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가를 기웃거리다가 눈에 가장 띄는 책이 있어 집어들었다. 노란 색깔 바탕이라니. 책장을 열자 노란 메인 화면이 눈에 확 들어왔다. 노란색, 그 열정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릴 것 같았다. 전경린의 작품은 매우 좋아한다. 감각적인 문체, 피가 베어있는 듯한 어휘들. 그리고 정말 마치 내 분신 같은 주인공들. 나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한 부분인것 같은 주인공들이 좋아 나는 그녀의 소설을 읽는다. 첫사랑도 그러했다. 내가 열 아홉, 그 무렵에 한 번 쯤 해보았음직한 첫사랑과는 사뭇 달랐지만 분명 그 주인공이 느꼈던 애닯음과 설움, 갖은 희망들은 나도 느꼈던 감정들이었다. 나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어쩐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며, 내 삶의 한 부분을 나누어 가진 듯 한 주인공들이 나로하여금 참 오랫동안 웃게 만들었다. 기억이 몰고오는 옅은 웃음. 때로는 그리움이 만들어내는 씁쓸한 미소 한 자락.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는 옅게 웃었다. 올 여름에는 꼭 책 한 권을 읽고 작은 소감문 하나쯤은 남겨두어야지 생각했던 터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독사 서평까지 쓰고 있는 중이다. 책에서 나는, 너무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잊어버릴 뻔 했던 내 유년의 감정들을, 그리고 일상에서 느끼는 무언가 딱히 표현하지 못할 감정들을 명백하게 밝혀 낸 것 같아 기쁘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책. 퍽 괜찮았다. |
| 해바라기가 강렬하게 표지를 꽉 채우고 있는 이책을 발견했을때 그 자리에 서서 <첫사랑>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계간지에서 읽었던 <첫사랑>과 이 책에서 읽은 <첫사랑>은 분명 같은 내용이었지만 느낌이 달랐다. 중간중간에 삽입되어있는 사진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미지들을 좀 더 구체화할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사진들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 심리 등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인해 작품의 이미지가 더 살아났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첫사랑을 사진으로 담는다면 어떤 이미지일까... 소설속에 담겨 있는 이미지들을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느낌을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
| 전, 전경린씨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나오는 책은 다 사 보는 광팬입니다. 서점에서 전경린씨 신간을 보는 순간 광분했었습니다.(흥분잘하는 스타일..) 표지가 어쩜 그리도 예쁘던지. 샛노란 좋이에 그려진 해바라기를 보고 반해버려서. 첫사랑에는 전경린씨의 대표작(?) 이라 할 수 있는 염소를 모는 여자가 함께 수록되어 있었는데, 염소를 모는 여자를 사진으로 보니 사뭇 그 느낌이 남다르더군요. 무엇보다도 까만 염소, 거기에 ; 노끈. 참 인상깊었습니다. 아, 그리고 첫사랑에 나오는 방 풍경은 전경린씨의 실제 방이라면서요? 참 예쁘게 꾸며 놓으셨더군요. 소담소담하게. 그동안 사진 들어간 책들은 너무 비싸서 좀 사기가 그랬는데 이번 작품은 가격도 저렴하고, 괜찮았어요. 음, 소장가가 있는 것 같아서 예쁘게 책꽃이에 꽂아 둔 참입니다. |
| 전경린씨 소설은 처음이다. 영화 '밀애'를 통해 처음으로 전경린이라는 소설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책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중간중간 사진이 삽입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사진때문에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모른다. 도대체 소설에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소설을 읽으면 나름대로 머리에 이미지를 그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그린 이미지와 책에 나온 사진의 이미지가 서로 맞지 않아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껄끄럽기 짝이 없었다. 실제로 이 책에 실린 사진과 소설의 이미지가 그리 어울리지도 않는다. 이 사진의 이미지는 사진을 찍은 사람만의 이미지인 것이다.(사진작가도 사진을 찍기 위해서 소설을 읽었을 것이 아닌가...) 하나의 텍스트를 읽고 사람마다 그릴 수 있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그 다양성을 텍스트 자체에서 규제해 버린다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한 것 같다. 그것도 문학이라는 예술적 장르에서 말이다. 이 책은 '첫사랑'과 '염소 모는 여자' 두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전경린 씨의 작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 않고 오픈된 상태로 끝이난다. 인물과 인물과의 관계가 정확히 마무리 되지 않고 사건도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끝이난다. 독자의 상상력을 동원하라는 의도인지, 또 다른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비언어적 전략인지 아님 작가자신도 상상력이 딸려 어쩔 수 없이 설정해 놓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암튼 아직 작가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것 같다. 아주 감동깊게 본 영화의 원작자라고 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첫 작품은 좀 실망스럽다.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도 너무 컷던 탓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