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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게 『레베카』였다. 그 작품을 읽고는 작가의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딕 소설을 좋아하는데,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은 고딕 스릴러라고 해야겠다.
『레베카』가 동명의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 제작되었을 때 다시한번 그의 작품은 재조명되었고, 이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내가 읽지 않은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보고자 두 권의 전자책을 구매했는데, 이 책이 그 중의 한 권이다.
희생양이라고 검색했을때 살펴보면 '희생이 되어 제물로 바쳐지는 양'으로 나오는데, 그 뜻은 오래전 제사장들이 하나님을 위해 제사음식으로 바쳤던 것이 양이었다. 그걸 가리켜 희생양이라고 일컫는데, 이 소설 속 주인공 존은 장 드게의 희생양이 되어 그가 도망쳐버린 성의 가족들을 위해 애쓴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존은 영국에서 프랑스 역사를 가르친다. 프랑스 여행중 자기와 모든 것이 똑같은 장 드게 라는 남자를 만났다. 마치 거울을 보는 듯 똑같은 모습에 둘은 르망의 한 호텔에서 술을 마셨다. 이튿날 깨어나보니 장은 자신의 모든 것을 가지고 사라졌고 한 장의 쪽지가 있었을 뿐이었다. 성에서 찾아온 운전사에게 자기는 장 드게가 아니라고 우겨도 듣지 않는다. 생질 성으로 가 장 드게의 어머니, 아내 프랑수아즈, 남동생 폴, 폴의 아내 르네, 누나를 만났으나 그 어느 누구도 존이 장이 아니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가족 사업인 유리 공장의 계약 때문에 프랑스로 출장을 갔던 장 드게가 가족들과 공장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사라져버린 것으로 보였다. 장의 가방을 살펴보니 계약서는 무효화되었고, 유리 공장은 희생가능성이 없어졌다. 자유분방했던 장이 자신의 모든 삶이 지겨워졌을지도 몰랐다.
소설을 읽는데, 아무리 체격이나 얼굴 등 모든 것이 똑같다고 해도 가족이 어찌 몰라볼 수 있나 의문이 들었다. 아빠를 좋아했던 딸도 그렇고, 아들을 낳아야 하는 임신한 아내도 그를 몰라봤던 것이다. 다만 그가 계약서를 작성하러가기 전보다 조금 달라졌다고만 생각했다는 점이다. 목소리, 손짓 등 모든 것이 그처럼 닮았던가. 쌍둥이들도 조금은 다르지 않나. 이렇게 모든 사람이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 의문이 들었다.
장과 달리 존은 소심하기는 하지만 좀더 좋은 사람이었다. 공장 일을 하다가 다친 직원을 보았을 때도 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았으면 했다. 파산에 직면해 있는 장에게 아내가 지참금으로 가지고 온 유산은 아들을 낳았을 경우에만 장이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인했다.
고작 일주일을 생질에서 지냈을 뿐인데, 아빠의 사랑을 원하는 딸도, 15년 동안 말도 하지 않았던 누이도, 모르핀이 있어야 잠들었던 할머니도 모두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자 했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일 각오까지 했던 것이다.
서스펜스물이라고 해야 하지만 보다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 소설이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그림자로 살아도 그들과 함께 있다보면 저절로 애정이 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진짜 장 드게가 찾아 왔을때 제자리를 찾는 게 옳은 것인지, 존이 장 드게의 역할을 하는 게 나은 것인지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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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 구역질이 모두 뒤섞인 듯 묘한 기분이 되었다. 상대의 얼굴과 목소리는 내게 너무도 익숙했다. 나는 또 다른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16쪽) " ...... 하지만 이토록 등골이 서늘해진 적은, 당장 돌아서 가버리고 싶어진 적은 없었다. 상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설마 악마는 아니겠지요" "(17쪽)
이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영국인 역사학 교수인 존은 프랑스 모르타뉴 근처의 트라피스트 대수도원을 향하던 중 르망에서 장 드게를 만난다. 거울을 보는 듯한 둘은 서로에게 놀라고 약싹 빠른 장에게 존은 당하고 만다. 존은 장으로 일주일을 산다. 문제가 많은 가족이라지만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장이 있었다. 존이 장이 되자 얽힌 실타래가 풀렸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존은 장이 버린 가족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존이 사랑하게 된 가족들에게 희망적인 내일이 펼쳐질 것이다. ...... 이대로 해피 엔딩이라면 좋았겠지만 장은 존의 인생을 망쳐버린다. 존은 일주일 후 트라피스트 대수도원으로 향하게 된다. <희생양>은 <레베카>나 '새'에 비해 유명세가 떨어진다고 한다. 나는 왜?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내가 읽고 느낀 <희생양>은 작가의 대표작이 되어 고전문학으로 길이 남아야 한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나와 똑 닮은 사람을 만나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일주일간 살아본다. 이 황당한 상황을 맞닥뜨린 존에 독자는 감정을 이입한다. 언제 들통이 나서 이 생질 성에서 쫓겨나게 될까? 그러나 장의 가족들은 존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핵심은 존이 가짜라는 것에 있지 않다. 문제가 한가득한 장의 가족들. 장이 내던지고 떠나고 싶을만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들이 그렇게 된 데는 장이 있었다. 자유분방하고 철저하게 이기적이고 냉소적인 장 때문에 가족들은 모두 불행했고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가족은 당연하게도 유기적 관계를 갖는다. 가족과 연을 끊을 게 아니라면 가족의 누구 때문에든 내 삶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장처럼 저만 아는 인간이 가족을 이끌어간다면 장의 지배를 받는 가족들은 인생이 꼬일 수밖에 없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 속에 장은 가족 때문에 지쳐있고 그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도망을 쳤지만 사실상 가족들이야 말로 장에게 지쳐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장 밖에는 의지할 데가 없는 그런 상황이다. 존이 장이 될 수는 없다. 존은 나름대로 상황을 이지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일주일째 얽힌 실타래를 풀어낸다. 존은 이 가족 안에서 편안했고 가족을 사랑하게 된다. 이 부분이 내게는 중요하게 다가왔고 감동을 주었다. 누구에게는 짐덩이였지만 누구에게는 사랑스럽고 머물고 싶은 가족인 것, 존이 잠시 머물다 떠날 곳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이들을 사랑하고 이들 속에 남기로 결정하게 된 것 말이다. 환호성을 내지르고 싶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가족들은 이제 행복해질 것이고 존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저만 아는 장이 돌아온 것이다. 이야기는 비극적이지 않다. 존이 부린 마법은 장에게도 통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생질 성을 떠나는 존의 인생도 달라질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해피 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비극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우리 인생과 닮은 이야기. 대프니 듀 모리에의 열한 번째 장편으로 인생을 압축하고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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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프니 듀 모리에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고전추리물을 아주 좋아하지도 않았고, 또 좋아하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타 감독이 거의 동일한 대본을 가지고 찍은 [39계단]의 영화를 각각 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감독인지 알 수 있다)의, 듀 모리에 원작 [자메이카 인]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으며, (동서판이라서 그런 것이였을까) [레베카] 또한 지루하게 읽었다 (단, 엔딩은 좀 놀라웠다. 그리고 뮤지컬 버전은 아주 매력적이었고. 영화의 남주 등장씬또한 센세이션했었지만). 그러다, 그녀를 높이 산 어떤 분을 보고 [나의 사촌 레이첼 (과연 그녀는 결백할까? 모호한 미스테리가 주는 긴장감이 끝내준다)]을 읽었는데, 정말 말그대로 한 줄 한 줄 빠져들어 삼키듯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흐트러지지않는, 진짜 진정한 서스펜스의 여왕이란 말이 실감났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을 안은채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너무 재밌다. 기대보다는 호러틱한 부분은 덜했지만, 그리고 엔딩은 좀 의문점이 남지만 ([레베카] 엔딩은 그렇게 해놓고 이건 왜!!! 과연 존이나 장이나 똑같이 선과 악을 가진 인물이라고?! 아니, 스기시타 우쿄 아저씨의 말을 가져와 말한다면, "종이 한 장 같다고 말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생각하는 인물이 아닌 인물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네.)
고독한 영국인 교수 존은 프랑스를 여행하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발견하고 놀란다. 헬런 맥클로이의 [어두운 거울 속에]에서는 도플갱어에 대한 호러가 들어있지만, 이 책은....도플갱어가 아니다. 가끔 우리나라와 일본 연예계에서도 도플갱어급 닮은꼴이 등장하듯 서로가 다른 개성의 인물이다. 프랑스인 장 드게는 두려움을 느끼는 존과 달리, 즐겁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엄청난 혼돈의 밤이 지난 다음날, 존은 자신이 장 드게가 되어있음에 놀란다. 장은 존의 모든 것을 가지고 사라졌고, 장을 수발하는 가스통은 그를 너무나도 당연히 백작인 장 드게로 받아들인다. 경찰에 고발을 하고 싶지만, 어쩌다보니 공범자..가 된 존. 그는 가스통을 따라 그의 영지로 가게 되고, 그가 엄청난 가족과 종업원 등의 책임을 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리부터 이름, 관계를 모르는 그는 은근한 대화유도를 통해 추리를 해나가고, 원래의 장 드게는 책임감도 없이 아픈 아내, 애정겹필의 어린 딸, 엄청나게 의지하는 어머니, 그에게 적대감을 느끼는 누이, 불륜의 관계를 가진 남동생의 아내, 그리고 또다른 정부...그리고......2차세계대전의 그늘을 하나씩 파악하게 된다.
차라리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저 그의 옷만 입고 원래 과거 자신이 하던 패턴대로 흐름에 맡겼다면 좋았을 것을. 그는 무책임한 장 드게임에도 그에게 호의를 가진 마을사람들, 공장종업원 등의 순진한 눈들을 들여다보며, 장 드게가 손놓고 도망가버린 것들을 하나씩 바로잡는다.
하나의 위기가 닥쳐오고, 이를 수습하면 다른 위기가... 제목 떄문에 호러고딕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이는 글쎄, 호러서스펜스 보다는 심리드라마. 하지만...
사람이 바뀌었을지라도 뿌려놓은 비극의 씨는 뿌리를 내리고, 엔딩은 속상하게 만든다. 자꾸만 [레베카] 엔딩이 생각나면서. 또 제목에 관한, 저자의 인터뷰가 생각나면서도, 또 벨러가 우리는 다 같은 인물이라고 말하지만서도. 부인하고 싶다. 장과 존은 그저 평범한, 선과 악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고. 여하간, 저자는 일부러 모든이의 안정을 가져오는 엔딩보다는 어두운 미스테리로 끝맺고 싶었던걸까.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빼앗긴 그가 안쓰럽다 (차라리 확!!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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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작가를 물으면, 이제는 당당히 말할수 있다. 대프니 듀 모리에. 3번째 책을 읽으니 이 작가가 너무나 좋아졌다. 사실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고 책을 읽을수록 그런생각이 더해져갔다. 이게 뭐지? 가능한가? 꿈 아니야? 의구심. 하지만 이 책은 마지막장을 덮으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와 이거 뭐지? 이렇게. 그리고 또 나를 한참동안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님. 이 작가의 패턴을 알게 되니 너무나 매력적이다. 자가복제를 하는것도 아니다. 스토리는 다 다르고 화자의 성격이나 글들도 다 다르다. 이 책 제목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연 누가 '희생양' 인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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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 선물을 식구들에게 줍니다. 부인은 엄청 좋아해요. 냉정하기 그지없는 시댁식구랑 딸과 남편의 지나친 친밀감, 아들을 낳아야 받을 수 있는 결혼지참금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남편에게서 사랑을 느끼죠. 누나는 옛날 일로 그와는 15년간 말도 하지 않으며 그가 없는 사람처럼 대합니다. 나중에 그녀가 좋아했던 유리공장 공장장을 장이 죽게 만들어서 그런 이유가 나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동생부부의 선물은 좀 노골적인 부분으로 공개가 되고 불쾌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큰아들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어머니에겐 모로핀이 선물입니다. 딸아이는 아빠가 떠날까봐 내내 걱정을 하고 고모의.영향으로 산앙생활에도 충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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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휴가차 온 영국인 교수 존은 권태롭고 외로운 일상에 지쳐있는 상태에요.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라여기며 목표없는 허망한 삶을 이어가던 중 자신과 똑닮은 장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죠. 둘은 쌍둥이같은 외모말고는 성격이나 삶, 배경등 무엇도 닮지 않은 남이었지만 서로 다른 의미에서 각자의 삶으로부터 거리두기를 원했어요. 존은 외로운 일상의 구원을, 장은 자신에게 매여있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구속에서의 해방을 바랐고 그 결과 거침없는 장이 존을 남겨두고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돼요. 원한과 증오, 집착과 애증이 얽힌 장의 가족사에 존이 자리하며 의도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고 낡은 우물속에 묻혀있던 비밀과 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게 돼요. 바라던 바가 아니어서인지 결말이 좀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뭔가 더 극적인 마무리가 있었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재미있게 본 것 같아요.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