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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닷컴 열풍이 불던 3~4년 전과 지금은 너무도 상황이 변해 있다. 기세등등하던 닷컴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기업들마저 생존과 수익성 문제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히려 구경제의 폐물로 치부됐던 오프라인 기업들은 전례없는 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기반 위에서 인터넷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온라인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닷컴 기업들과 수많은 투자자들이 상거래가 무엇인지 모른 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에 대한 과도한 낙관으로 소매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가 오늘날 무참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역시 상거래의 일부이지 전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다. 웹사이트를 열어놓는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시 상거래의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제품을 조달하고, 보관하고, 배송을 하고, 반품을 받아주고,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외에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닷컴 기업들이 이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도 없이 단지 멋진 도메인과 웹사이트만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시스템에 비해 물류 비용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갖지도 못했다. 그 결과 많은 닷컴 기업들이 투자금을 탕진한 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재 활동 중인 온라인 기업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 중 일부는 성공적인 수익모델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닷컴들은 여전히 수익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 전반적인 온라인 매출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반드시 수익의 증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높은 물류비, 낮은 구매력 등으로 인한 높은 원가 구조, 그리고 상시적인 가격할인으로 인한 낮은 마진율로 인해 수익성의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마진을 줄이는 가격할인은 성공하는 기업의 정책이 아니라 망해가는 기업의 최후의 수단일 뿐이다. 월마트의 낮은 가격은 상당 부분 공급의 효율성을 통해 달성된 것이다. 비록 일부 온라인 소매기업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공급사슬 비용이 경쟁업체나 오프라인 매장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면 그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마존은 온라인의 월마트가 되고자 했지만 여전히 파산의 그림자가 따라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단서는 무엇일까? 그것은 닷컴 기업들이 더 이상 자신을 인터넷 기업으로 간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지 수많은 경쟁자들로 둘러싸인 하나의 소매기업일 뿐이다. 인터넷은 이제 하나의 범용 수단이 되었으며, 온라인에 있다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것도, 강점도 아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소매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즉 상거래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실물적 기초를 강화하고, 공급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이는 물류, 배송, 마케팅 등 주요 상거래 영역에서 기존 오프라인 기업과 제휴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거점 형태로 물리적 실체를 구축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오프라인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전통적 소매기업들이 오랜 연구를 거쳐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인터넷에 진출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고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오랜 과정을 통해 효율적인 상거래 시스템을 완성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을 활용해 더욱 효과적으로 공급사슬을 관리하고, 마케팅과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기업이냐 온라인 기업이냐의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누가 더 고객을 잘 이해하고,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충성을 얻는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상으로 상거래의 기본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에 언급된 내용은 새로운 어떤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미 현실에서 상당 부분 판명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이 책은 기업들이 상거래의 기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함으로써 소매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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