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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풀어 쓴 논어는 누가 읽기에도 쉬워 보입니다. 한문장 한문장 음미하며 골똘히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냥 술술 넘어갑니다. 지식배경 없이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공자가 강조한 건 '仁'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인>이 무어냐는 질문에 뭐라고 꼬집어 대답하기는 난감합니다. 유교사상이라는 게 현대에는 매치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으나 기본만큼은 시공을 초월합니다. 공자는 인이 무엇이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각각 다른 대답을 했습니다. 공자가 사상뿐 아니라 온몸으로 인을 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형식과 예를 도가 넘게 중시해서 현대에 맞지 않다 하겠으나 공자가 현대에 살고 있었다면 이 시대에 맞는 형식과 예를 이야기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자가 생각하는 형식과 예는 인한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공자의 인은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본성과 애정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3년상에 대한 공자의 기본생각은 절차에 관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시대에 3년상을 길다고 여기는 제자(재아)와의 대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는 것이 너에게는 편안하냐?" "편안합니다."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대체로 군자가 상을 치를 때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맛이 없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집에 있어도 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여(재아)는 인하지 못하구나!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난 연후에야 부모의 품에서 벗어난다. 대체로 삼 년상은 천하에 공통된 상례이다. 여도 그 부모에게서 삼년간의 사랑을 받았겠지?"
마음에 새길 만한 말이 많습니다. 잠자리에서 마음에 와 닿는 한 문구씩 읽고 음미해도 좋을 듯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원문이 뒤에 따로 정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원문과 해석이 같이 진행된다면 한자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읽기 번거로우니 원문이 뒤로 빠진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가까이 있지 않으면 찾아보는 일에 게으름을 피우게 됩니다. 그래도 가슴에 와닿는 몇구절은 찾아서 마음속에 새겨넣으려 합니다. 좋은 글귀들을 찾아서 메모하고 마음에 늘 새겨넣으면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데 힘을 얻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