종료사운드를 선사해줍니다.
고전적이고 규율된 그러나 말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연주가 필요할 때 이 음반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