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에서 일정기간 살다보면 이상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남자답다는 말에 대한 정의다. 술 많이 마시는 사람(술을 많이 마시지만 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많이 마시는 사람.), 자기 능력 이외의 일을 맡아서 주변을 괴롭히는 사람, 1을 알지만 100을 안다면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 좋은건 좋은거다, 나쁜건 나쁜거다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과묵한 사람.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고 본인 원하는대로 하는 사람.(스스로 용기있고 결단력이 높다고한다.). 이런 남자다움에 속아서 가족이나 주변의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때문에, 남자들 사이에서도 각성의 소리가 높아지긴 했다. 한국에서 살았다면 "남자다움"이 거의 없는 다이키치는 린을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 일단 회사 끝난 후 술자리에 참석 할 수가 없다. 다이키치의 영업 능력을 우러러보며 올해도 실적 1위를 노리고 있었던 후배는 린이 등장하기 전 매일 야근을 하고 술자리를 함께 했지만, 린과 함께 살면서부터는 그럴수가 없다. 후배는 대번에 "여자친구가 생겼죠?"라고 묻는다. 연애 상대가 생기는 것과 아이가 생기는 것은 거의 같은 결과를 낳는다. -물론 둘이 앉아 술은 마시지 못한다. 자기 능력 이외의 일은 일단 포기하고 시작한다. 야근을 해야하는 부서에서 대번에 야근을 하지 않는 부서로 옮긴다. 희생해야 한다. 음식점에 들어갈때도 술과 담배가 있다면 방향을 튼다. 집 안에서도 늘 피우던 담배를 한번에 끊게 된다. 무서운 꿈을 꾼 아이가 울고 있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안아주거나 이불을 열어 같이 잠이 든다.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물어보고 고치고 행동한다. 아이의 접종유무를 어떻게 알아내야 하는지 몰라서, 처음 만난 유치원 친구의 엄마에게도 원래는 전혀 할 수 없었던 "대화"를 시도해야 하고, 이불에 오줌을 싸는 아이에 대해 시집살이하는 여동생에게 염치없이 전화해서 물어봐야 한다. 아이가 자신보다 더 작은 아이를 살뜰하게 보살펴주면 끝없는 칭찬을 해준다. 책을 읽어 달라고 자신의 무릎에 앉으려는 린이 이제 더이상 아기가 아니니 다이키치에게 안기면 안된다고 하자, 다이키치는 어른도 안기고 싶을때가 있는데 당연히 안겨도 된다고 하자, 그의 품에 푹 안긴다. 그리고 안아 주는 것 정도는 언제든 해줄수 있다고 눈을 보며 말해준다. 린은 갑자기 다이키치의 얼굴을 잡고 말한다. 다이키치가 울면 내가 안아 줄께. 누가 누구를 키우는지 알 수 없는 만화지만 원래 그런거 아닌가. 아빠는 태어나는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니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