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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젠베르크의 글은 성석제를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 모두 이른바 "소(小)형식"의 짧은 글을 지향한다는 점, 읽고 나면 황망하기 그지 없다는 점, 그럼에도 읽은 후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거나 가끔은 혼자서 키득거리게 만든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또한 이 책의 단편들은 어린시절 즐겨 보았던 TV시리즈 "환상특급"으로 제작될만한 내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씩 자신이 보기에도 황당하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들을 머릿속에서 만들어내고 지우기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쿠젠베르크의 글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산책하기에 좋은 그림"에 빨려들어간 어느 이야기처럼, 독자도 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지도 모를 일이다.
책 표지에도 써 있듯, 이 책은 "지루한 삶에 던지는 유쾌한 상상"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 정말로 유쾌한 글들이 가득하다. 삶이 한없이 무료하다고 느낄 때, 신선한 바람을 쐬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펼친다면 굳이 압축산소를 돈 주고 사 마시지 않아도 얼마든지 청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글들이 무조건 웃기기에만 급급하여 개그로 일관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그의 글에 종종 등장하는 문구처럼 "뭔가 있지만 또 뭔가가 없는" 글들이기 때문이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 뭔가 "심오한 것"을 발견하려 하지 말라. 그러나 그런생각을 버리고 그의 글을 접한다면 반대로 뭔가 "심오한 것"을 얻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함에 있어 성석제의 글을 참고하였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으나(아니면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책이라도 말이다) 그것들과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은 분명하고, 그래서 즐겁고 유쾌한 인상을 준다. 가까이에 두고 언제든지 펼쳐 아무데나 읽어보아도 금새 기분이 좋아질만한 책이다. 역서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부드러운 번역은 도대체 어떻게 번역한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원전을 찾아 읽고 싶은 욕심을 내도록 만든다. 책의 제목인 "베르트람 아저씨는 어디에?" 보다 더 제목으로 쓸만한 좋은 글들이 많으므로 이왕 여기까지 클릭해서 살펴본 사람들이라면 꼭 구입해서 읽어보길 바란다(단 성석제의 글과 TV시리즈 환상특급을 재미없게 봤다거나, 황당함에 뒷통수 맞기를 꺼려하는 사람은 읽기를 삼가하기 바라오....투덜거리다 하루가 다 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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