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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 중에는 블록버스터의 전형적 패턴을 밟지 않고 다소 기괴한 분위기, 주제, 그리고 흥행결과(!)로 치닫는 게 꽤 보이는데, 이 작은 그렇지는 않고 빠른 템포, 깨끗한 화질 등이 그런 괴작들과는 차별화되었다. 투박하고 정직한 1980년대풍에서 이후 시대의 깔끔하고 세련된 제리 브룩하이머 스타일로 성장해 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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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 중에는 블록버스터의 전형적 패턴을 밟지 않고 다소 기괴한 분위기, 주제, 그리고 흥행결과(!)로 치닫는 게 꽤 보이는데, 이 작은 그렇지는 않고 빠른 템포, 깨끗한 화질 등이 그런 괴작들과는 차별화되었다. 투박하고 정직한 1980년대풍에서 이후 시대의 깔끔하고 세련된 제리 브룩하이머 스타일로 성장해 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보인다. 스탤론 말고도 노장 도널드 서덜랜드까지 불러들여 주인공과 뚜렷한 대립 구도(스탤론 비어클이 대체로 그렇듯 프로타고니스트가 압도적으로 불리한)를 형성했으나 흥행은 크게 실패했다.

스탤론은 이 작품 개봉 시점보다 한참 전인 1981년에 <승리의 탈출>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는데 배경이 2차 대전 당시의 포로수용소이긴 하지만 역시 그 영화도 탈옥 테마이다. 2015년 12월 26일에 내가 리뷰했던 <이스케이프 플랜>에서 스탤론은 '세계 최고의 탈옥 전문가' 역인데 여기서도 가학적 성향의 교도소장에게 찍혀 모진 고생을 하는 내용이다. <람보 2>에서도, 불법 무기 소지, 공무집행 방해, 살인 등 혐의로 중노동형을 받은 후 일시 석방, 비공식적으로 포로들을 구출하는 임무를 받고 베트남에 잠입하다 공산군 측에 의해 또다시 억류된 후 '탈옥'한다는 줄거리이기까지 하니, 스탤론과 이 주제는 배우 커리어 전반에 걸쳐 촘촘히 얽혔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프랭크(스탤론 扮)는 실력 좋은 자동차 정비공이고 어쩌다 사소한 비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자타가 공인할 만큼 '저런 사람이 어쩌다' 류의 억울한 죄수이며, 심지어 현재 수감 중인 교도소의 관리들까지 모두 입을 모아 칭찬하는, 털털하고 의리 있고 사람들 잘 챙겨서(교도소에서 남[간수 포함]을 챙긴다는 게 어디 원) 인기 최고인 존재이다. 저 사람 형기 마치고 나가면 우리 교도관들은 서운해서 어쩌나 소리를 다 듣는데, 여튼 나쁜 상황에서도 의기가 꺾이지 않고 자신의 긍정 에네르기를 주변에까지 전파하는 록키 발보아... 아니 프랭크의 저런 심성과 태도는 스크린 밖에서 봐도 참 흐뭇하다.

말그대로 아닌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프랭크는 현 수감 시설 담당자들이나 본인 자신이나 너무도 당혹스럽게도, 뜻하지 않은 심야 시간대에 타 시설 이관 조치 대상으로 통보받고 매우 거친 방식으로 신병이 억류된다. 호송 차량을 타고 멀리멀리 이동한 후 새로 수용된 장소는 중범죄자들이나 다뤄지는 엄중한 경비가 시행되는 교도소인데, 이곳에서 그는 교도소장 워든(희한하게, 이름도 '워든'임)이 놓은 음모와 함정과 혹사 때문에 몇십 배는 덤으로 고생하게 되며, 과연 몸이나 성한 채 형기를 마칠 수 있을지가 걱정인 판이다. 이전 교정 시설에서 그는 관대하게도 자주 일시 출소(이런 걸 furlough라고 부름)을 허용 받았으나, 지금은 정글 같은 감옥 안에서 순간순간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위기를 넘겨야 한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그는 장기인 자동차 정비를 통해 여러 죄수들과 우정을 쌓고, 안 봐도 뻔한 인간쓰레기들의 정신에조차 무엇인가 의미를 불어넣으려 애 쓴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소통 과정에서 그리 되는 듯. 젠체하거나 군자연하는 타입은 전혀 아니고 그럴 주제도 못 됨). 주인공을 적대하는 놈들도 당연히 있고, 놈들이 형성한 '클랜'으로부터 줄곧 위험 받으며, 그 와중에서도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인 죄수를 챙겨 주는 자상한 형님 노릇을 하는 건 이런 탈옥물에서 아주 일관된 설정이며 이 작보다 훨씬 먼저 나온 <대탈주>라든가 <알카트라즈 탈출>(이스트우드 주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의 '보호'를 받는 '취약한 입지의 죄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고를 칠지, 혹은 기어이 악당들의 손에 의해 처참한 운명을 맞을지 계속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도 이 장르의 일관된 경로이겠다. <에일리언 2>에서 주인공 리플리가, 고양이라든가 소녀 뮤트를 끝까지 살려서 함께 이 미궁을 탈출하는 게 마치 전투에서 군기를 사수하는 양 특별한 의의를 지닌 것과 비슷하다.

그는 이전에 이미 탈옥한 전력이 있는 처지였으나 지금 다시 극한 상황에 몰려 결국 또다시 같은 시도를 감행하는데, 과연 벽을 뚫고 나가 다시는 사회로 복귀 못 할 낙인을 스스로에게 찍을지(강요에 의한 결과이긴 하나 이러면 다시는 누명을 못 벗음), 아님 어떤 지혜를 발휘할지는 끝까지 지켜 봐야 알 수 있다. <람보 2>에서도 주인공 존은 마셜 머독(이 사람은 이름이 '마샬'임. 이 역의 찰스 네이피어는 도널드 서덜랜드하고 비슷한 또래지만 물론 서덜랜드의 커리어가 훨씬 화려함)과 최후에 대면하며 바로 죽일 수도 있었으나 곁에 칼을 세차게 꽂는 걸로 마무리하는데, 여기서는 워든과 막판에 마주쳐 어떤 선택을 할까? 내 보기엔 괜찮았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여튼 관객들은 당시 아직 최전성기를 누리던 스탤론의 이 작품에 매우 냉혹한 평가를 내렸었다. 도널드 서덜랜드는 물론 그 사악한 마스크에 잘 맞기는 한 배역이었으나 이런 거물 배우가 맡기엔 다소 평면적이고 시시한 악당에 가까웠던 게 캐릭터 워든 소장이었지 싶다.

s****o 2023.10.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