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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언젠가'로 기억될 슈거타임
"'그 옛날 언젠가'로 기억될 슈거타임" 내용보기
책을 통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은, 그 책의 두께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가끔 깨닫고는 한다. 백과사전처럼 두꺼워도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한 시간만에 읽어버릴만한 책이라도 그 깊이와 무게감이 가슴 속을 세차게 때리는 경우도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처음 만난 오가와 요코의 작품인 이 책은 단연 후자의 경우다.   슈거타임. 단
"'그 옛날 언젠가'로 기억될 슈거타임" 내용보기

책을 통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은, 그 책의 두께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가끔 깨닫고는 한다. 백과사전처럼 두꺼워도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한 시간만에 읽어버릴만한 책이라도 그 깊이와 무게감이 가슴 속을 세차게 때리는 경우도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처음 만난 오가와 요코의 작품인 이 책은 단연 후자의 경우다.

 

슈거타임. 단어를 입 안에서 굴려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달콤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여러 종류의 작은 케이크가 그려진 분홍빛 표지는 그 느낌을 한층 강렬하게 인식시킨다. 하지만 이 달달한 표지가 어쩌면 가장 슬픈 이미지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하게만 보이는 모든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주인공 가오루의 빛나는 청춘이 그러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어야 할 그녀의 인생은, 그러나 항상 즐겁지는 않다. 어린아이의 몸으로 더 이상 자라지 못하는 동생이 눈에 밟히고, 같이 야구경기를 보러 간 애인은 아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달랑 전화 한 통과 우연한 만남 한 번이 있었을 뿐이다. 게다가 가오루는 이상식욕까지 보이고 있다. 그런 자신의 증세에 심각함을 느끼고 일기까지 써보지만 무의식적으로 엄청난 양을 먹어버리는 가오루는 이제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얇은 책이지만 어쩐지 휘리릭 넘겨버릴 수 없다. 그저 한장(障)씩, 천천히 넘기면서 가오루의 마음을 내 마음같이 느꼈다. 가오루의 폭식증을 보면서 예전 내 모습을 생각하기도 했다. 처음 집을 떠나 멀리 공부하러 갔을 때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았던 그 허기를. 나처럼 가오루도 외롭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리라. 확신할 수 없는 연인의 마음과 더 이상 자라지 못하는 동생에 대한 연민과 평범하게 지나가 버리는 생활들. 일본의 연애소설이 대부분 그러하듯 담담한 문체 속에서 어느 때이고 흥분하지 않는 침착한 가오루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녀의 폭식증은 어쩌면 그런 모든 것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자신의 가장 아름다울 젊음 속에서 뭔가를 찾고 싶어하는 그녀의 욕망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분홍색의 깜찍한 표지는 마치 역설의 증거인 것만 같다.

 

오가와 요코의 초기작이어서 그런지 휴대폰도 등장하지 않는 소설은, 그러나 참 좋았다.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익숙함과 담담하지만 아련한 슬픔이 느껴지는 마음과, 거세게 휘몰아치는 폭식증.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생활을 평범하게 그리지 않는 그녀의 묘사가 좋았지만 다만 한 가지. 떠나는 애인의 마지막 편지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결국 떠나는 남자들의 변명은 하나구나'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작가는 가오루가 안고 있는 모든 시련과 아픔이 언젠가는 달콤하게 느껴지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그런 남자의 이별의 편지라도 어느 날, 가오루가 기억하는 찬란한 젊음 안에서 달콤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그녀가 먼 훗날 아름답게 추억할 그녀만의 슈거타임으로 말이다.

 비록 낙담과 괴로움에서 싹튼 우억일지라도, 지금은 모든 것이 달콤한 맛을 띠고 있다. 그 사실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p155
당시에는 너무나 아프고 고통스럽게 느껴졌던 일들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듯 느껴지는 것처럼, 나중에 나의 인생을 무심히 되돌아보았을 때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을 슈거타임이 넘쳐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y********j 2008.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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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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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프렌치토스터 4조각, 셀러리 샐러드 간장 드레싱, 시금치 코코트, 소카 센베이 5개, 낫토와 참깨 스파게티, 도넛 7개.... 다쓰고 나면 한 번 더 처음부터 읽으면서 그날 하루를 돌이켜본다. 돌이켜본다해도 생각나는 것은 입으로 들어갔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식물들 뿐이다.  p9   원인불명의 식욕에 시달리는 가오루는 먹었던 먹은 모든 음식을 기록하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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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프렌치토스터 4조각, 셀러리 샐러드 간장 드레싱, 시금치 코코트, 소카 센베이 5개, 낫토와 참깨 스파게티, 도넛 7개....

다쓰고 나면 한 번 더 처음부터 읽으면서 그날 하루를 돌이켜본다. 돌이켜본다해도 생각나는 것은 입으로 들어갔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식물들 뿐이다.  p9

 

원인불명의 식욕에 시달리는 가오루는 먹었던 먹은 모든 음식을 기록하는 일기는 쓰는 중이다. 그녀는 그녀의 식욕에 나사가 풀려버린 시기를 호텔아르바이트와 동생의 이사 무렵에서 찾는데..책은 그녀의 친구와 동생 그리고 애인을 둘러싼 일상의 기록을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계속되는 식욕의 증가와 불면의 밤들.

호르몬의 이상으로 더이상 자라지 않는 동생과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랑 유학을 떠난다고 밝히는 애인, 그리고 그 여자를 찾아 조용히 지켜보는 그녀. 

결국, 그와의 이별을 절감하고 난 후 그녀는 음식에 대한 욕망을 버릴 수 있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완전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자신의 이상식욕을 혐오하면서도 그를 끊지 못하는 가오루, 관계에 대한 욕망이 없는 요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닌 영원한 소년으로 살 것만 같은 고헤이...

 

"우리들의 슈거 타임에도 끝이 있다는 거구나."

"설탕 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워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러나 너무 독점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부서기지 쉬워서 더욱 아름답고 소중한 시기. 청춘의 시기가 바로 그런 것일까? 온통 단맛을 내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지만 그 때 우리는 그것이 슈거타임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제대로 맛보기 전에 이러한 시간을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 버린다.

그리고 뒤돌아 생각했을 때 남겨지는 아쉬움으로 가득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서 조그마한 나이테를 더해가는 것일까?

 

새벽의 탱탱한 공기, 투명한 고요와 덧없는 달빛처럼 읽고 난 후에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 든다. 나의 슈거타임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기억때문일까? 당신과 나의 슈거타임은 진정 달콤했을까?

 

t***6 2008.04.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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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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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제목 '슈거타임'이다. 그러나 내용은 제목처럼 달콤하지는 않은것 같다.어떠한 일로 인하여 아무런 제한없이 먹게되는 이야기이다.이 소설의 시작 제목은 기묘한 일기이다. 가오르가 하루종일 먹은 것을 적는 일기였다.우연히 아르바이트하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모든 것을 먹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왜 이런 버릇이 생겼는지 가오루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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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제목 '슈거타임'이다. 그러나 내용은 제목처럼 달콤하지는 않은것 같다.
어떠한 일로 인하여 아무런 제한없이 먹게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시작 제목은 기묘한 일기이다. 가오르가 하루종일 먹은 것을 적는 일기였다.
우연히 아르바이트하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모든 것을 먹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왜 이런 버릇이 생겼는지 가오루는 잘 모른다.
또 남자친구 요시다와 같이 잠을 자도 두사람은 정말 손잡고 잠만 잔다. 요시다 후배가 너무 이상하다고 정신병원을 소개해줘서 두사람은 정신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항상 똑같다.
또 가오르에게는 동생 고헤이가 있다. 고헤이는 새엄마의 아이로서 다른 사람들보다 작은 아이이다. 고헤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엄마와 아빠는 여러가지 치료를 해보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엄마는 포기하지를 않고 어디에서 새로운 치료방법이 나왔다고 하면
고헤이를 치료해보겠다는 신념으로 따라하고 검사를 받아보려한다.
그럼 고헤이와 나는 아무런 반대도 없이 엄마의 요구를 들어준다.
이러한 모든 상황이 가오르에게는 많은 음식을 먹을수 밖에 없는 여건을 만들어주게 된다.
이렇게 먹는 것을 남자친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친구 마유코에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마유코는 친구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같이 가오르가 먹는 모든것을 먹어보지만 나중에는 포기하게 된다. 그러면서 친구의 이러한 상황에 마음아파 한다.
그러던중 요시다의 이별통보에 마음을 아퍼하는 가오루.....
이러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야기이다. 제목은 달콤하지만 내용은 가오루의 마음아픈 이야기이다. 가오루의 증상은 거식증도 아닌 다른 병명인것이다.
이렇게 모든 일에 나도 모르는 심리적 변화이기에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한밤중에 잠도 안오고 파운드케잌이 먹고 싶어 파운드케익을 만드는 가오루이다.
나도 먹는것을 많이 즐겨서 다이어트와 친구를 할수 없지만 이러한 병적으로 먹는다면 정말
많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책을 보면서 정상적으로 먹을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e*******8 2010.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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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일기가 시작되다 - 슈거타임 : 오가와 요코
"달콤한 일기가 시작되다 - 슈거타임 : 오가와 요코" 내용보기
가끔씩 ’배에 벌레가 있나?’ ’아놔.. 회충약을 먹어야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식욕이 억제가 안되는 기간이 있다. 그럴때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때가 대부분인데.. 한번 그런 기간이 오면 진짜 자다가도 배가 고파서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책 속 주인공 평범한 대학생 가오루의 상황에 대공감했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진 그 기분. 그건 참 괴로운거다-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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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배에 벌레가 있나?’ ’아놔.. 회충약을 먹어야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식욕이 억제가 안되는 기간이 있다. 그럴때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때가 대부분인데.. 한번 그런 기간이 오면 진짜 자다가도 배가 고파서 벌떡벌떡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책 속 주인공 평범한 대학생 가오루의 상황에 대공감했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진 그 기분. 그건 참 괴로운거다- 먹어도 배가 안부르니 계속 먹게되고 계속 먹으면 주위에서 이상하게 쳐다본다. 그러면 그런 시선에 스트레스 받아서 또 먹고. 무한 반복이다. 그렇다면 책 속 주인공 가오루에게는 무슨 스트레스가 존재했던걸까?

표지만 봐도. 얼마나 달달한가..............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오루가 먹었던 음식을 상상하고 말았다. 그리고 퍼덕퍼덕 몸부림- 그녀는 자신의 엄청난 식욕이 이상하다는 판단에 스스로 하루동안 먹은 음식목록의 일기를 적기 시작하는데. 실로 엄청났다- 그리고 그 목록을 보면서 난 계속 몸부림쳤다. 밤에는 이 책을 읽지 말았어야 했는데.......하아...(후회중)

가오루는 참 침착하다. 읽는 내내 내가 답답할 정도로 차분하고 침착한 여자이다. 심지어 자신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유학을 간다는데도 침착하다. 그녀의 성격에 ’대단하네’라고 혀를 내두르고- 그녀가 헤어지자 말하는 내용이 든 남자친구의 편지를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마트에서 읽을때 ’역시 대단해’라고 다시한번 감탄했다. 그녀는 사실 침착하지 않았던것이다. 자신이 가장 안정할 수 있고 편안하게 느끼는 마트까지 가서 편지를 읽은 것은- 많은 상처를 받을까봐 두려워서 본능적으로 피한 것이니깐.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그녀가 남동생에게 갖는 감정이었다. 키가 자라지 않는 병에 걸린 남동생. 게다가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남동생과의 감정묘사는 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처음 그녀의 독백부분에서 ’설마 이여자? 남동생을?..’이라고 생각하게 할만큼말이다. 하지만 차츰 그런것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민이었을까?... 안타까움에 그냥 갖게 되는 그런 감정?... 가오루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정작 그녀에게 물어보더라도 그녀 또한 자신의 감정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오가와 요코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하아- 이거 마음에 드는 작가 등장이다. 섬세한 감정 표현이 내 심장을 마구 뛰게했다. 다음 기회에 오기와 요코의 책을 모두 읽어보리라!


사진 속 케익들을 보라. 아 저 얼마나 달콤한 것들인가ㅠㅠ(군침) 저 환상적인 케익들 처럼 사람들의 인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순간을 맛본다. 하지만 데코된 장식 하나라도 떨어지면 마음이 참 아프다.
그런 비슷비슷한 맥락에서 책의 마지막 대사에 마음을 적시게 되었다.

" 설탕 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어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러나 너무 독점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란 그런 종류의 것 아닐까?"
                                      - P186...


그리고
나는 지금이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저는 내일 당장 치즈케익을 사러 갈겁니다요...
책의 영향이란ㅠㅠㅠㅠㅠㅠ
m******y 2010.0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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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알게 된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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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가오루는 얼마전부터 식욕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레 식욕이라는 것이 불쑥 자리를 잡더니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평소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먹고, 먹으면서 안정을 찾는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성불구자고 동생은 키가 자라지 않는 병에 걸려서 어린 시절의 키 그대로 성인이 되었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주위 환경쯤은 그닥 그녀에게 문제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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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가오루는 얼마전부터 식욕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레 식욕이라는 것이 불쑥 자리를 잡더니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평소라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먹고, 먹으면서 안정을 찾는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성불구자고 동생은 키가 자라지 않는 병에 걸려서 어린 시절의 키 그대로 성인이 되었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주위 환경쯤은 그닥 그녀에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런 환경에 불만을 갖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레포트를 쓰고 시험을 보고 친구를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으로의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그녀에게 급작스런 식욕이 만들어지게 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추측할 뿐이다. 왜냐하면 이야기 속에서 그 식욕의 원인을 콕 짚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 가오루의 성격처럼 이야기도 담담하게 흘러갈 뿐이다.

 

그녀의 성불구자 남자친구는 갑작스레 연락을 끊더니 어떤 여자와 함께 러시아로 떠난다는 편지를 남긴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오루는 그저 담담하다. 흥분하고 열이 받아 폭발을 열 번도 더 할 상황에서 그를 원망하지도 않고 그냥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 하는 식으로 그친다.

 

가오루의 키 작은 남동생은 사실 새 엄마가 데려온 아이인데 둘은 어릴 때 부터 사이가 좋아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동생의 병 때문에 어릴 때 부터 커져온 동생에 대한 염려가 무의식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키 작은 남자를 보면 동생이 떠올라 애틋한 마음이 든다. 그런 감정들이 가오루로 하여금 이성에 대해 가지게 되는 감정을 헷갈리게 한 것은 아니었을지. 단순히 애틋한 마음을 이성에 대한 설렘 혹은 사랑의 감정으로 착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결국 그렇게 가오루는 자신의 감정을 안으로 쌓고 또 쌓아서 자신도 자신이 그렇게 감정을 쌓기만 하는 줄도 모른채 그것이 과한 식욕으로 분출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담담하기만 일상은 얼핏 아무런 갈등도 고민도 없어보여 마치 평화롭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사실 한 사람의 마음 속은 복잡 다단하여 겉만 보곤 판단하기 어렵다. 이토록 어디서부터 얽혀있는지도 모르는 것들을 대면하고 당황하고 힘들어 하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 역시 때때로 내 마음 속의 고민과 불안, 불편한 감정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잊어보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고 매일 매일 혹여 내가 그 감정을 잊어버리기라도 할까봐 나타나서 자신의 존재를 꼭 상기시키고 가버린다. 처음엔 무턱대고 피하고 싶기도 했고, 쿨한 척 '이런 감정쯤 아무렇지도 않아' 하고 우겨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가 그 무언지 모르는 문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시작하면서 그 얽힘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이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내 안의 소리에 귀 귀울이다보면 나 스스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것을 찾는 방법은 결국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고 한 번 부딪힐 때마다 얻어지는 경험과 감정들을 통해 점점 나에 대해 잘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슈거타임의 마지막에 가오루의 친구 마유코가 말했다.

 

"설탕 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워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러나 너무 독점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186P)

 

청춘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루어 놓은 것보다 이루어야 할 것이 더 많고 그러기 위해선 수 없이 부서지고 깨져야 하고, 자신의 발전 혹은 변화 없이 영원히 달콤한 시간만 유지하려는 건 결국 위험하고 자신에게도 아픔으로 다가온다는 것.

 

그렇다. 청춘은 마음껏 깨지고 부서지고 그런 것이다.

청춘은 달콤함만 누릴려 해서도 안되고 그 달콤함을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 거다. 이토록 청춘이 보여주는 것들은 달콤함과는 거리가 먼데, '슈거타임'이라고 불리다니.

 

하지만 다들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슈거타임인지는. 청춘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s****7 2009.03.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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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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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맛있는 책이다. 물론 내용도 맛있다. 내용이 맛있다는 표현이 맞는지 잘 모르겟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나의 식욕이 대단했으니 내용도 맛있었다고 표현하고싶다. 재밌었다기 보다는 그냥 내 혀가 즐거웠다고나 할까...   소설을 읽으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된 느낌을 갖는다. 이 책 슈거타임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마치 소설속의 그녀라도 된 양 마구 먹어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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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맛있는 책이다. 물론 내용도 맛있다. 내용이 맛있다는 표현이 맞는지 잘 모르겟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나의 식욕이 대단했으니 내용도 맛있었다고 표현하고싶다. 재밌었다기 보다는 그냥 내 혀가 즐거웠다고나 할까...

 

소설을 읽으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된 느낌을 갖는다. 이 책 슈거타임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마치 소설속의 그녀라도 된 양 마구 먹어댔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저자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했다. 내가 정확히 알아낸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내 느낌은 이렇다. 일단 많이 먹으니까 행복했다. 공허함이 채워지고 걱정들이 사라졌다. 마냥 행복했다. 아마도 저자는 외로움이라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시도 그렇지만 소설도 마찬가지로 읽고 나름 느낌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내가 생각한 저자의 의도가 틀려도 뭐 괜찮지 싶다.

 

달콤함, 사랑, 설레임... 이 예쁜 말들을 들어본게 얼마만일까? 너무 일에 치여서 생존경쟁에 치여서 내 입술에선 이미 잊어버린 말들이었다. 아름다웠던 문학소년시절, 시와 사랑에 빠져 예쁜것들만 보고싶어 했던 그 시절이 정말 내게도 있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나는 치열한 생존경쟁속에서 살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어쩌면 사랑이라는 말은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는 힘들었으니까 충분한 핑계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그렇지 나 너무 많이 변했다. 그래도 가끔은 사치에 빠져봐도 괜찮지 않을까? 달콤한 책을 읽는 시간동안만이라도 나는 사치스러워지고 싶다. 아니, 이제 가끔은 사치를 부릴 줄도 알아야 겠다.

 

아직 일본소설에 적응이 덜 되서일까? 책을 다 읽고 '음... 무슨 내용이었더라?' 라고 나에게 질문하는 내 모습이 이젠 익숙하다. 일본소설만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직 내게 익숙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 내가 즐거웠고 행복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었다는 의미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된다. 부담스럽지도 않은 내용이었고, 뭐라 간추리긴 어렵지만 재미도 나름 있었던 책이었다. 다만 내가 소설 리뷰를 쓰는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 달콤한 내용을 어떻게 리뷰로 남겨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렇게 나는 소설이라는 장르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다.

n****7 2008.05.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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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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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슈거와 표지의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들을 보고 집어든 책이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오로지 책의 디자인과 제목만으로 고른 책인데 알고 보니 여러 문학상 수상을 비롯해 해외 까지 책을 출간한 일본의 유명 여성 작가의 책이었다. 이런 사실들로 책을 잘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가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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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슈거와 표지의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들을 보고 집어든 책이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오로지 책의 디자인과 제목만으로 고른 책인데 알고 보니 여러 문학상 수상을 비롯해 해외 까지 책을 출간한 일본의 유명 여성 작가의 책이었다.

이런 사실들로 책을 잘 골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의 가오루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다. 그녀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식욕이 엄청난 상태에 빠져있고, 그로 인해 매일 밤 자기 전 하루 동안 먹은 음식들을 기록하는 기묘한 일기를 적는다.

그러면서 왜 이런 엄청난 식욕이 생겨났는지 생각한다. 동생 고헤이가 근처 교회로 이사를 와서 인지 아니면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덕분에 음식에 많이 노출 돼서인지 모른다.

 

아무래도 식욕이라는 것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마음이 무엇인가로 인해 허전해서 음식으로 채우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키가 크지 않는 병에 걸려 자그마한 체구의 동생이 늘 신경 쓰이거나, 평소 남자친구 요시다가 신경 쓰였는데 야구 관람 약속을 어기고도 그 때 일에 대해 사과도 변명도 하지 않고, 침묵하다가 결국은 떠나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하다가 어느새 남은 음식들을 정리하고 고헤이와 상처 받지 않는 식사를 마지막으로 포만감을 느끼니 더 이상 쓸데 없는 생각도 나지 않고 평온해졌다. 그렇게 그 식사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일기장을 없애 버렸다.

 

아마도 가오루는 기묘한 식욕 상태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설탕 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워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러나 너무 독점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하고 말하던 마유코의 말처럼 가오루의 기묘한 식욕 상태도 끝나 버린 것 같다. 그녀는 그 기묘한 상태를 잘 떨쳐 버린 것 같다.

 

 

e****4 2015.07.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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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청춘 = 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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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요코의 글은 가끔 끌림이 있을때 들여보곤한다.   대학 4학년생인 가오루의 벚꽃피는 봄의 캠퍼스를 배경으로 항상 곁에 있어줄것같던 남자친구, 늘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고민까지 끌어안아주는 단짝 여자친구까지 그만그만한 순탄한 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아무 원인도 모른채 찾아온 과식증 잠이 들기 직전까지 그날 하루 그녀가 먹었던걸 죄다 일기에 빠짐없이 기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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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요코의 글은 가끔 끌림이 있을때 들여보곤한다.

 

대학 4학년생인 가오루의 벚꽃피는 봄의 캠퍼스를 배경으로

항상 곁에 있어줄것같던 남자친구, 늘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고민까지 끌어안아주는 단짝 여자친구까지 그만그만한

순탄한 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아무 원인도 모른채 찾아온 과식증

잠이 들기 직전까지 그날 하루 그녀가 먹었던걸 죄다 일기에 빠짐없이

기록하고 잠드는 생활의 반복.

그러면서 단 1킬로그램도 불지않은 체중 (아 부러워라)

 

그냥 오가와 요코의 글은 어떤 특별한 사건도 엄청난 소재를 부여하지 않고도

읽는 나로 하여금 궁금증을 일으키고 반이 넘게 읽어지면 내가 꼭 소설속

주인공이 된것마냥 몰입이 된다는 사실에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의 문체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오래전에 완벽한 병실이라는 그녀의 중편을 읽었을때도 지금과 같은 기분이었다.

뭔가 투명한 공기가 붕붕 떠다니는 것같다고 할까...

 

 

YES마니아 : 골드 w*****7 2010.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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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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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의 책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은 이래로는 <슈거타임>이 처음이다. 노박사와 소년의 우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으면서 가슴 한켠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했었지만, 이상하게 다른 책을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은채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야 이 책을 손에 잡게 되었다. 이 책이 일본에서 처음 출판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20여년전.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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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의 책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은 이래로는 <슈거타임>이 처음이다. 노박사와 소년의 우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으면서 가슴 한켠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했었지만, 이상하게 다른 책을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은채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야 이 책을 손에 잡게 되었다.

이 책이 일본에서 처음 출판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20여년전. 꽤나 오래전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 초판 발행된 것이 2003년이고 이 두 작품 사이에도 10년이상이란 시간이 있으니, 작품 성향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랄까.....

<슈거타임>은 제목도 그렇지만 표지도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달콤하다. 표지 디자인은 우리나라에서 한 것이니 책 제목에 맞춰 그리 제작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책 내용은 그리 달콤하지는 않다. 달콤한 건 이미지뿐이랄까. 오히려 전반적으로 쓸쓸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주인공 가오루는 대학 4년생. 그녀는 3주전부터 기묘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신이 먹어 치우는 음식에 대한 일기. 그러나 그것은 다이어트를 위한 일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도 이상하게 늘어버린 식욕에 대해 기묘함을 느끼고 쓰게 된 일기다. 그렇다면 그 현상은 왜, 어떤 이유로 시작되게 된 것일까. 몸무게는 단 1g도 늘지 않았지만 식욕은 계속 늘고 있다.

가오루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자 친구를 사귄다. 일상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렇다면 왜?? 가오루는 근래 자신의 주변에서 생긴 일들을 되새기며 이유가 될만한 걸 찾아 보지만 크게 납득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로열 아이스크림과 동생이 이사 오게 된 것.. 정도로 납득을 해 버린다.

책을 읽으면서 가오루란 인물 자체에 관심이 쏠렸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지만, 속사정은 아무도 몰랐다. 아니 몰라줬다고나 할까,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아버지의 재혼, 새어머니, 의붓동생. 아마도 그때부터 가오루는 자신의 주변에 담을 쌓기 시작했을지도 모르?다. 게다가 평범하지 않은 동생. 그랬다. 동생은 키가 자라지 않는 병을 앓고 있었다.

남자 친구와도 뜨거운 연애라기 보다는 플라토닉한 사랑을 해왔다. 사실 그 또래의 청춘남녀라면 지구를 다 태워버릴 정도의 뜨거운 연애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 두사람은 어찌보면 미적지근한 연애를 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끝나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연애.

사실 그런 연애 방식이란 존재할 수도 있어하고 납득해 버리기도 쉽지만, 남자 친구였던 요시다가 사고로 만난 여자와 함께 러시아의 연구소로 떠나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두사람의 연애는 과연 무엇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가오루의 반응에도 의문이 생긴다. 그녀는 요시다에게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음식을 보면 먹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지 못하면서도 음식 자체에 대해서는 사랑스러운 느낌을 갖지 못한다. 남자 친구가 있으면서도 그와의 관계에서는 사랑스러움을 찾지 못한다. 너무나도 담담해서 가오루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지 그 자체가 의문스러울 정도다.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참고 참고 삭여 왔던 가오루의 감정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어떤 것에도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린 건 아닐까. 그리하여 그것이 이상 식욕과 남자 친구의 배신과 이별에도 눈물 한 방울 조차 흘리지 않게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닐까.

전체적으로 너무 담담한 이야기 흐름에 건조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뒤에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청춘이란 눈부심만을 달콤함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로는 슬픔도 절망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후에 남겨진 것은 빈껍데기가 아니라 낡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껍데기로 무장한 또하나의 내가 있다. 그것도 속이 꽉 찬, 잘 여문...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가는 게 아닐까. 


y*****5 2010.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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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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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선샤인마켓이 단순한 마켓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식욕이 이상해진 후, 나는 선샤인마켓이 특별히 아름다운 마켓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먼저 밤의 조명이 선명했다. 그저 화려하게 반짝거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격조 높은 빛을 뿌리고 있다. 나는 도로 맨 끝에서도 선샤인마켓의 불빛을 찾을 수가 있다. 그리고 진열대의 물건이 언제나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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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선샤인마켓이 단순한 마켓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식욕이 이상해진 후, 나는 선샤인마켓이 특별히 아름다운 마켓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먼저 밤의 조명이 선명했다. 그저 화려하게 반짝거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격조 높은 빛을 뿌리고 있다.

나는 도로 맨 끝에서도 선샤인마켓의 불빛을 찾을 수가 있다.

그리고 진열대의 물건이 언제나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통조림이며 우유며 생선이며 야채 같은 식료품도 손님이 제일 앞의 물건을 집으면 재빨리 보충된다.

가게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서면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그 진열대의 완벽함에 압도된다.

선샤인 마켓의 상품들은 움찔할 정도로 의젓한 시선을 내게 던진다.

절대 강요하는 법 없이, 말끔하게 정렬되어 허리를 곧게 편 그 시선을 나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다. <p.47~48>

 

음식재료를 사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번씩 마트를 들리면서도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필요한 것만 골라 재빨리 계산하고 나가고싶단 생각뿐이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그토록 내가 뻔질나게 들락거린 마트가 새롭게 보이니 아니러니하다.

하지만 주인공 가오루에게 마켓은 특별하다. 오직하면 '선샤인마켓 안에서 식사하고 자고 생각하고 웃고 외로워하고 싶다.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라고 당당히 얘기하겠는가 -

오가와 요코의 슈거타임은 3주전부터 식욕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어느 정도 예사롭지 않은가를 확인하기 위해 먹은 것을 목록으로 만드는 기묘한 일기를 쓰는 가오루의 이상하면서도 평범하고 그래서 예사롭지 않은 일상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이야기다.

달콤한 제목과 다르게 조금은 쓸쓸한 느낌이 강한데 원인 불명의 식욕증세에 매번 먹을것만 생각하는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 ?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겨 더이상 크지 못하는 병에 걸린 남동생 고헤이의 쓸쓸하고 조용한 눈빛 ? 언제까지고 고헤이의 '몸'을 포기하지 못하고 별별 방법을 동원해 치료해주고픈 엄마의 마음? 그것도 아니면 치료를 위채 찾은 병원에서 가련해서 눈물이 날 것 같고 서로가 서로에게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 '그녀'를 만나 그녀와 함께 러시아에 유학간다는 요시다씨 때문일까나 ?

 

"설탕 과자처럼 부서지기 쉬워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러나 너무 독점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p.186>

 

찬란하게 빛나는 젊은날. 언제나 시작만 존재하고 끝이란게 없을 것 같은 그런 시간 -

책 속 주인공들처럼 느끼지 못하는 데 아주 능숙했던 그 시간들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데서 오는 쓸쓸함이려나?

읽다보면 그 미묘한 느낌의 차이를 알 수 있을 듯 ~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시간이 사락사락 귓가에서 쏟아져 내리고, 나만 어둠 속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밤이다.

자려고 하면 할수록 시간이 지나는 소리가 선명해져 나를 잠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런 밤은 어둠 속에서 여러 가지 것이 보인다. 커튼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가녀린 달빛이며, 허공을 떠도는 어둠의 입자며, 부예진 시트의 흰색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 것을 보고 있으면 머리가 점점 맑아지고 손가락 끝이 선뜩해진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잔 적이 있긴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는 것을 포기해 버리면 마음이 조금 느긋해진다.

침대에서 뻗쳐 어둠 속에서 손톱 모양을 하나하나 확인하기도 하고, 창에 비친 바깥 세계의 빛이 변해 가는 모습을 즐기기도 한다.

 

잔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문체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h****0 2010.05.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