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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 사이에 끼인 존재, 청소년. 그때가 되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사춘기를 겪게 된다. 가볍게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봄의 오르간>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겪는 도모미의 성장통을 그린 소설이다. 할머니의 죽음과 부모님의 사이가 나빠져 별거하게 되니 가족이 붕괴되지 않을까..하는 걱정 속에서 도모미는 자신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 성장해 나간다.
도모미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에 가장 괴로워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짜증만 늘고... 예전의 자신은 밝고 쾌활하고 상냥한, 손톱도 물어뜯지 않고 꿈에 괴물도 나오지 않는 아이였으나,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자신이 있다. "어른의 생활이란 싸움질뿐이다. 싸움박질만 하다가 상처를 입고 병에 걸려 할머니처럼 고통받으며 죽어갈 따름이다." 나 또한 그시절에 그랬다. 12살때쯤 부모님이 심하게 싸우셨고, 난 13살까지 온통 죽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그저 벗어나고 싶다....내가 어찌해볼 방법도, 용기도 없으니 그저 모른척 하고 살다가 그냥 죽고 싶다. 도모미는 동생 데츠와 함께 일탈을 꿈꾼다.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며 그들과 함께 마음을 위로한다. 할아버지와 아주머니, 동생 등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워간다. "내 속에는 괴물만 살고 있었던 게 아니다. 알 속에서 지금 모습을 드러낸 도마뱀 새끼처럼 필시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내가 있고, 그 하나하나와 언젠가 손을 마주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 속 도마뱀이 알을 깨고 나오듯이 도모미는 어른이 되기 위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요즈음은 많은 청소년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나의 경험과 이렇게 비슷한 책은 보지 못했다. 그 당시의 내 주위 책들은 이른바 세계 명작들 뿐이었다. 내가 그렇게 힘든 사춘기를 겪고 있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어주었을까. 더 많은 것들을 깨닫고 더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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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목을 굳이 사춘기의 성장통이라고 부르고 싶다. 버려진 들고양이들을 보살피고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형제애와 사랑이 싹트는 도모미의 자연스런 성장통이라면 즐겁게 보아도 좋지 않을까.
봄의 오르간이란 제목을 보고 책을 끝까지 읽었지만 오르간에 대한 내용은 약했다. 하지만 그 오르간을 할아버지의 무뚝뚝함과 함께 고쳐지는 걸 보면서 제목으로 손색이 없었구나를 생각했다.
내 딸도 지금 도모미 같은 성장통을 겪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딸아이를 위해서 내가 먼저 읽었다. 막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어린애 티를 벗어버리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제는 도모미가 생각날 것 같다. 좋은 책을 골라주고 좋은 말만을 하려고 애쓰지만 정작 바른소리보다 거친소리가 더 많이 나오는 내 입을 잘 다듬고도 싶어진다. 순정만화를 보는 재미에 빠져 새벽까지 불이 켜진 딸아이의 방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도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생각하면 마음도 가뿐해지려니...
도모미는 준비 안 된 중학생이 되는 소녀다. 시간이, 세월이 하고 싶지 않은 일 속으로 들어가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나이만 먹을때가 있다. 꼭 그럴때처럼 도모미는 반항한다. 거기다가 엄마와 아빠의 불화, 그리고 이웃집과의 담, 그런 것들이 더 성숙하고 싶지 않는 이유가 된다. 어릴적 나는 아직 어린데 어린애로 봐주지 않던 부모님이 야속하던 때를 떠올린다. 그때의 내 생각 속에 있는 아이가 바로 도모미 같은 아이였겠지.
좀 엉뚱한 면이 있는 동생 데츠는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어쩌면 자유로운 데츠를 통해서 마음의 짐을 덜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낡아빠진 버스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어린시절의 운동화 얘기는 도모미의 마음속에 든 괴물을 연상하게 했고, 이웃집 할아버지가 데츠를 향해 지팡이를 들었을때 지른 고함소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증오라는 걸 도모미는 알아낸다.
가정의 불화가 커가고 있는 사춘기 소녀를 방황하게 만들었고, 마음속 괴물을 벗어 버리면서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온 도모미의 이야기는 바로 내 아이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열심히 창고 방을 정리하려 했는지 알 것 같앗다. 우리 집에는 아주 많은 보물이 있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오랫동안 잊혀졌던 보물이. 할아버지는 데츠, 나, 아빠, 그리고 누구보다도 엄마에게 그런 보물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고 싶엇던 것이다. 그래서 오르간을 고치려한 것이었다......본문중에서.
중학교 교복을 입은 주인공의 힘찬 발걸음이 따뜻하고 힘찬 발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그리고 힘들었던 시기는 조금 쎈 바람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
지은이가 어릴 적 고양이를 키우면서 전염병때문에 많은 고양이들을 잃은 일을 떠올리면서 쓴 봄의 오르간은 유년기의 소중한 뭔가를 끄집어 내고 싶었던 지은이의 생각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어릴 적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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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너무 순해서 누나에게 맨날 지기만 한다. 그나마 요즘은 조금씩 반항을 하기도 하고 대들기도 하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마보다 누나를 더 무서워했던 아이다. 현재 6학년인 딸은 얼마나 말이 빠르고 기가 센지 항상 동생을 들들 볶는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이 꼭 우리집 아이들 같았다. 나이도 비슷하고 누나와 동생이 있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동생은 늘 무엇이든 괜찮다고 하기 때문에 누나가 시기하는 것도 비슷하다. 물론 우리집 동생이 그 동생처럼 책만 보는 그런 모습은 전혀 아니지만.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도모미가 성장해 가는 이야기라는 것은 눈치로 알겠는데(책을 하도 보니 그 정도 눈치는 생겼다.) 어떤 식으로 성장을 나타낼까 내지는 오르간은 무슨 역할을 할까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다. 책을 덮을 때까지도 오르간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큰 역할을 하진 않았다. 병약한 동생과 함께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며 남매 간의 정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과연 우리집 아이들은 그런 정을 알까. 괜히 감상에 젖어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곳에 관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사실 요즘에 보았던 전개가 빠른 책을 보다가 이걸 읽으니 시간도 천천히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런 책은 읽고 나면 뭔가 묵직한 것이 느껴지고 잔잔함이 길게 남는다. 가족의 해체 위기에 놓여있는 것을 도모미는 옆집 할아버지와의 불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동생 데츠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옆집 할아버지를 곤경에 빠트리려 하고 이유없이 미워하는 것이다. 물론 도모미 엄마와 아빠가 별거를 한 데에는 옆집의 영향도 있지만 그것은 최초의 원인에 지나지 않는다.
아빠가 집을 나가고 남은 식구인 할아버지를 포함한 넷은 거의 남이다시피 생활한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데츠와 함께 폐품을 버리는 곳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남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남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알고 남에게 관심을 가져야 가능하다. 그러나 도모미 가족은 그동안 그것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모든 것이 원만히 해결되어 온 가족이 함께 살게 되면서 도모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제 더이상 예전의 아무 의미없이 생활하는 도모미가 아니며 올해의 봄은 작년의 봄과 다르며 내년의 봄도 분명 올해의 봄과 다를 것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예전의 자신을 잃어버린 어른들이 보기에 도모미가 이번 봄을 지낸 것은 단지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학교를 다른 곳으로 다닌다는 의미겠지만, 도모미가 느끼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마음의 성장이라는 것 아닐까.
그런데 초반에 나오는 도모미의 꿈이 중간에도 계속 반복되는데 그 꿈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내용을 너무 가라앉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어린 시절 고양이를 키웠던 것과 동생과의 일들을 기억하며 썼다는데 거기에 도모미의 꿈이 과하게 결합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래도 사춘기를 제대로 치르고 그것을 잘 극복하기 시작한 도모미가 대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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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주는 느낌이 상큼하다. 톡 터지는 봄의 새순을 생각나게 하는 연두색,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꽃,노란색 표지를 보며 가슴이 설렜다.
불안스런 성장통을 앓으며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발전시켜가는 도모미, 그리고 감성적인 동생 데츠, 이들 남매는 크고 작은 사건, 경험들을 통해 세상에게 말을 거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내 안에 갇혀 있던 나를 열어 보이고 나를 표현하고 이웃이나 가족, 사회 구성원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짓을 해 보는 거다.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같은 시도를 하고 있을 수많은 청소년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잠시, 아니지, 그 아이들은, 말하자면 도모미와 같이 혼란스럽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막연히 힘들고 불안스럽다고 느낄 그 아이들은, 지금 당장은 오히려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 안에 폭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도모미가 스스로 느꼈던 것처럼, 어떤 계기를 통해 자신만의 방법을 알아내야 할지도 모르는 거다.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 조용히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내 속에는 괴물만 살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알 속에서 지금 막 모습을 드러낸 도마뱀 새끼처럼, 필시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내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 하나하나와 손을 마주잡게 되겠지.'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영문을 알 수없이 불편했던 그 느낌은 아마도 그것때문이었나보다. 나의 그 시절을 끄집어내면서 불확실투성이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 스스로 자문하고 싶었던 거겠지. 이렇게 말이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안의 도마뱀 새끼와 단 한번이라도 마주친 적이 있었던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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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봄 아지랑이 같은 이미지로 가득 찬 책이다. 모호하고, 햇살 눈부시며, 차분히 가라앉지 못하고 땅에서 몇 센티미터쯤 떠다니는 느낌. 뭔가 가슴 아프고, 불안하고, 뜻 모를 눈물이 시시때때로 나오고. 세상이 저만치 떨어져 존재하는 느낌. 바로 인생의 봄이었던 내 중학교 시절, 그 때의 이미지. 그때는 나도 간단없이 죽음을 생각하고, 가족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 시절, 일기장에 온갖 감정을 써놓았던 그 시절엔 세상이 참으로 낯설었다. 그랬다. 웬 꿈이 그토록 잦고 많았던지. 매일 잠 들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마치 아지랑이처럼 산산이 흩어져 이리저리 떠도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모든 느낌이 어제처럼 되살아왔다.
도모미에게, 이유야 많았을 것이다. 할머니의 죽음, 할아버지에 대한 이질감, 부모의 불화로 인한 가족 해체, 땅을 둘러싼 이웃집과의 다툼, 정신지체인 동생에 대한 부담감 등등...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어쩌면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그 아이는 삶의 한 단계를 넘어서는 데 따르는 아픔을 겪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 시절 그랬던 것처럼. 제 속에 무슨 괴물이 들어 있다고 느껴, 과거의 나와 괴물을 품은 나, 남들 눈에 비치는 나 사이의 괴리를 고통스러워하는 모든 사춘기 아이들이 그런 것처럼.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하는 괴로움을 앓는 모든 청소년이 그런 것처럼.
그리고 도모미 뿐 아니라 도모미의 가족 모두는 삶의 한 단계를 넘어가기 위한 감기를 앓고 있었다. 도모미의 엄마를 예로 들면, 친정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남편은 집을 떠났으며, 공부 잘 하던 큰아이는 중학교에 떨어지고, 둘째 아이는 정신지체를 앓고 있어서 괴롭다. 어릴 적 좋은 마음으로 담을 세운 친정아버지의 행동 덕분에 이웃집에 땅을 빼앗긴 것도 억울하고, 그 아버지가 옛날 물건에 집착하는 것도 보기 싫다. 그런 식이다. 도모미의 엄마는 아마, 여름을 넘기고 있을지 모르겠다.
봄을 넘기기. 그러기 위해 이 책의 이야기는 자못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도모미의 삶은 심한 감기 끝에 미열만 남기고 기어이 일어서는 회복같은 화해로 마무리하며, 이어 긴 여름으로 향한다. 여름으로 향하기.
삶은 그런 것이다. 여름이 스러지는 날이 곧 오고, 조락으로 들어서고, 모든 잎을 떨구고 땅으로 떨어져 내리겠지만, 그 모든 것이 금방이겠지만, 그래도 봄은 길고 아프고, 들뜬다. 그러나 그조차 가을로 들어서는 내겐 부러움이다. 봄 속에 서서 봄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아 가슴앓이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축복의 박수를 보낸다. 너희들의 봄이 그래도 아름답단다, 하면서. 봄맞이를 하고 있는 우리 큰아이는 이 책에서 무엇을 느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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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표지가 눈길을 끌며 오르간 건반위의 소녀가 색달라 보였다. 그래서 아이에게 읽힐 욕심부터 내었던 책이었다. 여느 책들과 마찬가지로 먼저 읽고 난 뒤 생각은 조금 바뀌고 있었다. 초6학년 딸아이는 막내 특유의 귀염성과 발랄함으로 아직은 사춘기를 모르고 있다. 아빠한테 잘했다는 칭찬으로 엉덩이 토닥거림 받는 것을 즐기는 아직은 어린 아이에게 이 책을 읽힐 생각을 한 것은 엄마의 욕심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막내이기 때문에 넌 이제 1년만 더 있으면 중학생이야. 어린애가 아니잖아, 라는 말을 잘 안 듣고 컸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읽는 내내 동생을 챙기는 도오미에게 마음이 갔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내 안의 괴물과 싸우고 있으며 그 사실을 어디에도 털어 놓을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도 동생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 같이 고양이를 돌보고 모양이 동생과 함께 하려는 누나의 마음이라 생각됨 - 하는 도오미.
고양이와 친해지려면 갑자기 안거나 쫒아 가거나 하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가까이 다가오게 된단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도오미가 겪는, 아니 모든 아이들이 겪는 마음을 고양이에 대변되어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나에게 제발 이래라 저래라 갑자기 고함치거나 쫓아내지 말아주세요. 마음을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열 수 있게 기다려주세요. 도오미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이 책은 사춘기를 아주 조금씩 내비치고 있는 아들의 책상위로 올라갔다. 작년 이맘때쯤 봄바람을 읽으며 가출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나누었을 때처럼 아이가 이 책을 보고 난 뒤 이야기 할 내용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 숲보다는 나무에 열중하는 아이는 아마 오르간을 다시 조립하고 있는 할아버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전망을 해본다. 아이는 만들기 광이다.
딴소리지만, 이 글을 읽는 내내 어떤 시 한편이 떠올랐다.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라는 시인데 계속 제목만 맴돌다 책을 다 읽고 검색해보았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봄과 고양이는 하나다. 그래서 작가는 봄이라는 아이의 성장이야기에 고양이를 넣은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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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인 차이랄까 처음엔 어려웠다. 다시 읽었다. 이번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도모미를 따라가기로 했다. 아~ 이게 사춘기구나. 새출발에 대한 두려움을 잔뜩 안고 있는 시기 어떻게 말을 하더라도 토를 달 수 있는 시기 아무렇지도 않을 일을 부풀려 상상해 허상을 만들어 내는 시기 존재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시기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시기 문제점을 끊임없이 발견하지만 풀 수 없는 시기 불안하기에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시기 마음따로 행동따로 인 시기.... 중학교때 윤리시간에 사춘기를 부정확의 시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했던가? 나도 이렇게 성장통을 앓았을까? 이제 6학년인 딸아이를 생각해본다. 딸아이도 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듯할까? 도모미는 쓰레기처럼 버려진 고양이들과 그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아저씨같은 아주머니를 통해 제 자리로 돌아왔다. 도모미 화이팅! 내 아이도 성장통을 잘 지나갈 수 있었으면 간절히 바란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이들의 성장통을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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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날 : 08.11.14(금)-15(토)
언제나 성장소설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짠해진다. 옛날 옛적 이야기도 생각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 괜시리 대견해지고 애뜻해진다. 마치 어릴때의 나를 보는것처럼...
표지부터가 앙중맞고 귀여운 '봄의 오르간'. 책을 다 읽고서야 느낀것이지만 책의 내용과 표지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중학교 입학을 압둔 소녀 도모미가 정신 지체아인 동생 데츠와 함께 들고양이들을 돌보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웃집 할아버지와의 불화, 가족의 분열, 사춘기의 2차성징 등으로 혼란에 빠진 도모미가, 버려진 고양이들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에 눈뜨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게 되는 과정이 담백하면서도 리듬감 있게 그려지고 있는 책이다.
나는 알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것은 바로 증오라는 사실을 (199p)
그렇다. 어쩌면 도모미의 말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것은 바로 증오일지도 모른다. 그런 도모미도 끝끝내는 옆집 할아버지를 용서해버린것인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렇게 증오했던 사람이지만,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순간 용서를 해버린 도모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면 평범한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 많은 변화를 거쳐가는 도모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옆집 할아버지를 용서했고, 가정의 불화가 해소되면서 차츰 안정을 되찾았고, 또 그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깨달았다. 그리고 이야기는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끝난다. 물론 도모미의 마음에도 뜨겁고 열정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도모미와 같은 사춘기를 지나온다. 하지만 그 사춘기를 지나온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별탈없이 스르륵 지나가버린 사람이 있는가 하면, 풍잔등화와 같은 시기를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러한 시기를 지난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시기를 지나고서 훌쩍 큰다는 사실도 말이다. 도모미가 고양이를 돌봐주면서 성장했던 것 처럼 모든이들도 마음속의 고양이를 한마리쯤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