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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부리기 이전의 '원조' 무협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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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여자가 무협지를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는 하지만 복잡한 세상살이에 지칠 때 무협지를 보면 머리가 단순명료해지면서, 왠지 기분도 가벼워진다. 이것이 삶을 초월한 상상력의 세계가 주는 힘일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베스트셀러 중심의 무협지를 보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무협지라는 소개를 보고 호기심 반 의무감 반으로 읽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엔 조금 황당했다. 소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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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여자가 무협지를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는 하지만 복잡한 세상살이에 지칠 때 무협지를 보면 머리가 단순명료해지면서, 왠지 기분도 가벼워진다. 이것이 삶을 초월한 상상력의 세계가 주는 힘일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베스트셀러 중심의 무협지를 보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무협지라는 소개를 보고 호기심 반 의무감 반으로 읽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엔 조금 황당했다. 소위 '원조'란 절대불변의 맛이 있는 법이었는데, 어느새 요즘의 화려하고 환상주의 무협에 길들여져 있던 나는 잠깐 얼굴만 본 생명의 은인을 위해 평생을 복수에 바치는 주인공의 맹세가 우습고 너무 단순해보였다. 또한 멋부리기가 완전히 배제된 이야기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1권을 읽고 2권을 넘어가면서 점점 이 투박하고 단순한 '원조' 무협소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화려한 홍콩 르와르에 빠져있던 중 서극 감독의 '칼'이라는 정통 무협영화를 접했을 때의 충격같다고나 할까. '역시 원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장르의 매니아가 되면 책의 일부만 슬쩍 보아도 대충 재미있는지 하는 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절대 그런 감이나 선입관을 가지고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책의 진정한 묘미는 화려함이나 복잡함이 아니라 복잡한 삶에 지친 정신을 쉬게 해주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무식한 무협지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화려한 요즘 무협지 속에서 더 자극적인 것만을 바라는 우리에게 잠시 쉼표가 되어주는 이 책의 진정한 재미요 가치이다.
b*****e 2002.08.27.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