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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바다를 헤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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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한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좀 무서운 제목의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글쓰기에 있어서는 이 말이 진리인 듯하다. 사실 진리라는 건 알고 보면 대개는 실망스럽다. 별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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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한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좀 무서운 제목의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글쓰기에 있어서는 이 말이 진리인 듯하다. 사실 진리라는 건 알고 보면 대개는 실망스럽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멋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작가들이 쓴 글쓰기에 관한 책은 비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양윤옥 역, 웅진지식하우스)의 저자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소설가다. 사요나라 갱들이여, 겐지와 겐이치로,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등 특유의 상상력과 엉뚱한 유머로 재미있는 소설을 쓰는 작가다. 이런 작가가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해 글쓰기 책을 썼다니 솔깃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 속 소설가들처럼 신들린 듯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리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읽어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글쓰기는 제쳐놓고 저자가 쓴 다른 소설들을 들춰보고 싶은 생각이 정도이다. 여느 글쓰기법을 알려주는 책들처럼 해야할 것들을 나열한다든지 하지말아야 할 것들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조건 글부터 써보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저자는 왜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을 하기전에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먼저 던진다. 실제로 모교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소설쓰기 수업을 하는 부분은, 문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인에 대한 저자의 인간적이고도 따뜻한 배려가 잘 드러나 있어 읽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우리가 왜 글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대신한다.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인간이 되는 건(이따금 정말 그런지 아닌지 미심쩍은 경우가 있다고는 해도) 가능합니다. (중략)

정말로 무언가를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라도 그 무언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라도 일단 무언가를 해본다는 게 아닐까요.

 

8개의 레슨과 그 속에서 20개의 미션이 주어지는 강의 형식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시작부터 단계별로 글감을 준비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차근차근 써내려가도록 가르쳐주는 보통의 글쓰기 강의와는 사뭇 다르다. 20개의 미션 가운데 19까지가 글을 쓰지 않고 참는 법과 또 참는 동안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의 묘미는 그가 실천편에서 가장 긴 부분을 할애한 소설과 노는대목이다. 예로 제시된 소설 중에는 다양한 글이 있다. 유명한 글, 훌륭한 글, 생소한 글, 놀라운 글, 때로는 이 책에서 소개되지 않았으면 결코 대면할 일이 없었을 것 같은 글도 있다. 아름답고 우아한 글뿐만 아니라 다소 이상하고 어색한 글도 외면하지 말고 그 속에서 문학이라는 것의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을 때 비로소 글을 쓸 준비가 된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글쓰기는 우리네 인생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쓰려고 하면 힘들고 괴롭지만, 쓰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행복하지 않은가. 글쓰기의 망망대해에서 잠시 표류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s*****r 2014.04.24. 신고 공감 1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마음껏, 즐겁게, 즐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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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당신에게 있어 어떤 의미입니까? 우선, 그것부터 알아보기로 하지요. 어떤 사람에겐 고상한 취미, 또 어떤 사람에게 시간을 때우는 수단, 또 어떤 사람에겐 살아가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요. 저에겐, 그 모든 이유가 소설을 접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소설을 내보이며 고상한 취미를 가졌다고도 말하고, 또 어떤 이에겐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를 (침튀기며) 백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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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당신에게 있어 어떤 의미입니까? 우선, 그것부터 알아보기로 하지요.

어떤 사람에겐 고상한 취미, 또 어떤 사람에게 시간을 때우는 수단, 또 어떤 사람에겐 살아가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요. 저에겐, 그 모든 이유가 소설을 접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소설을 내보이며 고상한 취미를 가졌다고도 말하고, 또 어떤 이에겐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를 (침튀기며) 백가지나 말할 정도로 소설사랑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뭐 가끔은,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지루할때 시간을 때우기도 합니다만.

 

미친듯이 소설을 읽다보니 이런 욕심이 생기더군요. '아,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멋지게 써보고 싶다~' 그래서 소설작법, 소설쓰기 방법, 등등의 책을 남몰래 사다가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것이 말이지요, 그렇게 쉽게 잡히는 것이 아니더군요. 할 수 있을것만 같았던 '소설쓰기'는 다가갈수록 멀어져만 갔습니다.

 

그때 다카하시 겐이치로 선생님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라...제목이 참 희한하지요? 하지만 이 희한한 제목이 저에겐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소설이 야속하기만 할 때, 다카하시 겐이치로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소설은 흠씬 얻어맞은 개같은 존재라 살금살금 다가가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도망가기 마련이라구요.

 

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런 느낌을 항상 받았거든요. 의욕적으로 다가가면 항상 도망가는 소설. 왜 내 품에 덥석 안기지 않고 항상 도망가는지 궁금했었는데, 소설이란 놈의 정체가, 바로 그런 것이였습니다. 흠씬 얻어맞은 개말이지요.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했습니다. 겐이치로 선생님은 이런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냥 놀아주라구요. 무언가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잘써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즐겁게 놀아보라구요.

 

그때부터, 이 책에서 소설쓰는 방법을 배우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던 내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았습니다. 흠씬 얻어맞은 개와 놀아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지요. 그 다음은 공놀이를 하듯,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이야기에 내 몸을 맡겨보는 것이였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이야기든, 글로 씌여져 있는건 소설이 될 수 있지요. 끔찍하다고해서, 더럽다고 해서, 읽기 싫다고 해서 피한다면, 즐기는게 아닌거겠지요. 날아오는 공이 어떻든간에, 신나고 즐겁게 공을 받아보는 겁니다.

 

그렇게 즐기다보면, 흉내내고 싶은 작가가 생길거고 그럼 그때, 막 말을 배우는 아기처럼 흉내내보는 겁니다. 그렇게 흉내내다보면, 자신만의 언어가 생길겁니다. 엄마아빠의 습성을 가지고 있는 여럿 아이들처럼 말이지요. 아, 이제 소설쓰기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생깁니다. 자신감이 생겼다면? 그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는 겁니다. 물론, 조금의 즐거운 거짓말을 섞어서 말이지요.

 

소설을 쓴다는건, 즐거운 일인 동시에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보통일인가요? 흔히 창작의 고통이라고도 말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카하시 겐이치로 선생님은 저에게 즐거운 창작 교실을 열어주셨습니다. 흔히 상상하는 딱딱한 교실에서가 아닌, 따뜻한 잔디밭에서 말이지요. 펜대만 잡고 죽도록 머리써서 쓰는 글이 아니라 온 몸을 날리고, 온 마음을 다하여 쓰는 그런 글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글 쓰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저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예전에 소설을 사랑하던 그 마음도 되찾았구요.

 

그래서, 다카하시 겐이치로 선생님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제 품에 날아와 안기기를 기다리고 있는 소설을, 이야기거리를, 기다리면서 말이지요.

p******0 2008.04.20.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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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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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라... 처음에는 이 책도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소설중의 하나일까라는 생각을 했다.워낙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라서, 역시 그런 실험적 소설의 하나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하긴, 내가 읽었거나 갖고 있는 그의 작품 중에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라든지 <존 레논 대 화성인>이라든지.. 하는 책은 제목만 봐서는 소설인지, 야구책인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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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라...
처음에는 이 책도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소설중의 하나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워낙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라서, 역시 그런 실험적 소설의 하나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하긴, 내가 읽었거나 갖고 있는 그의 작품 중에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라든지 <존 레논 대 화성인>이라든지.. 하는 책은 제목만 봐서는 소설인지, 야구책인지, 음악책인지, SF소설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부제를 보면 <글 못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교실>이라고 되어 있다.
그럼 대상은 누구?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일까?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의 원제는 一億三千万人のための小説教室.
1억 3천명의 사람을 위한 소설 교실, 즉 모든 사람들을 위한 소설 교실이다. (아마 이 책을 쓸 당시의 일본인구가 그 정도였지 않을까?)
즉 소설을 쓰고 싶어 하고,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도, 소설을 너무 좋아해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유머스러운 표현을 따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소설을 쓰는 방법 뿐만 아니라, 소설을 즐길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다.

살면서 소설가, 시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그런 것이 현실이란 벽에 가로 막혀 ㅡ 재능이 없거나,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거나 등등에 ㅡ 좌절하고 글쓰기를 포기한 사람도 많고, 그저 젊은날의 꿈으로 간직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소설을 쓰고 싶고, 소설가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도 꿔보게 될 것이고,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나처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책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읽을수 있을까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즉, 나처럼 한 권의 소설처럼 이 책을 읽어도 좋고, 이 책의 집필 의도에 맞게 소설 쓰기 첫걸음 교본으로 생각하고 읽어도 좋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실제 소설교실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라든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발췌한 부분이나, 여러 일본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가 되어 있는(사실 작품 설명이라기 보다는 소설을 쓸때 모델로 삼을 만한 작가와 그의 글에 대한 것이다) 부록인 이야기꾼이 되기 위한 북가이드 등이 독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던져 준다는 것이다.

참. 이 책은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책중에서 가장 평이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혹은 평이한 문체로. 그렇다고 해서 그의 독특한 세계관과 사고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비뚜름하고 날카로운 시선이 부드러워졌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읽고서 직접 판단하시길...
y*****5 2009.10.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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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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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아닌 내가 이글의 처음 운을 떼는 지금 이순간도 비슷한 느낌이다. 어쨌든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하얀 원고지가 주는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짧더라도 제대로 된 글 하나를 쓰는데는 무척이나 고통의 시간이 따른다. 그래 바로 그 제대로가 문제인 것이다. 골초인 소설가가 있다면 그는 아마 재떨이 하나를 가득채우고도 원고지 10장을 넘기기가 수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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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아닌 내가 이글의 처음 운을 떼는 지금 이순간도 비슷한 느낌이다. 어쨌든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하얀 원고지가 주는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짧더라도 제대로 된 글 하나를 쓰는데는 무척이나 고통의 시간이 따른다. 그래 바로 그 제대로가 문제인 것이다. 골초인 소설가가 있다면 그는 아마 재떨이 하나를 가득채우고도 원고지 10장을 넘기기가 수월치 않을지 모른다. 사실 원고지 10장이 탄생하기 위해선 열흘 낮밤의 수고가 선행되어야 하리라. 아니 그 글이 자료조사를 거쳐야하는 일이라면 10년인들 긴 시간일까.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자신도 한번 제대로 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책이다. 먼바다 태평양을 가지않아도 연필 한자루로 그 큰, 그 꿈의 상징인 고래를 포획할 수 있다니까. 선배의 모교방문이라는 일본의 한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위해 기획된 원고를 일반 독자들을 위한 글쓰기 방법으로 개편한 이 책은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독특한 글쓰기 어프로치 개론서이다. 언뜻 자질구레한 입문기교들을 기대했다면 실망도 클 것이다. 즉, 플롯작법이나 문체강좌같은 내용은 찾기 어렵다. 저자는 단지 큰 그림을 보여줄 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의 개념위에서 어떻게 첫 문장과 만나고 그 생각을 붙잡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속삭인다.

 

사실 기초편과 실천편으로 나뉜 책의 구성에서 기초편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붙잡는" 과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보통 창작하는 사람들이 이 과정을 *뜸들인다*라는 말로 표현하지 않을까. 저자는 뜸들인 후의 최종 결과물을 다 된 밥이 아니라 붙잡은 것으로 표현했는데 날아오는 공을 붙잡는 상황이 글의 핵심적 아이디어의 포착을 잘 상징하고 있어 보인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은 정말 보기 드문 훌륭한 인용이었다. 사실 실천편의 구성이 다소의 실망감을 안겨주긴 했지만 바로 이 인용때문에 이 책의 모든 단점이 사그라드는 것은 놀라운 효과가 아닐 수 없다.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기억이라는 것은 흠씬 얻어맞은 개같은 것입니다. 성급하게 움직이거나 말을 걸거나 쓰다듬어주려고했다가는 휘익 도망쳐버리거든요. 일단 도망쳐버리면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꼼짝않고 드러누운채 생각난 것을 향해 다정하게 웃음을 건넸습니다. 떠오른 생각을 격려해주자고 마음먹은 겁니다. 그러자 역시 내 가슴에 떠오른 생각은 마음을 푹 놓고 제법 친해져서 한 걸음 한걸음 다가왔습니다. ... 그쯤에서 나는 생각의 목덜미를 꾹 잡아 눌렀습니다. 그렇게 마침내 붙잡았습니다. 목덜미를 말이지요. - 에밀과 탐정들에서"

 

성급하게 쓰다듬다가는 도망쳐버린다라는 말, 생각의 목덜미를 꾹 잡아 눌렀다는 말, 이만치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실천편에서는 어떤 형태의 글쓰기라도 소설로 부를 수 있다는 생각과, 모델링이 될 수있는 작가를 정해 작품에 나오는 구성과 문체를 따라하기, 그리고 철저하게 작중인물 되어보기 등 실제적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소설의 범주에 대해서 그는 대단히 열려있는 입장이었다. 일본의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쇼킹 보고서까지 인용하면서 그는 이책의 보통 독자들에게 또다른 충격요법을 썼고 이 책마저 그가 생각하는 소설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소설가가 되기 전 그의 이력은 차분하게 작가 지망생의 길을 걷는 약간은 소심하고 약간은 되바라진 평범한 이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세계일 수도 있겠다.

 

소설쓰기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난의 과정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그저그런 이야기가 아닌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소설의 카테고리를 다양화시킴으로써 저자는 형식실험에 많은 무게를 두는 듯 보인다. 무샤노코지 사네야쓰의 <점점 더 현명하게>에서의 인용구는 동어반복적인 요소의 사용이 주는 신기한 어울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도 처음에는 노작가의 망령으로 치부할 뻔 한 글이 세상에 나오고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은 마치 현대미술의 미술관에 전시됨으로써 작품성을 획득하는 예술작품개념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닐지.

 

물론 마르셀 뒤샹의 샘물이 단순한 변기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그때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자신만의 안목이기도 했기 때문에. 하지만 내 개인적인 입장에선 형식실험은 단지 부수적이라는 것이다. 상황이나 이야기구성의 비범함을 통해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삶의 진실을 섬광처럼 느끼게 하는 글이라면, 또  일상에서 놓친 사람사이의 그렇고 그런 관계에 녹아있는 뼈아픈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글이라면 감동적인 글쓰기 제대로 된 글쓰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등등 어떤 예술도 그 안에서 보면 형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나 한발짝 물러나서 주변의 예술이나 바깥의 세상사를 돌아보면 그릇은 결과이고 따라오는 것임을 알게 될 것같다.

 

글쓰기는 고통이다. 그러나 생각의 날개를 붙잡는 순간 해방감을 맛보게 하고 마지막 마침표를 누르는 순간 비할 데 없는 성취감을 만끽하게 만드는 밉지만 사랑스러운 우리 모두의 친구이다. 

 

f****e 2008.04.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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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 잡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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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마침표를 보고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웃음이 터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웃음이었다.  하지만 다카하시 겐이치로를 비웃는 게 아니었다.  이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독특한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해, 라는 느낌을 담은 존경과 호기심을 표현하는 웃음이랄까.  이 웃음의 의미는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작품 [연필로 고래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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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마침표를 보고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웃음이 터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웃음이었다.  하지만 다카하시 겐이치로를 비웃는 게 아니었다.  이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독특한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해, 라는 느낌을 담은 존경과 호기심을 표현하는 웃음이랄까.  이 웃음의 의미는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작품 [연필로 고래 잡는 글쓰기]를 읽지 아니한 이는 이해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 웃음이 계속 나오는군.  히히.
 
글쓰기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무엇을 쓰고 싶은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그러나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고뇌하는 마음.  글을 쓰겠다는 진지한 자세.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에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 글쓰기는 어렵고 험난한 길임에 틀림없구나, 나는 좋은 글을 쓸 재목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되는가.  나 역시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해 왔다.  책을 읽은 후 쓰는 글(지금 쓰고 있는 글)도 가끔은 너무나 막막해서 아무것도 쓸 수 없을 때가 있는데, 하물며 소설이나 시 쓰기를 시도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발전은커녕 퇴보하고 있는 부끄러운 글쓰기 실력을 알고 있는 내가 어떻게 나만의 작품을 창작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누구나 쉽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행복한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카하시 겐이치로가 가르쳐 주는 글쓰기 수업에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게 앉아서 웃을 준비만 하면 끝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글쓰기를 시작할 때 어떤 준비도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무엇에 대해 쓸까, 어떻게 전개시켜 나갈까 등은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소설과 놀아주라고 말한다.  그의 말들은 약간은 뜬금없다.  마지막에 가서 좋아하는 작품을 흉내 내라는 말은 당혹스럽기 까지 하다.  그가 글쓰기 수업을 통해 알려주는 20가지는 이렇듯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가 말한 대로 하면 정말 소설을 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건 왜일까.  이상하다.  이상하다.  너무 쉽잖아.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그의 문체를 흉내 내 보려는 시도를 해 보았다.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이 책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이라 어설프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만족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쓰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계속 웃음이 나온다.  하하.
 
첫인상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내 마음 속에 독특하지만 즐거운 사람, 글을 통해 즐거운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는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그가 무조건 좋아질 것만 같다. 
 
 
 
 
 
b******s 2008.04.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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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상의 글쓰기 비법
"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상의 글쓰기 비법" 내용보기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기존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제목부터 살펴보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다. 연필로 고래를 잡자고 한다. 어떻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바로 '상상력'이다. 연필로 고래를 간지럽혀서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한한 상상의 사고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상의 글쓰기 비법" 내용보기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기존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제목부터 살펴보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다. 연필로 고래를 잡자고 한다. 어떻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바로 '상상력'이다. 연필로 고래를 간지럽혀서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한한 상상의 사고를 통해 고래를 잡자는 것이다. 그리고 기왕에 상상력을 발휘해 무언가를 잡을 요량이면 덩치 큰 고래라도 잡을만큼 무모하게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이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은 왜 글을 글쓰기를 두려워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일단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마음껏 상상하며 즐길 것을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정말로 무언가를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라도, '그 무언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라도 일단 무언가를 해본다'라는 게 아닐까요." (31쪽)

 

그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보다 쉽고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소설이란 장르를 직접적으로 선택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아닌 소설을 쓰기 위한 글쓰기를 소개한다. 물론 처음 이 책을 읽다보면 '아니 글쓰기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소설쓰기를 하라는 것이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친절하게 소설을 쓰는 요령을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다양한 예를 들고 있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나도 소설을 쓸 수 있다', '아! 이렇게 글을 쓰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앉게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지만, 막상 무언가를 쓰려고 할 때는 '어떻게 쓸 것인가?'를 놓고 글을 쓰는 두려움 이상으로 고민한다. 특히 그것이 창작에 해당하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엄밀하게 따지면 창작을 제대로 시도해 본 적도 없다. 서른이 넘어서야 슬슬 창작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막연한 생각일 뿐이다. 작가의 '초등학생을 위한 창작교실'에서 작지만 자신의 생각을 종이에 옮겨 적었던 초등학생들이 나보다 더 낫지 않나 싶다. 앞으로 글쓰기를 하면서 보다 더 충분히 생각하고, 상상의 범위를 더 넓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언가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기를 간절히 원한다면 그가 제시한 글쓰기의 비법들을 잘 참조해 성공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없이 몸으로 부딪쳐봐야겠다.

 

by 꽃다지, 2008년 4월 19일

l*******g 2008.04.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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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이치로와 함께하는 고래잡이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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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이치로가 던지는 공은 예측불허다. 시작부터 바람을 가르며 가슴팍에 꽂히기도 하고, 갑자기 느려지며 중간에 멈춰서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독자는 아무리 받을 준비를 해도 가늠이 어려워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다. 분명 마구는 아닌데 공이 멈춰 떠 있을 때, 그럴 때는 그저 허허, 웃으며 다가가 허공에서 공을 떼어내는 수밖에 없다. 이렇듯 예측불허하기에 그의 소설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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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겐이치로가 던지는 공은 예측불허다. 시작부터 바람을 가르며 가슴팍에 꽂히기도 하고, 갑자기 느려지며 중간에 멈춰서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독자는 아무리 받을 준비를 해도 가늠이 어려워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다. 분명 마구는 아닌데 공이 멈춰 떠 있을 때, 그럴 때는 그저 허허, 웃으며 다가가 허공에서 공을 떼어내는 수밖에 없다. 이렇듯 예측불허하기에 그의 소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웅진지식하우스, 2005)는 야구 코너에 놓여 있기도 하고, <존레논 대 화성인>(북스토리, 2007)은 음악 코너나 SF 코너에 꽂혀 있기도 하며, <어덜트>라는 소설은 성인물 코너에서 발견될 때도 있다. 이게 겐이치로 소설의 재미다.


 그런 겐이치로가 진지하게 눈을 반짝이며 이번에는 독자에게 ‘고래를 잡아보라’고 권한다. 고래라고는 동물원의 돌고래 쇼가 고작인 우리에게 고래를 잡아보라고 이야기하니, 고래가 바로 옆에서 애교를 떨고 있을 것처럼 얼마나 달콤하게 들리는가. 금방이라도 고래에게 다가가 고래의 주둥이에 정어리라도 한 마리 넣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라. 고래잡이가 생계인 어떤 부족은 나무배를 타고 나가 목숨을 걸고 고래의 가슴에 정통으로 작살을 꽂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라. 이게 쉽겠는가?


 ‘고래를 잡는’ 일은 ‘소설을 쓰는’ 일과 같다. 겐이치로는 몇 가지 규칙만 지킨다면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맞춤법도 엉망이고 비문을 양산하기 일쑤인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고, 세파에 찌들어 소설 근처에도 안 갈 것 같은 옆집 배불뚝이 아저씨도 만들 수 있고, 또 늘 꿈꾸지만 글 쓰는 일이 두려워 늘 움츠러드는 당신! 당신도 쓸 수 있다.


 일반적인 글쓰기 작법에 목이 마른 사람이라면 과감히 패스해도 좋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요새 대학에서 그런 강좌를 무지하게 해준다고 하니 그 쪽으로 문의해보는 편이 빠르겠다. 삶도 소설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한 인간이 눈을 반짝이며 소설을 써보라고 권하는데, 전반적인 작문능력 향상을 기대하며 평범하게 이 책을 잡았다면, 그는 당황하며 “엇, 미안!” 이라고 이야기할 지도. 참, 그런데 무심코 잡은 책이 삶 전체를 바꾸는 경우도 있으니, 읽을 지 말 지 잠시 생각은 해 보는 것이 좋겠다. 


1. 기다리라.

 ‘고래를 잡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고래 가슴에 작살을 꽂고 싶어도 고래가 어디를 헤엄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면 말짱 꽝이다. 눈을 부릅뜨고 고래의 동선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직 절대로 작살을 던지지 마라. 고래를 붙잡기 위해 암흑 속에서 눈을 뜨고, 침묵 속에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날아오는 공을 잡아내는 일과도 같다. 


2. 공을 붙잡아라.

 그렇다면, 고래를, 공을 잡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단련이 필요하다. 이야기는 쓰는 것이 아니라 붙잡는 것이므로, 이를 붙잡기 위해 나는 그저 ‘놀아주기’만 하면 된다. 소설이, 고래가, 공이 옆에 오면 살살 놀아주고, 즐기며 어울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 강속구가 날아와도 절대로 눈을 감지 말고 즐겁게 공을 붙잡으러 간다면 당신은 어떤 공이 날아와도 그 공을 유연하게 잡을 수 있다.


3. 이제는 쳐도 좋다.

 배트를 잡는다. 그리고 당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공을 치면 된다. 변화구도 좋고, 강속구도 좋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그것을 온전히 칠 수 있는가이다. ‘치다’라는 말은 누군가를 흉내낸다는 말과 통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단계다. 이 때, 공을 단순히 치는 것이 아니라 공을 쳐서 잘게 부수는 것이다. 날아오는 공들을 온전히 쳐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잘게 부서진 공의 잔해들은 내 것으로, 자양분으로 흡수된다. 


4. 너를 보여줘.

 숨어서 이렇게 저렇게 입방아만 찧고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보일 때가 되었다. 자전적 소설을 쓰는 수많은 작가들을 봐 왔지만, 우리는 그를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라. 다만, 이를 변용시키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쉽지 않은가? 즐거운 거짓말을 첨가해 넣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세계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이야기’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 책은 ‘이야기’에 관한 책이므로 이 책을 단순히 소설쓰기 독본 정도에만 국한시킨다면 이는 좀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야기’속에 살고 있으므로, 이 책은 우리네 삶에 관한 이야기이며, 놓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이야기’ 대신, 우리네 삶의 몇몇 단어를 넣고 읊조려 봐도 신기하게 말이 되는 기특한 책이다. 또 어떤 공이 날아와도 붙잡을 수 있는 ‘의연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 세상이 두려운 겁쟁이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뛰어들어 쉬운 공부터 받는 연습을 해도 좋다. 부탁이니 눈은 감지 말고!

 

w*******r 2008.04.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연필로 고래 뿐 아니라 무언들 못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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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모양으로 글을 써왔지만 한번도 글쓰기에 대한 책은 본 적이 없었다. 그말은 글쓰기에 대해 지금껏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다는 말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부터 표지부터 촉감부터,, 모든 것이 나를 한없이 사로잡는 책이 되었다. 그래서 읽어야 할 모든 책들을 제쳐두고 이 책을 제일 먼저 집어들었다. 왜 그랬을까...!!   첫번째, 글쓰기에 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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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모양으로 글을 써왔지만 한번도 글쓰기에 대한 책은 본 적이 없었다.

그말은 글쓰기에 대해 지금껏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다는 말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부터 표지부터 촉감부터,, 모든 것이 나를 한없이 사로잡는 책이 되었다.

그래서 읽어야 할 모든 책들을 제쳐두고 이 책을 제일 먼저 집어들었다. 왜 그랬을까...!!

 

첫번째, 글쓰기에 대한 책으로 처음 눈에 띄고 처음 읽게 된 책이기에 이 책은 나에게 의미가 깊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접할수 있도록 인도해주었다는 점만으로도 사실 나는 이 책에 별점 5개를 부여한다.

 

두번째,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쓰는 저자의 글솜씨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쓰면서 저자는 아마도 이 책의 한줄한줄이 신경쓰였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저자의 말이 먹혀들기 위해서 글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글맛에 느낄 수 있어야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나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정말 맛깔나는 글이었다고 할까?

언어라는 것이 물론 한계는 있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이런 아름다움이 있구나 싶었다.

 

세번째, 실제 현장에서 저자가 글쓰기 강의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더 매력적이었다.

그 경험 위에 강의를 들었던 대상 뿐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더 업그레이드해서

이 책이 쓰여졌다. 그 강의 현장에 마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실제로는

그 현장에 가있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해보니.. 책을 통해서라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심정이어서

더더욱 감사하고 가치있는 경험이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아주 인상적이다.

초등학생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 내지는 강의라면 그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네번째, 이 책은 글쓰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이론적인 것이 전혀 소개되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글을 쓸 수 있도록 마법처럼 인도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실 이론이나 원칙을 가지고

정말 글을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은근 그런 것들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소개되지 않는다. 처음엔 좀 아쉬움도 들었지만 점점 책장을 넘길수록 어쩌면 이게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더 강렬해졌다. 글쓰기에는 역시 정답이 없었다. 개인마다 정답은 모두 다르며

그것은 스스로가 찾아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책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충분히 나에게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사실 책 내용은 별거 없다.(저자도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진리라는 것은 늘 별거없고

재미없고 또는 진부하기 짝이 없다고도 표현한다.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별거 없는거

같은면서도 분명 뭔가가 있다. 이 책은 글쓰기 자체를 배울 수 있는 깊은 심연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약간 긴 서문, 아주 짧은 후기라는 표현이라든지, 침묵이나 바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붙잡으라는 표현 등 신선한 표현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에 소설을 배울 수 있도록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주는데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용할것 같다.

 

그래도 굳이 아쉬움이 있다면,,,,,

# "소설"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물론 소설이나 다른 장르나 어떤 글이든 그것을 구분할 수 없는 명확한 구분은 없다고 해도 말이다.

# 글쓰기의 너무 근원적인 것에만 초점은 맞추다보니 정작 손에 잡히는 것은 없는듯한 이 느낌!!!!!!

그런 것들은 실제 글쓰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를 하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무척 인상적인 느낌의 책이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직접 읽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이 있는 책이기에

그냥 한번 당신도 읽어보라고 그렇게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다..^^

t******e 2008.04.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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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빼고 쓰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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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그러다 그냥... 첫 문장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하기로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첫문장을 결정하고 나면 글의 절반쯤은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떨땐 첫문장의 뒤를 이어 이야기가 줄줄줄 엮이듯 따라나오기도 하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아무것도 써지지 않을때도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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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그러다 그냥... 첫 문장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하기로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첫문장을 결정하고 나면 글의 절반쯤은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떨땐 첫문장의 뒤를 이어 이야기가 줄줄줄 엮이듯 따라나오기도 하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아무것도 써지지 않을때도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그런다고 모니터에 문장이 떠오르는것도 아닌데...) 첫문장을 고민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를 충분히, 마음껏, 실컷, 즐긴다.

첫 행은 되도록 꾹꾹 참고 최대한 늦게 시작한다.

라고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말한다. 어렵다.... 첫 행을 꾹꾹 참고 최대한 늦게 시작하는건 자신있는데(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를 충분히, 마음껏, 실컷, 즐기기란 해본적도 없고 내게 글쓰기란 숙제처럼 느껴져서 어렵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어렴풋이 알것같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저런 잡스런 생각들을 하면서 비어있는 내 머리속을 마음껏 즐겨봐야겠다. 그러면 정말 고래잡는 글쓰기를 할 수 있으려나...

 

이 책은 글쓰기중에서도 소설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대화체로 쓰여 있어서 다카하시 겐이치로에게 정말로 강의를 듣고있는 듯하다. 직접적인 문장의 구성 같은 것들을 가르쳐주기보다 글쓰기에 임하는 마음이나 글쓰기의 시작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듯하다. 소설들과 놀아줘야하고 소설은 쓰는게 아니라 붙잡는 거라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책의 앞부분에 겐이치로가 초등학생들에게 내준 글쓰기 숙제들이 나오는데 놀라울정도였다. 특별히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지도 않은 그 글들이 좋게 느껴지는건 솔직함과 담백함이 아닐까 싶었다. 나도 힘빼고 긴장하지 말고 '놀이'로 생각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솟아오른다. 글쓰기와 놀고싶다....

책 곳곳에서 다른 소설들의 일부를 예로 보여주는데 당연하겠지만 일본작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조정래 작가나 황석영 작가같은 우리나라 작가가 우리글로 된 소설들을 예로 들어가며 이야기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학교 다닐때 독후감 숙제, 가끔 남친한테 보내는 축하카드, 멀리 있는 친구에게 어쩌다 쓰는 편지, 요즘 종종 쓰게 되는 리뷰아닌 리뷰들... 이것들이 내가 쓰게되는 글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나는 글쓰기와 안친하다. 글쓰기를 자꾸 멀리하게 되는 이유가 잘쓰고 싶고 멋지게 쓰고싶다는 욕심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능력이 안되는데 욕심만 부리니 어렵게 느껴지는게 당연하다. 그냥 친구와 마주보고 앉아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수다처럼 편안하게 글을 써봐야겠다.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글쓰기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준 이 책이 참으로 고맙다.

h*******8 2008.04.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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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잡으러 떠나볼까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고래를 잡으러 떠나볼까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내용보기
애초부터 소설쓰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책을 잡았던 건 아니다. 시시껄렁한 혼잣말을 끄적대는 것도 힘에 부치는 내가 소설이라니, 무슨 말씀을. 그저 지금 쓰는 잡문 나부랭이나마 제대로 맛깔나게 써보는 것이 나의 소소한 희망사항이다. 이 책,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이란다. 글 못 쓰는 겁쟁이, 딱 나네.. 이런 생각이 들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란 다
"고래를 잡으러 떠나볼까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내용보기

애초부터 소설쓰는 법을 배우기 위해 이책을 잡았던 건 아니다. 시시껄렁한 혼잣말을 끄적대는 것도 힘에 부치는 내가 소설이라니, 무슨 말씀을. 그저 지금 쓰는 잡문 나부랭이나마 제대로 맛깔나게 써보는 것이 나의 소소한 희망사항이다. 이 책,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이란다. 글 못 쓰는 겁쟁이, 딱 나네.. 이런 생각이 들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란 다소 뜬금없는 제목도 확~ 땡겨준다. 그래, 연필을 창 삼아 어디 고래나 한 번 잡아 볼까. 이렇게 책을 펼쳤다.

그런데 그저 '글쓰기법'을 알려주는 줄 알았더니 아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 쓸 생각이 없던 나는 어찌하나. 책을 덮어야 하나. 그런데 그러기엔 이 책, 너무 재미있다! 소설책도 아닌 것이, 인문서적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건가(물론 안 될 건 없지만;). 게다가 웃기기까지 한다. 사실 읽는 동안 많이 웃었다. 여태껏 작법관련책을 별로 접해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웃기고 이렇게 재미있는 글쓰기 책은 처음이다. 그래서 소설 쓰는 법을 배울 생각이 전혀 없었음에도 흔쾌히 그를 따라 고래잡는 '소설' 쓰기의 세계로 향했다(내가 생각한 소설과 그가 말하는 '소설'은 조금 다르다. 뒷부분에 언급하련다;). 솔직히 그의 수업을 듣게 된 건 순전히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뒤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서 도저히 중간에 책을 덮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그럼 어떻게 연필로 고래를 잡을 수 있을까. 저자는 느긋하게, 그러나 치밀하게 계획된 글쓰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의 수업은 여러 면에선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론 그런 점들이 이책을 더욱 재미있고 특별하게 만들지 않나 싶다. 물론 나처럼 그저 즐기려는 생각이 아닌, 글쓰기에 대한 '실용적인' 어떤 '방법'을 배우고자 이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이게 무슨 글쓰기 법이야? 얼른 글 잘 쓰는 방법이나 가르쳐 달라고!'라며 버럭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그런 분들은 이책을 과감히 덮고 시중 의 쏟아져 나오는 실용적 글쓰기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들을 찾아보시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목차는 다소 불친절하다. 큰 덩어리 뿐만 아니라 겐이치로가 던져준 열쇠의 페이지까지 같이 소개해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독자들에게 일일이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겠지, 설마. 초등학생들의 소설 수업으로 시작된 겐이치로의 글쓰기 수업은 그 시작만큼이나 아주 독특하다. 무엇을 주제로 어떤 방법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미주알고주알 알려주는 다른 작법책과 달리 그는 소설 쓰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로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를 충분히, 마음껏, 실컷 즐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섣불리 글을 시작하지 말고 글과 상관없는 전혀 다른 것들을 떠올리며 고래 다리가 몇 개인지 조사하라고 귀뜸해준다.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


그러나 그가 던져주는 열쇠들을 하나하나 받다보면 어느새 그의 황당무계한 글쓰기법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에리히 캐스트너의 이야기를 빌려 겐이치로는 이야기란 쓰는 게 아니라 붙잡는 거라고 말한다.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때 당신 앞에 나타나는 이야기, 그것을 붙잡으면 바로 당신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떠도는 이야기는 흠씬 얻어맞은 개와 같아서 섣불리 다가가면 도망쳐 버리기 일쑤다.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가 금새 사라져버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성급히 말을 걸거나 다가가기 보다는 그저 즐겁게 놀아주라고 한다. 잘 하겠다는 의무감을 던지고 즐겁게 놀아주라고. 그러면 그 '얻어맞은 개'도 조금씩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붙잡았다면 이제는 날아오는 공을 받아보자. 세상의 온갖 이야기들이 공이 되어 우리에게 날아온다. 이책에서 저자가 던져준 공 중에는 다소 난해하거나 충격적인 것들도 있었다(몇몇은 행여 어린애들이 볼까 겁나던;). 그 공을 받느냐, 피하느냐는 당신의 몫이다. 그러나 다양한 공들을 보다 정확히 붙잡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날아오는 다양한 공들을 정확히 잡을 수 있게 된다면 이제 그것들을 흉내내어 보자. 아기가 엄마의 말을 흉내내듯 다양한 공들을 흉내내다 보면 어느새 성큼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살아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보자, 살짝 즐거운 거짓말도 뿌리면서.


처음에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 이책을 읽은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든 수업이 끝난 후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이렇게 말한다. 이책에서 가르쳐준 '소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소설이 아니라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언어 덩어리라고. 소설의 원천이 되는 것이 바로 '소설'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나는 이책을 제대로 집어든 셈이다. 이책은 일반적인 소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말하는 '소설' 쓰는 법이 함께 포함된 책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 듯이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이책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기술을 전해주진 않는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본질적인 것, 즉 글쓰기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보처럼 세상을 세세히 관찰하고, 바닥에 누워 세상을 바라보다 이야기를 붙잡은 캐스트너처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잘 하려는 의욕보다 글쓰기 자체를 즐기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공(이야기)들을 붙잡아 안목을 넓히고, 그것들을 흉내내어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켜 가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거라고, 그땐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붙잡아 쓰라고 이 재미있는 괴짜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가르쳐준다.


이것도 글이라고, 몇 자 끄적이는 게 힘들 때마다 새삼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불쑥불쑥 솟곤 한다. 이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렇게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제대로 글을 써낸 다카하시 겐이치로가 참말로 존경스러웠다. 그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그와의 첫만남인데, 단 한 권으로 이 괴짜 작가님에게 반해버렸다. 그의 소설들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제목으로만 무수히 들어왔던 그의 <우아하고 감성적인 일본야구>라는 공을 붙잡아보려 한다. 나는 과연 그 공을 붙잡아서 흉내까지 낼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는 않으련다.




- 날아오는 수많은 공 속에서 당신의 인연을 찾아주십시오.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것을 찾아주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흉내 내 주십시오. 몇 번이고 수없이 읽어주십시오. 읽고 또 읽고 그렇게 베껴 써주십시오. 거듭 거듭 베껴 썼다면 그 다음은 그 문장으로, 그것을 쓴 사람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십시오. 그것을 쓴 사람의 감각으로 이 세계를 걷고 만져주십시오. 만일 그것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타인의 감각이며 시선이 조금씩 당신의 내면에 흡수되고, 자신의 감각이나 시선과 뒤섞여 새로운 감각과 시선으로 변화해 갈 것입니다. 만일 그것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식물처럼 이윽고 시들어 갈 것입니다. 하지만 시든 식물은 그저 죽는 것이 아닙니다. 분해되어 무수한 구성요소로 변해 땅의 깊숙한 안쪽에 스며들어 다른 생물에 흡수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것니다. (132~3 쪽)






t****9 2008.04.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