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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의 국역보다 해제가 더 낫다
"원전의 국역보다 해제가 더 낫다" 내용보기
조선시대 선비들은 《대학》《중용》《논어》《맹자》를 평생토록 읽고 외웠다. 분명히 친구들과 사서 가운데 가장 담아둘 만한 구절을 자기 나름대로 평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명말 사상가 이지의 《분서》를 보면, 《맹자》에 나오는 성인은 인륜의 극치라는 '성인인륜지지(聖人人倫之至)'라는 한 마디를 가장 중요하다고 본 이도 있었고, 《중용》의 감정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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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선비들은 《대학》《중용》《논어》《맹자》를 평생토록 읽고 외웠다. 분명히 친구들과 사서 가운데 가장 담아둘 만한 구절을 자기 나름대로 평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명말 사상가 이지의 《분서》를 보면, 《맹자》에 나오는 성인은 인륜의 극치라는 '성인인륜지지(聖人人倫之至)'라는 한 마디를 가장 중요하다고 본 이도 있었고, 《중용》의 감정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본질적 상태라는 '미발지중(未發之中)' 한 마디를 가장 중시한 이도 있었다. 이지 자신은 두 마디 모두 중요한 구절이라고 보았지만 '미발지중'에 좀더 무게를 두는 편이었다. 해학과 골계로 명성이 자자한 동방삭도 <계자시誡子詩>에서 현명한 사람은 처세에 있어서 '중용'을 가장 귀하게 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중용》은 텍스트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상적 처세적 가르침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중용》은 성선설에 바탕한 천인합일을 주제로 하고, 내용적으로 크게 천인론天人論, 중용론中庸論, 성론誠論, 성론聖論으로 개괄할 수 있다. 인간을 최고 가치의 실체인 '하늘'로 근거짓고, 도가 비롯되는 원천을 하늘에 귀속시키며, 성을 종합적이고 완벽하게 체인하여 천명에 도달하는 것, 아울러 성을 체인하는 길로서 내면에의 성찰과 엄숙을 의미하는 '신독'을 강조한다.
 
"하늘이 내려준 것이 성이요, 성에 따르는 것이 도요, 도를 마름하는 것이 교다.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으니, 떠날 수 있으면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남에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곳을 삼가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은밀하고 깊숙한 곳보다 더 잘 드러나는 곳은 없고, 미세한 일보다 더 뚜렷해지는 일은 없다. 때문에 군자는 깊고 은밀한 곳을 조심한다."(19쪽)
 
天命之謂性,率性之謂道,修道之謂教。道也者,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是故君子戒慎乎其所不睹,恐懼乎其所不聞。莫見乎隱,莫顯乎微。故君子慎其獨也。
 
송대의 고승 대혜선사는 삼신(三身:청정법신, 원만보신, 백억천억의 화신)으로 제1장에 나오는 '성性''도道''교教'의 구절을 풀이한다. 법신(法身)은 청정한 자성을 깨달아 일체의 공덕을 성취한 몸이고, 보신(報身)은 법신이 원인이 되어 수련을 거친 뒤 획득하게 되는 불과의 몸이며, 화신(化身)은 부처와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세상에 현신하여 설법할 때 변화하여 나타나는 갖가지 형상을 이름이다.
 
"천명을 일러 성이라 부른다는 청정법신이다. 본성에 따르는 것을 도라고 부른다는 원만보신이다. 도를 닦는 것을 일컬어 교라고 한다는 말은 백억천억의 화신이다." 
 
"기쁨·노여움·슬픔·즐거움의 감정이 아직 움직이지 않은 상태를 중이라 하고, 움직여서 다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고 한다. 중은 천하의 대본이요, 화는 천하의 달도다. 중과 화의 덕을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하면 천지가 제자리하며 만물이 길러진다."(56쪽)
 
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發而皆中節,謂之和;中也者,天下之大本也;和也者,天下之達道也。致中和,天地位焉,萬物育焉。
 
이동환 역해에 대해 평한다면 원문의 국역 자체는 유려하지 않고 그다지 만족스럽지도 않지만 그의 해제는 읽을만하기에 추천한다.
z***a 2011.09.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