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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리나 런던, 로마와 바르셀로나 등의 유럽 지역의 유명도시로의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인기를 구가하더니 지금은 절대적이긴 않지만 조금씩 판세가 뒤집혀 가고 있는 듯 느껴진다.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방 역시 멋들어지고 고풍스러우며 삶의 고통이 느껴지는 피폐한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부와 평화의 분위기가 넘실대는 유럽을 사랑한다. 하지만, 너무 유럽만을 맹종하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맛있다고 맨날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만 먹고 살 수 있나? 가끔은 구수한 된장찌개도 먹고, 얼큰한 김치찌개도 먹어줘야 우리가 추구하는 명랑한 인생이 완성되는 법이다. 형평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차츰 변화해가는 것이리라. 말끔하고 깨끗한 분위기도 나무랄 데 없이 좋지만, 약간은 지저분하고 불편해도 행복을 느끼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며 오히려 이런 불편한 삶을 경험함으로써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이른바 ‘안분지족’의 삶을 느낄 수 있다면 너무 잘난 척 하는 걸까. 어쨌든, 조금은 여행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이와 같은 책이 세상에 빛을 많이 볼수록 그간 뻑뻑한 자본주의,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던 독자들의 머리를 깨끗하게 포맷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조금 느리더라도 편안한 삶에 우리는 그 동안 얼마나 목말라 했던가. 이 죽일 넘의 사회에서는 단 한 시라도 자신의 손에 일이 없다면 이대로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나의 자리를 탐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초조감에 갑작스럽게 있지도 않던 신경성 대장과민증(이런 병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 한 마디로 축약하면 긴장되면 응가가 마려운 증세를 말하며, 오방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ㅋ)이 발발하여 화장실로 36계 줄행랑 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단호해져야 한다. 어떻게? 음. 특효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 동안 잊고 지냈던 단어 ‘여유’를 되찾게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는 너무나도 여유롭게도 ㅋ 장장 넉 달에 달하는 여행을 떠난다. 과테말라와 유카탄 반도, 그리고 쿠바. ‘아이 엠 그라운드 나라이름 대기’ 라는 추억의 게임을 통하여(요즘은 이런 게임조차 사라졌겠지만 ㅋ)어렴풋이 나라이름 정도만 들어보았을 뿐, 세계 지도를 펴고 어디에 있는지 한번 손가락으로 찍어보아라 한다면 손가락만 벌벌 떨고 있을 지명일 수도 있다. 그런 곳에 가면 좀 위험하진 않나요? 쩝 -_-ㅋ 당근 나올 법한 대표적 질문 케이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적지 않은 나이에 배낭여행을 떠난다. 윽. 배낭여행. 그 단어 역시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도대체 언제적 배낭여행인가? 배낭만 달랑 메고 떠난다고 해서 배낭여행이라 불리게 되었거늘. 남들은 호텔 패키지다, 버스 투어다 준비할 것은 오직 돈 밖에 없는 쉽고 편한 여행을 떠나고 있을 바로 지금!! 저자가 직접 기획하고 직접 모든 준비를 마침은 기본이요, 무지막지한 짐까지 알량한 배낭에 구겨 넣고, 적지 않은 나이에(자꾸 나이를 강조해서 미안한데^^ 다 그 열정에 대한 시기심 때문이겠지 ㅋ) 대한민국과 지구 반대편인 중미지역으로 마야문명을 찾아 떠난다는, 그것도 넉 달씩이나 ㅋ 음. 대단한 용기라 칭송하지 아니할 수 없다.
저자의 직업은 여행전문기자. 그러나 이 책은 기자답지(?) 않은 독특한 필체로 구성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바로 그 충격적 문체는 ‘서간체’ ㅎ 저자는 첨부터 끝까지 누구에겐가 속삭이듯 편지형식으로 여행기를 완성해간다. 바로 자신의 아내와 딸아이에게 시종일관 안부를 전하는 것인데 평소 가정과 격리된 삶을 살고 있는 독자라면 매우 낯간지러운 문체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추측하건대, 비록 목적은 돈벌이라고는 하나 넉 달이라는 기간 동안 가정을 내팽개치고 좋다는 곳만 찾아 다니는 것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아내와 딸에 대한 사랑을 승화된 것이 아닐까 ㅋ 꼭 이런 ‘오버쟁이’ 아빠들 덕분에 오방과 같은 평범한(?) 아빠가 욕먹는 거다. 여행하는 삶도 매우 부러워 죽겠는데, 아내에게 점수까지 딸 생각을 하다니. 누구 약 올리나 ㅋ 현대인도 감히 따라가기 힘든 엄청난 고대문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구열강의 침략과 파괴,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는 자본의 착취는 이들 삶의 발전을 막아서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제목처럼 ‘중독’되어 버리고야 만다. 돈, 큰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느냐 되묻던 해철 형님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기억하는가. 기억한다면 역쉬 당신은 노땅 ㅋ 이야기가 좀 통할 것 같다는 뜻이니 오해는 마시라 ㅋ 그 오래 전 랩을 뇌까리게 되는 평범하고 변화 없는 ‘만만디’적 일상에 오방 역시 깊이 중독될 것만 같다. 담배 연기는 싫어하지만 왠지 구수하다는(진짤까 ㅋ) 쿠바산 시가 한대 빨고 싶다 ㅋ 바이. |
![]() 마야를 엿보다, 쿠바를 탐하다! 라틴홀릭 ![]() ![]() ![]() 작가가 마야문명을 따라 과테말라에서부터 온두라스, 카리브 해, 쿠바를 거쳐 다니면서 보고 느낀것들은 아내에게 편지쓰는 형식으로 쓰여진 여행에세이집이다. 다른 여행에세이와 다르게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지루함이 비교적 덜하며 마치 내가 아내가 된냥 빠져들어 읽게된다. 글 중간중간에 사진 또한 직접 가보지는 못하지만 그곳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해준다. 구체적인 여행팁까지는 얻을 수 없으나 여행대신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마야의 문명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책인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