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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6권에 달하는 이 책을 간만에 독파했습니다.
어릴 적에 읽은 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 길어서 엄두도 못 내고 있었습니다. 큰 마음 먹고 손에 잡았더니, 이게 웬일! 어릴 적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감동을 주는 내용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다 읽어버렸습니다.
제목은 일단 잘 알려진 대지의 아이들로 썼지만, 내가 읽은 건 100만년 시리즈. 하지만 역시 대지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네요.
원시시대에서 문명시대로 바뀌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통해서 썼는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소설에 담긴 원시시대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거기서 문명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은 경이롭다 못해, 신비롭습니다.
네안데르탈인에서 크로마뇽인으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는 시대. 크로마뇽인인 에이라는 사고로 인해 부족 사람들과 떨어지게 됩니다. 지진 때문에 동굴을 잃고 살 곳을 찾아 떠나던 네안데르탈인 부족. 그 중 치료사이자 무녀인 이저가 상처 입고 죽어가는 어린 에이라를 발견하게 됩니다.
네안테르탈인이 보기에 에이라는 참으로 이상하게 생겼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아직 진화 전.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운 외모입니다. 하지만 에이라는 털도 없고, 팔 다리는 곧게 뻗었고, 피부는 너무 하얗습니다. 한 마디로, 네안데르탈인에게 에이라는 "미운 아이"입니다.
에이라가 네안데르탈인 부족 사이에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 그들에게 느끼는 애정, 그들로부터 받게 되는 상처. 그것이 1, 2, 3권의 내용입니다.
4권에서부터는 에이라의 독립이 시작됩니다. 에이라는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광활한 대지로 뛰어듭니다. 혈혈단신, 여자 혼자의 몸으로.
4권에서 6권에 이르기까지는 에이라가 더 나은 문명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에이라는 선지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명의 선지자.
대지의 아이들은 놀라운 소설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의 삶에 대해 밝혀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밝혀진 것들을 통해 상상을 덧붙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과정은 놀라울 만큼 매끄럽고 흥미진진합니다.
좋은 소설을 읽으면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마음에 큰 만족감이 생깁니다. 대지의 아이들은 간만에 나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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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아우얼의 '대지의 아이들' 시리즈는 흔히 볼 수 없는,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구석기 인과 신석기 인, 추측컨대 네안데르탈 인과 크로마뇽 인이 공존하던 시기에 미운 오리 새끼 같이 천대받던 비범한 여인 에일라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 시기 인류의 조상들이 했을 법한 사냥, 종교, 풍습, 사랑 등과 그 시대의 동식물, 환경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그려준다.
처음 1부를 어떻게 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한동안 책장 구석에 놓아 두다 손에 잡았을 때에도 기대가 있었다기 보다 그냥 한번 읽어볼까,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일단 손에 잡자마자 손에서 놓을 사이도 없이 바로 읽어버렸는데. 당시 정신세계판으로 읽었던 나는 검색 끝에 현대문화에서 다시 나오고 있단 것을 알았고, 곧바로 2부, 3부를 읽었던 것이다.
한명의 번역자가 계속하여 번역하며 꾸준히 나온 이 시리즈의 4번째 책이 바로 이 <머나먼 여정>이다. 아우얼은 현재 6부를 쓰고 있다 하고, 아마도 번역자는 5부를 번역하고 있지 않을까. 책이 워낙 길기도 하고 3부와 4부 발간 사이 걸린 시간으로 볼때 작년에 나온 이 4부 이후 이야기는 좀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1부가 구석기 인인 동굴곰 족 사이에서 힘겹게 사는 에일라의 얘기 2부가 동굴곰 족에게서 쫓겨나 혼자 살아가며 본격적인 사냥과 동물을 길들이는 에일라의 얘기 3부가 존달라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그의 순례 여행의 끝에서 마무토이 족을 만나 겪는 이야기라면, 4부는 에일라와 존달라가 존달라의 고향으로 돌아가며 겪게 되는 머나먼 여정의 이야기이다.
400페이지를 꽉 채운 책이 네 권. 제목만큼이나 머나먼 글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일까, 저술을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한 것 같은 저자는 그 많은 자료를 통해 얻은 지식과 이야기를 많이 쏟아 부어 풍경, 상황, 시대 등등에 대한 묘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실질적인 '사건'이라 할 만한 이야기는 반 정도 된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플롯이 계속되는 여행인 만큼 전체 여행에서 그 사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크지 않고 이들의 여행의 끝이 과연 어디일지 만을 기다리며 읽었다.
꽤 길었던 이 책은 오히려 5부에서 존달라의 부족과 에일라의 만남이 일으킬 수 있는 갈등과 반전에 대한 계속적인 암시를 주고 있어 전체 시리즈에서 연결점인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내에게 1부를 소개하고 읽혔더니 내가 4부 4권을 읽는 동안, 1-3부 10권을 다 읽고 어서 4부를 내놓으라고 성화다. 그 만큼 이 시리즈는 흡입력이 강하고 주인공 에일라와 존달라는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어서 5부가 나오길 즐겁게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