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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커플 감독판!! 이런 점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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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패키지 상태> 포스터를 적당히 잘라 붙인 듯한 아웃케이스 디자인과 기존 홍보자료용 사진을 수정 없이 그대로 사용한 점이 슬림케이스 슬리브는 아쉽다. 무엇보다 슬림케이스 뒷면에 아무런 내용도 없이 동그란 원 하나만 그려놓고 그 안에 단순하게 캡처사진을 박아놓은 것은 많이 조잡해보인다. 그리고 크레딧에 나오는 글꼴을 쓰지 않고 대충 바탕체 비슷한 글꼴은 조화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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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패키지 상태>

포스터를 적당히 잘라 붙인 듯한 아웃케이스 디자인과 기존 홍보자료용 사진을 수정 없이 그대로 사용한 점이 슬림케이스 슬리브는 아쉽다. 무엇보다 슬림케이스 뒷면에 아무런 내용도 없이 동그란 원 하나만 그려놓고 그 안에 단순하게 캡처사진을 박아놓은 것은 많이 조잡해보인다. 그리고 크레딧에 나오는 글꼴을 쓰지 않고 대충 바탕체 비슷한 글꼴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촌스럽다. 작품이 좋아 DVD 소장까지 결정하게 된 팬들을 위한 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상자 내구성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처음에 받았을때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가있길래 배송중에 던져서 그랬나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비닐포장을 뜯고 자세히 살펴보니 원래 슬림케이스 8장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7장만 넣고 빈자리에 포스터를 넣으니 공간이 남았다. 이래서 패키지가 구겨져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케이스를 어디에서 공급받았는지 패키지 전체에서 독한 화학약품냄새가 났다. (시간이 좀 지나니 냄새는 많이 사라졌고 이제는 관심을 갖고 맡아봐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정판 사은품으로 포스터, 엽서, 액정크리너, 랜덤사인판이 제공된다. 다른 DVD의 경우 대개 따로 전용 포스터 통에 말아서 제공됐지만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처음부터 제품 상자속에 '접혀진채' 포장해버렀다. 이것을 벽에 붙여놓으려면 펴느라 고생좀 하겠다.(그나마 대형 크기로 준것은 다행이라 하겠다.) 엽서는 포스터와 컨셉아트 이미지인데 종이 품질이 영 아니다. 사진에 코팅도 안되있는 무광택이라서 엽서가 아닌 DVD 부클릿이라고 보는것이 정답이겠다. 액정크리너는 기대도 안했고(딱 액정크리너라고 보면 되겠다.) 랜덤사인판은 취소되었다가 다시 진행했는데 아직까지 사인판 받았다는 소식은 안들린다.(물론 나는 꽝이다.)

<부가영상>

상세한 제작과정 영상을 기대했었는데 새로운것은 없고 MBC 공식홈페이지에서 수록된 영상물을 재편집한 것이 전부였다.(빌리와 꽃순이 인터뷰등 일부 삭제. 제작과정 영상은 2회 병원씬까지만 있고 이후는 없다.) MBC 해피타임에 방영된 NG장면이 전부 포함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들어간것은 베스트장면 다섯 개 약 8분여정도였다. DVD에 다 있을줄 알고 환커갤에 올라온것 다 무시했었는데 이럴수가. 해피타임 방영분만 모아도 한시간은 충분히 넘길 수 있을텐데 도대체 이건 뭔가? 그나마 봐줄만한것은 DVD를 위해 새로 제작된 듯한 김상호 감독님과 김광규, 한예슬, 정수영씨의 스페셜 인터뷰이다. 네명의 최근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점은 그나마 반가운 순간이다.

배우들과 함께 하는 1~2부 음성해설은 잡담에 가까워서 촬영방법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감독님 혼자 해설하는 15, 16부는 그래도 엔딩씬의 의도에 대해 여러가지를 들을 수 있었다.(16부 해설할때 시간이 없었다는 말을 계속 해서 감독님도 엔딩씬이 많이 아쉬운것 같았다. 미국같은 DVD시장이라면 배우들 다시 모아서 재촬영할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다. 차사고 장면을 재촬영했다면 1회 빗속 결투씬처럼 4일동안 내내 찍었을거라고 한다.) 1~2부 음성해설 내내 네사람은 자화자찬하며(칭찬으로 무럭무럭 자랍니다.) 웃느라 정신없다. 다들 음성해설 처음해보는거라서 그런지 1회에는 많이 어색해하고 그다지 말이 없었는데(특히 김광규씨는 1~2부 음성해설동안 몇마디 했는지 열손가락으로 셀수도 있겠다.) 정수영씨가 참여한 2부 해설때는 많이 좋아졌다.(정수영씨 최고. 가끔 강자처럼 말해서 웃음도 주고 거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그래도 김성민, 오지호씨가 참석 안한것은 아쉽다. 하필이면 드라마 끝난지 얼마 안되서 오지호씨 사건이 터져서...

 


<바뀐 음악>

1.
9회의 빌리가 안나 집 앞에서 반지를 들고 99일동안 은행나무침대 황장군 패러디를 하며 버티는 장면에 삽입된 음악이 Don't Hate Me Trot에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로 바뀌었다. My Way 가사가 빌리 상황과 어울리면서 묘하게 웃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My Way도 고음으로 올라가는 절정 부분이 있는데 초반부 낮은 부분만 삽입됐다는 것이다. 봄에서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로 가면서 빌리의 인내심과 담대함이 최고조로 상승하지만 겨울 마지막 장면의 My Way 음악은 무덤덤하게 계속 이어질 뿐이었다.

2. 
TV 방영분은 12회 도입부 방파제 씬의 철수 고백때 Just We를 넣었다가 낚시질 씬으로 접어들 때는 Don't Hate Me 2를 곧바로 삽입해서 코믹 분위기를 살렸지만 감독판은 12회 도입부 전체에 그런게 사랑 MR을 삽입했다. 철수 고백씬에 Just We가  들어간 본방보다는 감독판의 그런게 사랑 MR이 덜 오버스럽긴 하지만 11회 엔딩씬의 훈훈함을 낚시질로 뒤엎어서 코믹으로 나아가는 12회 도입부를 생각해보면 낚시질 코미디씬까지 그런게 사랑 MR을 이어간 것은 조금 어색해보인다. 낚시질 씬에 Don't Hate Me 2를 입혀 코믹 분위기를 살린 TV 방영분이 더 낫지 않나 생각된다. 뭐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 장면이나 이 장면이나 어차피 똑같이 아옹다옹 사랑싸움 이야기니까 그런게 사랑 MR을 계속 깔았어도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3.
8회에서 안나가 강자에게 '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꼬라지가 우스우니까 좋아하지 마'라고 한 다음에 방에서 자고 있는 철수를 기다리는 유경이 장면이 이어진다. TV방영분에서는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유경이를 안타깝께 생각할 수도 있게 만들만한 음악이 깔리는데 감독판에서는 '그것 참 고소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음악이 깔린다.(빗자루 골프씬에 나왔던 음악) TV판 볼때 안나의 마지막 대사 다음에 유경이 장면을 넣은것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음악이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안났었다. 음악 바뀌니까 유경이가 철수 방문을 발로 뻥 차버리는 행동은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비꼰 모습이라는 설정이 눈에 확 들어왔다.

철수네집 앞에서 유경이와 안나가 헤어질 때는 안나를 바라보며 얄밉기 그지없는 표정을 짓고 철수네집쪽으로 향하는 유경이 장면도 추가되었다. 이 장면에는 안나의 안타까운 심정을 보여주는 음악도 깔렸다.

4.
8회 극장씬에서 극장 비매너 5종세트에 화난 안나를 보여줄 때 TV방영분은 음악이 없이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과장된 효과음만 삽입되었지만 감독판은 거기에 Don't Hate Me 1이 덧붙여졌다. 괜한 사족으로 여겨진다. 이 장면은 '극장'이라는 정숙을 유지해야 할 공간에서 각종 소음을 내는 비매너들을 대비시켜 웃음을 유발하는데 그 컨셉에 맞게 음악 없이 쿵쾅거리는 과장된 효과음과 빠른 편집만으로 코믹스러운 느낌을 살려야 했었다. 굳이 Don't Hate Me 1을 넣고 싶었다면 이 음악의 앞부분 아카펠라 목소리만 삽입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오르지만 발산할 길이 없어서 점점 안드로메다를 향해가는 안나의 마음 속 모습만 보여주는 것으로 족했다. Don't Hate Me 1이 극장씬 내내 사용되면서 안나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효과음이 묻혀버리는 역효과까지 내고 말았다.

5.
4회 병원에서 철수를 찾는 안나 장면의 음악이 왜 날에서 WANT U로 바뀌었다.
'왜 날'은 철수와 안나가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을 상징하고 7회에 처음 이 음악을 삽입하면서 그 의도대로 따라갔다는 감독님 말씀도 있었으니 그 앞에 들어갔던 '왜 날'은 충분히 바뀔만도 하다. 기억을 잃고 나서 원수같이 보였던 철수를 '스스로' 찾아헤매던 안나의 모습과 '차가웠던 멈춰있던 가슴이 자꾸 널 찾잖아'라는 가사를 생각해보면 감독판에서 바뀐 WANT U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4회 그 장면은 시장통에서 부모 손을 놓친 미아같은 안나의 심리가 많이 드러나는 느낌을 주도록 하는 연출이 보였고 음악의 분위기는 애절한 멜로디의 왜 날이 더 나은것 같았다. WANT U를 삽입한 감독판이 아주 틀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처음에 그 장면을 연출할 당시 의도에서 약간 틀어진 모습은 지울 수 없다.

6.
15회 휴대폰과 전기장판 온도조절기로 서로를 생각하는 철수와 안나를 보여주는 음악이 WANT U에서 왜 날로 바뀌었는데 이번 감독판에서 가장 잘한 대목으로 생각한다. 16부 전체를 통틀어 잘못 들어간 음악 1위라는 감독님 말처럼 서로를 만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가로막혀 휴대폰을 닫고, 전기장판을 끄며 잊어야 할 수밖에 없는 철수와 안나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음악에 발랄한 목소리로 '이젠 니가 나를 향해 다가와줘'라고 외치는 WANT U!보다 '간절히 원해도 안되는 게 있어 그대 안에 나 살아가는 일'이라며 한탄하는 왜 날이 훨씬 잘 어울린다.

7.
16회 눈이 처음 내리는 장면(새파란 저쪽 하늘에 대한 CG보정은 여전히 없다. 감독님은 변명스럽긴 하지만 그냥 이게 환상의 커플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한다. 뭐 강자가 매일 이야기했던것이 '날씨도 더운데 눈올것 같다.' 였으니 그렇게 믿어주자.)에 WANT U 대신 오래된 기억 현악 버전이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많이 무거워졌다. 김상호 감독님은 음성해설에서 눈이 온다는 기쁨보다 간절히 원하는 사랑을 이루어지게 하는 힘같은 것을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지만 음악 볼륨이 너무 높아서 대사 알아먹기가 조금 어려워서 약간만 낮췄으면 좋았겠다.

그런데 눈이 내리는 장면에서는 당장 윗 사진의 기뻐서 좋아 죽을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강자처럼 결국 기쁨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늘의 구름을 바늘로 찔러봐도 눈 한송이 떨어질 것 같지 않은 남해 바닥에 눈발이 날린다는 것은 Fantasy를 영상으로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 장면을 굳이 무겁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TV 방영분의 WANT U!도 이런 의미에서 잘 어울릴 것이라 본다.

8.
10회 엔딩씬의 JUST WE가 Happy My Star로 바뀌었다. '기다림의 끝에 내게 와줘'라는  Just We 노래 가사와 사랑의 열망이 느껴지는 분위기의 멜로디처럼 안나가 서울 실종자센터로 떠나려 하자 철수가 붙잡는 장면과 조화를 이루었다. Just We가 잘 맞았던 이유는 단지 이 한 순간만에만 어울려서는 아니다. 감기에 걸린 철수의 조카들을 간호하던 중 선잠에 빠졌다가 꿈 속에 중병에 몸져누운 할머니의 임종을 지키는 어릴 적 안나의 모습이 등장한 뒤로 10회는 중반부터 코믹 장면이 거의 사라져버린다. 이어지는 장면들은 안나의 애처롭고 측은한 처지를 보여준다. 안나는 유경에게 주방을 내주는 굴욕을 겪고, 쇼파에 누워 자기 처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실종자센터 전화와 유경의 사랑고백 연타를 맞고 집을 나갈 생각을 한다.

따라서 Just We로 끝나는 TV방영분 10회 엔딩씬은 앞선 장면들에서부터 계속 이어진 슬픈 분위기를 적절히 이어간 좋은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겠지만 그 덕분에 항상 발랄하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졌다. 환상의 커플은 항상 심각한 장면이 나와도 코미디로 돌려서 가볍게 풀어나갔던 그런 드라마가 아니었던가? 슬프긴 해도 그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지는 것은 환상의 커플과는 걸맞지 않다. 그러므로 감독판에 Just We 대신 삽입된 Happy My Star의 'Baby 모두 웃어요'라는 가사와 활기찬 멜로디는 이런 무거운 분위기를 밝게 반전시키며 앞으로 남은 회차들도 여전히 즐겁고 흥겨운 느낌일 것이라며 암시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는 하겟다.)
 
감독판에서는 기존 TV방영분이 안나를 잡은 철수 장면에서 끝나는 것과 달리 그 뒤에 역광을 이용해서 다른 앵글로 잡은 장면을 엔딩씬으로 사용하고 있다.

9.
16회에서 철수가 안나 찾으러 가는 장면 음악이 왜 날에서 JUST WE로 바뀌었다.
나는 감독판 JUST WE가 더 나은것 같다. 위에서 열심히 설명했듯이 왜 날은 서로 떨어져서 안타까운 모습을 표현하는 음악이다. 그런데 이제 안나를 찾았고 그녀를 다시는 놓치지 않기 위해 달려가는데 '간절히 원해도 안되는 게 있어 그대 안에 나 살아가는 일'이라는 절망적인 가사가 흐르면 어떻게 하겠는가? 절실한 일편단심적 느낌을 주는 멜로디는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둘이 만나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순간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언제라도 너의 곁에 My Girl'이라는 희망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적당히 템포가 들어간 Just We가 더 어울린다.
 
10.
15회 빌라에서 나가는 철수 장면에서 음악이 JUST WE에서 오래된 기억 현악으로 바뀌었다.
안나와 철수가 서로 헤어져서 슬픈 장면이니 오래된 기억이 Just We보다 더 낫다.
굳이 노래가사가 있는 음악을 사용하고 싶었다면 Just We보다는 왜 날이 나았을 것이다.


그 외... (대본과 TV방영분의 차이 포스트를 참조하면 이해가 빠를듯.)

1. 4회 비행기씬에서 빌리의 모습 추가

2. 5회 등대 페인트칠 이유와, 유경이와 약혼자, 덕구와 소백녀, 골프치러 가기 전 빌리 추가

3. 7회 화장품가게 앞에서 유경과 덕구의 대화 분량 추가

4. 8회 철수네집 앞에서 유경 장면, 안나가 여행을 좋아했다고 말하는 빌리 장면 추가

5. 11회 자체제작 슬로모션, 12회 축구장에서 장철수와 기싸움을 벌이는 빌리의 코믹 추가

6. 14회 손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첫 데이트 장면을 슬로우로 재편집

7. 15, 16회... 걍 감독판 DVD를 보는 것이 좋다. 추가장면이 엄청 많다.
16회에서 차사고가 발생해 안나가 경운기 아저씨랑 싸우는 장면의 편집이 바뀌었다.
새 편집본이 감독님 의도라 하지만 대본을 잘 반영한것은 TV 방영분이다.
나는 TV 방영분 손을 들어줄런다. 감독판은 컷 이음새가 거칠고 몇몇 장면이 빠져서 좀 생뚱맞다.


사족

1. 장면선택이 너무 적다.
한 에피소드당 3~4개뿐인데 더 많이 넣지. 영화라면 10개는 들어갔겠다.

2. 한 디스크에 2~3회 분량이 실렸는데 각각 따로 재생되는것이 아닌 연속재생이다.
장면선택기능을 이용해 각 회차를 나눠놓았다. 각 회마다 회차가 표시되고 크레딧도 처음부터 다시 올라간다.

3. 일반적인 DVD 화질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HD로 방영됐다 해서 HD급 고화질은 바라지 말것.

d*****e 2008.04.15. 신고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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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커플 - fairy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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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고쳐써서 처음과 비교해 분량이 두배로 늘어나버린 '빌리 박의 눈물과 홍자매 작가의 한계' 포스트로 홍자매의 극본에 대한 비판을 가하다 보니까 내가 마치 사랑이 지나쳐 안티가 되버린 스토커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환상의 커플의 주된 스토리라인은 미안해요, 고마워요를 알게 되는 조안나의 성장담이었고 빌리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삼각관계는 기본 설정을 뒷받침하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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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고쳐써서 처음과 비교해 분량이 두배로 늘어나버린 '빌리 박의 눈물과 홍자매 작가의 한계' 포스트로 홍자매의 극본에 대한 비판을 가하다 보니까 내가 마치 사랑이 지나쳐 안티가 되버린 스토커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환상의 커플의 주된 스토리라인은 미안해요, 고마워요를 알게 되는 조안나의 성장담이었고 빌리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삼각관계는 기본 설정을 뒷받침하는 도구적 역할이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삼각관계가 무너졌다고 해서 극 전체가 무너져내린것은 아니었다. 빌리는 단지 환상의 커플이라는 건물을 떠받치며 서있는 여러 기둥중 하나였지만 내가 환상의 커플을 너무 사랑하다보니까 조그만 티끌마저도 아쉬워서 긴 글을 쓰게 된 것이었다. 차가운 조안나가 따뜻한 세상과 사람들을 알게되며 점점 변화해가는 이야기와 그녀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홍자매의 극본은 분명 모든 찬사를 한몸에 받을만한 자격이 넘친다. 생방송 드라마에 무너진 것 같았던 16화에서도 홍자매의 강점은 살아있었다.

"홍정은 : 처음 정수영 씨가 강자 역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얘는 왜 미쳤어요? 얘의 아픔은 뭐예요?”라고 물어봐서,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요정 같은 애라고 받아들여야한다고 하셨다던데." 환상의 커플이 종영한 후에 매거진 드라마틱에서 홍자매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여기서 왜 미치게 되었는지?, 아픔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은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강자가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의문에 매여있지 않은 초월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물론 이같은 설정은 그녀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겉보기에 '동네 미친년'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 때문에 역시 겉보기에 칼같이 날카로운 찬바람이 날려서 '미친 마녀'로 불렸었던 안나와 반응해 그녀의 꽁꽁 언 마음을 풀어주는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강자는 안나와 만난 이후에 그녀에게 동화속 판타지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고, 길을 인도하며, 함께 말동무가 되고, 마침내 차가움을 따뜻함으로 바꿔낼 수 있었다. 이러한 강자 캐릭터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감독님이 말한대로 '요정'이고, 강자와 반응하는 안나를 상징하기 위해 둘의 옷을 같은 색상 계열로 맞춘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16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이야기는 다시 차가워지는 조안나를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이렇게 생각하면 끝도 없겠지만) 구름도 없이 맑은 날에 눈발이 날렸던 이유는 사실 강자가 평소에 상상하던 그대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경의 대사대로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남해 바닥에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보다는 4차원 안드로메다를 향하고 있는 강자가 매일 하던 대사대로 '날씨도 더운데 눈 올것 같죠?'가 현실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앞뒤의 아귀가 맞다. 이는 마지막에 얼어버린 안나를 풀어주는 전 우주를 울릴 것 같은 '땡'소리와도 맥락을 같이하며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차가운 안나(언니. 지금 얼음이야?)에서 따뜻한 상실로의 변화(내가 '땡' 해줄께.)를 그 어떤 소재보다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었다. 물론 고작 얼음땡 놀이로 얼어버린 마음이 풀리고, 마른 하늘에 눈이 내리는 모습은 허풍이 심하고 논리적 개연성이 없는 무념무상으로 쉽게 쓴 극본이라며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설정은 1~15회까지 풀어놓은 탄탄한 이야기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현실에 단단한 뿌리를 박은 판타지'가 되는 것이다.

생방송 드라마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악평이 가득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16회는 이런 강자라는 캐릭터를 왜 만들었는지? 왜 '동네 미친년' 설정인지?에 관한 정답이 확실히 드러난 회차였다. 홍자매와 제작진이 던져놓은 이런저런 소재들이 그냥저냥 단발성 웃음만을 유발시키기 위해 던져진줄로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하나도 버려진 것이 없었고, 단순한 흥미 유발성 캐릭터로만 보여졌던 강자를 통해 극의 주제를 전달하기까지도 하며 심지어 강자가 소백녀와 덕구 사이 관계를 상상하는 등의 몇몇 장면들을 삽입하여 그녀가 진짜 요정일 수도 있다는 떡밥을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캐릭터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 깊이 다가가서 그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홍자매의 극본은 별 뜻 없이 특이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만을 남발하는 드라마 제작진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다.



사족 

도로가에서 눈 내리는 장면의 특수효과가 어색하다고 하던데 이런적이 처음은 아니다. 마지막 눈내리는곳에 간 강자 씬은 알프스 요들송 씬, 빌리 청혼씬의 어설픈 특수효과와 비교해 별다를 바 없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이것을 이 드라마의 매력으로 봤다. 우리 꼬라지 이런데 어쩔거야?

d*****e 2021.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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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커플 12회 -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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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7회 팔려가는 꽃순이 장면을 분석해보려 했는데 옆길로 새는 바람에....     첫번째 사진은 안나를 회상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 두번째 사진은 철수를 멀리 보낼 구실이 없냐며 공실장과 상의하는 장면 세번째 사진은 철수를 부산 공사장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는 장면 첫 번째 눈물 씬에서는 빌리 테마인 '기억'이 삽입돼서 안나가 웃을 줄 안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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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7회 팔려가는 꽃순이 장면을 분석해보려 했는데 옆길로 새는 바람에....

 

 

첫번째 사진은 안나를 회상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
두번째 사진은 철수를 멀리 보낼 구실이 없냐며 공실장과 상의하는 장면
세번째 사진은 철수를 부산 공사장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는 장면

첫 번째 눈물 씬에서는 빌리 테마인 '기억'이 삽입돼서 안나가 웃을 줄 안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은 것이 진정으로 후회되는 빌리의 애통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장면 이전까지만 해도 빌리가 안나를 데려오려는 이유는 7회에서 재산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영상편지를 받고 난 뒤 '말도 안돼'라며 절규하던 이유와 똑같이 '돈' 때문이었다. 중간에 안나에게 하던 프로포즈를 떠올리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순정파 전략'같은 비인간적 행태로 변형되었다. 게다가 작전참모이자 최고의 브레인(?)인 공실장이 내놓은 계책은 '철수가 안나를 버리면 그때 데려오자.'였다. 정리해보면 12화 이전까지 빌리가 안나를 데려와야 했던 이유는 오직 돈 때문이었고, 데려오려는 전략은 철수가 안나를 버리면 순정파적 이미지로 그녀에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빌리가 세운 전략은 매우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하기만 하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자신이 직접 조종할 수 없는 다른 사람 생각인데 언제까지 철수가 안나를 버릴 때를 기다릴 것인가? 이 같은 문제는 7회에서 "지금 가서 확 말해버리면... 죽겠지?"라는 빌리 대사처럼 그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다. 빌리는 5년간 결혼생활 동안 안나를 사랑한다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봤기에 그녀가 다른 남자인 장철수와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그녀 곁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대로 있으면 알거지'라는 사실이 하루 이틀 지나가면서 자기 앞으로 현실로써 다가와도 그저 기다리면서 증거를 없애고 철수와 안나 곁을 맴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2화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 안나를 보고 나서지 못한것에 후회되는 빌리의 꿈 속은 물에 빠지던 때의 옷이 아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안나의 모습과 이전까지 귀신으로 등장한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와는 대비되는 우아한 어조의 "이미 늦었어. 당신은 날 버렸잖아."라는 말을 하는 안나를 그려내고 이를 통해 안나를 바라보는 빌리의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제 안나에 대한 공포심은 그녀를 향한 사랑에 가려지고, 돈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며, 빌리가 먼저 받아야 할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는 오히려 그가 안나에게 먼저 건네게 된다. 이제 빌리는 철수가 안나를 버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직접 나서서 철수를 안나로부터 떼어내려고 한다.

빌리가 철수집에서 안나를 바로 데려오지 않은 것 때문에 그는 안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라 간주하는 평가가 많지만 빌리는 이 정도만 해도 그가 엄청난 고뇌 끝에 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능동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다. 겨우 한 달을 동거한 것에 불과한 철수는 안나에게 거짓말한 사실이 두려운 나머지 11회 꿈속에서 "죽여버리겠어."라며 삽을 치켜드는 삽슬이 악몽을 꾸는 것이 그 증명이다. 철수보다 한참 더 긴 5년간 같이 안나와 결혼생활한 빌리는 한 달 동안이나 안나 귀신이 보이는 악몽에 시달리는데 이로 미루어 볼때 5년간 쌓여왔던 안나에 대한 공포심은 한순간에 사라지기가 힘들며 안나를 바로 데려오기보다는 철수가 안나를 버릴 때까지 기다리는것이 보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게다가 빌리는 안나를 그렇게 한 달 가까이 데리고 오지 않은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은가?

빌리가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에 대한 분석을 위에 네 단락이나 적었던 이유는 사실 지금부터 할 음악 이야기 때문이었다. 빌리는 안나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었기 때문에 두 번째와 세 번째 캡처사진에서 그는 이제 돈 때문이라기보다는 안나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녀를 데려오기 위해 철수를 멀리 떨쳐보내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빌리를 맡은 김성민 씨의 연기는 이제 그 어떤 제약에도 굴하지 않고 안나에게 다가가겠다는 굳은 결심이 흘렀다. 하지만 두 번째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은 빌리와 공실장이 개그스러운 전략을 짤 때 흐르는 'Comic'이었고, 세 번째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은 빌리가 세운 전략 때문에 철수와 안나의 일상생활에 심대한 위기가 닥쳤음이 느껴졌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빌리테마인 '기억'을 사용해서 안나에 대해 빌리가 가지는 죄의식과 사랑의 감정을 동시에 표현했었고 이제 안나를 찾으러 가려는데 왜 이것이 위기상황일까?

대본을 찾아보는 것만큼 작가와 연출진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없다. 내가 예전에 작성했던 대본과 TV 방영분의 차이 포스트에서 1회 대본을 살펴봤더니 홍자매는 안나 사진을 쥐어박고, 가운을 집어 던지는 빌리를 묘사하며 처음부터 악역으로 몰았음을 알 수 있었다. 또 매거진t 인터뷰에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말에 '반성과 후회에 몸부림치는 빌리'를 눈여겨보라는 홍자매의 답변은 그들이 마지막까지 '최초 의도에 충실'했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홍자매가 만들어낸 극본에서 빌리는 12회 이전까지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계속 희화화되어 웃음만을 유발하는 존재로 내밀쳐졌고 12회에서 그의 눈물씬은 과거에 대한 단순한 후회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 '최초 의도'대로 만들어진 대본을 충실하게 따라가자 환상의 커플은 '조안나가 차가운 외피를 벗어던지고 따스한 나상실이 된다'라는 주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조안나의 원래 남편이었던 빌리를 '귀족적 차가움을 상징하는 존재'로 몰아붙였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남겼다.

안나와 철수는 드라마 내내 한달동안 툭탁거리며 싸움을 벌였지만 그 사이에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에 대한 진심을 깨달아간다. 반면에 빌리는 그들에 비해 할당된 장면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대부분은 혼자서 고뇌에 빠질 뿐이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순간의 깨달음이 점점 퍼즐처럼 하나로 맞춰지자 드디어 13회에서 빌리는 모든 재산을 자신에게 남긴다는 안나의 유언장을 보고 이제 그녀가 자신에게 낸 시험문제의 해답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인정이 없는 차가움을 상징하던 빌리는 이제 14회에서 평범한 일상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철수와 같은 성격으로 자연스럽게 바뀐 셈이다. 홍자매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그들의 펜끝을 떠나 훨훨 날아올라서 12회 이후 극중 표현되는 빌리는 이제 후회를 넘어서서 참회의 단계에 이르렀고 안나를 향한 진정한 사랑으로 진화한 것이다. 때문에 14회 엔딩씬의 후덜덜함은 물속에서 '난 조안나야'를 외치며 눈을 번쩍 뜬 한예슬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안나가 빌리와 철수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에도 있었다.


허나 안타깝게도 홍자매 작가와 연출진은 빌리와는 달리 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어느새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끝까지 깨닫지 못했다. 그래도 14회까지는 음악편집이 조금 어색해도 순수히 극 안에서 보여지는 모습만큼은 빌리가 남해 리조트에서 지금도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캐릭터처럼 생동감있게 다가왔지만 15회는 따뜻한 철수집과 비교되는 차갑고 비인간적인 현실세계의 상징처럼 비춰졌고, 16회에서 안나를 놓아주겠다는 빌리의 결심도 세부적인 캐릭터설명 없이 번갯불에 콩구워먹듯이 급하게 진행되었다. 15, 16화 이야기는 차가운 안나가 따뜻함까지 갖추게 된다는 '최초 기획 의도'에만 부합할 뿐이었고 차가움의 상징을 버리고 평범한 한 남자가 되었던 빌리는 다시 원상 복구되었다. 15~16화를 보면 그동안 끌어왔던 살아 숨쉬던 빌리 캐릭터는 안나와 철수의 사랑을 만들기 위한 보조적인 기계로 전락한것처럼 느껴졌다.

빌리도 따뜻한 사람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내 의견을 억지스럽고 전형적인 클리셰라면서 비판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놉시스와 극 전개를 살펴보면 그 의견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공식 홈페이지의 빌리 캐릭터 설명을 보면 그 역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서민적인 캐릭터였고 안나가 물려받은 거대 부동산 회사의 사장이긴 하지만 재산은 전부 안나 명의로 되어있었다. 결국 빌리 역시 돈없고 빽없는 우리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빌리의 소심함 역시 안나가 만들어냈을 뿐 빌리도 처음에는 6화에서 혼자 도도하게 앉아서 와인만 음미하던 안나에게 손을 내미는 용기가 있었고, 9화에서는 안나에게 청혼하기 위해 99일간을 집앞에서 버텨내는 인내심도 있었다. 이러던 빌리가 5년간 결혼 생활동안 자신의 사랑에 대한 되울림이 없자 안나를 버렸었는데, 12회에서 드디어 처음 만날 때처럼 안나에게 용기있게 다가가기 위해 결심을 했지만 그마저도 Comic과 안나, 철수의 일상생활에 대한 긴장감으로 몰고가는 음악편집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안나를 사이에 두고 철수와 각축을 벌이는 빌리는 극적 긴장감 유지의 한쪽 축이었기에 단순히 빌리 캐릭터의 일관성이 무너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변화한 빌리 캐릭터가 무너지자 선악 구별 없이 인물 모두가 그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있기에 안나가 빌리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으로 긴장감과 캐릭터 간 비중의 균형을 유지했던 연출은 살짝 힘이 빠져버린 채 따뜻함과 차가움의 이분법적 대립으로 초점이 변해버렸다. 음악 역시 이후부터는 빌리 등장 장면에 그의 테마인 '기억' 대신 긴장감만 나타내는 'tension'만 흐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빌리는 주연급으로 오르지 못하고 조연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16화의 에필로그씬에서 안나와 똑같은 '왕싸가지' 성격을 가진 여자를 다시 좋아하게 되는 빌리를 보니 제작진이 빌리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에 관해 그다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것 같은 인상을 풍겼다. 14회까지 빌리 장면만 모아서 본다면 중요한 시점에 감정선의 정곡을 찌르는 절정내공의 홍자매 극본과 정말 자신의 감정이 찔린 듯한 김성민씨의 명연기가 돋보였지만 15회 이후는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빌리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을 보면 하나같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돈 많은 남자 만나서 시집가려던 유경이는 자기 스스로 돈을 벌어서 가치를 키워서 내가 고를 테니까 다들 줄서라며 당당해졌고, 강자는 꿈에 그리던 눈 오는 날에 덕구와 데이트를 했고(덕구 캐릭터도 기계적이긴 하지만 걍 냅두자.), 공실장과 우계주는 드디어 가을동화식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이처럼 등장한 인물들의 거의 전부가 각자 자신들이 원하던 인생을 찾아 나섰지만 빌리는 끝까지 처음의 코믹 캐릭터에 갇혀버렸다. 빌리는 왜 옛날 그 싸가지없던 조안나와 똑같은 행동거지를 보이는 여자에게 끌려야 하는 것일까? 그는 분명히 따뜻해져서 돌아온 안나를 진심으로 사랑했었지 않았나? 빌리의 천성이 원래 메조히스트여서 그렇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6회에서 빌리와 안나의 첫 만남을 다시 보아야 한다. 그는 안나가 '도도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이 말의 어느 부분에 빌리의 메조히즘적 부분이 나와있다고 보는가? 16회 에필로그의 빌리 장면은 안 넣으니만 못했다.

 

양들의 침묵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겨우 15분만 연기하고서도 두시간 내내 뛰어다녀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조디 포스터와 함께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등장하였고 갖가지 설정과 대사, 연출이 그녀를 돋보이게 만든 한예슬이 MBC 연기대상 우수상을 받았듯이 김성민씨도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었다. 빌리를 더욱 살릴 수 있는 대본과 연출이 있었다면 그는 2006년 한국드라마 남우주연상을 꿰찰 수 있었을 것이겠지만 마지막 장면들로 인해 남우조연상밖에 안되겠다. 물론 조연상이라고 해서 주연상보다 그 가치가 떨어지는것은 절대 아니다. 앞으로 다른 작품들을 통해 김성민 씨의 더욱 훌륭한 본좌급 연기를 만나게 되길 기원한다.


덧붙임 :

1. 최종 결론 : 1~14회 - 걸작, 15~16회 - 괜찮았던 드라마 중 하나

2. 14회를 다시보니 철수집 마당에서 줄넘기하는 안나와 쓰리석을 보며 그들 사이로 다가갈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빌리 장면에서는 '오래된 기억'과 원래 빌리테마인 '기억'이 흐른다. 그리고 안나가 떨어진 결혼반지를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tension'이 흐른다. 빌리는 아파도 혼자서만 고뇌하며 견뎌내야 하고, 안나 곁으로는 절대 다가가선 안된다고 못박는 것 같은 느낌이다. 빌리 혼자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고요... 

d*****e 2021.1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