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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가면 벗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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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애에 빠질 때, 우리는 상대의 무엇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지는 걸까? 내가 사랑하는 상대의 모습이 진정 그의 참 모습일까? 우리는 사랑할수록 사랑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고 때론 더 없이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을 수학공식처럼 하나의 답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정의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은 어렵고 괴로운 것이며 동시에 매혹적이다.   소설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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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애에 빠질 때, 우리는 상대의 무엇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지는 걸까? 내가 사랑하는 상대의 모습이 진정 그의 참 모습일까? 우리는 사랑할수록 사랑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고 때론 더 없이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을 수학공식처럼 하나의 답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정의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은 어렵고 괴로운 것이며 동시에 매혹적이다.

 

소설 속 연인은 통속 소설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역할 놀이를 시작 한다. 만 1년을 사귀었어도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 부끄러워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남자는 이전에 만난 여자들과 확연히 다른 순수함을 발견하고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그런 구시대적인 모습에 열등감을 느끼고, 다른 여자들처럼 매력적이고 유혹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 그러나 히치하이킹 게임을 시작하면서 연인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여자는 차를 얻어 타고 목적지로 향하기 위한 히치하이커가 아니라 운전사를 유혹하기 위한 히치하이커로, 남자는 낯선 운전사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고속도로를 내달린다.

여자는 남자가 이전 여자들을 대할 때 이런 태도를 보였겠구나 은근히 화가 나면서도 “한때 질투를 느꼈던 무책임하고 상스럽기 짝이 없는 낯선 여자”의 행세를 즐긴다. 한편 남자는 여자의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연기에 “여자도 표면적으로만 다른 여자들과 다를 뿐이지 깊숙한 내면세계에서는 사실상 모든 은밀한 의심과 질투심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모든 가능한 생각, 느낌, 부도덕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남자는 연기하고 있는 여자가 실제 그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식당하고 종국에는 그녀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 “놀이를 통한 허구의 삶이 갑자기 실제의 삶을 공격한 것이다.” 게임은 결국 서로 낯선 운전자와 낯선 히치하이커로, 육욕에 빠진 두 육체가 몸을 섞음으로 끝이 난다. 그것은 “아가씨가 평생을 두고 그토록 두려워하였던, 그토록 조심스럽게 피해 왔던, 감정과 사랑이 없는 섹스, 바로 그것이었다.”

게임은 끝났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나는 나야, 나는 나야, 나는 나야…….” 아가씨의 애끓는 절규는 끝없이 반복되지만 청년이 사랑하던 이전의 아가씨는 없다. 여자의 외침이 공허한 이유다. 그들 앞에는 아직 13일의 휴가 기간이 남아있다. 그러나 서로의 가면이 벗겨진 상황에서 그들에게 남아 있는 여행은 이별을 위한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연애라는 게임에서 우리는 상대를 그 자체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 놓은 체제 속에, 내가 원하는 이상향에 상대를 끼워 맞추고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가정할 때, 그 게임에서 승자는 상대가 욕망하는 모습의 가면을 쓰고 끝까지 들키지 않는 자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연인 앞에서 모두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상대가 욕망하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욕망은 충족되지 않는다. 충족된 욕망은 더 이상 욕망이 아니다. 연애라는 게임에서 승자가 되고 싶다면 끝까지 가면을 벗지 마라.

 

그런데 그게 정말 사랑일까?

 

 


 

y********i 2013.04.20.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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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복잡함...
"사랑, 그 복잡함..." 내용보기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성욕, 많은 작가들은 이를 이용하여 하나의 예술을 만들어내곤 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또 다른 형태의 포르노그라피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러한 노골적인 묘사가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적지 않은 중요함을 지니기도 한다. 예술과 저급한 타락. 그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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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성욕, 많은 작가들은 이를 이용하여 하나의 예술을 만들어내곤 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또 다른 형태의 포르노그라피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러한 노골적인 묘사가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적지 않은 중요함을 지니기도 한다. 예술과 저급한 타락. 그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아마도 전자에 속할 것 같다. 어설픈 나의 독서 능력에 따르면 말이다. 책의 제목으로 걸려있는 ‘히치하이킹 게임’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이다. 이미 그의 소설은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며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가 의도한 심오한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짧은 지적 능력이 장애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그의 소설에서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어떤 것에 대한 미묘한 감정과 진한 향수가 묻어나곤 했다. 그것은 기본적인 인간애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했다. 이번 그의 작품에서도 역시 비슷한 류의 감정이 흐르고 있다. 2주의 시간을 여행에 투자하는 한 쌍의 커플이 벌이는 파격적인 게임은 단순한 성적 타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남녀의 결합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권력의 불균형에 대한 의미심장함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그들은 분명 상호 동의에 의한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여성의 성은 남성에 의해 구매될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남자 주인공이 지불한 돈 속에선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그녀는 게임에서 패배자가 될 수 밖에 없었으나 그 게임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에는 적극적으로 그 게임을 주도하는 듯 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그녀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눈물만이 존재하며 한 남성의 물건으로 전락해버린 아픔만이 따를 뿐이다. 성 행위 그 자체를 묘사한 것 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긴장(?)시키는 것은 일상 생활 속에서 은밀히 엿보이는 욕망들이었다. 마치 보아서는 안 될 타인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것 마냥, 잠재되어 있는 욕구들이 그렇게 글로써 표현되어 있는 것이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의 특징이었다. 평범한 미혼의 회사원이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다름 아닌 여직원에 대한 에로틱한 상상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떠한 진지성이 결여되어 있다. 그렇게 여성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적 타자가 되어버리고 남성의 상상에 의해 조작되는 객체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한 상상들은 항상 금기와 연결되어 있다. 엄마의 친구 마틸다를 여성으로 바라보는 마르코스의 태도가 그러했으며,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솜피에르 대신을 받아들이는 여성의 태도가 그러했다. 그렇기에 이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을 수 없었으며 애초부터 왜곡된 형태 혹은 비극적인 결말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므르구다는 목을 맬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미라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던 것도 모두 세상이 정해놓은 금기, 자신이 정해놓은 규범으로부터의 압박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사랑을 그렸지만 그 사랑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들이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 숨쉬고 있는 것은 세상의 금기에 대한 반항이며 동시에 왜곡된 남녀관계에 대한 조용한 고찰이 아닐까 생각한다.
q*****2 2003.12.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