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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마도 나무에서 내려와 땅을 딛고서 머리를 들어 하늘을 쳐다 보았을 때부터 별들은 그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처음에 별들은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해주는 신과 같은 무엇으로 다가왔고, 이후 이성의 발달에 따라 인간이 해석할 수 있는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별들을 연구하여 우주의 과거와 미래(더불어 신의 의지조차도)를 알고자 한다.
'블랙홀 이야기'는 영원할 것처럼 보이던 별들의 죽음(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탄생의 씨앗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과 그것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이다. 최초로 블랙홀의 개념과 존재를 증명한 인도 출신 과학자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이하 찬드라)'를 중심으로 에딩턴, 보어, 하이젠베르크, 디랙, 베테, 폰 노이만, 오펜하이머, 텔러, 커, 콜게이트, 파인만, 휠러, 호일, 젤도비치 등 이십세기 최고의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1부는 주로 이차대전 전까지의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찬드라의 삶이 중심을 이룬다. 열 아홉의 나이에 영국으로 가던 배 안에서 '찬드라세카르 한계'를 계산해내어 블랙홀에 이르는 첫 발견을 이룩한 그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 찬드라와 천체물리학의 발전을 늦춘 영국의 뛰어난 천체물리학자 에딩턴의 대립이 당시 힘차게 태동하고 있던 양자역학의 선구자들의 이야기(엄청나게 큰 질량과 높은 온도를 지닌 별의 내부 상태와 종말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이론이 필요했다)와 함께 어울려 그 당시의 과학계를 생생하게 엿볼수 있게 해준다.
영국에서의 씁쓸함-급진적 이론을 제안한 후배 과학자로서 겪어야 했던 거목 에딩턴과의 불화 뿐 아니라 식민지 유색인종으로서 당해야 했던 차별까지 포함하여-을 뒤로 하고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난 뒤의 찬드라의 연구와 이차대전이라는 최악의 전쟁과 관련되어 급속히 성장하게 된 핵물리학의 이야기를 2부에서 볼 수 있다. 이 파트에서는 찬드라보다는 원폭, 수폭의 개발과 관련된 핵물리학과 과학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갖가지 이론들이 그들에 의해 제안되고, 검증되고 또는 폐기되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별은 핵융합 반응으로 그 에너지를 얻는다. 그리고 이런 핵융합 반응이 수폭의 원리이고, 수폭을 점화시키기 위해 원폭이 사용되기도 한다).
마지막 3부는 말년에 이르러 블랙홀 증명의 영예를 인정받게 된 찬드라와 블랙홀에 대한 과학적 발견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성과를 전해준다.
순수한 내용만으로도 400쪽이 넘고, 각종 각주와 참고문헌까지 합하면 500쪽을 가뿐히 넘어가는 이 책을 꼼꼼히 정독하기는 쉽지가 않다. 양자역학과 천체물리학에 대한 현란한 이론들이 나올 때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책은 찬드라가 쓰는 수학 공식으로 가득 찬-찬드라는 자신의 논문을 수학적 표현만으로 채우기로 '악명'이 높았다 한다. 이 섬세한 사람에게 수학은 일생을 같이 한 사랑이었고 불확실하고 거친 세상에서 자신을 인도해 줄 있는 믿음직한 벗이었다- 천체물리학 책이 아니라 천체물리학의 한 시대-아마도 코페르니쿠스 이후 가장 중요한-를 다룬 과학사 책이기에 물리학에 그리 깊은 지식이 없어도 끝까지 읽어내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과학은 추상적인 개념과, 우리 인간의 생활을 난쟁이로 만드는 거대한 우주의 문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생애의 대부분을 계산과 이론에 빠져 지내는 존재는 바로 인간들이다. 그들은 비합리적인 충동에 이끌릴 수도 있다' (p.418)
이 책은 블랙홀 연구에 대한 입문서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블랙홀과 찬드라를 중심에 둔 과학사 저술이기에, 저자는 과학자들의 빛나는 직관과 이성 뿐 아니라 그들의 어리석음과 집착, 우정, 배신 등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과학의 역사는 전복의 역사, 혁명의 역사라는 것도 힐끗 볼 수가 있다.
'모든 지식의 운명은 이단으로 시작해 미신으로 끝난다' 토마스 헉슬리의 말이다. 최초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기존의 관념에 위협이 되는 이단이다. 코페르니쿠와 갈릴레이,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의 급진성이 그러했고, 찬드라세카르 한계와 블랙홀이 그러했다. 그리고 인정된 아이디어는 자신만의 굳건한 성채를 건설하여 어느 순간에는 깨뜨려야 하는 미신이 되고 만다. 천동설, 뉴튼의 고전역학, 에딩턴의 집착 등이 그러했다. 지금은 인정을 받고 있는 이론들은 언젠가 또 다른 혁명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도전을 받을지도 모른다(빅뱅이론에 대해서 급진적인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Scientific American의 제목만 훑어본지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읽어봐야지...). 그리고 그런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이 과학이고 과학계라는 것을 저자는 보여준다.
찬드라를 못살게 굴었던 에딩턴은 그의 저서인 '물리적 세계의 본성'에서 반짝이는 비유를 한다. 하나의 책상을 두고, 우리는 매일 보는 책상으로 볼 수도 있고, 과학자의 눈으로 볼 수도 있다. 과학자의 눈으로 보는 책상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하는, 대부분 비어 있는 공간으로 사방에서 전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우리의 책과 서류들이 분해되지 않도록 하는 양자역학적 책상이다. 우리의 눈으로 보는 별은 보석처럼 아름답고 영원하며, 애닯은 신화를 담고 있지만, 과학자의 별은 내부에서 맹렬히 핵융합을 일으키고, 어마어마한 복사압력과 중력이 힘을 겨루고 있으며, 우주를 가득 채우는 온갖 우주선을 내뿜고 있는 삶과 죽음이 있는 거대한 양자역학적 물질의 덩어리이다. '블랙홀 이야기'를 읽다보면 평범한 눈을 가지고도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법을 아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젊은 나이에 입이 벌어지는 업적을 이룬 천재들에 기가 죽기도 하지만 말이다.
ps1. 드 브로이를 드 브롤리라고 번역한 것이 눈에 띈다. 혹시 요새는 드 브롤리라고도 부르나. ps2. 이 책을 보면서 오랜만에 리처드 로즈의 '원자폭탄 만들기'와 '수소폭탄 만들기', 그리고 양자역학과 수리물리책을 들쳐 보았다. 이차대전과 관련된 핵물리학자들의 이야기는 '원자폭탄 만들기'에 생생하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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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책을 덮을 즈음 지난 연말에 고흐의 전시회에 다녀왔을 때가 생각났다.
2층의 전시실을 거쳐 3층의 전시실을 가기 위해 전시실을 나서는 순간
엄청나게 달라지는 색감에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온듯한 느낌.
블랙홀 이야기는 바로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과학책.
한 주 내내 이 매혹적인 세계에 붙들려 있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다른 세계에 있다가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그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작가의 상상과 실제 자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블랙홀이라는 주인공이 겪는 모험을 그린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것처럼
즐겁게 과학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작품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결론.
마른 나무가지 하나에도
바로 우주의 구성 원리와 동일한 원리가 담겨있다.
한 번 알기 시작하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과학의 매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는 이 책.
바로 『블랙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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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탄생 과정이라는 큰 틀 안에 과학의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과학의 이론이 받아들여지고 폐기되는 과정, 과학자들의 삶,
과학과 사회의 관계, 과학에 주어지는 객관성의 근거,
과학이 바라보고 있는 풍경등 과학이라는 세계에서
허우적대다 나오게 만드는 책이다.
과학은 추상적인 개념과, 우리 인간의 생활을 난쟁이로 만드는
거대한 우주의 문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생애의 대부분을 계산과 이론에
빠져 지내는 존재는 바로 인간들이다.
그들은 비합리적인 충동에 이끌릴 수도 있다.
에딩턴이 자신의 우주관과 일치하지 않는 결론을
믿으려 하지 않았을 때처럼 말이다.
그리고 긴밀한 공동 연구를 하려 할 때면
정열과 질투와 두려움과 야망과 실망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찬드라는 개인적인 평화를 영원히 탐색했지만
그것은 실현될 수 없었다.
─────본문 中 마지막 문구
이 책은 정말이지 무수한 것들을 책 하나에 담아내려는
터무니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굉장히 충실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가!!
수십년간의 과학자들이 이루어낸 삶과 결과들을
마치 하나의 소설처럼 엮어낸 저자에게 놀랄 뿐이다.
자연은 우리의 설명에는 관심이 없다.
그것을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우리의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먼 우주에 정말 블랙홀이 있는지 알게 무엇이며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말이다.
수소폭탄(열핵폭탄)의 핵융합 과정이
별에서도 일어난다고 하지만
별에서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를 일이다.
(간단한 별 하나마저도 빛이 몇십만년을 달려야 하는 거리에 있다!)
별의 생성과 소멸, 핵융합에 대한 위대한 과학자들의 이론으로
설명했을 때 오류가 없을 뿐.
저 완벽에 가깝다는 양자역학의 완전히 다른 세 가지 체계가
모두 옳은 것처럼 다른 방식으로 오류가 없는 이론을 만들어낸다면
그 또한 옳은 이론이다.
몸에 편한 옷이 좋은 옷일 뿐 달라도 상관없다는 거다.
우주가 멋진 단벌신사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과학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감각에 의한 한계, 주관에 의한 한계, 이론에 의한 한계들은 명백히 존재한다.
물체의 낙하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이 깨지기까지
무수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오래전부터 드러나 있던 스펙트럼선의 수소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과학자가 가진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문에서 하얀난쟁이별, 중성자별, 블랙홀은
이론이 받아들여지고 나자 이론이 별들을 만들어낸 것처럼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발견된다.
이것을 발견이 아니라
이론이라는 안경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광경이라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과학은 권위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그랬다.
그의 많은 업적은 그 시대를 이뤄냈지만
그의 엄청난 카리스마로 근대 과학은 그 출현을 천년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뉴턴도 그랬다. 엄청난 변혁을 가져왔지만
뉴턴으로 인해 현대과학은 오랜 기간에 걸쳐 늦춰졌다.
위대할수록 그의 이론을 뒤집기란 쉽지 않다.
에딩턴은 천체물리학을 손수 이뤄내고 상대성 이론을 끌어들인 장본인이지만
그의 엄청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카리스마에 근거한 '헛소리'라는 한마디로
새로운 세계의 출현을 늦췄으며 많은 과학적 재능
(밀른의 독창성, 찬드라의 수학적 능력을 포함해 본인의 물리적 직관력등)을
봉인해버렸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이 발전하는 힘 또한 여기서 나온다.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뀌는 것이 과학 이론이라면
과학은 이미 그 객관성을 보장받기 힘들어진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끌어내는데 본인이 쓴
관념적인 방법론을 양자역학에서는 거부한다.
'나는 맞았지만 너희들(그 내용에서는)은 아니다' 인 거다 ^^;;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의 공격은 양자역학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에딩턴의 한마디 '헛소리!'와 위대한 과학자들의 고정관념은
블랙홀의 과학계 데뷔를 늦췄지만 그로 인해 블랙홀은
보다 튼튼한 증거들과 많은 이론적 실험적 발전들을 가져왔다.
책 전반에 걸쳐 블랙홀이 증명되었다. 찬드라의 이론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가 발견되었다는 선언은 계속된다.
마치 끝이 나는 듯 끝나지 않는 블랙홀과 과학의 게임은
쉽게 끝나지 않지만 결국 받아들여진다.
과학은 단순하다.
찬드라의 말년 작품 『블랙홀의 수학이론』에서
복잡한 수식으로 끌어낸 과정은 훌륭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복잡함이 마뜩찮다.
보다 단순한 방법이 있을거라 믿었으니까.
후에 보다 훌륭한 통찰력으로 인해 그 단순함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은 아름답다.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저 별에게서 일어나지 못할 건 없잖은가"라는 에딩턴의 말이 인상깊다.
그만큼의 단순함으로 저 우주와 내 옆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을 이루는 분자가 완벽하게 하나의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할 수 있다니 놀랍고 아름답지 않은가!!
과학은 권위적이고 온갖 아집과 편견들도 판을 치지만
그래서 더 온전하게 발전할 수 있고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 아름다운 대서사시를 하나의 책으로 그려낸
아서 I. 밀러의 노력과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쉬운 점은 많은 다른 분들의 평처럼
제목이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과
너무 많은 내용을 한 권에 담아내려다 보니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문체임에도
나열식의 내용이 있어 지루함을 부를 수 있다는 점,
너무 방대한 자료들과 이에서 야기된 문제도 아쉬운 김에
블랙홀 이야기 : 블랙홀이 보여주는 과학의 탄생과 소멸
정도 제목의 시리즈 물로 기획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점 정도 ^^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흠뻑 빠져들어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과학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과학의 세계로 매료시켜
과학자로의 도전으로 끌어들일만큼의 매력적인 책을
보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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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평소 천체 물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블랙홀'에 대해서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본인의 경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난 후 '초신성(supernova)'에 속된 말로 반하고 말았으며 내가 현재 주로 사용하는 메일 주소도 supernova@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런 '블랙홀(black hole)'에 대해 다가가기에는 생각만 해도 끔직한 수학 공식과 물리학을 상대해야만 하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최초로 '블랙홀(black hole)'이 존재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낸 인도인 천체물리학자 찬드라세카르를 통해 인문학 독자라도 '블랙홀(black hole)'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찬드라세카르가 당시 '직관'에 벗어난 스스로 중력을 못 이기고 붕괴하는 별이 존재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지만 인도인으로서 많은 차별, 특히 당시 천체물리학자의 대부 에팅턴 경의 무시와 공격 속에서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글쓴이는 에딩턴 경을 독선과 오만에 빠져서 과학적 진실을 외면하였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으나 조금 다르게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과학 교양 서적으로서 필독서인 '토머스 S.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보면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존 '패러다임'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 밖에 없으며 이른바 과학혁명은 기존 '패러다임'으로부터 자유로운 다른 전공 학자나 상대적으로 젊은 과학자들로부터 시작될 수 밖에 없다고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에딩턴 경의 필생의 업적을 부정하는 찬드라세카르의 주장을 에딩턴 경이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없었음은 이해할 수 있다. 예컨데, 20세기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아인슈타인 또한 양자역학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던가?
한편, 기존에 수많은 과학 교양 서적들을 읽어 보았지만 실망한 적이 많았다. 예컨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일반인이라면 이해하기 좋게 설명되어 있으나 '생명공학'을 전공한 입장에서는 이른바 하품이 나는 '일반 생물학'수준의 내용이었으며 '양자 역학'을 확립하고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견한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는 졸렬한 번역으로 인해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양자역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책은 100여쪽에 이르는 부록과 주, 참고문헌을 통해서 자칫 난해할 수 있는 '블랙홀(black hole)'에 접근하는 길을 도와주고 있다. 특히, 난해한 수학공식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부록에 속해있는 컬러 사진, 그리고 곳곳에 들어가 있는 물리학자들의 사진들은 독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출판사의 노력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이 책의 옮긴이가 최선을 다해서 번역을 한 것이나 과거 [칼 세이건]이란 책을 번역했던 것은 알지만 아무래도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가 현재 한국 천체물리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예컨데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백색왜성'이란 단어를 '하얀 난장이별'과 같이 번역한 점은 옮긴이가 남달리 한글을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기 보다는 그저 직역한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런 점은 적색편이 현상이나 이상기체등을 다른 단어로 번역한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록 번역 과정에서 단어 선택에 약간의 의문점이 있으나 다양한 인물 사진과 부록 등을 통해 인문학도에게도 '블랙홀(black hole)'에 대해 친근히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준 요 근래 찾기 힘든 과학 교양 서적으로서 그 가치는 빛을 내고 있다. 요 근래 출판 시장이 침체됨으로써 이른바 '돈'이 되는 책만 출판하고 번역하기에도 힘들고 '돈'도 안되는 교양 서적, 특히 과학 교양 서적 출판을 꺼리는 현 상황에서 이런 좋은 책을 낸 출판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이 책이 천체물리학의 독보적인 과학 교양 서적으로서 '초신성(supernova)'같이 침체된 과학 교양 서적 시장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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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묻고 싶다. 혹시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지루한 말만 골라서 하는 따분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과학책>은 어떤가? 도통 알 수 없는 말에, 암기하고 또 암기해도 눈 깜짝할 새에 잊혀지는 수식과 공식은 왜 그리 많은지...그렇다면 <역사가>와 <역사책>은 어떤가? 마찬가지인가...후훗
그렇다면 이렇게 따분한 학문을 <이야기>로 술술 풀어낸다면, 그것도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면...솔깃한가...후훗
여기에 그런 책이 한 권 나왔다. 감히 부제를 달아도 된다면 <이야기 과학사 - 찬드라세카르 혹은 블랙홀>이라고 짓겠다. 제목만 보면, <블랙홀>에 대한 신비로운 내용이 담겨 있다고 오해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블랙홀>이란 존재는 과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미스테리한 이미지가 각인되었을 정도로 흥미로운 대상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내용을 접하면 정작 <블랙홀>에 대한 내용보다는 '어느 한 과학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책'이란 설명에 수긍할 것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찬드라세카르>(이하 찬드라). 인도인이며 <블랙홀>을 이론적(특수 상대성 이론과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으로 발견한 최초 천체과학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칼 세이건의 <콘택트>를 떠올렸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찾으려는 여성과학자가 이를 세간에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찬드라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책에서도 주인공은 수많은 방해꾼에 둘러쌓여서 악전구투를 면치 못한다. 그러다 주인공의 열정과 확신을 믿고 후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이 점 또한 찬드라의 삶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블랙홀>의 존재는 확실히 밝혀졌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을 꼽자면, 이 책을 쓴 아서. I. 밀러나 칼 세이건 모두 <과학자>라는 점이다. 그것도 글을 아주 수려하게 잘 쓰는 과학자. 우리 나라에는 이런 분이 계신가? 거대 담론을 쉬운 필치로, 과학적 사실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내용까지 낱낱이 밝혀가며 쓰는 국내 과학자의 책을 아직 접해본 적이 없다. 조경철, 최재천, 장대익 정도가 거론될 듯 한데...이 역시 견주기에 부족함을 크게 느낀다.
논문은 어떠한가? 말을 말자. 논문 한 편 읽고 무슨 내용을 말하려는 건지 알 수 없는 것들을 제외한다면 남는 것이 있었는지 기억도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이 호락호락한 내용이 담긴 책이라는 건 아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이나 천체에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는 분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논쟁이 담긴 어려운 책이다. 또한 용어의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얀난쟁이별은 '백색왜성', 거인별은 '(적색)거성' 등이다. 또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태양만한 별의 죽음(하얀난쟁이별)을 잘 설명해주고, 특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은 태양보다 1.4배(찬드라 한계선) 큰 별들(거인별, 중성자별, 신성, 초신성, 블랙홀)을 설명할 때 쓰이는 이론이라고 보면 이 책에서 떠벌리는 대부분의 논쟁들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에딩턴과 찬드라의 논쟁 부분 말이다.
개인적으로 밤하늘의 별에 관심을 두던 계기는 86년 핼리혜성이 찾아왔을 때였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76년마다 지구를 찾아오는 우주 축제라는 문구가 인상이 깊어 또래 아이들이 천체망원경을 사서 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안 형편상 사서 볼 수도 없었고, 수줍음이 많던 때라 빌려 보지도 못해서 그냥 맨 눈으로 관측했던 기억이 난다. 이 때가 처음 천체에 관심을 두었던 때고, 결정적인 계기는 겨울 새벽에 트럼프 카드의 다이아모양(◆)으로 빛나던 샛별(금성)을 보며 황홀경을 느낀 뒤였다. 나중에 커서야 그 모습이 금성의 보름달 모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때 동쪽 하늘에 눈부시게 떠있던 새파란 샛별의 모습은 우주의 신비를 느끼게 해줬다.
그 뒤로 닥치는대로 별에 관한 책을 섭렵하다가 천문학과 진학에 실패한 뒤...다시 처음 읽게 된 천문과학책이라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 책이었다. 우주비행사 자격으로 논란을 겪고 있지만 대한민국도 첫 우주인을 배출했다. 앞으로 우주관련 책들이 봇물을 이루며 출판되길 기대하면서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다시 펼친다. 아주 재밌는 과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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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외국의 과학자가 쓴 과학책을 읽은 게 몇 권이나 되나 헤아릴 것도 없지만,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인상이 있다. 어렵기는 한데, 무턱대고 어려운 것은 아니고, 천천히 읽어보고 생각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우리의 과학 대중서처럼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이다’와 같이 분명하게 나누어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이론과 실험과 역사와 일화들이 한데 어울리면서, 처음에는 분명히 지엽적인 것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작은 원에서 커다란 원으로 확장되어 나가듯 전체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맺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관점이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낯설다는 점이다. 과학 이론에 대해 말하는 줄 알았는데, 과학자들의 관계에 대해 늘어놓다가 그 관계 속에서 과학 이론을 들먹이고 있고, 이 이론이 대세인가 싶어 읽다 보면 그에 반대되는 이론을 말해 주며 헷갈리게 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읽고 있었나 다시 의아해지면서 부족한 독해력을 한탄하게 되고. 대학 때 배우던 교수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서양인들의 글쓰기 방식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 과학적인 이론조차 우리의 대학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한 논문처럼 쓰는 게 아니라 에세이처럼, 논술처럼, 문학 작품처럼 쓰는 서양 학자들의 글쓰기. 내가 이해하기 어려우면 무조건 번역 탓으로 여긴 적도 있었는데, 이 책은 번역 탓을 할 수도 없었다. 우리말로 잘 표현되어 있었으므로. 문제는 내 지식과 독해력의 한계이다. 하얀난쟁이별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개념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그게 사라진다거니, 사라지지 않는다거니 말하고 있으니 알아들을 수가 있었어야지. 정말 천진난만한 희망으로 ‘블랙홀’에 대한 상식적 수준을 기대하고-상식보다 조금 더한 전문적인 것이라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작정으로-이 책을 신청했던 것인데, 아뿔싸, 내게는 너무 어려운 블랙홀이었다. 게다가 앞서 말한 것처럼 블랙홀에 대한 그 자체만의 설명을 해 주는 게 아니라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을 통해 전달해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참 어림없는 노릇일 수밖에. 그 대신 나는 이 책을 보고 다른 것을 이해해야 했다. 과학자들의 세계. 나는 과학자들은 그저 공부만 하고, 연구만 하고, 실험만 하고, 학술지에 발표만 하면 다 되는 것인 줄 알았다. 지원금을 받고 그 지원금 안에서 연구에만 몰두하면 되는 직업이 과학자라고. 그런데 그 세계 속의 무수한 권력 관계라니. 스승과 제자, 동료와 경쟁자가 끝도 없이 다투는 것을 보면서 과학자로서의 회의까지 짐작해야 했으니, 내가 너무 섣부른 걱정을 하는 것이었을까. 아닐 것이다. 더욱이 요즘 세계에서는 과학이 정치와 전쟁과 무기와 연결되어 있는 세상이므로 혼자 우아하게 연구만 할 수 있는 조건은 절대로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는가, 누가 읽어 두어야 도움을 얻는가. 과학자가 될 꿈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다. 꼭 ‘블랙홀’이 궁금하다고 해서 읽어야 할 것이 아니다. 블랙홀은 과학의 아주 작은 한 영역일 뿐, 과학자가 될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과학자들의 거친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보는 게 나을 듯하다. 하나의 이론을 과학적 진리로 인정받기까지의 그 험난한 과정, 천재라고 불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과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과정을 배우기 위한 예습 차원에서라도.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게 오로지 과학 공부가 좋아 과학자가 되겠다고 꿈을 꾸는 어린 학생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갔다가 기성 과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온갖 계산과 음모와 권력 싸움에 휩쓸려 튕겨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나로서는 블랙홀 공부를 새로 해야겠다. 좀더 쉬운 책을 찾아서. 과학자들도 욕망과 명예와 권력 때문에 서로를 모함하기도 한다는 것을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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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시절 가장 부러웠던 친구는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이였다. 다른 과목은 다 자신이 있었는데 수학만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과와 문과를 나누는 시험에서 나는 수학시험을 무척 잘 봤다. 수학시험을 달달 외워서 풀었던 것이다. 결국 시험을 잘 본 죄(?)로 이과에 배정되었다. 그 결과 2학년 때부터 수업(수학Ⅰ, 수학Ⅱ, 물리, 화학 등은 정말 젬병이었다.)에 관심을 잃고, 그 결과로 성적도 자꾸 떨어져 겨우 턱걸이로 대학에 들어 갈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 고등학교 때 이과가 아닌 문과를 선택했다면 내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뜬금없이 수학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 <블랙홀 이야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반,특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숫자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단위 자체가 상상을 불허한다) 수의 세계를 통하여 우주를 이해하려 시도한다. 이들은 천재들이며, 거인들이자, 그 자체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다.
<블랙홀 이야기>는 별의 죽음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블랙홀의 존재가 증명되고 관측되기까지 인도 청년 찬드라세카르와 영국의 대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의 갈등을 축으로 그 과정에 직.간접으로 참여하였던 20세기의 대표적인 과학자들(천체물리학자, 물리학자)과 사건들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별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20세기 천체물리학자들은 별들은 빛을 다하면 폭발하여 파편으로 흩어지거나, 작고 밀도가 높은 알맹이만 남아 빛을 잃고 서서히 식어간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알맹이만 남고 서서히 죽어가는 별을 "하얀 난쟁이 별"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별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 열아홉살의 인도의 청년 과학자 찬드라는 영국 케임브리지 유학길의 배안에서 별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밝혀낸다. "하얀 난쟁이 별"이 무거울 경우, 즉 태양보다 1.4배 이상 무거운 별은 "하얀 난쟁이 별"이 되지 않고 자신의 중력 안으로 무한히 붕괴된다는 것이다. 훗날 존 휠러에 의해 "블랙홀"이라 불리게 되는 자체 중력으로 무한히 붕괴되는 별, 엄청난 질량으로 무시무시한 중력을 가진 별을 발견한 것이다. 찬드라세카르는 상대성이론을 이용하여 별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세운 것이다. 꿈에 그리던 케임브리지에서 찬드라는 자신이 발견한 이론을 다듬어 1935년 1월 권위있는 영국천문학회 모임에서 그의 새로운 이론을 발표한다. 그런데 당대 천체물리학계의 거물인 아서 스탠리 에딩턴은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젊은 과학자의 이론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다. 그의 이론에 동조하던 동료들도 에딩턴이라는 거물의 눈치를 보며 공식적인 동조를 거부한다. 결국 당대에 추앙받던 천체물리학 대가의 아집으로 인하여 찬드라는 오랜기간 아웃사이더로의 삶을 강요받는다. 이후 세계대전과 대전이후의 냉전시대 속에 별에 대한 연구는 천체물리학에서 물리학으로 넘어온다. 별의 빛과 죽음(폭발)에 대한 연구는 미국과 소련의 핵폭탄(원자,수소) 개발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게 된다. 수 많은 물리학자들이 핵폭탄을 개발하기 위하여 초신성 폭발을 연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천체물리학의 영역까지 넘나들게 된다. 결국 1967년 존 휠러는 붕괴된 별들이 빠져드는 공간 영역을 서술하는 "블랙홀"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고 뉴질랜드의 로이 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용하여 블랙홀의 구조를 밝혀낸다. 결국 찬드라의 이론이 옳았으며, 블랙홀의 존재가 밝혀지기까지 40여년의 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1999년 죽은 찬드라의 이름을 딴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이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실려 발사되었고, 블랙홀의 모습을 관측하였다.
<블랙홀 이야기>는 참 독특한 책이다. 분명히 복잡한 천체물리학 및 물리학에 관한 과학서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본인은 이틀만에 다 읽었다.) 그 이유는 책의 서술방법 때문이리라. 별의 죽음과 관련한 복잡한 공식과 이론, 블랙홀에 대한 이해 등 쉽지 않은 과학적 화두를 축으로 하여 인도의 천체물리학자인 찬드라세카르의 일생을 관망하는 전기체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략하게나마 20세기의 유럽의 천체물리학자들의 삶도 조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핵경쟁속의 미.소 물리학자들의 치열한 경쟁과 삶이 언급된다. 즉 별을 쫓는 천체물리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치열한 삶을 기술하면서 중간 중간 별의 죽음과 블랙홀에 관한 과학자들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한 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저자가 찬드라세카르가 인종적, 제국주의적 사상의 피해자였으며, 그로 인하여 그의 삶이 어긋났음을 시사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자의 의견에 동조할 수 없다. 저자는 단지 스탠리 에딩턴의 조금 과한(?) 행동에서 그런 의문을 제기할 뿐이지 확실한 증거를 내세우지는 못 한다. 하지만 찬드라와 에딩턴의 이런 갈등 및 대립구조가 이 책을 이끌어가는 흥미요소이자 재미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천체물리학에 무지한 독자들도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천체물리학 입문서이자 교양서로서 적극 추천할 만한 책으로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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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포털에서 블랙홀에 관한 뉴스가 떴을때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던 것처럼 블랙홀은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심어주면서 매혹적인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사족으로 양장본은 아니지만 책 종이질은 좋은 편이고 읽기 편하게 편집되었습니다. 철학과 모네의 회화를 종합해서 개념을 이야기하려다가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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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블랙홀에 관한 설명을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아인슈타인보다 먼저 블랙홀의 존재를 예건한 인도인 과학자인 찬드라 세카르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이 책은 영국의 식민지이던 인도에서 탄생하고 자라난 불운한 과학자의 천재적 발견이 어떻게 취급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블랙홀이라는 이름이 생겨나기도 훨씬 전에 발견한 블랙홀의 개념이 어떻게 배척당하고, 또 어떤 계기로 다시 조명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블랙홀의 연구와 개념은 어디까지 진척되고 있는가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블랙홀에 관한 자세한 학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에는 블랙홀을 설명하는 복잡한 수식과 과학적 설명들이 나와 있지는 않다. 그러기에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두툼한 부피의 책을 부고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블랙홀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좀처럼 다가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블랙홀에 관한 안내를 해주기에 알맞은 책이다. 또 블랙홀의 내용을 상당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블랙홀이라는 개념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발전하여 왔는지를 알려주는 상당히 수준 높은 과학교양서적이기도 하다. 찬드라 세카르는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인이었다. 마하트마 간디가 변호사였음에 불구하고 인종 차별을 받았던 것보다 시기적으로 이른 시기에 두곽을 드러낸 과학자였다. 그가 식민지 종주국이던 영국에서 최고의 과학자들의 전당에서 새로운 이론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영국에서 최고의 물리학자로 인정받던 에딩턴은 그의 혁명적인 이론을 이해한 유일한 과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으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시킨 찬드라세카르의 이론을 ‘직관적인 거부감’에서 맹렬하게 공박을 했다. 그 이후 식민지에서 몸을 일으킨 과학자였던 불쌍한 찬드라 세카르의 획기적인 이론은 잊혀졌던 것이다. 이 책은 그 후에 어떤 과정을 통해서 찬드라 세카르의 학설이 다시 조명을 받게 되었는지, 블랙홀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서로 다르게 보이는 원자폭탄과 블랙홀의 개념이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현대 물리학과 천문학이 어떻게 결합되어 가는지, 현대의 우주론이 발달되어 가는 과정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신비로운 천재들의 세계로만 여겨지던, 과학자 바로 그들의 인간적인 세계와 면모를 엿볼수 있는 흔하지 않는 기회를 얻을수 있다는 점이다. 찬드라 세카르는 자신이 이론을 발표한지 40년간이나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새로운 연구의욕에 상처를 받고 살다가 결국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이론이 세상에 인정을 받기까지 그토록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이다. 지금 우주에는 찬드라 세카르의 이름을 딴 찬드라 망원경이 허블 망원경과 더불어 떠 있다. 찬드라 망원경은 블랙홀의 신비를 파헤치는데 큰 공헌을 하는 전파 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을 통해서 우리는 이제 블랙홀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관찰하고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오늘날의 우주과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가 바로 블랙홀일 것이다. 이 책에도 블랙홀에 관한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또 이 책을 통해 왜 은하계의 중심에는 거대 블랙홀이 있는지, 거대 블랙홀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자세히 다루어지진 않았지만 블랙홀의 머리카락, 블랙홀의 친구별, 은하를 가로지르는 블랙홀 등의 새로운 개념을 맛볼 수도 있다. 이 책은 블랙홀에 관한 연구의 역사에 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많은 즐거운 읽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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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 일단은 살짝 놀랐다. 보통 우주에 관한 책이나 특히 블랙홀에 관한 책이라면 어김없이 책은 우주라는 시커먼 바탕에 반짝이는 하얀 별들을 별사탕처럼 콕콕 박아놓았을 것인데, 이 책은 산뜻한 분홍색 디자인을 가져서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hole의 o에 블랙홀을 표현해주는 센스~ ^^)
블랙홀이라고 하면 일단 아인슈타인의 웜홀과 상대성 이론이 생각난다.(괜히 그 이론을 보면서 그렇게 여행은 하고 싶지만, 돌아왔을 때 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 죽고 몇세대가 흘러버렸으면 얼마나 슬플까하는 생각에 혼자 고민했더라는.. ㅡㅡ;;) 그리고 또 떠오르는 사람은 스티븐 호킹. 뭐... 아인슈타인이야 워낙 유명하고, 호킹이야 [시간의 역사]와 [호두껍질 속의 우주] - 읽었으나 절대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은 - 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블랙홀에 관련된 이야기는 넓디넓은 까만 밤하늘에 총총 박혀있는 하얗고 예쁜 별들을 바라보며 누구나 한 번은 꿈꿔봤음직한 천체물리학자의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뭐~ 다들 알 것이다. 꿈은 꿔봤지만 너무나~ 어려운 얘기들 때문에 다시는 천체물리학자라는 꿈은 "꿈도 꾸지 않겠다"는 곰이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찬드라"와 "에딩턴"이라는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과연 누구일까 호기심은 계속 곰이의 발을 잡아 끈다. 자~ 그렇다면, 모르는 두 사람이 관련된 그 어려운 내용을 이 책은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 곰이의 몸쓸 호기심에 또 책장을 들었다. (부록까지 장장 500여 쪽이 넘는 이 책~! 곰이는 훌륭하게 해냈다. 감동의 눈물 ㅠ.ㅠ)
"찬드라"라는 인물이 태어나서 죽은 후까지 그의 업적과 그의 업적이 어떤 결과를 이루어냈나라는 그런 일대기를 보여준다. (노벨상까지 타신 분인데 모른다고 하다닛~! 곰이 무식이 너무 통통 튀는거 아녀? ㅡㅡ;;)
곰이가 정말 이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서술하면 1. 어려서부터 가정환경이 중요하다 2. 사람은 시대를 잘 타고나야한다. 3. 뛰어난 인물뒤에는 꼭 그 뒤에서 희생하는 여인이 있다 ㅠㅠ 4. 유유상종 5. 사람은 기본적으로 행복해야 까칠해지지 않는다. 6. "며느리 자라 시어미 되니 시어미 티 더 한다" 이다.
1. 어려서부터 가정환경이 중요하다. → 찬드라의 할아버지가 교수님이고 아버지가 깨어있는 분이어서 찬드라는 어릴때부터 책과 함께했다. 어린 나이에 그 어려운 책들을 읽고 스스로 깨쳤다. 이것은 어려서부터 얼마나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아줌마들 애들 학원 여러개 보내는거 다 필요없다 이거다. 자기가 "스스로" 깨쳐서 그 분야에 흥미를 가져야하는 것이지 무조건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나 역시 어렸을때 수학이 정말 싫었지만, 지금은 필요없는 이 시점에서도 가끔 미적분을 그 싫어하던 "수학의 정석"을 보면서 풀어본다. 그만큼 호기심과 흥미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러 "극성 아줌마"들이 꼭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뭐..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긴 하다만^^;;)
2. 사람은 시대를 잘 타고나야한다. (약간의 질투에 찬 억지 포함되어 있음) → 뭐.. 내가 정주영 회장님한테도 가끔 느끼는 질투이지만, 그 분의 그런 능력에 정말 1%라도 시대를 잘 타고난 것이 있었기에 지금의 현대자동차가 있지 않나한다.(자동차를 꿈꾸는 곰이에게 음.. 늘 존경과 질투의 대상이다^^;;) 마찬가지로 그 때는 우주에 대해서 너무나 무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발견할 것들이 많지 않았나한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먼저 가신 그 분들이 다 발견을 했기 때문에 후대의 우리는 발견할 것이 더 줄어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이런 환경탓을~!!!) 책을 읽다보면 20대 후반~30대 초반에 이미 교수로 활동하면서 연구를 하는 많은 과학자들~ 정말 부럽다 ㅠㅠ 물론 컴퓨터 등의 발달로 더 수월하고 더 정밀하게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무궁무진하게 탐구할 것이 많다만은 그래도 이미 상대성이론과 만유인력의 법칙은 발견되지 않았는가!(정말 이런 억지를 부리다니~) 마찬가지로 찬드라도 블랙홀이라는 것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블랙홀을 발견한 것이다. 으악~~ (→ 또 돌 맞는다.. 헛소리 그만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3. 뛰어난 인물뒤에는 꼭 그 뒤에서 희생하는 여인이 있다 ㅠㅠ → 이건 정말 같은 여성으로 너무 안타깝다. 랄리사가 있었기에 찬드라가 있었겠지만, 만약 랄리사와 같이 연구를 했다면 또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퀴리부인처럼 랄리사도 뛰어난 업적을 세우지 않았을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남성주부도 많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정말 안타까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찬드라의 업적이 더 빛나지 않을까?
4. 유유상종 → 아~ 이건 정말 찬드라가 부러웠다. 아인슈타인, 러더퍼드, 보어, 슈뢰딩거, 페르미, 하이젠베르크, 밀리컨(곰이가 진짜 싫어하는! 왜 송화가루 위 물방울 막의 넓이, 밀도, 부피를 구하는 생각을 하셨을까나? ㅡ,.ㅡ), 허블, 파인만, 호킹까지 그 외에 많은 과학자들이 있지만, 곰이의 짧은 지식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열될 정도라면 대체 찬드라는 얼마나 많은 유명한 사람을 만났다는건지!(책에 나와있음~ 시간 나시는 분들 한 번 숫자 세어 보시길~ 할 일 없을 때 강추~! ㅋㅋㅋ) 정말 부럽다.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이 사람인데, 정말 이런 면에서 찬드라는 행복했을 것이다. 물론! 에딩턴은 찬드라에게 어떤 영향이었는지 본인만이 판단하길 바란다~!
5. 사람은 기본적으로 행복해야 까칠해지지 않는다. → 뭐.. 아무리 생각해도 에딩턴이 그렇게 속좁게 한 것은 찬드라가 이방인인데다다 자기의 위치가 위험해지는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인 배경이지 않을까 싶다. 에딩턴은 일단 토끼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 없이 누나와 함께 지낸 것이 까칠함의 근본인 것 같다. 누나의 사랑과 자식, 아내의 사랑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는 것이 곰이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남녀간의 사랑! 이 것만큼 사람을 변화 시키는 것이 있을까!(연애도 못하는 주제에... 감히 사랑에 대해 논하기는!) 어쨌든 곰이의 결론은 그가 자신의 단란한 가정을 꾸렸더라면 좀 더 부드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6. "며느리 자라 시어미 되니 시어미 티 더 한다" → 에고.. 우리 찬드라 박사님~ 이 분 나중에는 에딩턴과 비스무리하게 까칠해지신다. ㅋㅋㅋ 그 대목에서 갑자기 우리나라 이 속담이 생각나는 건 뭐? ㅎㅎㅎ
어쨌든 곰이의 [블랙홀 이야기] 감상기는 이렇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꼭 천체물리학이라고 한정하지말고 모든 과학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과학자들이 어떤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학자들의 상호작용이 과학자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과학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아주아주 중요하게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에딩턴이 찬드라를 지지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나머지는 각자 상상에 맡긴다~
----------------------------------------------------- "아름다움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경험 (367족) → 수학적 계산을 놓고 이런 말을 하다니!라고 눈을 치켜 뜰 수 있겠지만, 정말 이건 안풀리는 어려고 긴 수학 문제를 극적으로 해냈을때 그 기분을 느껴본 사람은 이 말의 10%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내 독창적인 연구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치가 있단 말입니다(그들이 아무리 적은 수일지라도 말이지요). 그것은 나 자신과 별개의 중요성을 가진 것, 따라서 내게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것이지요. (387족) → 찬드라가 기억하는 하디의 말 중에서... "내게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것"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렇게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렇게 열정과 자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
개인적으로 시리우스 A 이야기와 현재의 초신성 연구가 부록으로 있고, 칼라판(!) 사진(아니 사실은 그림이 더 맞는 말임)까지 있는데다가, 여기에 등장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을 친절하게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 간단한 전기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또한, 혹시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나다순으로 용어를 정리해준 것도 정말 대단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곰이가 편집/구성에서 별은 4개 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ㅠㅠ) [주]가 맨 뒤에 따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곰이처럼 아주아주 호기심 많은 사람에게는 주가 뒤에 있건 아래에 있건 상관없이 읽는다. 여기까지는 상관없다. 그렇지만, 호기심은 아주아주 많은데 귀차니즘 또한 아주아주 많아서 호기심을 귀차니즘이 이겨버린다면, 3~4번 정도는 두꺼운 책 뒤를 넘겨 [주]를 읽겠지만, 그 후에는 밀려오는 귀차니즘에 [주]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그래도 일말의 호기심이라도 다시 발동하게 되면 한꺼번에 주를 다 읽어버리지만, 그러면 편집자가 고생해서 [주]달고 번호까지 매겨서 정리한 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미 [주]는 그 역할을 상실해 버린 것을! 특히, 이 책의 경우 한 족을 넘어서는 주가 몇 개 있어서 호기심이 또 발동해서 한꺼번에 쭈~욱 읽어버렸다는 것이다. 편집자 분들이 이런 귀차니즘과 호기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독자들을 꼬옥~ 꼭 한 번 더 불쌍히 여겨 줬으면 좋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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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찬드라세카르 평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찬드라세카르라는 사람의 개인 역사에 매우 천착해 들어간 책이다.
<1935년 1월 11일의 논쟁> 에딩턴의 반박-“하얀난쟁이별의 질량에는 그 어떤 제한도 없고, 별들은 사라지지 않으며, 언제나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에딩턴은 파울러가 천체물리학을 쓰레기통에서 구했다고 칭찬하고, 찬드라가 구더기 깡통의 뚜껑을 다시 열었다고 비난했다.” 이것은 영국식 게임 방식이 아니었다. 이것은 얼굴을 정면으로 후려갈기는 일이고, 찬드라는 바로 그렇게 느꼈다.----------본서 49p 찬드라의 대단한 발견을 에딩턴은 자신의 권위적 논리로 하찮은 헛소리로 치부하며 매몰차고 잔인하게 찬드라가 틀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찬드라의 주장이 더 논리적이고 그럴싸하다는 사실을 알았던 동료 과학자들 조차도 아웃사이더 식민지인인 찬드라를 버리고 에딩턴을 지지하게 된다. ‘어떤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어, 파울러, 디랙, 로젠펠트, 파울리, 매크리어 같은 선배들은 찬드라에게 동정적이었다. 찬드라는 동료들이 계속 “미안하다, 유감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이상 이 사건에 개입할 마음이 없었다.’-198p ‘에딩턴과의 논쟁은 찬드라에게 과학계에서의 성공이 단순히 뛰어난 아이디어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일로 보였다./ 찬드라의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독일이나 코펜하겐 같은 외국에 있다는 사실이 그의 입장을 더욱 어렵게 했다. 영국의 천체물리학회는 확실히 그의 편을 들어 발언하려고 하지 않았다.’------207p 가장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면서 명확할 것이라고 생각됐던 과학자집단이 어리석은 권위주의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한 꼴이었다.
<논쟁의 이유> ‘인도가 영국 식민지 중에서도 보물로 확정되는 1850년대로부터는 영국의 교육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식민지 정책의 토대를 이루었다. 이 정책의 최종 목표는 “인도인들을 값싼 서기 부대로 만들려는 것 이상의 목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교육의 결과 젊은 인도인들, 특히 브라만 계급의 엘리트 계층이 생겨났다.’------56p ‘에딩턴이 찬드라의 이론에 반대한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기반 이론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7년 동안 고집스럽게 이 이론을 연마해오고 있었다. 에딩턴의 목적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이론을, 미세 구조 상수로 만들어내는 수학을 이용하여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만일 찬드라의 이론이 옳다면, 에딩턴의 기반 이론과 E-숫자라는 그의 수학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고 만다.’-198p ‘찬드라의 결론과 에딩턴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에딩턴의 기반 이론을 위험에 빠뜨렸다./ 어쩌면 찬드라가 부주의하게 그의 기반 이론을 망가뜨렸을 때, 그의 허약한 심리적 균형 감각까지 무너뜨렸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상당한 정도의 식민주의 정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정서는 허세와 예민함으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똑같다. 인도인을 대하는 영국인의 태도에 나타나는 기본적인 요소였다.’
<논쟁 외에> ‘추하고 다루기 힘든 물체로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거부되었던 ‘블랙홀’은 “존재하는 가장 완전한 거대 물체”라고 여겨졌다. 1935년에 있었던 일과 극단적으로 반대되는 상황이 되었다. 찬드라는 연구를 시작하면서 괴로움과 아이러니가 뒤섞인 심정으로 에딩턴의 유명한 거부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는 오늘 한참 전에 헛소리로 여겨 무시되었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367p
<결> 다만 아쉬운 점은 어떤 독자를 대상을 쓴 글인지가 불분명하다. 나처럼 과학지식이 일천한 문외한들에게는 해석의 어려움이 많다. 단순히 흥미위주의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학적 전문지식이 해박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인 것 같지도 않고, 타깃마케팅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책인 듯 싶다. 이책을 읽고 좋았던 확실한 점은 1930년대 전후의 영국 천체물리학과 물리학에 대한 당시 상황에 대한 통사적 부분이다. 오펜하이머, 에딩턴, 슈바르트쉴츠, 찬드라, 라만, 파인만, 러셀과 같은 과학자들에게 매우 친밀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점 역시 이책을 읽고 얻은 수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책의 존재 이유는 잘 모르겠다. 과학개론서인지 과학통사인지, 찬드라 평전인지, 찬드라 에딩턴의 논쟁 보고서인지, 블랙홀 안내서인지… 확실한 것은 하얀난쟁이별로부터 이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인상 깊은 구절>
<사족 한마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