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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결혼하지 않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면 이 책에 열열히 호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사랑의 결실이라 칭하는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나에게는 그냥.... 그나이라면 그럴수 있지.... 정도로 표현가능한 일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첫사랑은 친구의 애인이 되고 지금 나와 사귀는 남자친구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고 가장 똑똑하고 무엇이든 혼자서도 잘 할 것 같은 친구는 유부남과의 사랑으로 힘들어 하고 10년 넘게 한 사람을 사랑한 친구는 결국 그 남자에게 차이고 다른 사랑을 만나고 겉은 화려하고 쿨하지만 혹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보다 배경 좋은 남자를 만날까 전전긍긍하고....
이런 책들을 보면 그나이의 모든 여자들이 사랑과 결혼에만 목숨거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는게 사실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예전과 달라져 이제는 결혼이 필수 코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 같은데 이런 책들을 보면 아직도 많은 여자들이 사랑과 돈, 남자의 배경이나 직업에 목을 매는 듯한 분위기를 조장하곤한다.
실제로 누구에게든 그런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더 사실적인 것 같다. 하지만 이책이 재미있고 흥미를 끄는 것은 연애를 요리로 비유했다는 것이다 나는 요리를 잘하지 않지만 연애는 요리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좌절하고 아파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사랑이라는 의미를 깨달아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로설이라면 해피 엔딩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소설이기때문에 나는 이런 가능성 있는 결말이 좋다.
결혼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소설은... 그냥 그때 그런 생각들 많이 하지...로 끝낼수 있겠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나름 사랑을 찾아나가는 안내서쯤 될까?
아무리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한가지쯤은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준비할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준비하자.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자. 돌이켜 보고 반성하자. 느낌, 감각, 습관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자.
올해는 모두... 요리 같은 사랑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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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제목이 책을 읽고 싶게 했다. 표지도.
띠지를 보니 <백수생활백서>의 저자이네... 그 책도 좋았는데.
책을 잡았고, 토요일 오전이 즐거웠다. 이 소설을 읽어서.
이 작가의 소설을 관심있게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읽으면서 정이현의 소설과도 비교하게 되었는데, 박주영의 소설 속 인물들이
좀더 현실감이 있는 듯하다. 글도 인물들도 더 수수하니까.
그래도 누추한 일상보다는야 극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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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전히 로맨틱코미디가 최고고, 콘서트는 꽃미남 댄스그룹이 나오는 게 좋고, 웬만한 연주회는 졸리는 게 당연한, 대한민국 ‘표준 여성’들의 상큼발랄 사랑 레시피! 라는 문구를 보고 킥킥 대며,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을 갖고 있는 나. 거기다가 [백수생활백서]로 작가에 대해 들어 언젠가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던 작가의 신작이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연애와 요리라는 소재에 관심도 컸다.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에서는 말 그대로 요리를 하는 한 여성의 연애담이다. 왠지 낙천적이면서도 둔하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영, 그리고 나영의 첫사랑이자 친한 친구인 유리의 남자친구인 지훈, 그리고 오랜시간 사귀어온 성우. 그녀의 연애담 뿐 아니라 다양한 주위 친구들의 연애관과 연애담이 이 책에는 담겨져있다. 마치 여러가지 요리가 담겨져있는 요리책과 같이-.
이 책은 케이크처럼 달콤한 연애시절보다는 오히려 콜록콜록 기침까지 나오게 하는 매운 맛과 같은 이별부터 그 후 대처까지에 중점을 둔다. 특히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는 무척 현실적이다. 일부 낭만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에 골인 하는 친구들도, 헤어지는 친구들도 모두들 일어날법한 일들이다. 하지만 내 일처럼 팍팍하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한상 가득 차려진 한정식처럼 갖가지 맛있는 이야기들이 속속들이 풀어진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나영은 평범한 듯 하면서도 특유의 무던함과 낙천적인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과 투닥거리기도 하고, 보듬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사실 큰 특징이 없는 그녀의 모습에 그리 주인공에 몰입하진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강한 주장을 가지고 있던 주위 친구들에게 더 끌리기도 했다. 하지만, 소심하고 고민하는 나영 역시 내가 가진 또하나의 모습이 아닐까 책을 덮고 생각했다.
봄이라 그런지 밝고 명랑한 이야기가 끌린다.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는 적당히 가볍고 발랄하다. 잘 알고 있는 현실을 맛나게 잘 버무려 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오랜 겨울을 나고 맛난 봄나물을 먹는 기분이었다. 아, 봄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올 봄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소설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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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예술이고 과학이다.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고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다.
요리든, 청소든, 공부, 연애 그 무엇이든 인생을 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해야하고, 성실해야하고, 배려해야하고, 반성해야하고....
나영, 수진, 유리 아빠, 엄마, 지훈, 성우, 표준식단같은 그 남자, 퓨전요리같은 그 남자, 자식때문에 이혼을 미루는 부모...
다 내 모습이고 내 옆에 있다.
주인공 나영이 연애가, 결혼이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저그런 연애소설인 것 같지만.
소위 한국형 칙릿이라고 와르르 읽었던 것들 (걸프랜즈, 그 남자는 내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 쿨하게 한걸음) 중에서는 덮고 나서 제일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아니 단순히 내 취향일 수도 있겠다.
꼭 내친구 같은 면도 있고 꼭 나 같은 면도 있고 우리집얘기 우리 언니 얘기 같은 것들도 있다.
하하하하.
요리라는 거, 재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귀찮아 하지 않고 성실하게 훈련하면 는다. 연애도, 인생도 그렇다. 물론 공부도, 운동도 그렇다.
박주영.. 생각보다 재밌구나.
백수생활백서도 읽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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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내 머릿속에 있던 일본소설과 추리소설을 제쳐두고 연애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봄이 시작되기도 했고, 이제 슬슬 나도 연애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참이기도 했다. 사실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참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그게 실천으로 따라주지 않았다.
이 책은 주인공과 나를 동일시할 수 있는 책이었다. 나와 처한 상황이 비슷하지는 않았지만 생각하는 것이 나와 비슷했다. - 다시 전화하겠다는 유리의 말 때문에, 나는 식어서 기름기가 입 안을 겉도는 프라이드치킨을 뜯으면서 새벽 두시 삼십분까지 전화기를 옆에 두고 잠들지 못하고 있다. 나는 누구와의 사소한 약속도 그냥 어겨본 적은 없다는 것을. 양해를 구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러다가 상대방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거듭해서 확인을 하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나도 돌아섰다. 어쩌면 유리는 전화를 끊으면서 그냥 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믿고 이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는 일이 참 허전하다. 오늘 여기서 그 누구에게도,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서.
이 부분에서 특히 그렇다. 너무나 일상적인 일로 작가는 독자의 마음을 이끌어내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주인공인 나영은 애인이 있고, 그 애인과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었다. 나영에게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들어줄만한 친구가 둘 있었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친구같은 남자친구도 있다. 문제는 그 친구같은 남자친구와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본인들은 정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은 뭔가 있기라도 한듯 둘을 엮기에 바쁘다. 그렇기에 나영의 애인도 그걸 계속 생각하고 있어야했고, 그 때문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결별을 했다. 어떤 남자도 자기 애인이 다른 이성 친구를 만난다는데 반가울수가 있으랴..마는 나도 한때는 그런 남자친구 하나쯤 갖고 싶었다. 여자친구들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들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줄 수 있지 않을까.. 또는 다른 조언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결혼적령기에 있는 여자들이라면 누구든지 갖고 있을법한 문제들. 결혼을 이 사람과 해야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찾을 것인지..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인지..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할 일들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나도 그 나이즈음이 돼서 그런지 이 문제들에 대해 꽤나 민감하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친구들도 결혼을 가고 있고.. 가정을 꾸려서 아이가 있는 친구들도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 않을수가 없다. 책을 보면서 명확한 결론을 내릴수는 없었지만, 역시 닥치면 뭐든지 하게 마련이란 생각이 든다. 날마다 똑같은 요리를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날마다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연애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각장의 요리로 되어있는 제목이 연애에 빗대어지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 만약 연애도 이렇게 순서가 정해져있고, 재료까지 다 갖추어져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도 주어진 재료를 놓고 뭘 만들까 고민하는 걸보면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 우리는 누군가와 같은 집에 살면서 오순도순 지내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다. 연애는 실패했고 무수한 기억만 남았다. 기꺼이 나는 다시 연애를 하고 싶지만 이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내 인생에 연애는 한두 번, 아니 마지막이었으면 싶다. 그래, 이제 꿈꾸어야 할 것은 마지막 연애다.
이제 나도 결혼적령기가 되었다. 아니 훨씬 지나버렸다. 그런데도 아직 연애는 시작도 안했고,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도 이제 마지막 연애를 꿈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마지막 연애이전에, 조금 더 나에게 맞는 사람은 찾기 위한 여행을 해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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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표준 여성들의 삶에 관한”이라는 말에 이끌렸다. 요즘의 세태는 표준 혹은 평균적인 삶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특별한 삶이 호기심을 이끄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나 또한 그런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표준적인 삶은 어떤 것일까 하는 희소성을 가진 주제가 관심을 더 끌었던 것 같다. 특히 남성인 나는 여성들의 내밀한 삶을 훔쳐보는 흥미를 가졌다고 해야 솔직할 것이다. 아무튼 무척 흥미롭게 읽은 이 책은 표준적인 여성의 삶이 어떤지를 알려주는 보고서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모든 소설이 저자의 자전적인 면을 닮고 있다는 견해를 따른다면, 이 책은 저자가 여성으로서 삶을 살아오면서 예리한 시선을 관찰한 여성들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만화경처럼 얽어 놓은 책 같다. 물론 끝부분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살짝 뭍어나오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그 약간 억지스러운 결론 같은 것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 결론이 없더라도 이 책이 담고 삶에 관한 내밀한 관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1인칭의 관점으로 전개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양식의 삶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단 한사람도 다른 사람과 똑 같은 삶을 살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차이와 공감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들을 읽어보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선택의 순간에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인가. 이 책은 연애라는 극히 단촐한 주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읽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인생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관점 전체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인생이라는 작품을 엮어가는 레시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각각의 과정에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 가이다. 이 책은 결코 정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삶에 애당초 정답같은 것이 있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저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그 서로 다른 모습들 중에서 독자들 각자들이 자기와 닮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 찾아낸 자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이 책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난 사람에 가까운 것일까. 이 책을 통해서 찾아낸 내 모습은 타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일까. 내가 삶에 있어서 가치롭고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었고 그것이 과연 타당한 방법이었던 것일까. 복잡한 생각을 하기 싫어하는 요즘의 나에게 슬며시 흥미로운 모습으로 다가와서 끝내는 짐짓 심각한 생각을 이끌어 내고야 만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냉장고에서 꺼낸 재료로 만드는 요리가 다양할 수 있듯이, 주어진 삶의 조건에서 이끌어 내는 삶의 모습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성이 사람마다 서로 다를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는 나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갈 뿐. 갈증이 나면 물을 마시고, 먹고픈 음식이 생각나면 그 음식을 찾아가듯이, 이 밤늦게까지 책이 빠졌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다음 컴퓨터를 켜고 굳이 글을 쓰고 싶은 것이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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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연애의 공통점에 대해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요리를 잘 모른다. 그래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기는 있는데, 그건 요리와 연애를 쓴 이 소설을 재밌게 봤다는 사실이다. 요리와 연애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거야, 라고 외치는 저 소리에 마음은 후다닥.
냉장고에 무엇이 있을까? 박민규라면 혹시 카스테라? 여기서는 간단하지만 복잡한 것, 바로 연애로 시작하는 사람들의 복잡하면서 달콤한 이야기. 개성 강한 세 명의 여자, 뭔가 대조적인 두 명의 남자. 얼핏 보면 로맨스 같은데 읽으면 ‘백수생활백서’의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 소설을 나는 요쿠르트 마시듯 깔끔하게 읽었다. 이런 건 정말 기분이 좋다니까. 한편으로는 쿨해서 좋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요리와 연애의 공통점은... 그건 책을 보면 알게 될 일이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 박주영 작가, 멋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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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드는 데에는 그만두어도 되는 시점이라는 게 있다. 이를테면 라면 물 정도는 얼마든지 버려도 되고, 라면 봉지를 뜯었다면 잘 봉해버리면 되지만, 라면을 끓는 물에 넣었다면 그 순간부터는 돌이킬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도 그런 시점이 있을 것이다. 관계를 돌이켜도 흔적이 흉터처럼 남기 시작하는 시점."
음식처럼 연애를 바라볼 수 있을까. 얼핏 <달콤한 나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이 리얼청춘드라마는 그렇다, 라고 명쾌하게 얘기한다.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는 나영이라는 삼십대 초반 서울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의 연애와 취미, 고민, 이상, 우정, 직업 그리고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어디에선가 들은 것 같은 이야기라고? 그렇다. 2년 전에 출간된 <달콤한 나의 도시>와 이 소설은 많이 닮았다. 그러나 닮은꼴이면서도 또한 다르다. <달콤한 나의 도시>가 제목의 '도시-장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는 제목의 '연애-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를 이야기하는 한국소설이 부재했기 때문이었는지 <달콤한 나의 도시>는 2~3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25만부라는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물론 그 인기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쿨하게 한걸음>부터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스타일>까지, 30대 여성의 지금 여기를 이야기하는 한국소설이 봇물터지듯 출간되고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타자는 깔끔한 내야안타를 쳐줬다. 후속타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스타일>을 구매했다.
읽을거리가 풍성해져서 좋은 봄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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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상의 어떤 여자도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내 애인을, 내 일을, 내 것을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걸 안다. 더욱더 솔직해지자면 그들과 싸워서라도 가지고 싶을 만큼 간절한 것이 없다.
곁에 두고 보고 있자면 복장이 터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버렸다. 눈치도 없고 마냥 늘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욕심이 적고 포기가 빠른 데다 그러면서도 이 여자,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너무나 확실하게 알고 있잖아. 그냥그런 연애이야기인 이 소설에 정이 간 것은 사람들. 언니는 언니 같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친구들은 정말 친구들 같다. 모두들 삶의 방식이 다르지만 조화롭게 움직인다. 누군가는 얄밉기도 하지만 나름의 사정 밖에서는 다들 착하다. 그게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