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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파블로 네루다가 내 머리속을 왔다갔다 했다. 그의 집이 있던 아름다운 칠레의 '발파라이소'의 계단을 오르다가 그가 수집했다던 조개껍데기를 구경하기도 했다. ......
십여년 전 어느 작은 극장에서 '일 포스티노'라는 영화를 본 후 네루다 라는 그를 처음알게 되었고, 그가 남미의 유명한 시인이고 혁명과 혼돈의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 체게바라는 그의 시를 밤마다 읽었다는..) 영향을 준 인물이라기에 언젠가 그에 관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하지만 자서전은 워낙 기피하는 장르라 선뜻 읽지 못하다가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라는 부제가 마음에 들기도했고, 양장본의 이 책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다.
아..그러니까 일포스티노는 그가 이태리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시기였구나..그 때 네루다와 춤을 추던 여인은 아내 델리아 델 카렐 이었군...하면서..
남미의 우거진 밀림속에서 보냈던 그의 유년시절과 여름마다 찾아갔다는 바닷가의 그 시절들이 내게는 참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지냈던 기이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큭큭 웃음을 자아내기도하고 때론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여러 에피소드가 있고 그의 정치적인 행적이 잘 나와있긴 하지만 ( 현대사에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들이 있기에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이제 책을 덮고나니
내가 현대사에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것과 '시인'이 '정치인'이 된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다는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것 오히려 민중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시인이야말로 정치인이 될 수 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 시인은 민중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삶은 내게 이런 경고를 한 것 같았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다던 필명 '네루다' 에 얽힌 이야기는 언젠가 네루다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을때 아는 척하며 말해줄 수 있겠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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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죽어가는 시대이다. 아니 시는 죽지않고 어딘가에 살고 있다. 단지 내 머리 속에서 시가 사라져 갔다. 그래서 나에게 시가 없다. 20세기는 시의 시대였다. 눈물의 시대였고 투쟁의 시대였다. 파블로네루다는 20세기 최고의 시인, 불멸의 시인이다. 네루다의 회고록을 통해 20세기를 여행했다. 남미와 스페인, 아시아, 유럽, 중국, 소련까지 새삼스럽게 두루두루 다녔다. 20세기 전반기를 살다 간 수많은 인물들을 만났다.네루다를 따라서... 회고록, 혹은 무슨 자서전 따위에 별로 관심이 없다. 지 잘난 것만 잔뜩 늘어놓고 합리화하고 천박하고 자기만족적인 글들로 도배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자아도취에 빠져 너도나도 내는것, 뭐 자기 얘기 쓰는 것은 뭐라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내가 그런 것에 박수 쳐 줄 일은 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많이 있겠지. 어쨌든 별로 읽고 싶지 않은 것이 자서전들이다. 아니다. 자서전이야말로 한사람과 그 시대의 발자취를 한 인물의 생의 여정을 통해서 따라가며 보는 것, 꽤나 흥미진진하다. 네루다의 이야기는 소박하고 간결하고 진솔하다. 꾸미지 않는다. 진실이 있고 진정성이 있다. "시는 죽지 않았다. 시는 동요에 등장하는 고양이처럼 목숨이 일곱개나 되는 불사신이다. 시르 괴롭히고 길거리로 끌고 다니고 침을 뱉고 조롱거리로 만들고 목졸라 죽이려 들고 추방하고 감옥에 집어 넣고 총알을 난사 해도 여전히 살아 남아서 갓 씻은 해맑은 얼굴을 보이고 갓 찧은 쌀알같은 웃음을 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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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으며 투쟁하고 사랑하며 노래하는 삶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라) 체 게바라가 마지막 순간까지 배낭에 넣고 다녔던 시집 '모두의 노래'의 저자 파블로 네루다의 자서전이다. 노벨문학상을 포함해서 그가 받았던 다른 어떤 상보다 민중에게 인정받기를 원했던 그의 담백한 글이다. 네루다는 자기 자랑도 하고 변명도 하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의 글이고 인생이다. 네루다는 23세 버마의 랑군 명예 대사로 임명된 후 여러 국가를 다녔고 칠레의 노동자를 만나는 여정을 겪은 후 그는 더 단단한 시인이 되었다. 민중 시인으로 살아온 그가 인생을 회고하는 방법은 독특하다. “이 책에 수록된 회고랄까 추억은 듬성듬성하다. 간혹 잊어버린 일도 있다. 바로 그런 게 인생이다. 우리는 듬성듬성 꿈을 꾸기 때문에 힘든 삶을 견뎌낸다.” “고통 받으며 투쟁하고, 사랑하며 노래하는 것이 내 몫이었다.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세상에 나누어 주는 것이 내 몫이었다. 빵도 맛보고 피도 맛보았다. 시인이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눈물에서 입맞춤에 이르기까지, 고독에서 민중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이 내 시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다. 나는 시를 위해 살아왔고 시는 내 투쟁의 밑거름이었다.” - 파블로 네루다 지음, 박형규 옮김, 민음사 - 201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