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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판타지 소설을 읽어 보았다. 원래 판타지 영화는 좋아하지만 만화책이나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을 즐겨서 보는 편이 아니기에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이 내 관심을 끌었던 건, 표지가 너무 예뻤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죽게 된다면?' 이란 생각과 함께 시작된 문구로 왠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집어들게 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새 아버지 프랑코에게 쫓겨난 메그는 갈곳이 없었다. 불량소녀가 된 메그는 동네 불량배 벨치의 꾐에 넘어가 불쌍한 노인 로리의 아파트를 털러 들어간다. 그 곳에서 벨치로 인한 뜻하지 않은 가스 폭발 사고로 저승의 문턱에까지 간 메그는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메그는 죽기 직전 벨치의 개에게 물린 로리를 구하려고 했던 것이 크게 작용하여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로리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지만 메그의 영혼을 탐내는 사탄의 음흉한 계략 역시 펼쳐진다. 60대의 할아버지 로리는 처음에는 메그를 원망하지만, 메그와 함께 죽기 전에 자신의 소원을 하나씩 이루어 간다. 네 가지의 소원 - 첫사랑이었고, 고백하지 못했던 지금은 유명인이 된 시시와 키스하기, 축구장에서 맺힌 한을 풀기 위해 골을 넣는 것, 학창 시절 자신을 궁지로 몰았던 브랜든 볼이라는 친구 한 방 날려주기, 모허 절벽에서 침 뱉기 - 은 얼척없는 것이었지만 나름대로 모두 의미를 담고 있었다. 벨치와 사탄의 방해로 로리 할아버지의 소원을 못 이루고 지옥으로 갈 뻔하지만, 결국은 로리 할아버지의 소원도 모두 다 이뤄주고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의붓 아버지 프랑코마저도 용서하고 천국으로 가서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게 된다. 우선은 기발한 상상력에 놀랬고, 컴퓨터 용어의 등장, 유머러스함, 그리고 속도감 있는 전개에 책 속으로 푹 빠져 들었다. 마치 내가 로리 할아버지와 메그 핀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십대 소녀와 육십대 할아버지의 의합투기는 얼핏 보면 언발란스 해보이면서도 따뜻함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만약 내가 죽게 되었는데, 내 아우라가 파란색이면 천국으로 가고 빨간색이면 지옥으로 가는데 죽기 직전 마지막에 착한 일을 해서 보라색 아우라가 되었다면 그 흔치 않은 일이 발생하여 두 가지 갈림길을 다시금 결정할 수 있게 잠시라도 이승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무엇을 해야 되는 것일까? 정말 많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고민하느라 어떤 것도 못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판타지 소설을 통해서 삶의 소중함, 죽기 전에 꼭 해야할 것들이 있다면 나중에 죽는 순간 후회하지 않게 그 때 바로바로 하는 것, 또 무엇보다 메그 핀이 자신을 그렇게 학대했던 의붓 아버지를 용서하고 새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타인을 용서하는 일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이자 자신의 아우라를 선으로 파랗게 물들이는 일일 것이다. 그 부분에서는 정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감동의 물결이 가슴속에 잔잔히 퍼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해보게 된 점은, 인생의 소중함을 모르고 되는대로 살아가는 십대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메그 핀도 원래는 문제아였지만, 뜻하지 않은 죽음을 통해서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어떻게 죽어야 할 지 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안다"고 말한 모리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그런 교훈을 간접적으로 던져주고 있다. 판타지의 즐거움과 함께 삶이 주는 가치들과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