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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모심이 백 가지 약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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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어린 적 내 봄날은 보리밭 밀밭에서 구릿한 수황냄새로 풍겨났지. 어머니 창창하시던 그 시절 그때처럼 고색창연한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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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어린 적 내 봄날은

보리밭 밀밭에서

구릿한 수황냄새로 풍겨났지.

어머니 창창하시던 그 시절 그때처럼

고색창연한 봄날이 방안에 가득 찼네.

 

진달래꽃

몇 잎 따다

깔아 놓아야지.

 

 

전희식. 젊은 시절 세상을 바꾸려고 온몸을 던져 싸웠던 사람. 자신이 바뀌기 전에는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구보다 먼저 귀농을 선택한 사람. 귀농을 한 뒤에도 자신의 일상에 갇히지 않고 세상일에 연대의 끈을 놓지 않으며 다양한 발언을 올곧게 쏟아낸 사람. 관심사가 얼마나 많은지 대안교육과 대체의학, 민간신앙과 상고사상, 뇌과학과 양자물리학, 몸살림과 마음살림, 생태학과 자연농법 등 ‘총체생명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참 오지랖도 넓은 사람입니다. 그렇게 귀농 생활과 다양한 발언을 오가며 틈틈이 쓴 글을 묶어 『아궁이불에 감자를 구워먹다』로 세상의 눈길을 끌더니 이제는 『똥꽃』으로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다름 아닌 어머니, 그것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지낸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감동 받을 만한 이야기 소재가 바로 어머니입니다. 그 만큼 우리 어머니들이 살아온 세월은 한도 많고 사연도 많은 고통의 세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잘 아는 자식들이지만 각자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니 죄책감도 한몫 거들기 때문일 것이고요. 그 고생 많았던 어머니가 말년에 현대 의학이 손을 들고 만 치매까지 걸렸으니 어머니의 세월은 갇힌 짐승의 세월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지은이가 ‘그 많은 자식 키우면서 어머니가 똥오줌 묻은 옷이나 걸레를 빠신 햇수만큼은 다 못하더라도 두세 자식 몫은 하리라 마음먹었다. 옛 사람들은 모든 일상을 접고 시묘侍墓살이도 했다하니 그렇게는 못할망정 어머니 살아계실 때 내 건강한 시절 몇 년을 바치리라 마음먹’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지은이가 보기에 치매는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입니다. 포기한 삶, 틈새, 끼어들다, 이물질, 낱말 하나하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지은이는, 혼자 마음대로 돌아다니다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하는 치매 노인들에게 일주일에 몇 번씩 식구들이 모시고 나들이를 시켜 드린다면 그런 증세는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망각은 잠재된 고의라고도 말합니다. 이치에 안 맞는 말을 하고 똥오줌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멀쩡한 사람을 감금해 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 집을 못 찾는 치매 노인의 심리라는 것입니다. 헛된 말과 헛된 행동이란 없으며 치매는 ‘살아온 삶에 대한 필요한 현상이고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지은이는 ‘귀도 멀고 똥오줌도 잘 못 가리는 어머니가 계실 곳은 결코 서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사시사철 두 평 남짓한 방에서만 지내면서 밥도 받아먹고 똥오줌도 방에서 해결하는 것은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편할지 모르지만 여든여섯 노쇠한 어머니의 남은 인생을 가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철따라 피고 지는 꽃도 보시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계곡의 바람결도 느끼시고 크고 작은 산새들이 처마 밑까지 와서 노닥거리는 것도 보셔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덕유산 자락 빈집을 구해 어머니에게 가장 알맞은 집으로 개조한 뒤 같이 삽니다. 자연치유력에 대한 믿음과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며 존엄성을 끌어내는 실천의 나날은 감동입니다. 감동의 최대치에 바로 「똥꽃」이 있고요.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벗들이 있었습니다. 셋이서 주로 몰려다녔는데 어느 날 어머니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셋 중 둘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골방 신세를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치료가 어렵다 보니 자식들은 지쳐버렸고 형제간의 우애도 금이 간 상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지금의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책은 치매의 문제를 사회 문제로 끌어올리고 대책을 논의하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몰입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더라도 치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고 어머니와 지낸 나날은 눈물과 웃음이 범벅된 감동입니다. 손꼽아 자식 오기를 기다릴 어머니에게 당장 찾아가야지 마음먹게 합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8.06.10.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감사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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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자연을 배려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겨레 신문에서 이 책 소개글을 보고 관심이있어 구입했습니다. 이 책은 매병을 앓는 어머니를 산골에서 1년을 모시며 어머니의 변화와 지은이의 깨달음(?)을 적은 책입니다. 귀한 경험을 나누는 거라 생각들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며 항상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었습니다. 이런 마음 그 이상으로 저를 사랑하고 힘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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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자연을 배려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겨레 신문에서 이 책 소개글을 보고 관심이있어 구입했습니다. 이 책은 매병을 앓는 어머니를 산골에서 1년을 모시며 어머니의 변화와 지은이의 깨달음(?)을 적은 책입니다. 귀한 경험을 나누는 거라 생각들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며 항상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었습니다. 이런 마음 그 이상으로 저를 사랑하고 힘겹게 키우신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은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이틀에 한번꼴로 손자 핑계겸 전화를 주셨습니다.....어제부터 제가 매일 안부전화를 드리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오늘 다시 한번 더 읽으려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k*****3 2008.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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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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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계시는 엄마가 늘 마음에 걸려 한쪽 가슴이 시립니다. 젊으신 나이에 사별하시고 자식들에게 힘들어하는 모습 보이기 싫어 애써 웃음지으시는 엄마 제가 이 책을 구입하게된 이유는 특별히 없었습니다. 저절로 손이 가더라구요. 사람일이라는게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다기에 내일이 될수도 있다 싶었던지도 모르지요. 단지 효심으로 어머니를 모신다기보다 인간의 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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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계시는 엄마가 늘 마음에 걸려

한쪽 가슴이 시립니다.

젊으신 나이에 사별하시고

자식들에게 힘들어하는 모습 보이기 싫어 애써

웃음지으시는 엄마

제가 이 책을 구입하게된 이유는 특별히 없었습니다.

저절로 손이 가더라구요.

사람일이라는게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다기에

내일이 될수도 있다 싶었던지도 모르지요.

단지 효심으로 어머니를 모신다기보다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어머니를 모신 전희식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d******7 2008.03.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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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속 깊숙히 가득찬 똥꽃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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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은 책읽는 코드가 조금 다른 친구가 생일선물로 이 책을 선물해줬다.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이라는 작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저 막연히 자식이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이야기인가보구나 하고 일단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 혈연에 관계된 일들은 대개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되고 그러다보면 신파로 흐르기 일수다. 그런 나의 선입견이 작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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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은 책읽는 코드가 조금 다른 친구가 생일선물로 이 책을 선물해줬다.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이라는 작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저 막연히 자식이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이야기인가보구나 하고 일단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 혈연에 관계된 일들은 대개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되고 그러다보면 신파로 흐르기 일수다. 그런 나의 선입견이 작용해서일까 선뜻 이 책에 손이 가질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물해준 친구의 정성을 너무 묵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으로 책을 집어들어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글쓴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떻게 어머니와 지내게 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난 순식간에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자식이 부모가 베푼 것의 십분의 일만 부모한테 해도 효자소리 들을 거라고 흔히들 말한다. 나 역시 내가 베푼 것에 대해 부모님께서 고마움을 내비추시면 제가 받은 것에 비하면 이 정도가 뭐 대수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지은이가 어머니를 대하는 그 마음과 배려와 사랑은 나를 자꾸만 울컥거리게 했다. 내가 짐작했던 그런 신파적인 울컥함이 아닌 가슴 깊숙한 곳의 따뜻한 것이 솟구쳐 올랐다.

아...부모님을 봉양한다 말하려면 이정도 성의와 사랑이 있어야 하는 거구나 너무나 절실히 알게 되었다. 부모님을 헤아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저 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필요한 거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서울로 놀러오신 엄마를 모시고 서울시티버스를 타고 반나절 서울관광을 한 적이 생각이 났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엄마의 처녀시절 얘기를 들으며 '아.우리 엄마가 젊었을 땐 그랬구나' 무척 새삼스러웠었다.

자식이 효를 행하려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자식된 이들이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고, 나를 포함한 모든 자식들이 늙어가시는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기도하고 싶다.

YES마니아 : 골드 n*******4 2009.05.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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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필독서
"[올해의 책]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필독서" 내용보기
책과 함께 하는 동안,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따끔거렸다. 그건 내 부끄러움 때문이었고, 내 위선 때문이었다. 나는 가급적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똥꽃》은 그것이 단지 착각이었음을 알려줬다. 그랬다. 이 책은 정작 내 노부모에 대한 예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었던가, 하는 뼈아픈 자문을 하게끔 유도했다
"[올해의 책]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필독서" 내용보기

책과 함께 하는 동안,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따끔거렸다. 그건 내 부끄러움 때문이었고, 내 위선 때문이었다. 나는 가급적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살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똥꽃》은 그것이 단지 착각이었음을 알려줬다. 그랬다. 이 책은 정작 내 노부모에 대한 예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었던가, 하는 뼈아픈 자문을 하게끔 유도했다. 아프고 또 아팠다. 특히나 어머니.


나는 어머니를 다시 생각했다. 2년여 전 위암 수술로 체중이 많이 줄고 아직 수술 전의 입맛을 되찾지 못하신 내 어머니. 그전에도 불효자였던 나는 어머니를 ‘환자’로만 대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움직이는 것이 불안했고, 어머니가 그 전처럼 집안일을 하고자 하시는 것이 불만이었다. 책은 그런 나를 일깨웠다. 어머니를 ‘환자’ 역할에만 머무르게끔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어머니는 어머니 그 자체의 존재였건만, 나는 선을 넘어섰던 것이다. 어머니를 환자의 역할로만 규정해 버린 나의 폭력. 전희식 선생은 치매 어머니를 역할이 아닌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고 있었다. “소박한 효심만으로 늙은 어머니를 모실 수 없을 것이다.”(p.30) 그렇다. 존재에 대한 예의는 친절하고 상냥하고 돌보는 것만으로 지켜질 수 있는 게 아닌데 나는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었던 것이다. 늙고 더구나 병을 겪은 어머니에게 심신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내 멋대로 규정해 버린 것이다. 

전 선생이 어머니를 서울이 아닌 장수군의 시골집에 모신 것은 그런 이유였다. 어머니의 남은 인생을 가두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도 나는 어머니를 ‘환자’의 틀에 가둬 어쩌면 사육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존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각자에겐 고유한 삶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있다. 늙고 병들었던 어머니이라손 자유의지로 행동과 생의 행로를 결정하는 것을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 하물며 전 선생은 그 의지가 자유롭지 못할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그렇게 대했건만,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 가족의 간섭과 제재는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설혹 그것이 애정일지라도. 가족 사이에 선이 없다는 자체로 그건 폭력이다. 그것이 선의였다고 해도 역할이 아닌 존재를 질식하게 했다면, 그건 비윤리적인 것이다. 전 선생의 어머니에 대한 태도와 자세는 내게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는 끊임없이 어머니의 존재감을 북돋우고 있었다. 어떤 가치판단 없이 어머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존댓말을 쓰고, 오갈 때마다 인사와 큰절을 올리고, 하는 일마다 꼬박 알리고 허락을 받았다. 치매 어머니를 세상 밖에 동떨어진 존재가 아닌, 혼자가 아닌 존재로 여기는 그 태도가 나는 참으로 인상 깊었다. “치매 걸리면 다 그렇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수롭지 않은 거라고 말은 하면서도 치매 노인의 비난과 의심이 정작 자기를 겨냥하면 열불을 내면서 반박하고 무시하는 것을 나는 많이 봐 왔다.”(p.98)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치매에 대한 편견을 하나 거둬줬다는 것이다. 치매를 단순 병으로 치부하고 치매 이전의 삶과는 단절된, 치료할 수 없는 무엇으로 간주하던 나였다. 그런 면에서 그의 시각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어머니 굴절된 삶의 현재적 표현이 지금의 치매다. 오늘의 어머니를 인정하려면 고른 삶뿐 아니라 굴절된 삶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분리될 수가 없는 것이다. 치매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어머니 인생은 일찍 사라졌을 수도 있다.…치매는 그렇게 살아온 삶에 대한 필요한 현상이고 치유의 과정이다.”(p.99) 한마디로 그의 해석 말마따나,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들’.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노인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 본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나는 정작 알지 못한 채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책이 말하듯,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생각하는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자식이 없는 삶은 가능하지만 부모가 없는 삶은 없다”(p.250)는 김광화 선생의 언급마냥, 문득 내 초등학교 5학년 어느 밤이 기억났다. 잠자리 들기 전, 나는 갑자기 울음꼭지를 켰다. 아들의 갑작스런 울음소리에 놀라 방으로 온 어머니에게 나는 “엄마가 죽는 게 싫다”고 징징거렸다. 죽음을 처음 인지하던 시기에 어머니의 죽음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그만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어머니는 그런 날 안아주면서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우리 아들을 두고 먼저 안 죽어”라고 말했다. 그건 물론 거짓말임을 안다. 어린 아들을 안심시켜 주기 위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새삼 그때를 떠올렸다. 아들을 두고 안 죽는다고 했던 어머니의 그 마음. 나는 그런 어머니를 얼마나 이해하려고 했던가. ‘어머님의 건강과 존엄을 생각하는 기도잔치’를 통해 전 선생이 건넸던 이 말은 못난 아들인 나의 마음을 콕콕 찔러댔다. “내 어머니를 간절히 떠올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없이 베풀고 끝없이 용서하는 어머니 마음을 갖는 것, 세상의 어머니로 살아가리라 다짐하는 것, 어머니를 모심으로써 스스로 세상어머니가 되는 것.”(pp.157~158)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노인들을 다시 생각했다. 고령화 사회, 실버복지 등을 떠벌리지만, 시류는 그렇지 않다. 노인들을 백안시하면서 ‘어리게 혹은 젊게 보임(동안)’에 대한 과도한 경배수준의 찬사를 읊어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풍경이다. 이건, 늙음 혹은 나이듦에 대한 차별이 명백하다. 이 책은 그래서 어떤 경고다. 누구나 늙고 죽어갈 것을 알면서도 젊음 혹은 동안이라는 이름의 분별없는 열정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를 향한. 결국 그 분별없는 열정이 훗날 날카로운 부메랑이 돼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리라는 것을. 

무엇보다 나는 책의 노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깜짝 놀랐다. 전혀 생각지 못한, 품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童話)는 있는데 왜 노화(老話)는 없는지, 노인헌장과 노인생활헌장이 정작 얼마나 노인들(의 존엄)을 배제하고 있는지. “노인에 대한 사회의 무지와 무례가 도를 넘고 있다.”(p.161)는 그의 말은 명백한 사실이다. ‘육아’(育兒)에는 그토록 애를 쏟고 사회적 비용을 들이면서, ‘시노’(侍老)에 무관심한 것은 결국 자신과 사회의 존엄을 깎아먹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큰 행사나 공공기관은 방문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있도록 시설이 마련되고 놀이교사를 배치하기도 하지만 어디에도 불편한 부모를 모시고 갈 수 있는 행사나 공공기관은 없다.”(p.161)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는 것. 그것에 대해 우리는 좀더 많은 얘기를 나눠야 한다. 누구에게나 닥칠 노년을 위해서라도, 노인들의 마음에 한 발짝이라도 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 전 선생은 책을 통해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사랑은 죽은 세포도 살리고 정성은 통증을 경감시킨다는 체험적 결과를. 노인은 외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같은 하늘아래 숨을 쉬는 존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분들이다. 노인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 얘기에 장단을 맞춰주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일이, 우리네 삶의 품격과 존엄을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도 만들었지만, 내 어머니, 노인, 치매에 대한 새로운 경지를 열어줬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동안을 경배하는 사회보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기 위한 질문과 답을 할 수 있는 사회, 그런 대화를 격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켜야한다.

충분히 밥값 하고 계시는 내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언젠가 내게도 닥칠 노년을 위해, 나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좀더 귀 기울이고 어머니의 존엄을 지키는 아들이고 싶다. 이젠 내가 어머니 등을 두들겨 드리면서, 나를 상하지 않게 하면서, 인간과 존엄 그리고 돌봄을 좀더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다. 

 

 

P.S.
아직 이 해가 저물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지만, '아듀 2008~'을 외치기 전까지 몇권의 책을 더 읽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똥꽃》(전희식·김정임 지음/그물코 펴냄)은, (내가 꼽은)'올해의 책'!


j******2 2008.12.05.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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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 눈물이 되는 이름..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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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친어머니는 아니지만.. 몸이 편찮으신 시어머님과 몇달을 지냈었습니다.. 지금은..돌아가시고 안계시는데.. 이 책을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번 눈물을 훔치고 어머님을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시아버님을 모시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시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했는가 반성을 많이 하게
"부르면 눈물이 되는 이름..어머니.." 내용보기

저는 제 친어머니는 아니지만..

몸이 편찮으신 시어머님과 몇달을 지냈었습니다..

지금은..돌아가시고 안계시는데..

이 책을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번 눈물을 훔치고 어머님을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시아버님을 모시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시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했는가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엇습니다.

어머님과 함께 저자가 보낸 시간들과 저자의 노력들이

글 속에 그대로 베어있어서 읽으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를 모시는 것에 있어서 자식들이 돈이 많아야 한다던지

집이 커야 한다던지 등의 구차스런 변명들을

집어던지게 만드는 책이었었던 것 같습니다.

1*****m 2008.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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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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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어릴 적 내 봄날은 보리밭 밀밭에서 구릿한 수황냄새로 풍겨났지. 어머니 창창하시던 그 시절 그때처럼 고색창연한 봄날이 방안에 가득 찼네. 진달래꽃 몇 잎 따다
"똥꽃" 내용보기

똥꽃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어릴 적 내 봄날은
보리밭 밀밭에서
구릿한 수황냄새로 풍겨났지.
어머니 창창하시던 그 시절 그때처럼
고색창연한 봄날이 방안에 가득 찼네.

진달래꽃
몇 잎 따다
깔아 놓아야지.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며칠전에 읽은 이 책이 내내 가슴에 맺혀있었는데 어버이날을 지내다보니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소개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전회식과 김정임의 공저이다. 글을 쓴 이는 전회식이다. 책을 다 읽고난 다음에도 "어라? 김정임의 글은 어디있지?"하고 의아했었다. 다시 한번 책소개를 읽다가 알게되었다. 김정임은 그의 어머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시다. 책의 소재를 모두 제공하고 줄거리를 엮었기때문에 공동저자라는 표현이었다. 이 대목만으로도 그의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가 있다.

 

어찌보면 눈시울을 붉히며 읽힐 법도 한 내용인데 책을 읽으면서 내내 희희거리며 즐겁게 읽었다. 치매를 앓고있는 어머니를 막내아들이 산속으로 귀농하면서까지 모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단순하게 그냥 모시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어머니를 '존재'케 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이다. 일전에 잘 안보는 TV를 보다가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어서 유심히 봤던 기억이 나는 이야기였다. 그때는 중간부분만을 보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두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집을 고치고 치매를 앓고있는 어머니를 이해하기위해 애쓰는 한편 그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치유되도록 노력하는 이야기들. 그보다 더 감동깊었던 것들은 어머니를 살아있게 만드는 마음씀과 행동과 생각들이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없는 노인문학에 대한 이야기에는 극동감이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는 많지만 노인들을 위한 노화는 없다는 것, 또한 노인을 돌보기위한 휴가 등, 노인들을 위한 제안들에 고개를 끄덕이지않을 수 없었다.

 

이번 주말에는 오늘 전화로 안부인사를 대신한 부모님을 뵈러 갈 것이다. 시아버님과 친정아버님은 이미 고인이 되셔서 산소에 다녀올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져서 혼자서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책 중에 어머니를 위한 모임을 갖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부모님을 뵈러 가겠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얼른 나도 부모님을 뵈러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서야 날을 잡아 갈 준비를 한다. 어버이날을 지내며 하루종일 이 책이 생각나서 리뷰를 쓴다.

YES마니아 : 로얄 k********i 2008.05.08. 신고 공감 0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환자의 예후와 인간의 존엄성
"환자의 예후와 인간의 존엄성" 내용보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경제성장과민주화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6.25이후의 짧은 기간에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고1987년 직선제 개헌을 쟁취해냄으로써 민주화를제도적으로는 만들어냈다고 할수 있다.이런 눈부신 발전못지않게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였고이것은 앞으로 매우큰 부담으로 다가올것이 확실하다.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더 빨리고령화가 진행되고 가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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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6.25이후의 짧은 기간에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고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쟁취해냄으로써 민주화를
제도적으로는 만들어냈다고 할수 있다.
이런 눈부신 발전못지않게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이것은 앞으로 매우큰 부담으로 다가올것이 확실하다.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더 빨리고령화가 진행되고
가족의 붕괴와 도덕의 붕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노후문제는 이미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당면한 문제이고 논의가 활발하다.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인식은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늙고 병들면 요양병원들에 방치하는 실정이다.
이책의 저자는 치매에 걸려서 거동을 하지 못하는
노모를 홀로 모시고 자신만의 자연요법등을 이용하여
증상을 개선시키는 기적을 보여주었고 그 기록을
책으로 펴내 많은 이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계기를 만들었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효라는 개념보다는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켜주자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입장에서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행동을 하지만 그 기저에는
그동안의 무의식에 어떤 욕망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뒤도 맞지않고 계절에도 맞지않지만 이야기를
받아주고 몰두할수 있는 일거리를 주라는 것이다.
물론 완치라든지 큰 폭의 개선은 아니지만 진행만 막아도
다행인 치매질환에서 약간의 호전도 기적이라 할수 있다.
옛날처럼 어른에 대한 공경과 존중이 사라진 오늘날에
노인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힌트를 찾은 느낌이다.
아직은 그런대로 건강을 유지하고 계시는 부모님께
효도를 다짐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c******3 2015.09.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백 가지 약보다 한 번의 정성스런 모심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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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월미도를 간 적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분수나 마켓 앞 탈 것에 열광하며 뛰어놀던 아이의 기저귀가 묵직해졌을 무렵이다. 기저귀를 갈 곳이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다가 벤치 위에서 한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있는 가족을 발견하고 나는 별 생각없이 같은 장소에서 갈자고 제안을 했었다. 하지만 아내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고 결국 차로 돌아와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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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월미도를 간 적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분수나 마켓 앞 탈 것에 열광하며 뛰어놀던 아이의 기저귀가 묵직해졌을 무렵이다. 기저귀를 갈 곳이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다가 벤치 위에서 한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있는 가족을 발견하고 나는 별 생각없이 같은 장소에서 갈자고 제안을 했었다. 하지만 아내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고 결국 차로 돌아와서 기저귀를 갈았다.

 

<똥꽃>을 읽다가 하필 이 일화가 떠올랐던 건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평등하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닌 존재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우리와 의사소통을 하진 않지만 아이 역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저귀를 가는 걸 창피하게 여길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나는 아이를 미완의 인간으로 보고, 그래서 우리와 동등한 존엄을 부여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비춰보게 하는 일종의 거울과 같은 종류의 책이다. 어떻게 노인을 모실까에 대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공유하는 삶을 통해 다시 소통을 재개하고 그 소통을 통해 어머니의 존엄을 확보한다. 그 존엄은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모든 인간 관계가 그러하듯 부모자식 관계 역시 자식들이 어렸을 때 구성된 '정체된' 관계가 부모님이 늙으실 때까지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과 자식들과의 관계 역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 책은 단절되었던 그 관계의 회복에 대한 기록인 셈이다.

 

백 가지 약으로서 자식된 도리를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한 우리에게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동시에 한 번의 정성스런 모심도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물론 저자처럼 농부가 되어 어머니를 모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아니다. 전원 생활은 하나의 특수한 선택일 뿐 우리 모두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보편적인 선택은 아닐 것이다. 부러우면서 동시에 아득한 것은 결국 저자가 끊임없이 어머니와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어머니로 하여금 스스로의 역할을 되찾게 하면서 존엄을 회복해 나가는 그 강인하고 굽힘없는 의지이리라.

m*******d 2009.10.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똥이란 단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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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상반된 느낌을 지닌 단어. 냄새나는 더러운 것, 향기와 웃음을 가져다주는 것. 똥꼬, 똥강아지, 강아지 똥풀, 똥떡, 똥침 우리에게 웃음과 함께 친숙하게 다가오는 단어들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묻기에 ‘똥꽃’이라 답했는데 다들 소리 내어 웃는 것이다. 무슨 책 제목이 ‘똥꼬’냐고. 그래서 한바탕 웃었던 일이 떠오른다. 아이들 역시 상반된 느낌을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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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상반된 느낌을 지닌 단어. 냄새나는 더러운 것, 향기와 웃음을 가져다주는 것. 똥꼬, 똥강아지, 강아지 똥풀, 똥떡, 똥침 우리에게 웃음과 함께 친숙하게 다가오는 단어들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묻기에 ‘똥꽃’이라 답했는데 다들 소리 내어 웃는 것이다. 무슨 책 제목이 ‘똥꼬’냐고. 그래서 한바탕 웃었던 일이 떠오른다. 아이들 역시 상반된 느낌을 가질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똥’하면 지저분한 느낌으로 찌푸린 인상이 되지만 동화에 나오는 똥이라든지 위에서 말한 사랑을 담아 부르는 말, 똥강아지, 똥꼬, 똥침 하면 재미있어하는 것은 물론이요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단어가 바로 ‘똥’아닐까?

이 책의 저자에게 ‘똥’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생명의 근원이며 어머니의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자신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단어가 아닐까. 똥으로 범벅된 방과 어머니를 보며 꽃으로 표현한 작가의 마음! 상상하기 힘들만큼 충격적이면서도 그 마음이 푸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생명주의자이며 실천가인 작가에게 결코 부정적 의미가 될 수 없는 단어가 바로 ‘똥’이 아닐까.

흔히 ‘치매’하면 불치병,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하는 병, 그러니 요양원에 보내는 게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이런 선입견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어머니와 함께한 삶속에서 터득한 것을 실천으로 행하며 치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건강한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치매란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들이다.’ 저자의 말이다. 이 뜻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삶을 포기한 순간 내안에 들어온 반갑지 않은 손님이니까 삶의 의미를 찾는다면 얼마든지 내쫓을 수 있다는 말로 여겼다. 그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몫이고, 그 방법은 바로 존중이라 말한다. 치매의 모습을 보인 어머니를 인정하려면 고른 삶뿐 아니라 굴절된 삶도 함께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을 가슴에 새겼다. 따라서 치매 걸린 사람에게 바로 잡아 주려는 시도를 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갈 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또한 존중이란 환자의 존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돌보는 사람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도 존중에 해당된다는 말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찌 보면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의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해서 저자처럼 실천할 자신은 없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하는 것 자체에 무게를 두고 싶다. ‘실천’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j****l 2008.06.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