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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개인적으로 두번째로 본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이다. 전작을 워낙에 재미있게 본 터라 이 책 또한 한껏 기대감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결과는 어느 정도 만족한 편이었다. 그의 쇼트 쇼트 스토리는 여전히 부담없이 읽기에 최고로 적합하다. 출,퇴근길 버스안에서 한꼭지 한꼭지씩 밥을 기다리며 또 한꼭지 그러다 보면 어느덧 책 한권이 뚝딱이다. 이젠 시테크를 넘어 초테크의 시대라는데 그런면에서 플라시보 시리즈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맛춤형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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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라고는 몇번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쇼트쇼트라는 문구도 봤었다. 도대체 무얼 뜻하나 싶은 생각은 들었지만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내용일듯 해서 접하지를 않았었다. 그런데 항상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며 지금을 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나를 강하게 끌었다. '한줌의 미래'.... 초단편 소설이라는 쇼트쇼트의 의미에 맞게 이 책도 이백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에 서른두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서른두편의 짧은 소설중에서 기억에 남는 글이 몇개 있었는데...
'우리 아이만은'이라는 글은 아들이 과속으로 경찰에 잡혔는데 선처를 부탁하며 경찰에게 돈을 주다가 현행범으로 유치장에 갇히게 되었고, 그 아들을 선처해달라며 아버지가 또 경찰에게 돈을 주다가 같이 갇히게 되었다. 그 부분을 읽으며 웃음이 나왔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까지 찾아와서는 아들과 손자를 선처해달라며 돈을 준다는 부분이였다.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론 씁씁한 기분이 들었다. 부모가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절실이 와닿는 부분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한편으론 돈과 권력에 대한 부분이 이 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듯 했다.
'번호만 불러주세요'라는 부분은 과학문명이 발달해서 편리한 시대가 되었을때의 단면적인 부분을 보여주는듯 했다. 뭐든지 카드나 기계가 기억을 하다보니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있다가 겪게 되는 어렴움이 표현되었는데 컴퓨터 사회가 되다보니 뭐든지 번호로 기억되어 졌다. 지금 우리도 이 글 처럼 차츰 컴퓨터 사회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른 여러편의 글들도 이와 유사한 부분도 있었는데 사실 과학의 발달이 그렇게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세력권'을 읽으며 '어쩌면 공무원의 단편적인 부분을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싶은 생각에 코웃음이 나왔다. 돈을 받고 청부살인을 했지만 세무과 공무원과 상사(컴퓨터)는 그에게 소득세만 내면 된다고 한다. 그 외는 자기 관할이 아니라서 일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상대하는 업종에 있는 나로서는 정말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호시 신이치가 정말 매력있는 작가라 생각이 든다. 처음 접한 그의 글이 아직은 낯설지만 그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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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문득 SF영화 <이퀼리브리엄>이 떠오른다. 인간의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을 조절하여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 미래의 모습이다. 모든 사람은 약물을 통해 감정이 억제된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미명 아래 독재자는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는 모든 것을 금지시킨다. 책과 음악, 예술 등을 통해 감정을 느끼는 자는 무조건 처형된다. 평화라는 의미가 무색할 만큼 인간은 기계화된다. 격렬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일을 하고 독재자 명령에 복종하는 인간만이 살아남는다. 호시 신이치가 보여주는 미래 역시 다르지 않다. <진보>는 편리해진 미래 사회가 나온다. 힘든 일은 로봇이 대신해준다. 다만 그 로봇을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고치는 수고로움이 있다. 어찌 보면 미래 사회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조금 더 편리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불편도 감수해야 된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무엇을 위한 진보인지 헷갈린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진다. 호시 신이치 자신은 그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길 원한다고 하지만 단순한 재미를 뛰어넘는 경각심이 생긴다. 마치 달착지근한 캡슐에 담긴 쓰디쓴 약을 먹는 느낌이다. 그냥 꿀꺽 삼켜버리면 달게 느낄 뿐이지만 잠시 그 맛을 음미하면, 어느새 본래의 쓴 맛이 느껴진다. 약의 목적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치료해야 될 병은 무엇일까 짧은 단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삐딱한 우리의 한 부분 같다. 속고 속이는 비열함은 기발한 반전을 통해 등장하고 엉뚱하고 황당한 일들은 현실의 부조리와 닮아 있다. <유행병>과 <번호를 불러주세요>는 편리해진 세상이 때론 굉장히 불편하고 괴로운 상황을 만든다. 인간의 욕망은 편리함을 위주로 기계화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마저 기계화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 것이다. <사랑의 작용>은 오히려 로봇이 더 인간적으로 표현된다. ‘인간답다.’는 표현을 정작 인간에게 사용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왜 일까 지구를 한 순간에 초토화시키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서로를 향해 위협하는 현실은 너무나 우스꽝스럽다. A물고기가 B물고기를 죽이기 위해 몰래 물에다 독약을 뿌린다면 분명 어리석다고 하겠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은 보지 못하고 있다. <파멸의 순간>은 호시 신이치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상상한 미래를 보면서 조금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아닐까 싶다. 막연히 낙관적인 미래를 상상하기 보다는 파멸을 초래할 지도 모르는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꼭 비극은 아닐 것이다. 실제 파멸을 예방하는 길일 수도 있다. 호시 신이치가 만든 미래는 <한 줌의 미래>다. 한 줌의 모래는 꽉 움켜 잡으면 남는 것이 없다. 그냥 살짝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은 단편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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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관청에 신청서를 내러 간다. 접수처에 가서 문의하니 접수처의 여직원이 서유를 복사한 다음 날인을 해주며 제 1부 1과로 가라고 말한다. 1부 1과에 가자 담당자는 소형 버튼을 누르더니, 숫자를 읽고 신청서에 도장을 찍어주고는 2부 35과로 가라고 한다. 2부 35과의 담당자는 의미없어 보이는 춤과 노래를 시키더니 또 소형 버튼을 누르고는 3부 13과로 가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 5부 26과로 가라고 한다. 실은 알고보니 누르는 버튼은 주사위게임의 주사위와 같은 것. 서류는 쉽게 처리되지만 관청의 고마움을 알게 하기 위해 관청에 온 사람들을 이리저리 굴리는 것이다.
<제1 부 제 1 과장>이라는 한 단편의 내용이다. 뭐 세세히 표현되어 있지만 간략히 정리하면 저 정도다. 그런데 굉장히 공감간다. 관공서에 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낀 일이지 싶다. 이것을 읽으며 연극으로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다. 물론 이 단편의 주인공은 이 주사위놀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지만... 연극의 주인공은 서서히 상황에 지쳐가면서 미쳐가는 형태가 재미있겠다. 적당히 다양한 캐릭터의 다른 민원인들도 등장하고, 각 부서의 담단자에게 특징을 부여해주면 꽤 괜찮은 사회풍자 블랙코미디 연극이 나올 것 같다.
이렇게 오래전 소설이 지금의 현실과 잘 맞는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호시 신이치의 스토리 구성과 상상력이 튼튼하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이 크게 달라진게 없다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줌의 미래>만 해도 뒷부분에 실린 해설이 1980년 3월이니 그 훨씬 이전에 씌여졌을 텐데, 2008년 지금 내가 읽기에 위화감이 없다는 것. 대단한 일이다.
해설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해설의 아라마키 요시오의 말에 따르면, 20년전(그러니까 60년대) 일본에는 SF소설의 유행이 하나의 문학운동이 아니었을까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그 즈음 쯤에는 국내에서도 신소설 등의 문학사조가 붐을 이룰 때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중 지금도 활발히 읽히는 책이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하면 다시 씁쓸해진다. 교과서에 실리는 것들을 제외하고 지금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최근의 소설계는 큰 흐름이 없이 가벼운 소설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 아쉽기도 하다. 명작까지는 아니어도 몇년 지나서 읽어도 크게 시간의 흐름을 읽을 수 없는 그런 소설들이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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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기술로 인류의 문명은 빠른 속도로 기계문명화 되어 가면서 삶의 질도 함께 성장해 왔지만 반대로 생태계의 파괴 및 갈수록 흉악해져 가는 폭력과 범죄의 증가, 경쟁 속에서 쌓여 가는 스트레스 등은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 준 장.단점이다.
[한줌의 미래]는 바로 이러한 기계문명으로 벌어지는 미래의 지구인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은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같이 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놀이문화를 즐기는데, 미래 사회에서는 그럴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각자 자기 방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자기만의 일을 하거나 가상 공간에서 만남을 갖고, 각 개인에게 부여된 고유번호로 상대방과 정보를 주고 받는 시대가 올 거란 생각한다. 이런 미래는 사람-기계-사람으로 이어지는 관계이다 보니 서로가 얼굴을 마주하는 사회적 접촉의 기회가 줄어들어 인간은 점점 더 고독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호시신이치 작가는 꼬집어 이야기 하고 있다.
[기다리세요]는 미지의 행성을 찾아 탐험하는 우주인이 지구와 문화와 산업을 교류하고 싶어 책임자를 만나려고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기다리란 말만 듣는다. 우리나라의 책임 떠 넘기기 행정을 보는 것 같았다. 무슨 일만 터지면 서로 자기들의 업무영역이 아니라며 떠 넘기기 일쑤이고, 그것도 아니면 서로 탁상공론만 벌이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우리의 행정부서를 말하는 것 같았다.
[이변]에서는 주부라면 한번쯤 혹할 내용이다. 자동조리장치에 의해 중앙요리센터에서 오늘의 메뉴가 송신되고 기계 요리사에 의해 만들어져 식탁에 올려지는 요리가 자동조리장치의 고장으로 모든 정보가 사라지면서 매일 같은 메뉴가 나오는 이야기이다. 로봇 청소기가 온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찾아다니며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은 나도 알아서 척척 메뉴 결정부터 요리까지 해 주는 로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편리함 보다는 가족을 위한 식단은 힘들더라도 주부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가 최고임을 알려주는 메세지였다.
[폭발]은 인구가 점점 증가하면서 지구의 모든 사람이 한치 앞도 보기 힘든 빼곡히 들어선 고층 빌딩 건물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느 가정이나 똑같이 분배되는 공간속에서 살아가는 미래의 지구인 모습에서 인구 증가 대책과 함께 산업화로 인한 환경파괴도 함께 생각해 볼 문제였다.
오존층 파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고, 지진, 해일, 질병, 전쟁 등 지구촌 소식은 무섭기만 하다. 이런 뉴스를 볼때마다 희망이 사라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힘은 우리의 손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로 인한 피해를 다시 과학기술로 복구할 수 있는 지혜가 인간에게는 있다. 조금씩 지구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 나면서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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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기발한 상상력을 펼쳐보이는 호시신이치의 또다른 이야기 <한 줌의 미래> 플라시보 시리즈를 계속해서 출간해내면서 다양한 상상력을 펼쳐보이는 그... 상상력이 고갈되지도 않는 것일까? 매번 그의 상상력의 세계로 풍~덩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것 같은데 이번 역시 그러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번 책은 뭐랄까... 제목부터가 상당히 무섭다. 앞을 향해 나아가며 사는것은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미래를 위한 것인데 그러한 미래가 한 줌에 불과하다니... 순식간에 무너져버리고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막연함을 안겨주는 제목이기에 영화 '우주전쟁'이나 '투모로우'와 같이 외계생명체나 자연재해로 인해 공포심을 맞보는 듯한 기분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기존에는 책을 읽어가면서 상상하고 저자의 이야기가 현실화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읽기전부터 마구마구 상상을 키워나갔다.
처음 이야기는 조금은 황당스러웠다. 작은 인간... 그의 인권보호를 놓고 벌이는 공방전... 그리고 숨겨져있던 진실. 황당함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번책은 다음에는 애정에 대해 생각을, 그리고 그 다음에는 미래에 대해 꿈꿔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이별을 결심했던 부부에게 원혼의 애타는 마음을 이용한 여관이야기, 공금횡령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재치있게 풀어나간 이야기며 요리법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닥친 어둠의 세력이야기, 교류를 위해 찾아갔던 행성에서의 기나긴 시간을 보내야했던 이야기 등 독특한 저자의 발상을 풀어놓은 <한 줌의 미래>
편리함을 추구하고, 발전을 추구하는 현실이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던 이야기들... 현실과 미래를 교묘하게 섞어 놓은 이야기 대흑천상이야기... 씁쓸하면서 무의미하게 돌아갈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주었다고 해야할까? 물론 재치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놀라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했지만 다가올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호시신이치의 매력에 빠져들었었는데 '플라시보시리즈'를 통해 그의 매력에 더욱 더 빠져들고 있다. 상상력의 세계가 무한하다지만 정말 끝도 없이 펼쳐져나오는 호시신이치의 이야기들... 매번 놀라움의 연속인데 이번 역시 놀라움과 즐거움, 무서움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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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호시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일 것이다.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작가는 아닌데 그의 책이 시리즈로 나와있다니 궁금증이 절로 생겼던 것이다. 그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던 탓에 인터넷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검색도 해보고 어떤 작품을 썼는지 보기도 했다. 그런데 놀랐던 것이 일본 유명 연예인들이 한편씩 출연하는 '기묘한 이야기' 의 작가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꽤 유명한 작가란 얘기인데 이제서야 알게되다니 늦은감이 없지 않았다. 그의 플라시보 시리즈 중 제일 처음 만나게 된 '한줌의 미래' , 과연 어떤 내용일까 시작부터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이야기들은 짤막짤막하지만 하나같이 소름끼치는 반전과 함께 날카로운 현실을 꼬집고 있었다. 때론 앞으로 닥쳐올 미래사회를 예견한 그의 통찰력에 공포 아닌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몇가지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악화된 부부사이로 이혼을 결심한 남녀가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한다. 그곳에서 부부는 잠결에 서로 똑같은 악몽을 꾸게 되고 어느덧 다시 가까워짐을 느낀다. 사실 그 방에는 사랑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남녀의 원한이 서려있었다. 파경직전의 부부가 만약 그곳에서 머물면 그들의 간절한 마음이 작용해서 영원히 헤어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마치 환상같은 이야기이다. 밤에 이 부분을 혼자 읽고 있으려니 조금 무서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코 기분나쁜 공포가 아닌 흐뭇해지는 환상동화같은 이야기였다. 이처럼 쭉 단편으로 이어지는 글들은 모두 환상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흐뭇한 미소가 그려지기도 했다.
'복스러운 남자' 편에서도 그 점을 확실히 엿볼 수 있다. 장사꾼인 N은 경기가 좋지 않아 매일 대흑천에게 기도를 한다. "부디 공적을 베풀어 주세요." 하루이틀 기도에 매진하던 장사꾼은 어느덧 모든일을 뒷전으로 하고 대흑천에게만 매달리게 된다. 그것을 본 대흑천은 장사꾼을 돕기 위해 손수 일을 해 번 돈으로 그를 도와준다. 자신을 믿고 있는 그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읽으면서 푸훗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런 대흑천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실제 우리가 믿고 있는 신이란 존재는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가볍게 넘길 이야기가 아니었다. 또한 그가 여러가지 일에 뛰어들려고 할 때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봤던 많은 이들의 시선 또한 그랬다. 선하고 정직해보이는 대흑천의 얼굴은 어떤 직업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그들은 좀 더 날렵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으며 승부욕이 강한 그런 사람을 원했다. 결국 그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산타클로스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즐겁지만은 않았다. 중간중간 떠들썩하게 웃고나서는 한순간 씁쓸해짐을 느꼈다. 한 사람에게는 신적인 존재이더라도 그와 같이 부드럽고 너그러운 인상의 소유자는 냉정한 현실세게에선 아주 모자란 존재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실은 승부사회이다. 그런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악착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기에 그럴 것이다. 왠지 요즘같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많은 상처입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했다.
또한 책의 제목이 한줌의 미래인 것 답게 미래사회에 대한 무서운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실제로 그것이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해 보니 온몸이 오싹해진다. 집이 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음식은 별다른 맛을 느낄 수 없이 단지 영양만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칼같이 짜여져있다. 마치 집처럼 만들어낸 영화나 드라마의 세트장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도 모두 로봇과 같은 느낌이다. 해야 할 일도 정해져 있어 성취감이나 즐거움은 찾아볼 수도 없다. 완전히 우리 미래의 모습과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요즘같은 현실상황을 보고 있자면 조금 수긍이 가기도 한다.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점점 더 각박해져가고 또 어이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본소설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나는 때때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책들을 만날 때가 있다. 터무니없이 가볍거나 진부하거나 한 것이 그 이유이다. 그래서 아주 괜찮은 일본작가를 만나면 흙속의 진주를 발견해 낸 것 같다. 호시 신이치라는 작가 또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했다. 재미와 더불어 사회적 풍자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이 책 외에도 여러권의 플라시보 시리즈가 나와 있던데 다른 책들도 한번 살펴봐야겠다. 이번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내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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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미래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막연히 달나라에 가고, 자동차가 날라다니고 하는 것 말고, 우리가 먹고 자고 하는 일상에서의 미래 말이다. 우리는 옛날에 우리가 손하나 까닥하지 않아도 우리를 씻겨주고 먹여주고 하는 로봇이 나오고 서로 멀리있어도 항상 얼굴을 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올 거라 상상해왔다. 그중에 어떤 것은 이루어 졌고, 어떤 것은 아직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아직 수중도시나 달나라 여행은 할 수 없지만, 서로 아무리 먼 곳에서도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 모습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 별종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더욱 더 편리함을 추구하고, 점점 더 우리를 대신 할 수 있는 무언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대신 밥을 하는 밥통이 나온 것이 이미 오래전이고, 우리 대신 설겆이를 해주는 식기세척기, 세탁기 등 이런 것들은 이미 신기한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것들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호시신이치는 이 책을 통해 미래의 편리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 생활에 대한 폐혜들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작가 호시신이치에 관한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특히 플라시보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접해보는 것은 처음 이었다. 호시신이치의 이야기는 작가의 글 이상의 것을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함과 동시에 그의 글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또 내 머릿속에만 있고 밖으로 어찌 내보낼 수 없었던 많은 미래에 대한 상상이 펼쳐져 있었다. 그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지만, 또 누구나 떠올릴 수 없는 미래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왜 제목이 한 줌의 미래일까? 뭔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또는 내가 꽉 움켜쥘 수 있을 듯한, 이 제목은 이 책의 내용을 여러 각도로 볼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집약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상상으로 항상 발전과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밝기만 할까? 물론 모든 사회에는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 생활이 편리해지면 편리해 질 수록 무엇이 문제가 되어 우리를 죽이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엮은 듯한 책인 것 같기도 하고, 하나의 소설인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이 책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를 심어줌과 동시에 공포를 일으키기도 한다. 너무 신기하고 편리한 지구의 모습 이면에 파격적이고 너무 충격적인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야기 속의 인물들도,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도, 시간도 모든 것을 규정짓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모든 것을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는 우리에게서 나온다.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기대가 되기도 하고, 두려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딱 그만큼일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상상으로부터 시작되고, 인간은 그것을 이루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쓴 우리 미래의 한부분처럼 우리의 미래가 일그러지지 않도록 우리는 올바른 상상을 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상상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작가의 파격적이고 생생한 이 글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넓히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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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로봇과 인공지능, 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편안해진 생활,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우주여행의 현실화, 핵 폭발로 초토화된 지구, 우주 전쟁, 그리고 미래와 과거를 여행하는 타임머신... 가까운 미래, 우리에게는 행복이 꿈틀대는 시간이 도래하지만 종국엔 멸망이라는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는듯하다. 호시 신이치가 전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한줌의 미래>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상상력의 날개가 펼쳐진다.
처음 그의 작품을 만난건 <봇코짱>이란 작품이었다. 많은 일본 작가와 작품들을 만나봤지만 그 만큼 독특한 상상력과 그 속에서 사회를 읽는 풍자를 담아낸 작가 는 만나보지 못했다. 어디까지가 그의 상상력의 한계일까? 누구나 그의 작품을 만난다면 그런 생각을 한번쯤 가져보게 될것이다. 짧은 단편들속에 좀처럼 담기 힘들 정도의 커다란 재미와 감동, 상상과 특별함을 담아내는 그의 플라시보 시리즈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책을 만날때는 언제나 설레임으로 시작한다. 한바탕 큰 웃음속에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모습이 담겨 있고, 미래 세계에 대한 엉뚱한 상상속에 조금은 두렵기도한 그 무엇이 함께하기도 한다. ![]()
<한줌의 미래> 속에서도 우리 미래의 모습이 등장한다. 외계인과 우주선, 로봇... 단편 [장거리 통근시대]에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자동 컨테이너가 등장하고, [폭발] 에는 중앙요리센터를 통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나온다. [감사의 나날] 에선 자동조종되는 차, 로봇새와 전자총, 아이들 교육 장치와 자동요리기계 등 인간 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계와 장치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는 없다.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되는 듯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너무 나 편안한 생활, 그 속에서 인간은 또 다시 무료함을 느끼게된다. 행복을 위해 만든 로봇과 생활 장치들이 행복을 방해하는 미래사회를 호시 신이치는 그리고 있다.
"번호가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가요?" [제1부 제1과장] 에서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려는 N씨가 관청에서 서류를 처리하려 한다. 계속 다른 부서로 옮겨다니다 화가난 N씨, 제1부 제1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신청서는 한순간에 처리되지만 너무 쉽게 처리하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그래서 고생을 하면 당신도 사업에 힘을 더 쏟을 거라고.... 지금 우리의 관공서들도 이런 이유에서 그런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우리 아이만은] 에서는 유전적으로, 일상적으로 횡횡하는 돈과 권력의 매수에 대해 서 꼬집는다. [진보]에서는 로봇이 자신의 사회생활을 대신하지만 결국 훌륭한 로봇 을 만들기위한 몸부림, 로봇으로부터 무능한 자신을 깨닫는 N씨를 통해 과학 문명의 발달이 또 다른 면에서 인간의 발목을 잡고 더 힘들게 만드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번호를 불러주세요]는 인간이 번호로 인식되는 우리 사회를 비판한다. 이처럼 호시 신이치는 SF부문에서 기념비적인 인물이면서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발상의 전환의 정점에 서있는 작가다. 현대판 소피스트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그런 작가 라 말할 수 있겠다. 상상력의 한계를 찾을 수 없는 그의 작품 속에서, '상식 분쇄기' 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가다.
플라시보 시리즈는 언제 어느곳으로 튈 지 모르는 그만의 독특한 상상과 사회 비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은 현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시각 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들이 바라 보는 이 시간 우리의 모습, 그의 눈을 통해서 미래를 보고 그 미래를 통해서 지금 우리의 헝크러진 모습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한 우주인이 죽음에서 말한 "이대로라면....파멸한다..."는 말로 지구는 변화한다. 하지만, 그 우주인이 그의 별에서 추방당한 정신병자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지구의 파멸의 시간을 다시 가져오게 만들것이다. 이 지구는 이미 미쳐버렸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지구인들이 아니라 호시 신이치의 미래 예언을 더 많은 지구인들이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암울한 미래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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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읽는 호시 신이치의 작품이다. 도둑회사, 안전카드, 그리고 한 줌의 미래... 플라시보 시리즈 답게 나에게 위약 효과를 가져다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손에 쥐자 마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책을 피는 순간 글씨들이 내 눈에 빨려 들어오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 정도였다. 지하철에 앉아 이동하는 중에 잠깐 보았는데, 다 읽어버렸다...ㅠㅜ 마음이 아팠다. 너무나도 재미있고 재치 넘치는 내용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느낌... 그정도로 재미있다. 재치가 넘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처럼 이럴 것이다 생각을 했는데, 순식간에 다른 곳에 가 있는 느낌.. 반전의 반전은 읽는 내내 손에 땀띠가 생길 정도였다. '복스러운 남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외모라는 것이 참 중요하고 인상에 따라 사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말이 와 닿았다. 인상학이라는 학문이 있듯이 정말 인상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40살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살아 가는 동안 인상이 자신의 살아온 역사를 증명해 주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한 번 더 웃자라는 각오를 다시금 갖게 했던 내용이다..물론 그 '대흑천' 에게는 불쌍한 내용이었지만..ㅋ '번호를 불러주세요'는 이 세상을 풍자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정말 세상은 번호가 없으면 안되는 곳이다. 주민등록 번호부터 시작해서 어디를 가든 번호가 중요하다. 나 역시도 번호를 잘 외우지 못해서 중요한 번호들을 핸드폰에 저장 시켜 놓고 다닌다. 혹 나도 주인공처럼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상황에 처하고 사지<?>에 있게 되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문명이 발달한다는 것이 꼭 좋은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순간 도태되고 낙오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아이만은' 을 읽고는 화가 치밀었다. 세상은 정말 돈이면 다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내가 돈이 없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일까? 정말 화가 치밀고 의문이 드는 내용이다. 배후에는 언제나 누군가 있을 것이다는 생각...요즘 들어 시끄러운 세상사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다른 내용들 역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웃음 짓게 했다. 손에서 놓고 쉽지 않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