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 제 머리 못 자른다고 했던가. 의사는 병에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의사가 암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의사도 사람인데 병에 걸리지 말나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것도 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책 <암을 이기는 의사들>은 암에 걸렸던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80년 위암에 걸렸던 김지 센트럴병원 진료과장은 암을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는 영화제목에 빗대어 표현했다. 계획에도 없이 혼자 영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암 판정을 받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해 눈물을 삼켰다는 대목이 이 책에 나온다. 의사도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사실을 새삼 느낀 부분이었다.
심지어 암전문의가 암에 거린 사례도 이 책에 나와 있다.
이희대 영동 세브란스병원 암센터장이 그이다.
그의 경우는 대장암을 치료했지만
얼마후 암세포가 간과 뼈까지 전이된 암4기 환자가 되었다.
생존률은 5%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5년 동안 10번이나 암이 재발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로 현재까지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수 년 동안 공부하고 수 년 동안 병원에서 몇 시간 자지도 못하면서 전공의가 되어 ‘의사’라는 타이틀에 몸에 익숙할 즈음 암에 걸린다면… 또 흰색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던 입장에서 하루아침에 환자와 같이 치료를 받는 상황이 된다면…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살 수 있다. 대장암의 경우에는 95%이상 완치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머지 5%는 사망한다. 또 암이 오래되어 암세포가 크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라면 생존율이 매우 낮아진다. 대부분의 암은 뚜렷한 증세가 없다. 그래서 암이 걸린 줄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하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경우가 허다하다. 암의 원인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다할 치료법도 없다. 그래서 무서운 병이다. 다행히도 이 책에 등장하는 6명의 의사는 암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투병기간을 통해 환자의 입장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환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암에 걸린 의사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의사 가운을 입던 사람이 환자 가운을 입었을 때 그 좌절감은 일반 사람보다 심할 것 같다. 이 책에서 의사들은 한결같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암을 이겨낼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필자가 만나본 여러 암전문의들의 말을 옮기면 이렇다. “암은 불치병이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일 뿐이다. 무엇보다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에 최선을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암 정복의 기본은 암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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