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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시작해서 몇년 전부턴 우리 나라에서도 정착이 되어 버려 이제 논란거리도 못되는 황혼 이혼과 가정내 아빠 왕따에 대한 슬픈 고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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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주의도 전작주의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지만,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만큼은 죄다 보고 싶은 심정이다. 최근 크게 유행했던 류의 일본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에서만큼은 무언가 특별한 것이 느껴진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끈끈한 정이라고 해야할까.
세이타로 가족은 대여가족업을 하고 있다. 사실 회사에 소속이 되어있는데 술만 마시면 뒷감당 하기 힘든 아버지 덕분에 결국 회사에서 나와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들어오는 의뢰라고는 겨우 부인과 아기를 잃은 아저씨 밖에 없다. 결국 빚쟁이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세이타로씨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어린시절부터 소속외어있었던 극단의 단장님께 돈을 빌리자는 것! 세이타로씨는 젊은 시절 유랑극단의 기대주였다. 놀라운 연기력으로 늘 인정받았고, 그 곳에서 아내인 미호코를 만났었다. 그리고 극단을 뛰쳐나왔다. 나만의 극단을 만들어보고자 했지만 실패했었다. 이제는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간 것이다. 손을 벌리려고 돌아간 단노스케 단장에게서 그는 다시 극단으로 돌아오라는 제의를 받는다. 조건은 빚을 모두 갚아주는 것. 그리고 세이타로는 가족을 데리고 극단으로 돌아간다. 단, 형과 누나는 자기 길을 가고자 혹은 아버지에게 벗어나고자 집을 떠나고 만다.
다시 돌아간 극단은 예전의 그 극단이 아니다. 세이타로씨는 단노스케 씨의 아들이 단장으로 있는 곳으로 이른바 파견이 된 단장대리인 셈인데 아들은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늘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반응은 영 시원찮은, 늘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이타로 가족에게 펼쳐질 일도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겠지?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거창한 휴머니즘을 느끼기 위해서도 아니고, 독특한 소재의 재미를 느껴보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소재를 통해 가슴 따뜻해지게 만드는 그의 글솜씨를 보기 위해서이다. 이번 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는 세월이 흐를 수록 여러 개로 나뉘어진다. 때로는 독립으로 통해, 때로는 결혼이라는 형태를 통해, 또는 이혼이나 가출 처럼 부정적인 형태를 통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다시 돌아와서 뭉칠 수 있는 것은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의 결말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세이타로 가족을 통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어쩌면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형과 누나의 독립, 간지의 성장을 통해 세월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가족의 모습이 참 잘 그려진 작품이다. 단, 기족의 오기와라 히로시 작품보다 살짝 재미가 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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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과거에 비해 가부장의 든든한 역할이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권위적이고 직선적인 전통의 아버지 상이 최근에는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이 집안의 든든한 버팀목인우리 시대의 아버지는 역시 고주망태가 되어 늘상 가족들에게 근심을 지우는 호탕한 모습으로 연상된다. 지극히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아버지,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하는 사업마다 족족 말아먹기 일쑤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주름진 눈가의 웃음 덕택에 가족들은 안심하게 되는 것이다. 세이타로 가족의 버팀목인 아버지 '하나비시 세이타로'는 '한심한 아버지 상'이 갖추어야 할 모든 항목에 포함된 위인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길을 위해서 소신있게 밀어붙이는 강직한 아버지이다.
'대여가족' 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처음에는 한참 웃었다. 실제 가족이 다른 가족이 되어 다시 만나 연기를 한다니... 주위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직업이다. 전혀 조화롭지 않은 세이타로 가족은 오로지 대여가족이 되어 다른 이의 가족 연기를 할 때만 진짜 가족이 된다. 정착하지 못하는 아버지란 사람의 혼란스러운 방황에 처자식들은 힘겨워하고, 심지어 딸 모모요는 아버지와 대화조차 하려들지 않는다. 반발심이라기 보다 포기 했다는 쪽이 옳을 것이다. 차후의 일이지만 부인 미호코의 숨겨왔던 진심을 알았을 때에는 '아차' 싶은 낭패감으로 양 볼이 물들어 버렸다.
<유랑가족 세이타로>는 독특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평범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다. 대화도 단절되고 소통도 안 되는 부모님 세대와 2세들간의 불협화음이 삐걱거리며 간간히 들려오지만, 꼭꼭 감추어 져 보이지 않았던 끈끈한 사랑이 언제나 희망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아주 한참 후에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진 후에나, 알아버리게 되는 서글픔이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소설 속 공간의 분위기는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코믹함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매우 유머러스하다. 한 마디로 웃다가 울다가 정신이 쏙 빠지는 사이에 갑자기 은은한 감동으로 미소짓게 만들어 버리는... 매우 경쾌한 소설이었다. 익숙하지 않았던 일본의 유량극단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더욱 뜻 깊었다. 가부키나 온나카타 같은 지극히 일본스러운 분위기에 도취되어 일본풍의 전통 시대극을 정식으로 한번 관람해 보고 싶다는 욕구도 일었다.
세이타로 가족들의 개인사가 파트 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인물은 간지의 누나 모모요의 이야기였다.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듯 싶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사려 깊은 아가씨였다는 사실. 지나치리만큼 '쿨'한 그녀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어머니 미호코가, 사랑스럽지만 엉뚱한 막내 간지에게 남기는 마지막 편지를 읽을 땐 왜 나도 덩달아 눈물이 흘렀을까. 때로는 서로에게 짐이 되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하고, 절망과 실망으로 범벅이 된 채로 괴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그렇듯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다. 점점 해체되어만 가는 이 시대의 가족들이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 라는 진중한 질문을 던지는 사이, 나도 모르게 다시 찾게 되는 따뜻한 우리 가족들이 있기에 행복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상처를 꿰맨 자리에 흉터는 남지만, 늘 그렇듯이 새 살이 돋아나 더 단단해진 피부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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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공연을 펼치고 있는 표지와 '유랑극단'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서커스'를 소재로한 책인줄만 알았다. 그래도 느낌이 크게 빗나가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말이다. '유랑'이라는 단어는 힘겹고 서글픈 '삶'의 모습이 느껴진다.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는 점에서 왠지... 불안정하다. 그에반해 '가족'은 포근하다. 가령 지금은 잠시 집을 떠나 있는 상황일지라도 언젠가 돌아가고픈 곳. 그곳에 가면 평온할 것만같은 생각이 든다. 때문에 '유랑가족'은 그 자체로 모순된 두 가지 느낌을 가진,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압축해 놓은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랑가족의 대표이면서 아버지인 세이타로는 한때 잘나갔던 대중연극계의 스타로서 과거에 얽매여 현실을 바로보지 못하는 캐릭터다. 가부장적이고 독단적인 성격에 알콜중독까지... 소설속의 주인공이니까 봐줄만하지 현실에서는 받아들이기 곤란한 인물이다. 이런 아버지를 묵묵히 참아가며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 아버지가 바라는 연기자가 되기보다 특수분장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은 큰아들 다이치, 10대에 싱글맘이 되어버린 모모요, 나이보다 지능이 좀 떨어지는 막내 간지가 유랑가족의 멤버이다.
앞부분에는 우여곡절끝에 '대여가족'을 시작하는 장면과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으로 이별을 하고, 어떤 이는 버림 받기도 한다. 그들은 대여가족을 통해서라도 텅 빈 마음의 공간을 채우고 싶어한다. 사람은 사람때문에 가장 많이 상처받지만 결국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대여가족'이야말로 현대인의 외로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직업이 아닐까 싶다. 유랑가족은 분명 위태롭다. 하지만 정작 대여가족의 역할을 수행하는 순간만큼은 연기에 몰입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다. 연기속에서만 오히려 가족같은 가족...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후반부는 세이타로가 예전에 소속되었던 유랑극단의 단장이 되어 과거의 영광을 다시한번 재현하는 과정에 대해 그리고 있다. 다이치와 모모요는 극단에 복귀하기전 자신들의 꿈을 위해 떠났고, 어머니마저 극단생활을 하던중 간지가 18세가 되자 아버지를 떠나버린다. 이로써 가족은 해체되고 만다. 옆에 있을때는 소중함을 모르다가 떠난 후에야 후회한다는 말... 세이타로에게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세이타로는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는 충실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일에는 분명 열정이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해피앤딩이면서 여운이 남는 결말이다.
<유랑가족 세이타로>는 이런 책이다. 작가를 모르고 읽어도 주인공 이름을 지우고 읽어도 일본소설인줄 알겠다. ^^ 기발하고 재미있다. 그렇다고해서 가볍기만 책은 아니다. 한국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락거리 같은 책보다는 삶과 인생이 묻어난 이야기, 정서적으로 공감가는 내용에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오기와라 히로시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작가라서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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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이 오고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지만 여전히 차갑기만 한 내 마음에 따뜻한 웃음을 줄 책이 없을까?하고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다 눈에 띈 것이 이 책 '유랑가족 세이타로'였다. 내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을 처음 접한것은 '오로로콩 밭에서'였다. 시골의 순박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마을을 알리기 위해 '마을 맹글기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으로써 유쾌하면서도 엉뚱하게 사건을 그려내서 정말 신나게 읽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자 최고의 걸작 유머소설이라는 그 기대감에 이책을 나도 모르게 선택하게 됐다.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오기와라 히로시!!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 지더니 다 읽고 나서는 마음 전체가 따뜻한 봄이 오고 말았다.
아버지인 하나비시 세이타로는 대중연극을 하던 배우였지만, 지금은 보잘것 없는 대여가족 파견업체를 하고 있다. 가족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받고 3시간동안 그들의 가족이 되어서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대행업체이다. 아버지인 세이타로, 어머니 미호코, 큰아들 다이치, 고교 중퇴한 싱글맘 둘째딸 모모요, 모모요의 자식 다마미, 그리고 평범한 사람보다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막내 간지 이렇게 여섯가족이 대여가족을 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며 그속에서 가족들간의 싸움도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결국 빛은 불어만 가고 모모요는 가수를, 다이치는 학원(자신이 하고싶었던 특분장학원)을 다니기 위해 집을 나가게 되고, 세이타로, 미호코, 간지는 유랑극단에 복귀하면서 비록 싸우긴 하지만 같이 살아왔던 가족들은 서로의 인생을 위해 흩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의 즐거움은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평소에는 서로 얼굴도 바라보지 않고, 대화조차 거의 없어 가족이라 부를수도 없을 정도의 썰렁함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대여가족일을 할때만큼은 가족다워지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얼굴에서 자연스럽게 웃음꽃이 핀다. 또한 그의 아버지 세이타로는 유랑극단에서 배우를 그만두고 여러가지 사업을 하지만 할때마다 실패 하고 결국엔 빛만 잔뜩 늘어나 유랑극단으로 복귀하게 되지만 여전히 가족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루고 있는 모습 또한 보는 즐거움의 하나가 된다. 그외에도 가족이 여행하면서 만나는 여러가지 일들이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을 선사한다. 그래도 그중에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이 가족의 성장과 동시에 가장큰 성장을 이뤄낸 간지였다.
간지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약간 지능이 딸리긴 하지만 순수하면서도 열정을 가지고 있다. 처음 그저 아버지를 따라 유랑극단에 들어가서 짐을 들거나 간단한 심부름으로부터 시작하여 한명의 배우로써 무대에 서기 까지 간지의 성장은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한다. 엉뚱하면서도 사람을 자체 그대로 바라보는 간지의 시선이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간지가 성장해 갈수록 왠지 나 자신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아 가고 나도 모르게 감동하고 만다. 어쩌면 난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간지처럼 평생 이일을 하고 싶다고 느낀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훌륭한 연기는 사람의 영혼을 빨아들인다카이. 휼륭한 배우는 관객의 마음을 무대 위로 끌어 올리가 내가 보는 거 하고 똑같은 거를 관객한테 보이준다. 내가 만지면 관객도 같이 만지는 기다. 그라믄 지 아무리 허구라캐도 관객들 머리속에서는 진짜로 일어나는 일같이 느껴진다." 세이타로의 말을 읽다 보니 이런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아 가는 인생 또한 연극과 같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휼륭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여러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그 것을 보고 그 사람에 끌려 훌륭한 삶을 살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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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TV 드라마 중에 가족을 빌려준다는 내용의 미니시리즈가 있었다. 버젓이 있는 가족들도 뿔뿔이 파편화되어 서로 교류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는 한편, 결혼식 때 부모님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아르바이트처럼 가족이 꼭 필요할 때 대타를 구하는 일도 슬슬 보인다. 드디어 필요에 따라 헤쳐 모여가 가능해진 가족이라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래서 '대여가족 파견업', 그들의 말에 따르면 '사랑을 파는 뉴 비즈니스'를 표방하는,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유랑가족 세이타로>는 부쩍 다가왔다.
단노스케 밑에서 연극을 배웠고, 독립해서 극단을 차렸다가 쫄딱 망한 후 이런저런 사업들을 벌이고 계속 실패하는 아버지, 아름답고 차분하고 조용히 할 일을 다 하는 어머니,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다혈질이자 임기응변이 강한 누나 모모요, 특수촬영 감독이 되고자 하는 약간은 소심한 형 다이치, 정신발달이 약간 늦은 듯하지만 순수함 때문에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막내 간지, 모모요의 딸 다마미. 이들 여섯 중에서 어머니와 다마미를 제외하고 네 사람의 관점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앞의 대여가족 파견업은 아버지의 극단이 망한 후 다시 단노스케의 극단에 들어가기 전까지 했던 사업이다. 빚 때문에 단노스케의 극단에 다시 들어가게 되는데, 단노스케의 아들이 단장 대리로 활동하는 극단의 연극에서 아버지는 다시 새로운 연극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이 극단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상연하는 것이 꼭 예전 변사들의 신파극을 보는 느낌이다. 현대식의 뮤지컬이나 창작극이 아니라 우리의 국극 같은 형식이랄까. 서커스로 따지면 '태양의 여행자' 서크 듀 솔레이가 아니라 동춘서커스에 가깝다. 단노스케의 아들이 도입하고자 했던 연극의 현대화는 흥행에 실패하여 집행부의 '도론'(도망)으로 이어지고, 다시 극단을 장악한 세이타로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해지는 모습은 다행스럽다.
세이타로가 무대에 올리는 예제들의 내용에는 일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일본 연극 자체가 연극 두 편, 가요쇼로 이루어져 있고, 분장과 복장, 춤사위 등이 세세하게 묘사된 덕분에 <유랑가족 세이타로>의 원제목인 '철새를 사랑한 엄마'의 분위기가 물씬 전해지는 듯하다. 세이타로의 사투리를 표현하느라 번역가 분이 고생했을 듯하다. 덕분에 좀더 천연덕스러운 세이타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고,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능청스러운 입담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인생을 찾고자 하는 어머니와 딸, 연극에 인생을 거는 아버지와 아들들. 이들의 연극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이 유랑가족들은 모두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여행처럼 어디에서든 삶의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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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의 '오로로 콩밭에서'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신작인 유랑가족 세이타로도 읽게 되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잔잔한 호수같이 조용하고 무료한 사람의 마음에 작은 조약돌을 던져 조그맣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감동을 안겨주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같다. 화려한 문체도 그렇다고 눈물을 쏙 빼놓는 감동은 아니지만 긴 여운을 갖고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한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는 연극배우였고 지금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대여가족 파견업체'를 온 가족과 함께 이끌고 운영하고 있다. '대여가족 파견업체'란 가족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가족이 되어주는 일이다. 아버지 세이타로, 어머니, 큰아들 다이치, 딸 모모요, 모모요의 아이 다마니, 막내 간지까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다는 말처럼 가족간의 갈등도 많고 그 갈등 속에서 집을 나가는 사람도 생겨나고 서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다.
세이타로 가족처럼 서로 의견이 달라 부딪치고 한집에 살면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짧은 대화조차 하지 않는 가족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을까?라는 생각해 봤다.
세이타로 가족이 낯설지 않을 만큼 우리집을 비롯한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가족관계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세이타로 가족은 그들만의 고민과 아픔을 갖고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힘들지만 행복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가족 구성원 중에 가장 마음이 쓰이는 간지... 보통 사람들 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막내 아들은 부족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열정으로 아버지의 일을 차근 차근 도와가며 자신의 아버지처럼 무대에 서게 된다.
보통 사람들도 하기 힘든 가난하고 힘든 연극바닥에서 나이가 들었지만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아버지와 부족하다고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서 어리지만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는 간지를 보며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는 바람대로 단장이 되었고 서로 다른 꿈을 향해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잠시나마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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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눈길이 갔던 것은 저자인 오기와라 히로시였다. 과거 그가 썼던 소설들을 몇 권 읽었던 터라 뭔가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신뢰에 배반당하지 않았다. 책의 표지에 있는 것처럼 ' 웃기면서 눈물도 주고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는' 그런 소설이다.
.. 아버지 세이타로. 정말 그림에 그린듯한 70년대 드라마속 아버지의 모습이랄까? 허풍도 있고, 가족을 돌보려는 마음도 있고, 아내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현실이 그에 따라오지 못한다. 그가 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과거 연기자 생활을 한 경험을 살려 온 가족을 총동원해 시작한 대여가족 파견업도 어쩌면 그렇게 특이한 사건에만 빠져드는지. 결국에는 빚만 지고 도망치듯 떠나왔던 유랑극단으로 머리를 숙이고 돌아가야만 한다. 정말 이런 사람이 아버지라면 가족들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할지 답답하다. 그러나 좌충우돌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버지 세이타로가 끝끝내 밉지 않은 것은 그의 행동이 모두 가족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유랑극단에서만큼은 능력이 출중한 배우이니까.
..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분명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일이 없을지도 모르고, 알고 있어봐야 어디 가서 잘난 척 할 수 없는 지식일지라도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 책 <유랑가족 세이타로>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일본 대중연극에 대한 것이었다. 이전에 몇 권의 책에서 일본의 유랑극단에 속한 배우에 대한 소설을 읽기도 했지만, 이 책만큼 자세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많은 온천장을 떠돌며 연극을 하면서 먹고 사는 극단이 꽤 된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전에 사진으로 보았던 관광지의 일본 연극장면이 새로이 떠올라서 좋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공연하는 서커스단도 있고, 이런 작은 극단이 분명히 있을 것인데, 이런 곳을 취재하여 이처럼 재미있는 소설을 쓴다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일본 대중연극에 대한 지식을 얻은 것처럼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서커스단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의 나처럼 우리나라에 흥미를 가져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