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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여사의 검은 낭만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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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마누라 죽이기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아가서 크리스티의 [끝없는 밤](Endless Night)을 꼽겠다. 살인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도 지극히 낭만적일 수 있다는 것을 초등학교 시절 깨닫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여전히 대저택에 홀로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여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의 마지막이 나의 시작이다"라는 글귀로 시작되는 고백체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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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마누라 죽이기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아가서 크리스티의 [끝없는 밤](Endless Night)을 꼽겠다. 살인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도 지극히 낭만적일 수 있다는 것을 초등학교 시절 깨닫게 해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여전히 대저택에 홀로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여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의 마지막이 나의 시작이다"라는 글귀로 시작되는 고백체의 문장으로 유럽풍의 우울하고 고풍스런 분위기에서 벌어진 마이크와 엘리의 로맨스와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부잣집 상속녀에게 접근하는 야심많고 무자비한 젊은 남자의 전형적인 드라마 소재이지만 문학적 여운이 무척 강하다.

 

추리소설에서 '마누라 죽이기'는 자주 애용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  결혼하는 날과 자기 아내를 매장하는 날이 유부남의 일생 가운데 가장 행복한 날이라는 경구처럼, 마누라 죽이기는 남편들의 불온한 상상이 되고 반대로 '애인 만들기'는 은밀한 로망이 된다. 아내 죽이기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은 아가서 크리스티의 이 소설처럼 집시의 우울한 블루스풍을 배경으로 '검은 낭만'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아카가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처럼 달콤씁슬한 코메디 드라마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z***a 2012.06.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