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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문화에서는 손님이 오면 주인은 정성껏 환대하며 대접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평상시보다 더 신경을 써서 청소도 하고, 손님의 취향을 고려하여 집안을 꾸미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손님이 머무는 기간 동안에는 집안 분위기도 평상시와는 다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책은 ‘어느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언니와 동생의 행복한 일상에, 사촌 한스가 손님으로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섬에서 사는 자매들은 ‘달팽이가 밭에 심은 딸기를 못쓰게 만든다든가, 차가 다 떨어진다든자 하는 일 말고는 그다지 크게 불편한 것도 없’이 살고 있다. ‘또 그런 일이 있다 해도 배를 타고 가까운 뭍으로 가서 장을 보’면서 해결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연락선을 통해 신문도 받아보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매의 일상에 우체부가 전해준 편지와 함께 도착한 한스로 인해, 그동안의 자매의 일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찾아온 손님 한스는 자매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발생하게 된다. 우선 말끔한 것을 추구하는 한스의 눈에 자매의 일상은 매우 답답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수도꼭지와 거실 전등을 비롯한 온갖 것들을 손보기 시작하였다. 한스는 두 자매에게 ‘너희들을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안 힘들’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눈에 띤 ‘불편한 상황’들을 고쳐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스와 달리 두 자매에게는 이전의 상황들이 자연스럽고, 새롭게 고쳐지는 모습들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다.
집안에서 함께 생활하던 반려동물들을 건강을 위해 밖으로 내몰고, 이른 아침부터 운동을 하는 등의 두 자매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한스에게 지저분해보였던 것들이 말끔하게 정리되자, 정작 두 자매가 느끼는 것은 ‘방은 썰렁해지고 더 이상 편안하지도 않’은 환경으로 변했던 것이다. 부지런한 한스로 인해서 두 자매에게 ‘이제 모든 것은 지루하고, 허전하고, 계속 나빠지기만 했’던 것이다. 그처럼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손님인 한스에게 ‘그만 하라고’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한스 역시 자매에게 ‘게으름뱅이’라고 칭하면서, 집안의 많은 것을 고쳐주었음에도 고마움을 표하지 않는 것에 실망해서 당장 떠나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손님인 한스가 떠나자, 자매의 집은 ‘모든 것이 예전대로 돌아갔’고, ‘손때 묻고 익숙한 물건들은 다 제자리를 찾’으면서 ‘언니와 동생도 다시 건강해졌’다. 아마도 손님인 한스는 두 자매의 건강과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 눈에 보이는 것들부터 하나씩 손봐주었을 것이다. 물론 그 기준은 한스 자신의 일상을 고려한 것이기에, 섬에서 편하게 살던 자매에게는 전혀 낯선 환경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주인과 손님은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서, 행동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주려고 노력했다고 하겠다. 어느 틈엔가 손님인 한스가 주인처럼 집을 정리해주고, 주인인 자매는 한스를 배려해서 그가 하는 일들을 그저 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기에 반응이 없으면 실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하겠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지만, 실은 그러한 행동이 은연중 자신의 방식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여겨진다.
분명한 것은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강요한다면, 때로는 그러한 행동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버리고, 그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섬에서 사는 두 자매와 손님 한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사람들의 관계와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