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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배신, 그리고 intermezzo속에 복수와 죽음이 묻혀 있는 위대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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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신 보다 더 믿었다(E fidente Credeva Piu che in Dio Stesso, in te!)”라며 슬픔과 분노로 절규하는 Jon vickers의 음성과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책을 읽어 내릴 수가 없어 후끈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글을 쓰기로 한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애청하는 오페라 열편을 말해 주세요라는 질문에 단막오페라에 있어서 나는 항상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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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신 보다 더 믿었다(E fidente Credeva Piu che in Dio Stesso, in te!)”라며 슬픔과 분노로 절규하는 Jon vickers의 음성과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책을 읽어 내릴 수가 없어 후끈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글을 쓰기로 한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애청하는 오페라 열편을 말해 주세요라는 질문에 단막오페라에 있어서 나는 항상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를 Top에 랭크 시킨다. 문제는 어느 것을 1위로 할지 고민에 빠진다는 것이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1위를 차지할 때가 많은데, 이는 비극을 암시하는 듯한 전주곡에 내포되어 있는 지중해의 코발트 빛 풍색과 바람에 은은히 흩날리는 오렌지꽃 향기의 서정 속에 숭고한 부활절 날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intermezzo의 선율에서 복수와 죽음이 묻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Turridu를 노래하는 Gianfranco Cecchele는 불륜을 저지르고도 죄의식 없는 당당한 모습으로 연기함에 비해 Santuzza를 노래하는 Fiorenza Cossotto는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는 연약한 순종적인 여인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Placido Domingo와 Elena Obraztsova와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비교한다면 Cecchele는 Domingo에 비해 드라마틱함은 못하지만, 사랑(Lola에 대한) 미친 사내의 역할을 잘 해내고, Cossotto는 Obraztsova의 무뚝뚝한 모습 보다는 훨씬 순종적인 외모와 연기가 순진한 농부의 딸인 산투자의 역할에 잘 맞는 듯 하다.


특히, 카라얀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연주는 지중해의 풍경을 보는 듯 서정으로 물들이다가도, 부활절 경배의 장면에서는 가슴 찡한 종교적 감흥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비극의 절정으로 휘몰아 가는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뼛속 깊이깊이 그의 진가를 스며들게 하는 마술의 연주를 들려준다.


중저음에서 떠오르는 고음의 Jon vickers의 ‘팔리아치’는 한 마디로 카리스마의 극치이다. 그의 카리스마는 마치 나의 숨통을 조이는 듯 서서히 그의 마법으로 나를 홀려버렸다.


‘그간 내가 보았던 팔리아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존 빅커스다.’라고 나의 마음은 그렇게 외치게 한 이 DVD가 요즈음 점심시간 Coffee 타임 때 나의 발목을 잡아두고 있다. ‘나는 더 이상 팔리아치가 아니다.’라며 절규하는 라스트 신을 몇 번 이고 되돌려 감상하는 바람에,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강의실로 달려가기가 일수이다.

 

Placido Domingo와 Teresa Stratas가 연기한 팔리아치를 비교하면, 도밍고는 분노에 차있지만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분노를 노래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나 비커스는 손가락 하나 꼼지락거리지 못하게 하는 분노를 노래한다. 상대역인 Raina Kabaivanska조차 그 카리스마에 압도되어있는 듯하다. 이에 비해 스트라타스는 도밍고의 분노에 압도되기 보다는 오히려 그를 놀리는 듯한(진정시켜 해명하려는 듯) 연기로 카바이반스카와 비교된다.

 

불륜으로 인한 분노의 극치를 풀어 내어가는 존 빅커스의 이 DVD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긴장된다. 무섭게 느껴 질 정도로 리얼하게 연기하는 빅커스의 위대함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하는 위대한 영상이다.


또한 카라얀은 ‘의상을 입어라’ 아리아 다음의 intermezzo 에서 마치 구름 속에서 한줄기의 빛이 내리는 듯한, 찬란한 광채가 일렁거리는,  퍽이나 유려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끌어낸다. 

 

"Sperai, tanto il delirio accencato m'aveva,

Se non amor, pieta', merce'!

Ed ogni sacrifizio al cor lieto inponeva,

E fidente Credeva Piu che in Dio Stesso, in te!

M il vizio alberga sol ne l'alma tui negletta.

Tu viscere no hai, sol legge e'l senso a te.

Va', non merti il mio duol,

O meretrice abbietta.

Va', ne lo sprezzo mio schiacciarti sotto I pie'!"


“나는 너를 신 보다 더 믿었다.” 장면을 한 번 더 보아야겠다. Coffee 한 잔과 함께...,


- 이 글을 얼마 전 졸업한 사랑하는 제자 진호, 상봉에게 부친다 -

l********e 2010.06.10.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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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이반스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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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어느 음악감상실에서 KBS를 녹화한 테이프로 보았던 카라얀 지휘의 팔리아치가 드디어 DVD로 출시되었다. 익히 명연으로 명성이 자자한 1965년 베르곤치,칼라일,타데이 출연의 연주녹음 이후 바로 카라얀은 영상물로 다시 팔리아치를 기획했고 주연들을 빅커스, 카바이반스카, 글로소프로 교체하여 녹화하였다.    앞의 녹음과 시차가 별로 없는 연주라서 오케스트라 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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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어느 음악감상실에서 KBS를 녹화한 테이프로 보았던 카라얀 지휘의 팔리아치가 드디어 DVD로 출시되었다. 익히 명연으로 명성이 자자한 1965년 베르곤치,칼라일,타데이 출연의 연주녹음 이후 바로 카라얀은 영상물로 다시 팔리아치를 기획했고 주연들을 빅커스, 카바이반스카, 글로소프로 교체하여 녹화하였다.

 

 앞의 녹음과 시차가 별로 없는 연주라서 오케스트라 연주의 질은 대동소이하다. 즉, 매우 뛰어나다는 말이다.

늘 2인자로 치부되어 왔지만 매우 훌륭한 드라마티코였던 존 빅커스는 그 우락부락한 얼굴이 무서운 카니오를 풍채만으로도 표현하고 있으며 노래 또한 만족할 만 하다. 토니오 역의 글로소프도 연기가 매우 뛰어나고 타데이 못지 않은 절창을 들려준다.

 

 그러나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은 불가리아 출신의 아름다운 소프라노, 라이나 카바이반스카이다. 원래 미녀로 소문난 여자였으나 명불허전, 미모와 애교, 그리고 노래 3박자를 두루 갖춘 소프라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나 토니오의 사랑고백을 매정하게 무시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도도함과 요염함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극중 극에서 콜롬비나로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연기를 한다. 그러다가 죽기 전에는 단호하고 결연에 찬 모습을 보여준다.

팔색조같은 연기를 선보이는 아름다운 소프라노 카바이반스카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돈이 하나도 안 아까운 물건이다.

h*****n 2008.07.07.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